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행 의협 정총…대의원 참여의식 결여
- 안순범
- 2002-04-28 23:00:00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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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대폰 이용 대의원에 재참석 요청 등 촌극 빚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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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지난 27일 힐튼호텔서 열린 의협 정기대의원총회는 당초 예산안 통과 및 정책연구소 설립, 정관 개정 등의 사안을 놓고 뜨거운 공방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회비 5만원 인상 및 정책연구소 설립비용 6만원 등 현 회비보다 50% 인상되는 예산안이 총회를 하루 앞둔 26일 예결소위서 부결돼 이를 구체화시키는 듯 했다.
하지만 쟁점이 될 것으로 보여졌던 사안은 논란이 없지 않았지만 직선 회장 집행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대세론에 근거, 회비 인상안 등이 예상보다 싱겁게 통과됐다. 정관 개정안도 추인을 받았다. 여기까지는 오전상황.
총회가 다소 지체됨에 따라 점심식사 후 이어진 각 분과별 토론회는 예결산위원회만 제외하고는 무리없이 끝났다.
예결위는 정책연구소 관련 회비 6만원은 승인하되 별도 회비 5만원 인상에 대해서는 찬반 양론이 맞섰다. 찬성파는 필요한 일을 하기 위해 회비를 인상하는 것이고 또 집행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반대론은 회비 인상만이 능사는 아니고 예산 사용의 효율성을 제기하고 26일 소위서 세부적으로 검토한 바 인상 필요성이 없다는 것에 근거했다. 회비 인상안은 투표에 부쳐졌고 24:15로 통과됐다. 많은 대의원들이 초대 직선 집행부에 힘을 실어주는 쪽에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어 의정회 총회가 열렸고 본회의가 속개된 시각은 4시20분. 성원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대의원수를 점검했지만 재석 대의원수가 절대 부족했다. 박길수 대의원의장은 242명중 111명으로 과반수인 122명에 11명이 부족하다며 밖에 있는 대의원들의 참석을 요청했다. 의협 총회는 전체 대의원중 과반수 이상이 참석했을때만 성립된다.
4시40분 재점검했지만 116명에 불과했고 의장이 우선 분과토의 결과만 보고하자고 했으나 정관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제기, 속개되지 못했다.
가장 많은 이석 수를 보인 사실상 자리가 텅빈 의학회에 비난의 눈길이 쏠리면서 집행부는 몸이 달았다. 지제근 의학회장, 김건상 의협 부회장 등 집행부들이 급히 휴대폰을 이용, 비상연락망을 가동하는 등 때아닌 난리법석이 벌어졌다.
시간은 5시를 넘어서 5분경 박길수 대의원 의장이 7명이 곧 오기로 했으니까 잠시만 기다려 달라는 양해를 구했다. 20분 뒤인 5시 25분 다시 집계를 했지만 성원이 이뤄지지 않았는지 숫자를 점호하는 모습이 여러차례 반복되는 등 촌극은 이어졌다.
35분경 120명 재석에 팩스로 3명이 위임장을 보내왔으니 회의 성립 요건이 이뤄졌다는 의장이 멘트가 나왔다. 총회에서의 위임장이 법적으로 유효한지 문제가 제기됐으나 빠른 회의 속개를 원하는 대다수 대의원들의 속내를 반영하 듯 정상 진행됐다.
회비 인상안 통과 등 예결소위 결과가 보고됐다. 일부 대의원들이 이의를 제기했으나 절차상으로 문제가 없었다는 답변이 나왔다. 문제는 여기서 다시 불거졌다.
이 같은 상황서 박길수 의장이 예결소위 결과를 받아들여졌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비추자 서울의 한 대의원이 강하게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정총에서 위임장은 정관상 의미가 없다. 정총에는 못나오면 교체위원이 나와야 한다"며 위임장이 인정될 수 없음을 확인시켰다. 본회의는 중단될 수 밖에 없었다.
또 부산 대의원이 비행기 시간 때문에 20분만밖에 남지 않았다는 발언이 이어지는 등 장내는 계속해서 소란스러웠다. 와중에 한광수 서울시의사회장의 지난 4.17 파업에 대한 부분진료 문서가 대의원들에 배부된 것과 관련 약간의 논쟁이 불거지기도 했다.
부산 모 대의원이 "심심한데 해명을 듣자"라는 표현을 쓰자 한회장이 "심심하지 않아서 답변하지 못하겠다"는 등 날카로운 신경전이 벌어졌다. 부산 대의원은 추가 발언에서 "심심하다고 표한데 대해 이를 철회한다"고 말해 한 발짝 물러서기도 했다.
6시 5분경 이문호 전 국시원이사장이 들어오자 박수소리가 나기도 했다. 6시15분 박길수 의장은 현재 121명이고 1명이 독립문 근방에 왔다며 회의 재개준비를 시사했다.
하지만 뒤숭숭한 분위기는 급기야 부산대의원들이 집단으로 퇴장하면서 유예 분위기로 흘렀다. 서울의 모 대의원은 의장에게 요건이 성립되지 않는 회의를 억지로 끌고 가지 말자는 제안을 하게 이르렀다.
결국 6시20분 의장은 의협 정관상에 의거 회의를 유예한다고 말하며 방망이를 세 번 두드렸다. 같은 시각 밖에서는 의협 간부들과 일부 이사들이 퇴장하는 부산 대의원들과 몇몇 대의원들을 설득했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의협 역사상 처음있는 대의원 성원이 안돼 총회 본회의가 무산된 2시간여 짧지 않은 긴시간의 소란스러운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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