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6-07-03 10:32:36 기준
  • 특허
  • 신약
  • 겅강기능식품
  • 약가
  • [기자의 눈]
  • 클래리
  • 휴온스
  • 딜라트렌 에스알
  • 한약사
  • 탈모
니코레트
번역
  • 한국어
  • English
  • 日本語
  • 中文

"입찰시장, 남는 것 없이 속으로 멍든다"

  • 최봉선
  • 2003-09-22 06:46:40
  • 요약
  • 갈수록 상상 초월한 가격하락...질서 완전 붕괴

|분석| 올 국공립병원 입찰시장 결산 올 1월 서울정신병원을 필두로 시작된 국공립병원 소요의약품 입찰은 23일 분당서울대병원 입찰을 남기고 있으나 19일 실시된 보험공단 일산병원 입찰을 끝으로 사실상 마무리 됐다.

그러나 올 국공립병원 소요의약품 입찰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덤핑낙찰로 얼룩졌다. 입찰자체가 경쟁이기 때문에 가격이 내려가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매년 상상을 초월할만큼 가격이 내려가고 있다는데 심각성이 있다.

의약분업 전까지만 해도 국공립병원의 낙찰가격은 단독제품은 보편적으로 2~5% 내외, 경쟁품목도 항생제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기준가 대비 50% 수준에 머물렀으나 점차 하락폭이 더욱 커지고 있다.

11개 국공립병원 처음부터 끝까지 덤핑 '얼룩'

올 해 실시된 서울지역 11개 주요 국공립병원 입찰결과를 살펴보면 단독제품은 대다수 5% 이상 내려가는 것은 다반사이고, 심지어는 10% 이하로 내려갔으며, 경쟁품목은 70% 이상 덤핑 낙찰됐다.

첫 입찰을 알렸던 서울정신병원은 연간 외형이 8억원에 불과해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 입찰이었으나 개막을 알리는 입찰이라는 점에서 그 상징성은 컸다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까지 어느 정도 안정적 가격낙찰을 가져왔던 입찰에서 올해에는 단독제품이 6∼7%, 경쟁품목이 50∼60%까지 하락하면서 2003년도 입찰의 향방을 점치게 했다.

서울정신병원에 이어 실시된 연간 200억원 규모인 산재의료관리원 입찰에서는 단독제품 2% 수준에 낙찰, 비교적 양호한 가격을 보인 가운데 경쟁품목도 30~40%로 여타 병원에 비해 안정세를 유지한 것으로 평가됐다.

반면 2월에 실시된 208억원대 보훈복지공단(산하 5개 보훈병원 통합구매) 입찰에서는 단독제품이 10%대에 낙찰되는가 하면 경쟁품목은 50% 이상 내려갔으며, 이어 4월에 실시된 국립의료원 입찰도 예외는 아니었다.

경쟁품 50% 이하 '다반사'…단독제품도 10% 하락

또 600억원대 서울대병원 입찰은 지난해 기준가 대비 0.5%에도 공급을 주저하면서 6개월 이상 병원과 줄다리기를 했던 다국적 제약사의 주요 단독제품들이 2∼5% 내외로 낙찰돼 진통을 겪기도 했다.

이 과정에 수액제 그룹을 낙찰시킨 도매상은 끝내 계약을 포기하는 사태를 빚었으나 끝까지 버틴 도매상은 때마침 공정거래위원회가 주요 산업내 불공정거래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전반적인 실태조사와 맞물리자 제약회사들이 잇따라 공급을 하면서 위기를 넘길수 있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서울대병원 입찰과정에서 이 같은 변수 없이 제약업계가 끝까지 가격고수를 할 수 있었다면 국공립병원 입찰가격이 이렇게까지 문란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치러진 보라매병원(80억대) 입찰은 항생제류가 70~80%, 경쟁품목 50%대의 가격형성을 보였으며, 강남병원은 단독 5%, 경쟁품(총액) 20% 수준에 낙찰됐고, 국립암센타는 평균 30% 수준에 낙찰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한 서울적십자병원이 40% 선에서 낙찰됐으며, 경찰병원의 경우 경쟁품목이 70% 이상 덤핑됐고, 일산병원 역시 단독제품이 10%까지 내려갔는가 하면 경쟁품목은 70% 이상 하락세를 보였다.

