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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하락에 바이오 CB 전환가 줄하향…커지는 오버행 우려

  • 차지현 기자
  • 2026-07-15 06:00:48
  • 요약
  • 최근 한 달 제약바이오 10곳 전환가액 하향…메디포스트·프로젠 등 30% 인하
  • KRX헬스케어 1년 새 13% 하락…전환가능주식 증가로 지분 희석
AI 생성 이미지

[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전환사채(CB) 전환가액을 낮추는 제약바이오 기업이 속속 나오고 있다. 제약바이오 업종 전반 주가 약세로 개별 기업 주가가 계약상 전환가액 조정 기준을 밑돈 데 따른 것이다. 전환가액이 낮아지면 전환 가능한 주식 수가 늘어나는 만큼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를 희석하고 향후 주가 회복을 가로막는 오버행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CB 전환가액을 낮추는 리픽싱 공시를 게재한 제약바이오 기업은 10곳으로 집계된다. HLB펩, 네오이뮨텍, 라메디텍, 메디포스트, 아리바이오LAB, 이수앱지스, 이엔셀, 퓨쳐켐,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프로젠 등이다.

이엔셀은 지난 13일 제1회차 CB 전환가액을 1만4295원에서 1만1436원으로 20% 낮췄다. 앞서 이엔셀은 지난해 12월 225억원 규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CB 발행을 결정한 바 있다. 이번 전환가액 조정에 따라 CB를 모두 주식으로 바꿀 때 전환 가능한 주식 총수는 조정 전 157만3976주에서 조정 후 196주7471주로 25% 늘어났다.

메디포스트도 13일 제13회차 CB 전환가액을 기존 1만7981원에서 1만2587원으로 30% 하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500억원 규모 미전환사채 전환가능주식 수는 278만712주에서 397만2352주로 늘었다.

메디포스트는 이달 들어서만 제12회차와 제13회차 CB 전환가액을 잇달아 조정했다. 앞서 지난달 말에는 제10·11회차 CB 전환가액도 같은 수준으로 낮췄다. 제10회차부터 제13회차까지 모두 1만7981원에서 1만2587원으로 조정했다. 조정 후 전환가액은 최초 전환가액의 70%인 계약상 최저조정한도에 해당한다.

HLB펩은 8일 CB 전환가액을 7165원에서 5957원으로 17% 하향 조정했다. 네오이뮨텍은 제1회차 CB 전환가액을 1만1100원에서 8325원으로 25% 내렸다.

아리바이오LAB은 제5회차 CB 전환가액을 4622원에서 4604원으로, 제6회차는 3210원에서 3198원으로 조정했다. 아리바이오LAB은 시가보다 낮은 주당 2725원에 110만917주 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하면서 제5회차와 제6회차 전환가액이 각각 조정됐다. 프로젠은 제8회차 CB 전환가액을 6085원에서 4260원으로 30% 낮추면서 전환가능주식 수가 230만739주에서 328만6384주로 늘었다.

이수앱지스는 CB 전환가액을 4445원에서 4130원으로,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2524원에서 2474원으로 내렸다. 라메디텍은 제1회차 CB 전환가액을 7043원에서 5635원으로 20% 낮췄고 퓨쳐켐 역시 30%가량 전환가액이 낮아졌다.

CB는 발행 후 특정 시기가 되면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옵션이 달린 채권이다. 채권과 주식의 중간 성격을 동시에 지닌다는 점에서 메자닌(Mezzanine)으로 분류된다. 전환가액은 CB를 주식으로 바꿀 때 적용하는 주당 가격이다.

통상 메자닌 채권에는 시장 상황에 맞춰 전환가액을 조정하는 리픽싱 조항이 붙는다. 리픽싱은 주가 하락 시 전환가를 낮춰주는 하향 리픽싱과 일정 조건을 만족할 경우 전환가를 다시 올릴 수 있는 상향 리픽싱으로 구분된다. 시장 변동성에 따라 투자자와 발행 기업 간 이해를 조율하기 위한 장치인 셈이다.

최근 들어 하향 리픽싱이 속출한 배경에는 제약바이오 업종의 가파른 주가 하락이 있다. KRX헬스케어지수는 지난해 7월 11일 4144포인트에서 이달 13일 3616포인트로 최근 1년간 13% 하락했다. 올해 2월 27일 기록한 기간 중 고점 5678포인트와 비교하면 36% 밀렸다. 업종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개별 종목 주가와 단기·중기 평균주가가 함께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하향 리픽싱이 이뤄지면 기존 주주의 지분율이 희석돼 보유 주식 한 주당 가치가 떨어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CB 전환가액이 낮아질 경우 CB 투자자가 같은 금액으로 받을 수 있는 주식은 늘어난다.

전환된 주식이 시장에 대량으로 풀릴 시 매물 부담도 커진다. 전환권 행사 후 CB·BW 투자자가 시세 차익을 노리고 주식을 빠르게 매도하면서 시장에 매물이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 이는 단기적으로 주가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다. 여기에 향후 기업 주가가 더 하락하면 전환가액이 추가로 조정될 여지도 남아 있다.

업계에서는 미전환사채 잔액이 크고 조정된 전환가액이 현재 주가보다 낮을수록 잠재적인 희석과 오버행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투자자는 전환가액 인하 폭뿐 아니라 전환가능주식 수와 전환청구 가능 시점, 최저조정한도 도달 여부, 보호예수 조건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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