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건식 잘못 설명땐 '동네 약장수'
- 정시욱
- 2004-03-25 08:5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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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을 통해 유통되는 건강기능식품들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일선 약사들도 효과와 효능에 대한 설명을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서울 종로의 한 약국에 들었을 때의 사례가 떠오른다.
세명의 아줌마들이 대뜸 약사에게 "요즘 관절염, 골다공증에 좋은 약들이 많다는데 약사님이 좋은 제품하나 소개해 주시겠냐"고 묻는다.
이에 그 약사는 "OO, OO 등 생약성분으로 제조된 건강기능식품이 있는데 이 제품을 복용하고 효과를 본 분들이 많다"고 답했다.
그 아줌마들이 해당 제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요구하자 약사는 자연스럽게 건식제품을 꺼내들고 자세한 설명을 곁들인다.
이때 한 아주머니의 말씀인 즉슨 "이제 약국 장사가 안되니까 아예 검증도 안된 제품을 환자에게 내민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옆에 있던 다른 이도 덩달아 "내가 여기서 산 제품을 먹었다는 사람에게 들었는데 별 효과도 없다더라. 마진이 남으니까 보통 일반약보다 건식을 더 권한다"고 소리높인다.
비단 이 약국의 사례만은 아니다. 건강기능식품법이 적용되기 시작했고, 약국들도 일반약, 전문약, 의약외품 일변도의 매출경쟁에서 벗어나 또 다른 돌파구를 찾고 있는 상황에서 빈번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들이다.
하지만 약사 입장에서는 건식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하면 복약지도를 할수도 없는 입장이고, 수많은 제품들을 자세히 소개한다는 것도 무리가 따른다.
약사들의 고민도 여기에 있다. 제품 설명을 잘해주면 "동네 약장수로 전업했냐"는 식의 비아냥을 듣게 되고, 설명을 못하면 "불친절하다"는 말을 듣고 있으니 말이다.
건강기능식품이 약국의 효자품목으로 부상하고 있다. 또 그만큼의 시장성도 갖춰가고 있다.
다만 건식을 찾는 환자들은 기존 약이 아닌 식품을 약사에게 문의한다는 자체에 대해 회의적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 일반약과 비교할 때 안전성이나 효능효과에 대해 불만족을 느끼는 사례가 동네에서 소문이 날 경우 약사의 신뢰도가 자연히 떨어진다는 것도 잊어서는 안된다.
이래저래 약사들은 건식 취급에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그렇다고 건식을 취급하지 않을수도 없는 입장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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