사립재단 아산병원도 평균 6% 하락…연간 60억 절감

특히 눈길을 끌었던 것은 아산사회복지재단이 사립의료기관 중에서 처음으로 지난해부터 입찰을 도입해 산하 아산병원(서울·강릉·금강) 소요의약품을 구입하고 있는 가운데 올 입찰에서는 평균 6% 정도 싸게 의약품을 구입한 것으로 분석됐다.

아산재단의 연간 구매외형이 1,000억원대로 추산돼, 60억원 정도의 절감효과를 거두었다.

지난해 아산재단 입찰(총액그룹)에 낙찰시킨 한 도매상은 주요 단독제품에 대해서는 제약회사의 오더를 받아 나름대로 최대한 높여 낙찰시켰는데도 불구하고, 1년 동안 납품해 보니 400만원 정도의 손해를 봤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올 들어 실시된 일련의 입찰에서 덤핑 낙찰시킨 도매상들은 얼마만큼 손실을 감수하면서 공급하고 있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연간 100억대 공급 7천만원 손실…"하면 할수록 손해"

또 다른 도매상은 작년 국공립병원에 대략 기준가 대비 100억원대 규모를 납품하면서 연간 7,000만원 정도의 손실을 봤다고 털어놓았다.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당시의 산술적으로는 적어도 손해는 안볼 것이라는 판단에 낙찰을 시켰지만, 입찰과정에 많은 복병이 숨어있어 결과적으로는 적지 않은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 도매사장은 또 "지금과 같은 입찰분위기에서는 손실을 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대부분 알면서도 기존에 유지해 온 매출을 채우기 위해 입찰에 응하는 것 같다"면서 "속으로 멍드는 것이 요즘의 입찰"이라고 경고했다.

제약업계도 예전 같지 않다. 덤핑낙찰을 시킨 도매상이 손해를 보면서 공급을 하면 일정기간이 지난 후에는 손해본 만큼 마진으로 보상을 해주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도매상들이 이런 꼼수를 바라고 일방적으로 낙찰을 시켰다간 큰 낭패를 보기 일쑤다.

제약사들은 대부분 사전오더(단독제품)를 준 도매상을 통해 우회공급을 해준다. 그러나 제약사는 정해진 마진만 주고 공급을 해주기 때문에 하락된 가격에 대해서는 낙찰도매상이 이를 감수해야 한다.

결국 마진도 없이 공급할 수 밖에 없어 손해를 보면서 병원에 구입가 이하로 판매하는 사례도 발생하는 것이다.

국공립병원 저가 및 덤핑낙찰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입찰질서는 완전히 붕괴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종합도매상만 900곳 '진흙탕 싸움'…시장한계

그 원인은 도매상 수가 과포화상태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2001년부터 도매상 시설평수 제한이 풀리면서 1년 사이 2배가 증가하는 등 한정된 시장을 놓고 900곳을 상회하는 종합도매상들간의 치열한 경쟁이 덤핑 낙찰을 불러왔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의약분업 이후 약국 처방약 시장에 뛰어들지 못한 에치칼주력 도매상들을 중심으로 감소된 매출 채우기와 제약회사는 병원에 자사 제품이 상륙시켜야 원외처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략적 이유 등으로 경쟁을 부추기는 복합적인 상황이 맞물러 왔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또한 복지부가 보험재정 절감차원에서 병원급 이상 요양기관이 공개경쟁입찰로 구입한 의약품에 대해 약가인하를 면제한다는 고시(2001년12월5일)가 나오면서 제약사들의 가격관리도 많이 느슨해졌고, 여기에는 의약품을 일반 공산품처럼 시장논리에 맡겨야한다는 경제당국의 감시도 한몫을 했다.

입찰시장 인위적 회복 불가능…도매상 자연도태 해결책

관련업계는 만신창이가 된 입찰시장을 단시간에 회복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분업이후 모든 전문약을 시중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상황에서 인위적으로 가격을 고수한다는 것은 요원하다"며 "입찰을 하면 할수록 손해를 본다는 것을 업계 스스로 인식하는 방법밖에 없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도매 관계자들은 "경쟁력에서 뒤진 업체들이 도태되어 포화상태인 도매상 수가 자연 감소되는 시점까지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 익명 댓글
  • 실명 댓글
0/500
등록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

약국e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