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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에 박힌 담합규제가 지능적 담합 '부채질'

  • 이정석
  • 2002-07-03 06:38:00
  • 요약
  • 위장 점포 '수두룩'-단속 규제법안 강화만이 해결책

[특집]의약분업시행 2주년을 진단한다

--------------------- ①의약분업 이것이 문제다 ②의약분업 역행하는 담합행위 ③갈수록 성행하는 리베이트 수수 ④정부의 약가정책 이대론 안된다 ⑤선택(임의)분업 가능한가 -------------------------------

"이제는 포기했습니다. 처방약을 자주 바꾸는 통에 재고약만 쌓여 갈 뿐입니다. 관리약사 길을 걷는게 차라리 낫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건물세와 인건비 이중고에 시달리다 약국을 처분하기로 결정했다는 서울의 P모약사(48)는 의약분업이 시작된 1년간은 제법 잘 나가는 약국이었다.

그러던 작년 10월 빌딩 3층에 약국이 들어서면서 하루에 200건이던 처방전이 10건미만으로 뚝 떨어지고 말았다.

개설약사와 친인척관계인 의료기관에서는 처방약을 한달에 한번씩 바꾸는 통에 환자들이 자연 3층 약국을 찾고 있다는 하소연이다.

의약분업이 시행된지 2년이 경과됐지만 담합행위에 대한 해결책은 여전히 미제로 남아 있다.

특수약국 몇몇곳을 제외하고는 '약국은 1층'이라는 개념이 분업으로 인해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의원-약국간 처방건당 아니면 월 얼마식 건네는 일은 다반사여서 이런데 분노를 느낀지는 옛일일 정도로 담합이 만성화된지 이미 오래다.

최근들어 담합행위는 친인척이나 지인간 의원과 약국을 차려 처방약 바꾸기를 통해 다른약국으로 처방약 흘러가는 것을 차단하는 약속처방등 담합수법이 더욱 교묘해져 가고 있어 행정기관도 사실상 손을 놓은 상태다.

담합으로 규정한 현행법이 정형화돼 있어 얼마든지 법망을 피해갈 수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현행법은 의원이 밀집된 빌딩내 동일층이라도 다른 업종이 한 곳이상 있으면 담합약국으로 규정할 수 없도록 못박아 놓았다.

때문에 1~2평짜리 페인트가게, 꽃가게, 책방 등의 점포를 위장으로 개설하여 약국이나 의원을 차리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도둑 한명을 100명이 잡지 못한다"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담합은 날로 지능화돼 가고 있다.

분업 시행초기 국민들의 불편을 덜기위해 규제를 완화한것이 담합행위를 만성화시킨 주범이라는 지적이 높다.

의료기관과 약국간의 담합행위를 철저히 규제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기능적, 구조적으로 독립되어야 함에도 그렇지 못한 이유다.

일본의 경우 의료기관과 건물 및 부지는 다르지만 경영주체가 실질적으로 동일하고 기능상 의료기관과의 관련이 강하다고 보여지는 경우에도 개설허가를 내주지 않는 등 제도가 엄격하다고 한다.

기능상 의료기관과의 관련이 강하다는 것은 직원의 근무체제, 의약품의 구입관리, 조제수가의 청구사무, 약속처방, 환자유도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담합행위는 처방분산도 문제지만 그 피해가 고스란히 환자에게 돌아간다는데서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할 숙명적 과제다.

의사-약사간의 상호감시를 통해 의약품의 오남용을 줄이고자 시행한 의약분업이 제대로 될 리가 없다.

의-약인의 양심을 포기하고 담합을 일삼는 행위를 뿌리 뽑지 못한다면 의약분업의 정착은 기대 할 수 없다는 것을 정부나 국회관계자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대한약사회 박영근 약사지도위원장은 "행정기관이라도 현행법으로는 담합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고 지적하고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2층 이상은 약국을 개설할 수 없도록 하는 등 법안 강화만이 담합을 근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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