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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병원들, ‘제로베이스’ 결제방식 확산

  • 최봉선
  • 2003-11-05 07:11:17
  • 요약
  • “투약된 부분만 대금결제”…예산절감 효과기대

대형 의료기관들을 중심으로 공급받은 의약품 중 병동에서 환자들에게 투약된 의약품에 한하여 대금결제를 하는 일명 ‘제로베이스’ 결제방식이 확산추세를 보이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예전 같으면 병원이 발주를 낸 의약품에 한하여 당월 말일자로 대금결제를 해 왔으나 최근에는 병원에 공급된 의약품이라 할지라도 사용하지 않은 약품은 가입고만 잡아줄 뿐 결제대상에서 제외시키고 있다는 것.

의료기관들이 이 같은 방식을 도입하는 것은 실거래가 상환제 이후 의약품에 대한 약가마진을 전혀 볼 수 없는 상황에서 재고를 줄여 쓴 만큼 결제 할 경우 최대한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가장 대표적인 병원은 삼성의료원으로 7~8년 전 납품도매상들에 의해 병원의 약품창고를 관리하는 ‘지트캠프’라는 별도의 법인을 설립하여 최소의 재고만을 보유토록 하는 한편 최근에는 투약된 의약품에 한하여 결제 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현재 사용된 의약품에 한하여 대금결제하는 의료기관은 서울대병원을 비롯해 고려대의료원, 경희대의료원, 인천길병원, 인하대병원, 한일병원, 순천향병원, 아주대병원 등이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수년 전에는 일부 대형 품목에 대하여 시행했으나 올해부터 전품목으로 확대 운영하고 있는 상태다.

적정재고량 유지로 제약사 ‘밀어넣기’ 차단 병원이 깔고 앉은 1개월 회전 도매상 떠안아

업계 관계자들은 병원 입장에서 이런 방식은 재고를 최대한 줄여 약가예산을 효율적으로 운영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도매상들도 각 거래병원의 적정재고량을 파악하여 운영한다면 최대한 재고량을 줄여 나갈 수 있어 장기적으로는 제약회사의 밀어넣기 영업을 차단할 수 있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의약품을 납품하는 도매상 입장에서는 병원이 깔고 앉아 있는 대략 1개월 정도의 약가 회전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일부 국내 제약사들은 병원에 납품됐으나 결제가 되지 않은 의약품에 한하여 재고로 인정을 해주고 있으나 대부분 다국적 제약사들은 이를 인정치 않아 잦은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다. 또한 생산자에 비해 약자인 도매상이 제약회사의 밀어넣기를 거부할 수 없는 현실을 감안할 때 지금당장 효과를 거두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납품도매상들은 자신들의 공급약 재고를 수시로 파악하여 적정량만 납품해 병원의 정기발주 개념 없이 능동적으로 공급하는 형태를 취해야 하지만, 이들 병원 대부분 정기주문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사용량에 대해서만 결제하고 있어 이에 대한 개선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병원 입찰대행 이지메디컴은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의료기관과 납품도매상간에 온라인망을 형성하여 각 도매상이 병원의 재고를 수시로 파악하는 시스템을 구상하고 있다.

그러나 거래하는 모든 의료기관과의 시스템을 연동하는 부분에 있어 소요되는 많은 비용과 시간이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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