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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임원 전면에…제약바이오, 승계 시계 빨라졌다

  • 최다은 기자
  • 2026-01-09 06:00:56
  • 종근당·JW중외제약, 오너 2·3세 임원 선임
  • 휴온스·파마리서치·동국제약, 경영 전면 배치 확대
  • 직함보다 역할…성과로 검증하는 차세대 리더십

[데일리팜=최다은 기자] 국내 제약업계의 승계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과거 장기간 실무 수업과 단계적 승진을 거치던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오너 2·3세를 20~30대 초반부터 임원으로 선임해 핵심 계열사에 배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경영기획·신사업·글로벌 전략 등 그룹의 중장기 성장과 직결된 영역을 맡기며 경영 참여 폭을 넓히는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 단순한 상징적 직책이 아니라, 역할과 책임을 통해 후계자를 검증하는 방식이다.

올해 첫 오너가의 임원 승진을 알린 기업은 종근당과 JW중외제약이다.

지난 5일 종근당은 임원 인사를 통해 이장한 회장의 장남 이주원(39) 이사를 상무로 승진시켰다. 1987년생인 이 상무는 지난해 개발팀 이사로 정식 임원에 오른 데 이어 1년 만에 다시 승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룹 전체적으로 승진 규모가 줄어든 상황에서도 2년 연속 승진한 점이 눈에 띈다.

지난 7일 JW중외제약 공시에 따르면 이기환(29) 디렉터는 올해 1월 1일부로 신규 임원에 선임됐다.  1997년생인 이기환 디렉터는 JW홀딩스 이경하 회장의 장남으로, 최근 그룹의 핵심 사업 회사인 JW중외제약으로 이동해 비등기임원(디렉터)으로 선임됐다. 올해부터는 경영 참여 폭을 한층 확대할 예정이다.

이 디렉터는 2022년 JW홀딩스에 입사해 경영지원본부에서 매니저로 근무하며 그룹 전반에 대한 경영 수업을 받아온 바 있다.

지난해 7월에는 휴온스그룹 오너 3세인 윤인상(37) 휴온스글로벌 상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1989년생 윤인상 휴온스글로벌 신임 부사장은 휴온스그룹 윤성태 회장의 장남이다. 2024년 7월 휴온스글로벌 상무로 승진한 데 이어, 이번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파마리서치는 지난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창업자 정상수 파마리서치 이사회 의장의 장남 정래승(38) 이사가 사내이사로 합류했다. 정 이사는 투자전략수립 및 심사총괄 업무를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녀 정유진(35) 이사는 2023년 3월 사내이사를 맡아 해외 허가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로써 정상수 회장 슬하의 두 자녀가 모두 경영 전선에 나서게 됐다.

동국제약 오너 3세인 권병훈 실장(31)은 2024년 4월 동국제약 경영관리본부 재무기획실에 입사한 뒤 동국제약이 인수한 리봄화장품의 상무로도 합류했다. 권 실장은 리봄화장품 투자 과정에서 지분 2.2%(3900주)를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코제약은 2024년 2월 오너 2세 이지혜(35) 이사를 상무로 승진시켰다. 이 상무는 COO(Chief Operating Officer)로 전사운영총괄 역할을 맡고 있다. 이지혜 상무는 알리코제약 부회장의 셋째딸이다. 2021년 3월 사내이사 신규선임되며 경영 보폭을 확대했다.

대원제약은 2023년 오너 3세 백인영(37) 이사를 상무로 승진 발령했다. 대원제약은 형제 공동 경여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창업주 고(故) 백부현 선대회장의 장남인 백승호 회장과 차남 백승열 부회장이 함께 경영을 이끌었다.

백인영 이사는 백승열 부회장의 장남이다. 미국 오하이오주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를 졸업하고 2019년 대원제약에 입사했다. 이후 2021년 이사로 승진했고, 현재 대원제약 헬스케어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다.

이 밖에도 마더스제약의 김요섭(36) 상무는 2020년 마더스제약에 합류했다. 3년 만인 2023년 상무로 승진해 현재 기획실장으로 근무 중이다.

이처럼 업계 전반으로 2030세대 오너가 임원이 늘어나는 흐름에는 비등기임원, 디렉터, 본부장 등 비교적 유연한 직책을 통해 ‘책임은 부여하되 권한은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식이 자리잡고 있다. 경영 실패에 대한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도, 차세대 리더십을 자연스럽게 시장에 노출시키는 절충안으로 풀이된다. 

오너가 차세대를 조기에 경영에 노출시키고, 시장과 투자자에게 비교적 명확한 승계 로드맵을 제시하려는 의도가 반영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젊은 리더십을 통해 신사업과 글로벌 전략에서 유연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다는 기대와 함께, 충분한 현장 경험과 성과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승계 시계가 전반적으로 앞당겨지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며 "혈통보다, 젊은 오너가가 실제로 어떤 성과와 전문성을 쌓아가느냐가 시장의 평가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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