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社說]기본도 원칙도 없는 엉터리 약가조사
- 데일리팜
- 2002-08-21 20: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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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약의 약국판매가격 조사가 엉터리로 이루어져 제도의 존속 실효성의 거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청 6개지방청이 소비자들에게 일반약의 약국 판매가격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진행하고 있는 가격조사가 탁상행정의 전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조사대상 품목에 소비자들이 자주찾지 않는 의약품들이 들어있는 것은 물론 심지어 의료기관에서나 사용되는 약들도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이 뿐만 아니라 약국이 거의 취급하지 않는 품목, 보험용 의약품, 약가차이가 적은 저가의 일반약 등이 조사대상에 들어있다는 소식이다.
이러한 품목들에 대한 약가정보가 소비자들에게 무슨 이득이 되고 도움이 되는지 되묻고 싶다.
우리는 이같은 일반약의 가격조사 행태도 문제지만 차제에 조사를 하는 행위자체에도 분명히 문제가 있음을 따진다.
정부는 과거 표준소매가격제도 하에서 난매약국들의 극심한 덤핑(난·투매)을 제어하지 못하고 결국 약국이 판매가를 자유롭게 결정하는 오픈프라이스제를 도입했다.
오픈프라이스제는 곧 정부가 소매점(약국)의 판매가격통제를 하지 않겠다는 의미와 같다.
그러나 정부는 소비자들이 자주찾는 다빈도의약품 43개 품목의 판매가격을 정기적으로 조사해 시·도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공개, 간접적인 약가관리를 하고 나섰다.
조사된 약가를 소비자들에게 공개하는 것은 동일한 품목임에도 비싼약은 사지 말도록 안내하는 것과 다름 없다.
정부는 이 과정에서 치명적인 정책적 오류를 범하고 있음은 물론 앞뒤가 맞지않는 자가당착에 빠져 있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된다.
우선 오픈프라이스제는 일반약의 판매가격을 시장자율에 맡긴 것임에도 국민의 힘을 빌려 시장기능을 간접 통제하려는 이율배반적 행위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판매가격을 시장기능에 맡긴다는 것은 가격차이가 나는 것을 정부 스스로 인정하는 조치임에도 이를 소비자들이 인정하지 못하도록 소비자를 가격통제의 전면에 내세운 모순된 행위다.
또한 일반의약품은 그 속성상 약국마다 또는 지역마다 가격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극심한 가격차이를 보이는 품목은 문제가 있다고 하지만 시장기능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는 품목은 소매점별로 가격차이를 보이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가격조사를 중단해야 할 또다른 이유는 가격이 다소 비싼약국은 여전히 '도둑'이라는 누명까지 쓰고 있는데 있다.
제약사나 도매상으로부터 70원에 공급받아 100원에 판매하는 약국은 동일한 약을 50원에 공급받아 80원에 판매하는 약국에 비하면 소비자 입장에서 전자의 약국이 당연히 부도덕한 행위를 한 것으로 보여진다.
두 약국 모두 동일한 30원의 마진을 남겼음에도 한 약국은 10원의 마진을 더 남긴 도둑으로 몰리기까지 한다.
의약품이 생명을 다루는 것이다 보니 환자들은 약의 가격차이에 대해 받아들이지 못하고 약사들의 도덕성을 문제삼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마진을 더 많이 남긴 약국이 마진을 작게 남긴 약국 보다 더 싸게 파는 경우도 적지 않아 일부 환자들은 약사들을 거칠게 욕하고 항의하고 있다.
이는 제약 및 도매상과 약국간의 거래가 시장기능에 의해 움직이는데 기인한다.
문제가 있다면 바로 여기에 있고 더 따지고 들어가면 시장경제원리를 도입한 정부의 정책에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런데 정부의 가격조사 방법 자체도 정말 엉터리이라고 하니 아예 할 말이 없어진다.
당초 취지와는 전혀 맞지도 않고 제도 자체도 이율배반적인 일반약 가격조사 공표제도는 이 시점에서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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