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씁쓸한 제약 영업사원의 등급화
- 정시욱
- 2003-10-20 09: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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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다국적제약사에서 의사들을 상대로 제약사별 영업사원 이미지 조사를 실시한 결과가 나왔다.
특별한 기준이나 공신력 있는 기관의 조사는 아니지만 여기서 나온 결과들은 제약 영업사원들의 현실을 씁쓸하게 대변하고 있다.
이번 결과에 따르면 의사들은 자기 병원을 방문하는 제약사 영업사원 중 '인간미가 안 느껴지는 제약사 직원'을 가장 싫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간미의 기준이 없기에 부적절한 예제일지는 모르나, 다수의 설문자가 그렇게 답하고 있다는 것은 적어도 판단기준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봐도 무관할 것 같다.
이 기준에 의하면 다국적제약사 중 매출 상위권에 속해있는 모 제약사가 설문 의사들의 70% 이상이 꼽은 '가장 싫어하는 제약사 영업사원'에 선정됐다.
이어 싫어하는 순위 10위 안에 절반 이상이 다국적 제약사들로 선정, 독특한 경향을 보였다.
그 이유는 다름아닌 '거만해서'란다. 현재 약이 좋아 처방하고는 있지만 효능이 같은 제네릭이 나온다면 당장 약을 바꾸겠다는 내용도 숨어있다.
이번 설문을 담당했던 관계자는 "이미 제약사가 영업사원들의 이미지를 결정해 버린 경우라고 볼 수 있다"며 "제약 영업사원들이 등급화되어 있다는 것이 씁쓸하다"고 밝혔다.
제약 영업을 담당했던 한 관계자는 "인간적인 영업, 약의 정보를 위주로 다가서는 영업을 항상 염두에 두고는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이를 지킬 환경이 못된다"며 "이미 병원에서는 어떤 제약사 직원이 왔는가에 따라 보는 눈이 다르다"고 토로했다.
비공개를 원칙으로 한 자료지만 이는 제약 영업의 현실을 가장 직설적으로 대변한다고 본다.
이를 접하는 제약사 경영인들은 의사들에 눈에 비친 자사의 이미지를 다시 한번 재고하고, 현직 영업사원들을 저등급으로 격하시키는 부분은 과감한 개혁이 필요할 것이다.
"다른 약이 없어 이 약을 쓰지, 대체할 약이 나오면 다시는 안 쓸 것"이라는 말은 이제 분명 없어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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