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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곱씹어 볼 '見利忘義' 교훈

  • 최봉선
  • 2003-10-23 09:06:59
  • 요약

고사성어에 견리망의(見利忘義)라는 말이 있다. 눈앞의 이익에 사로잡히게 되면 자기의 참된 처지를 모르게 된다는 뜻이다.

중국 사상가인 장자가 어느 날 정원으로 놀러 갔다가 나뭇가지에 앉아 움직이지 않고 있는 큰 새를 활로 쏘는 과정에서 이 새가 제비를 노리고, 제비는 매미를 잡기 위해 숨죽이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살아 있는 생물은 눈앞에 이익이 있으면 그것에 열중해서 자기의 처지를 잊어버려 자기에게 어떤 위험이 닥치고 있는지를 모른다는 것을 깨닫고 득의양양해 하고 있었다. 그때 뒤에서 정원지기가 정원에 함부로 들어온 장자를 책망했다. 장자도 또한 이(利)를 보고 자기의 처지를 깨닫지 못한 것이다.

최근 도매업계는 약발협 협상대표들이 쥴릭과 하향 조정된 마진의 50%를 환원 받는 조건으로 쥴릭투쟁을 마무리한 것과 관련된 각 언론(인터넷)기사의 독자란에는 비난의 글이 쏟아졌다.

협상대표단은 쥴릭이 거래계약을 위반한 약발협 회원사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등 여러모로 불리한 상황임을 감안하여 타결 지은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협상대표들이 아무리 회장의 위임장을 갖고 협상에 임했더라도 그동안 동참해준 지방업체들과 도매협회 회장단 등에게 한번 정도 의향을 타진했어야 한다는 다수의 지적이다.

제약업계는 약발협의 대쥴릭 투쟁과정과 협상타결 이후 사분오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도매업계의 모습을 관심 있게 지켜봤다. 특히 쥴릭 선택의 가능성이 큰 다국적 제약사들은 이번 약발협의 결과를 보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 짐작이 간다.

이런 과정에 약발협은 20일 회의를 열어 이미 사퇴한 임경환 회장에게 회장직을 다시 맡아줄 것을 권했다. 또 12월 총회를 통해 약발협을 재정비하기로 했다는데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차라리 약발협을 해체하고, 도매협회 산하의 약국유통위원회를 더욱 활성화하는 방안 등이 도매업계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설령 약발협을 재정비한다해도 견리망의(見利忘義)를 과감히 버리고 '눈앞에 이익이 보일 때 의리를 생각한다'는 견리사의(見利思義) 마음을 갖지 않는 이상, 쥴릭과의 계약만료시점인 내년 5월을 결코 기약할 수 없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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