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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곡된 건강보험 급여체계 바로 잡겠다”

  • 최은택
  • 2004-08-25 06:23:40
  • 의료연대, 건정심공대위 설치..기금운용계획 재수립 촉구

건강보험 보장성과 의료공공성 확보를 위한 노동사회단체들의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다.

19개 노동·농민·보건의료·시민·장애인단체들은 24일 ‘의료 공공성과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한 연대회의’(이하 의료연대회의)를 공식 출범시키고 의료시장개방 저지와 함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의료공공성 확보 등을 위해 행동에 나설 것임을 천명했다.

이를 위해 의료연대회의는 오는 10월께 건정심공대위를 설치하고 본인부담상한제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등 정부에 대한 압박과 감시활동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또 같은 달 보건의료예산확보 투쟁을 집중적으로 벌이는 한편, 담배값 인상과 연계해 국민건강증진기금이 의료공공성 확보예산으로 사용되도록 여론화한다는 방침이다.

“비급여 포함 환자 의료비 전체로 확대”

의료연대회의가 지적하는 본인부담상한제의 근본적 한계는 비급여서비스 비용을 포함하지 않고 있다는 점.

의료연대회의가 24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행 제도는 의료비 때문에 가계가 파탄나는 상황을 막을 수 없는 효과성의 문제가 본질적으로 내재한다.

또 경질환보다 중질환에서 비급여 비용 비율이 크고, 중질환이라도 질병별로 비율이 일정치 않아 형평성 문제도 안고 있다.

이에 따라 의료연대회의는 본인부담상한제의 개선방안으로 △비급여 비용을 포함해 환자가 부담한 의료비 전체를 대상으로 할 것 △소득수준에 따라 상한선의 차등을 둘 것 △상한선은 가계파탄을 방지할 수 있을 수준으로 설정할 것 등을 3원칙으로 제시했다.

비급여 적용범위의 경우 현행 법정급여 뿐 아니라 100/100급여, 한시적 비급여, 예방진료·치과보철 등 일부 법정 비급여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법정비급여 항목 중 실제 환자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는 선택진료비를 폐지하고 상급병실료 차액에 대해서는 환자에게 선책의 여지가 없는 경우 급여로 포함될 수 있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급방식도 현행 ‘선급여방식’이 아니라 환자가 전액 지불하고 나중에 환급받는 방식을 채택해야 하며, 고액진료환자의 경우 의료비 부담경감을 위해 대불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연대회의 관계자는 이와 관련, “본인부담상한제 개선을 위한 활동은 본질적으로 우리나라 건강보험의 왜곡된 급여체계를 바로잡는 중요한 계기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담배 값 인상분 공공의료사업에 투자돼야”

의료연대회의는 담배가격 인상분으로 확대되는 국민건강증진기금 운용계획에 대해서도 “금연사업 등 건강증진사업과 공공보건의료 인프라 확충, 저소득층 건강증진 사업 등 기금의 용도에 맞게 운용계획안을 재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료연대회의에 따르면 정부는 건강증진기금 확충을 구실로 보건의료예산을 삭감하고 일반회계예산 사업을 기금사업으로 이관했다. 이는 건강보험 지원금을 제외한 건강증진기금 사업비 2,155억원의 41.0%에 달하는 규모다.

정부는 또 정부지원 50% 가운데 10%를 기금에서 지원하도록 돼 있는 현행 국민건강보험재정건전화특별법을 개정해 기금지원분을 15%로 증액하고 국고 지원을 35%로 낮추려는 법률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

이 같이 한시법을 개정하면서까지 건강보험에 대한 기금의 지원비율을 늘리겠다는 것은 앞으로도 건강보험에 대한 국고지원을 줄이고 기금으로 충당하려는 의도로 밖에 보이지는 않는다는 게 의료연대회의의 주장.

반면 내년도 기금운용계획안에서는 금연사업의 경우 1,031억원의 83.4%인 860억원이, 공공의료확충의 경우 1,563억원의 42.8%인 670억원이 각각 삭감됐다.

의료연대회의는 “이는 기금운용의 원칙과 정책의 우선순위를 완전히 무시한 결과”라며, “건강증진기금이 담배가격에 부과된 부담금으로 조성된 만큼 흡연예방 및 금연사업과 대통령의 공약사업인 공공보건의료 확충사업이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금연교육과 금연홍보, 금연클리닉 등의 예산이 삭감 조정됐으며, 금연상담전화, 광역단위 공공병원확충, 도시지역보건지소 확충 등의 요구안은 아예 삭제됐다.

의료연대회의는 이에 따라 “소관부처의 정책의지 결여와 무능력, 예산당국의 무성의와 무지로 빚어진 보건의료예산축소, 기금의 오·남용, 분별없는 예산삭감 등은 장기적으로 보건의료 재정운용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예산편성 등 재정운용 시스템의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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