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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 히포크라테스 무거운 짐 벗어라”

  • 송대웅
  • 2004-11-01 12:20:44
  • 장동익 교수, 의사·환자 계약중시...성직자 모습 탈피해야

국내의사들은 의료전문인으로서 의무가 지나치게 강조된 반면 권리찾기에는 소흘하다는 내용이 발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달 31일 개최된 이비인후과 개원의 협의회에서 성균관대학교 철학과 장동익 교수는 ‘존경받는 의사 미움받는 의사’라는 제목으로 ‘의사의 직업윤리와 자세’에 대해 개원의들을 대상으로 약 1시간동안 강연(사진)했다.

장교수는 서두를 통해 “요즘 의사에 대한 불신과 비난이 가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어떤 면에서 부정적으로 보여지는 지를 분석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라고 강의를 부탁받은 것 같다”라며 의의를 밝혔다.

장교수는 의사들은 자신의 이익과 욕망을 버리고 헌신적, 윤리적 삶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피해의식과 자괴감에 빠지고 환자들은 더욱더 많은 의사의 헌신을 요구 불신감이 일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사와 환자의 관계 모델을 로버트 비치의 의견을 인용해 기술자, 성직자, 협조자, 계약자의 4종류로 구분했다.

기술자 모델은 의사가 응용과학자로서 질병자체에 대한 판단만 하며 가치의 문제를 전혀 고려할 필요가 없으며 성직자 모델은 히포크라테스 선서에 나와있는 의사상으로 의사가 성직자나 부모의 입장에서 환자를 컨트롤하며 언제나 환자에게 헌신하며 선을 베풀어야 한다.

또한 협조자 모델은 질병제거라는 공동 목표를 추구하는 협조자적 관계로서 가장 합리적인 모델이나 짧은 진료시간 등 여러 여건을 고려할 때 비현실적인 면이 있다.

세계적인 추세인 계약자 모델은 환자와 의사를 동등하게 인정하는 유망한 모델이면서 구체적인 계약을 핵심적인 것으로 간주해 협조자 모델의 비현실적인 면을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장교수는 히포크라테스 선서에 나와있는 의사상을 ‘온정적 간섭주의’로 표현하며 “선행의 원리를 강조한 히포크라테스 선서에는 의사의 의무만 있고 환자의 권리, 의사의 권리는 없다”라며 “이에 근거한다면 2000년 당시 의사파업은 원칙적으로 불가능 하며 이를 밑바탕으로 한 성직자 모델은 2,500년전의 옛날 얘기지만 사회는 아직도 이러한 의사를 요구한다 ”고 밝혔다.

이에대한 개선방향으로는 “계약관계와 내용을 중시하며 환자의 권리, 의사의 권리를 언급하고 있는 협조자 모델, 계약자 모델에 근거한 ‘호혜적 견해’가 바람직하다”라며 “의사의 권리와 의무의 한계를 명확하게 해 의사에 대한 부당한 비난의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국내의 의사들은 온정적 간섭주의의무와 호혜적인 견해의 의무, 모두를 강요받고 있는 최악의 상황이며 의사의 의무에 대해서만 얘기하지 권리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라며 “최근 보라매병원 사건 판례를 보더라도 우리나라는 온정적 간섭주의가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교수는 “호혜적인 견해를 밑바탕에 깔고 온정적 간섭주의를 부수적으로 보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강의를 들은 개원의 협의회 한 임원은 "참으로 새로운 내용으로 근대 의사의 개념정립을 통한 자화상을 엿볼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라며 "앞으로도 이런내용의 강의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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