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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하게 많이 뺀다"…유한 자회사의 고용량 비만 임상 승부수

  • 차지현 기자
  • 2026-07-18 06:00:52
  • 요약
  • 비만·당뇨 치료제 후보물질 'PG-102', 고용량 후속 1상 IND 승인
  • 낮은 용량서 5주 4.8% 감량…고용량서 추가 효능·GI 내약성 확인
  • 기존 GLP-1 한계 위장관 부작용, 'GLP-2 시너지'로 극복·차별화

[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신약개발 바이오 기업 프로젠이 비만치료제 후보물질의 고용량 후속 임상에 착수한다. 체중감량 효과는 높이면서 위장관 부작용은 최소화해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구상이다. 핵심 파이프라인의 임상 개발이 진척되면서 기술이전과 코스닥 이전상장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15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프로젠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비만·당뇨 치료제 후보물질 'PG-102' 후속 임상 1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이번 임상은 비만 시험대상자에게 PG-102를 12주간 반복 투여해 고용량에서 체중감량 효과와 용량-반응 관계를 확인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번 임상의 핵심은 용량 확장이다. 프로젠은 앞선 비만 환자 대상 개념입증(PoC) 임상에서 낮은 용량으로도 유의미한 체중감량 가능성을 확인했다. 당시 회사는 최대권장용량(MRHD)의 50% 수준을 투여해 5주 만에 평균 4.8%, 최대 8.7%의 체중감량 효과를 나타냈다. 약물의 최대 허용 범위보다 훨씬 적은 투여량만으로도 뛰어난 초기 감량 효능을 입증한 셈이다.

이에 회사는 MRHD 범위 내에서 투여량을 높여 PG-102의 최대 체중감량 잠재력을 확인하는 후속 임상에 나서려는 것이다. 투여량을 높이는 데다 투여 기간도 12주로 늘어나는 만큼 한층 큰 폭의 체중감량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회사 측 기대다.

프로젠 비만·당뇨 치료제 후보물질 'PG-102' 임상 현황 (자료: 프로젠)

프로젠은 다중 표적 융합단백질 플랫폼을 기반으로 비만·당뇨와 면역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신약개발 바이오벤처다. 유한양행이 2023년 구주와 신주 인수에 총 300억원을 투자해 지분 38.9%를 확보하면서 단독 최대주주에 올랐다.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을 주도하는 기존 GLP-1 계열 약물은 용량을 높일수록 체중감량 효과가 커지는 반면, 이에 비례해 오심과 구토, 설사 등 위장관 이상반응도 증가하는 한계가 있다. 부작용 탓에 목표 용량까지 증량하지 못하거나 치료를 중단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PG-102는 GLP-1과 GLP-2 수용체를 동시에 활성화하는 장기지속형 이중작용제다. GLP-1 작용으로 식욕을 억제하고 체중을 줄이는 동시에 GLP-2 작용으로 장 장벽을 보호하고 장내 염증을 완화해줌으로써 GLP-1 특유의 위장관 부작용을 획기적으로 줄여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프로젠은 앞선 임상에서 체중감량 효과와 함께 우수한 위장관 내약성을 확인한 만큼 이번 임상에서는 고용량에서도 이 같은 특성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를 입증할 계획이다. 즉 GLP-2 작용을 통해 '부작용 걱정 없이 고용량으로 안전하게 살을 뺄 수 있는' 차별화된 치료 프로파일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프로젠이 주사형 비만 치료제를 넘어 경구 제형으로 개발 영역을 넓히는 움직임도 주목할 만하다. 프로젠의 미국 공동개발사 라니테라퓨틱스는 최근 경구용 GLP-1·GLP-2 이중작용제 후보물질 'RPG-102'의 임상 1a상 초기 결과를 발표했다. RPG-102는 PG-102에 라니의 경구 약물전달 플랫폼 '라니필'을 적용한 후보물질이다.

이번 임상은 건강한 성인 30명을 대상으로 RPG-102 12㎎ 경구 투여군과 동일 용량의 PG-102 피하주사군을 비교했다. 초기 약동학 분석 결과 경구 투여군의 전신 노출은 피하주사군의 150% 이상으로 나타났다. 제거 반감기도 경구 투여군 5.6일, 피하주사군 5.3일로 유사해 경구 제형에서도 장기지속성이 유지될 가능성을 확인했다. 심각한 이상반응이나 라니필 캡슐 자체와 관련된 이상반응은 보고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프로젠의 이번 임상 진척이 향후 기업가치 제고와 글로벌 사업화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고용량 임상에서 강력한 체중감량 효과와 차별화된 위장관 내약성을 동시에 확보하면 글로벌 제약사와의 기술이전 협상력이 한층 높아질 수 있다는 평가다. 여기에 경구 제형의 장기지속 가능성까지 입증하면 주사제와 경구제 가운데 파트너가 원하는 개발 전략을 선택할 수 있어 사업화 선택지도 넓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코스닥 이전상장 추진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프로젠은 연내 기술성평가 신청을 목표로 이전상장을 준비 중이다. 최근 최대주주 유한양행과 성영철 전 제넥신 회장을 대상으로 27억7400만원 규모 전환사채를 발행해 운영자금을 확보했다. 핵심 파이프라인 개발 진척과 주요 주주의 자금 지원을 바탕으로 상장 준비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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