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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說]'모르쇠' 일관하는 청와대의 도덕성

  • 데일리팜
  • 2002-07-29 00:03:00
  • 요약

이태복 전 복지부장관의 전격적인 경질인사가 다국적 제약사의 로비에 의해 이루어졌는지 여부가 정가의 핫 이슈로 논란이 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이 문제에 대한 진상조사를 벌이고 나섰으나 의혹의 실체규명에는 사실상 실패했다는 소식이다.

우리는 이번 진상조사가 지금은 물론 앞으로도 의혹 차원에서만 머무를 정치적 문제라는데 앵글을 들이대고 싶다.

일국의 장관이 교체되는 배경에 다른 나라의 외압이 있고 없고의 사실 유무 보다도 세간의 문제로 부각된 원인의 '진앙지'가 어디에 있는지 자체를 더 따지고 싶기 때문이다.

이태복 전 장관이 도대체 어떤 심경으로 외압설을 들고 나왔는지 시시비비를 가려보는 것이 외압의 실체 유무보다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이 전 장관이 외압설에 대한 구체적인 물증을 제시했다면 이번 문제는 쉽게 매듭될 수 있는 사안이었다.

그러나 외압설에 대한 구체적 물증 없이 나온 '의혹' 차원의 문제는 야당의 정치적 '먹이감'로 활용될 수 있다는 차원에서 차후 문제의 근본이 봉합될 수 있다는 우려감을 갖게한다.

의혹을 제기한 이 전 장관이 정작 그 실체를 규명하는 국회 진상조사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것이 이를 반증하고도 남는다.

이 전 장관 스스르도 이번 사안이 정치적 이슈로 확대돼 역작용이 있을 것을 부담스러워하지 않았나 하는 '양심'을 뭍고 싶다.

우리는 이번 문제가 이 전 장관의 개인적 또는 정치적 부담 때문에 봉합되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에 서 있다.

누구보다도 소신이 강했던 이 전 장관이 스스로 국가적 이슈화를 시켜놓고 정작 진상조사에서는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몰지각한 행동이다.

이 전 장관의 이같은 피동적인 행동은 결국 외압설을 스스로 봉압하는 정치적 고단수 게임이라는 오해를 받는다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는 거꾸로 음미해 보면 이 전 장관이 장관직을 그만두면서 외압설 내지는 의혹을 왜 제기했는지는 쉽게 들여다 볼 수 있는 측면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한다.

그는 속칭 '정치 9단'이기 보다는 순수한 노동 운동가라는 평판을 더 듣기 때문이다.

우리도 이 전 장관이 앞뒤 가리지 않는 처세술을 보이는 것으로 보아 고단수 정치적 게임을 한다고 보지 않는다.

이 전 장관의 고지식한 성품을 감안하고 또 인정한다면 그는 장관 재직시절 약가정책과 관련해 직·간접적인 압력에 시달려온 것이 사실이었다.

이 전 장관이 이임사에서 장관 경질 직전 "청와대측에서 도와달라고 만 했다"고 말 한 부분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청와대도 이 전 장관을 경질한 직접적인 이유를 분명하게 제시하지 않은 것 역시 이같은 분석에 무게를 싣게하고 잇다.

이 전 장관이 '억울하다'는 심경을 대내외에 피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 것은 분명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아울러 물증은 없지만 장관 라인의 '윗선'에서 모종의 압력이 가해졌을 것이라는 심증을 피력한 것이라고 봐도 무리가 없다.

'억울하지만 심증은 없다'거나 '억울하지만 밝힐 수 없는 것이 있다'는 두가지중의 하나일 수 밖에 없는 막다른 골목에 몰렸을 것이 유력하다는 점이다.

이는 이 장관의 심경에 '억울하다'는 감정이 깔려있다는 해답을 얻게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최종적인 해답이 청와대측에 달려 있다는 것을 강력하게 시사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이 전 장관의 경질 외압설에 대한 의혹의 실체는 반드시 규명되지 않으면 안된다.

따라서 이 전 장관은 국회 진상조사에 떳떳히 나와 사건의 전모와 자신의 양심을 확실하게 털어놔야 한다.

또한 야당의 정치적 공세가 어디로 가고 있다는 것을 모를리 없는 청와대가 이를 피해나가는 행동을 보이는 것은 의혹의 실체를 더 키우는 일이다.

사건의 핵심 당사자인 청와대와 이 전장관이 모두 '모르쇠'로 일관한다면 국민적 배신감만 더욱 키울 뿐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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