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社說]수가인하 파국 반드시 막아야 한다
- 데일리팜
- 2002-03-03 23: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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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2·27 수가인하 결정과 관련, 의료계와 약계가 모두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또다시 파국이 예상된다.
약사회는 "일방적인 수가인하만을 강행하려는 건정심위 회의에서 투표불참으로 반대의사를 분명히 표현했다"며 "이러한 의지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나섰다.
의사협회는 건정심위 회의가 불법이라고 규정짖고 앞으로 정부와 모든 대화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의협은 더 나아가 2.9% 수가인하 결정내용이 정식 고시될 경우 효력정지가처분신청과 무효소송을 제기할 태세다.
병원협회도 '국민건강수호 및 병원생존권쟁취 투쟁위원회'(가칭)를 구성, 특단의 대책이 발표될 때까지 극한 투쟁도 불사하기로 결의했다.
우리는 의약계의 이같은 강도 높은 반발이 또다시 국민들을 불안케 하는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데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이같은 의약계의 반발을 무조건 색안경을 쓰고 봐서는 해결할 '묘수'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이번 수가인하가 고시되면 의약계는 공히 약 2,000억원 정도의 직접적 수입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의약계는 직접적 피해를 떠나 정부가 내세우는 수가인하 명분으로 인해 국민들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데 분개하고 있다.
병협은 특히 수가인하의 근거가 된 서울대 경영연구소의 연구보고서를 들며 병원은 7.8% 수가인상요인이 있음을 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전국 264곳의 병원들은 채무액을 상환하지 못해 금융기관, 제약사 등으로부터 무려 1조원에 육박하는 진료비 가압류 조치를 당하고 있다.
압류금액은 전체 병원 진료비 청구액 3개월치에 해당, 병원경영난의 심각성을 반증한다.
의약계는 이외에도 분업이후의 수가인상이 그동안의 극심한 저수가체계를 일부 조정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의·약사들이 모든 수혜를 독차지해 재정파국이 난 것처럼 오도된 것을 참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상황을 종합하면 정부의 수가인하는 앞으로 파국을 면할 수 없는 초강수 카드임에 틀림이 없어 보인다.
건정심위의 최종 결정과정에서 의약계가 투표에 보이콧을 한 것은 앞으로의 파국을 예상할 수 있는 충분한 '복선'이 되고도 남는다.
우리는 이제 너무도 명약관화하게 예견되는 파국을 막아야 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 첫 번째 방안은 의약계가 납득할 수 있는 수가인하 이유를 정부측에서 다시한번 분명하게 제시하는 일이다.
만약 그 이유가 분명하게 제시되지 않거나 제시된다고 해도 의약계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계산공식이라면 수가인하 사태는 더 꼬인다.
두 번째 방안은 정부의 수가인하 명분이 보험재정 절감에 있어서는 절대 안된다.
보험재정이 파탄난 것은 정부가 분업에 따른 보험재정 증가분을 정확히 추계하지 못한데서 온 파탄일 수 있다는 점을 정부 스스로 자인하는 일에서 부터 출발할 필요가 있다.
보험재정 안정을 수가인하라는 카드를 활용, 깍으려고만 하지말고 누수로 빠지는 보험재정분을 아끼는 노력이 더 중요한 것이다.
세 번째 방안은 수가인상이든 수가인하든 국민들에게 호응을 얻는 정책추진이 돼야 한다는 점이다.
수가인상으로 국민부담이 가중돼서도 안되겠지만 앞뒤 안가리고 수가를 인하하면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의료혜택이 거꾸로 갈 수 있다.
수가인하를 단행할 때는 이처럼 의료혜택의 질을 유지·향상시키는 최소한의 방패막이가 될 만한 명분이 요구된다.
정부는 수가인하를 보험재정안정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보니 의료의 질 저하에 따른 국민들의 잠재적 불만표출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는 듯 하다.
우리는 이상의 세가지 방안들이 전제되지 않는 수가인하는 파국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을 밝혀둔다.
수가인하분이 국민들의 호주머니로 돌아간다면 이해가 가지만 국민부담은 더 늘어나게 된 상황에서 의료혜택 마져 거꾸로 간다면 합리적인 정책대안이 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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