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병원내 약국개설 법원도 오락가락
- 데일리팜
- 2002-09-29 19: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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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내 약국개설과 관련해 법원이 오락가락하는 판결을 잇따라 내리고 있어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병원내 부지 또는 시설'이라는 의미는 법적으로 해당병원과는 무관한 것으로 돼 있기 때문에 법원판결이 엇갈려 나오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해당 보건소와 인근 약국들에 따르면 이들 시설이나 부지들은 용도변경만 됐을 뿐 사실상 병원내 시설과 다름없다는 주장이다.
서울고등법원은 최근 구로구보건소가 제기한 '고대구로병원내 약국개설등록신청반려 취소청구소송' 항소심에서 기각 판결을 내렸다.
서울지법은 앞서 약국개설 신청자인 L모씨가 제기한 약국개설등록신청반려 취소소송 선고를 통해 '문제의 구로 2빌딩은 의료기관시설이나 구내로 보기 어렵다'며 원고측의 손을 들어줬었다.
법원은 약국 입점건물이 병원시설에서 용도해제 돼 근린시설로 바뀌어 법상 하자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부산지법은 올 1월 이와 유사한 소송에서 약국개설 반려가 타당하다는 정 반대의 판결을 내렸다.
부산지법은 J모씨가 사하구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약국개설등록신청반려처분 취소소송 선고공판에서 "약국이 입점하려던 건물이 용도변경 됐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병원건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판결했다.
우리는 법원의 엇갈린 판결을 보면서 법 조차 병원내 약국개설 문제를 정확히 가려내지 못하는데는 깊은 회의감을 느낀다.
법원이 판결하는 중요한 잦대는 물론 법적인 하자가 있느냐 없느냐에 있을 것으로 안다.
법적으로 구체적인 조항이나 판례가 없다면 판사는 일반적인 상식과 다수의 이익을 존중해 판결을 내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병원내 약국개설과 관련해서는 약사법에 분명한 근거조항이 있다는 점에서 법원 판결이 어느정도는 일관성이 있어야 아무래도 수긍이 간다.
우리는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지만 유사사건 임에도 해석여하에 따라 상반된 판결이 나온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앞으로도 이같은 유사사건이 터져 나온다면 전국 각 보건소들은 갈팡질팡 헤맬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약국개설 허가여부를 결정짖는 최일선 보건소들이 혼선을 겪지 않기 위해서는 법원의 상반된 판결에서도 하나의 일관된 원칙이 나오지 않으면 안된다.
법원의 판결이 병원 부지 또는 시설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가장 중요한 판단의 근거는 바로 '담합 여부' 또는 '담합 예비행위'의 시시비비를 분명하게 가려내는데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소 성격은 다른 사건이지만 서울 행정법원의 경우는 한양대 동문회관내 약국개설과 관련해서도 병원내 부지나 시설로 보기 어렵다며 약국개설허가를 내주지 않고 보건소측에 역시 패소판결을 내렸다.
이는 '담합 예비행위'를 두고 동일하게 논란이 많고 현재도 법적인 시비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역시 앞의 두 사건과 성격이 유사하다.
결국 병원내 약국개설 문제에 대한 법원의 판결은 담합이라는 하나의 사안에 시시비비를 가려내는 것으로 모아진다.
그럼에도 법원의 해석은 이상하리만치 판이한 결과를 낳았다.
약국개설 준비단계에서 해당병원과 약국이 담합을 할지 안할지를 예측해 법적 시비를 가려내는 것은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법이 심증 또는 예측만을 갖고 개인의 자유로운 경제행위를 침해하거나 제한할 수는 없다.
다만 그 심증이나 예측이 뻔한 사안이라면 다수의 이익과 법질서 유지를 위해 제동이나 제한을 걸 필요성이 있다.
법조인들의 판결이 상반될 수는 있어도 유사사건에서 그 지향하는 지향점이 일관되지 안으면 행정부는 물론 일반 국민들의 혼선이 가중됨은 불문가지다.
이같은 혼선으로 인해 합법과 불법이 가려지지 않고 오히려 불법이 합법을 가장해 더 판을 치지는 않을까 심히 걱정된다.
'담합행위'는 분명 불법행위이고 '담합 예비행위'는 아직 불법은 아니다.
하지만 담합을 위한 예비행위시 불법적이고 변칙적인 증거가 포착된다면 강력한 처벌이 가능하리라고 본다.
단순히 약사법에 규정된 조항만으로 법 집행을 하고자 한다면 음지에서 벌어지는 탈법행위들을 솎아내기가 어렵다.
담합 예비행위인지 여부는 모든 관련법을 동원해 돈의 흐름과 이윤동기를 추적하면 얼마든지 적발해 내고 가려내는 것이 가능하다.
법원의 판결이 앞으로는 담합 예비행위 근절을 향한 하나의 지향점을 갖고 오락가락하는 판결을 내리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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