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입찰시장 '적신호'...공멸 향한 경쟁
- 최봉선
- 2004-01-20 07: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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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타병원 악영향...도협, 분위기 환기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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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입찰 이대론 안된다|
2004년도 국공립병원 소요의약품 입찰개막을 알린 서울정신병원에서 지난해와 다름없는 덤핑낙찰로 시작됨에 따라 올 의료기관 입찰시장에 적신호가 켜지게 됐다.
이번 서울병원 입찰에 이어 서울대병원, 국립의료원, 원자력병원, 산재의료관리원 등 잇따라 입찰이 예정됐다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 입찰에 참여했던 대부분 도매업체들은 한결같이 '속빈강정'으로 남는 장사를 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서울병원 결과를 지켜보면서 도매업계는 아닌말로 입만 열면 제약회사를 겨냥해 '유통마진이 적다'며 마진상향을 요구한 것이 무색할 따름이다.
시장경제논리에서 낙찰업체가 손해를 보든 능력껏 공급하고, 능력이 없으면 부정당업체로 제재조치를 받는 것은 각 개인의 문제일 수도 있으나 작금의 도매업계는 생존을 위한 경쟁이 아닌 룰(rule)이나 승자가 없는 무차별한 경쟁을 하고 있다는데 심각성이 있다.
한 도매사장은 일련의 입찰에 대해 "이는 체질강화의 경쟁도 아니고, 공멸을 향한 경쟁으로 밖에 볼 수 없을 것 같다"고 지적하고 "도매협회에서 나서 분위기를 환기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국내 최대의 병상수를 갖고 있는 서울중앙병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삼성서울병원까지 소요의약품을 경쟁입찰을 통해 구입했다. 문제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데 있다.
세브란스병원이나 CMC계열, 또는 한림대의료원 산하병원, 고대의료원 등 국내 유수사립병원들도 결코 예외일 수 없다.
에치칼주력 모도매사장은 "그나마 영업이익을 낼 수 있었던 부문이 사립병원이었는데 이제는 이 조차도 기대하기 어렵게 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도매업계는 지금 5조원 남짓한 도매유통시장을 놓고 1,000곳 이상의 종합도매상들이 입찰이나 약국 모두에서 이전투구식 마진경쟁에 불이 붙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오직 힘있는 자만이 살아남는다는 '약육강식'의 정글법칙만이 존재하고 있는 듯하다.
이런 사이 외자유통기업은 한국유통시장을 조금씩 조금씩 잠식하고 있다. 쥴릭파마코리아가 지난해 5,000억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히자 도매업계는 매출의 대부분을 로컬도매상들이 판매한 것이라고 폄하하고 있다.
그렇다면 로컬도매는 언제까지 쥴릭에서 제품을 받아 판매만 할 것인가. 지금과 같은 비생산적인 경쟁만 계속된다면 결코 그 수준을 넘기지 못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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