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社說]무리수에 휩싸인 약가인하 법정공방
- 데일리팜
- 2002-08-28 21: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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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가인하를 둘러싼 정부와 제약업계간의 법정공방 1라운드가 일단 제약사쪽에 유리하게 돌아갔다.
6개 제약사들이 복지부를 상대로 제기한 약가인하 효력정지가처분신청이 부분적이지만 법원에 의해 받아들여졌다는 소식이다.
법원은 한곳의 제약업체가 여러품목에 대해 가처분신청을 제기한 것에 대해 일부 품목에 대해서만 약가인하가 온당치 못하고 나머지는 적법하게 이루어진 것이라고 판단했다는 뜻이다.
따라서 제약업체들에게 완벽히 유리한 판결은 아니라는 점에서 향후 나머지 업체들의 판결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우리는 이번 법원의 판결을 보면서 복지부가 가격인하의 근거로 제시한 가격조사 내용을 다시 들추어 보지 않을 수 없다.
복지부는 지난 상반기 품목도매를 하는 이른바 총판업체들을 대상으로 가격조사를 실시했다.
복지부는 총판업체들의 마구잡이 덤핑을 확인하기 위해 제약사 13곳, 도매상 33곳, 병·의원 74곳, 약국 28곳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제약회사와 특정 도매상간에 최고 85%까지 할인 유통되고 있는 것이 확인돼 지난 1일자로 보험약 776품목을 평균 9.14% 인하했다.
새삼스럽게 약가 조사과정과 인하내용 등을 언급하는 것은 법원의 판결 잦대에 한가지 조언을 하기 위함이다.
의·약계 종사자라면 누구나 알 듯이 품목도매를 하는 총판업체들은 유통가격을 흐리는 주범인 것만은 분명하기 때문에 반드시 척결해야 할 대상이다.
그런데 이들 업체의 유통가격을 조사하면 유통의약품의 거품가격을 정확히 알아낼 수 있을 듯 하지만 오히려 그 반대라는 데에 문제가 있다.
이들 업체들의 덤핑가격 속에는 제약업체들로부터 위임받은 각종 정상·비정상 영업비가 들어 있어 공급가격중 어느정도가 영업비인지 아니면 거품인지를 정확히 가려내기 어렵다.
우리는 이에대해 분명히 지적한 바 있음에도 이를 굳이 또 거론하는 것은 보다 더 중요한 하나를 더 이야기하고자 함이다.
총판업체들을 거치는 '거품가격'은 지구상에서 제일좋은 슈퍼컴퓨터도 정확히 가려내지 못할 정도로 철저히 숨겨져 있다는 것을 토로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이다.
그것은 총판과 요양기관간의 소위 '안면장사'라는 이면에 얽혀있는 복잡한 시장질서가 배후에 있는데 있다.
단순한 매입·매출에 따른 외견상 보이는 유통가격으로 거품가격을 확인할 수 없는 의·약계의 '지하경제'가 있다는 것이다.
이는 총판업체로 유통되는 보험의약품은 전체시장에서 유통되는 가격을 인하시킬 수 있는 잦대로 대입하기에 곤란함을 의미한다고 하겠다.
법원은 이를 감안한 듯 매출비중이 큰 품목에 대해서는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매출이 작은 품목이라도 잘못된 기준으로 인해 약가인하를 당한다면 당사자는 억울한 것이고 억울한 사람이 많으면 잘못된 판단일 수 있다.
제약사들이 '괘씸죄'를 감수하고 감히(?) 정부에 칼을 들이댄 것은 바로 이 점 때문이라고 알고 있다.
제약사들은 이번 약가인하로 인해 무려 100억원의 차액보상을 해야 한다.
우리는 법적으로 비화된 문제에 대해 누구 편을 들기위해 왈가왈부 하는 차원의 논제는 하고 싶지 않다.
다만 잘못된 부분을 가려내고 도려내기 위해 단행된 정부정책이 잘못된 부분을 지나치게 확대·해석한 정책일 수도 있다는 것을 법원이 숙고했으면 한다.
약가거품은 제거돼야 하지만 거품이 아닌 것까지 제거되면 이를 피해가기 위한 탈법행위가 더 판을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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