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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부터 약물운전 처벌 강화, '인슐린' 맞고 운전하면 불법?

  • 강혜경 기자
  • 2026-03-30 12:01:06
  • [뉴스 따라잡기] 4월 2일 개정 도로교통법령
  • 약물운전 법정형 상향-약물운전 측정 불응죄 신설
  • "제도 취지 공감하나 처방약에 일반약까지 어떻게 걸러내나"
  • 약국가 혼선 여전…'성명' 잇따른 가운데 절충안 마련되나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이부프로펜, 우황청심원, 발사르탄, 미녹시딜, 아스피린. 이 약물의 공통점이 뭘까요? 바로 '운전주의 약물'(Level 1)이라는 겁니다. 그렇다면 당뇨 환자들에게 주로 처방되는 인슐린은 어떨까요? 인슐린은 '운전금지 약물'(Level 3)에 해당합니다.

오는 4월 2일부터 개정 도로교통법이 시행되면서 제도 변화에 대한 약국의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개정 도로교통법의 핵심이 '약물운전 법정형 상향'과 '약물운전 측정 불응죄 신설' 두 가지입니다.

달라지는 약물 운전 처벌. 자료출처=경찰청

기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서 '5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약물운전 처벌이 상향되고, 측정 불응죄 역시 약물운전과 동일하게 처벌받게 된다는 내용이 핵심입니다.

처방약 복용 후 운전도 처벌대상에 해당되지만 약물운전에 대한 사회적 인식 부족으로 인해 관련한 사건·사고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9월 유명 방송인이 약물운전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며 논란이 되기 시작했는데요, 경찰청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마약·약물 운전으로 인한 운전면허 취소 건수는 237건에 달합니다.

약물이 뇌의 인지 기능에 영향을 미쳐 사고 위험을 높일 수 있는 만큼 약물운전에 대한 경각심과 제도적 관리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거죠.

-'약물운전' 정의는?= 약물운전은 약물복용 등의 영향으로 정상적으로 운전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태에서 자동차 등을 운전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다만 모든 약이 대상이 되는 건 아닙니다. 여기서 '약물'이란 마약, 대마, 향정신성의약품, 환각물질을 의미하며 해당 약물을 복용·흡입하고 운전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태에서 운전했는지 여부를 판단해 처벌받게 됩니다.

경찰청은 약 처방과 복용 전후 스스로 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약을 처방·조제받는 단계에서 의사·약사에게 안내받을 수 있고, 약봉투 주의문구로도 관련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는 거죠.

-약국 반응은? "제도취지 찬성, 위반시 과태료 부과는 탁상행정"= 약물운전의 취지와 제도 강화에 대해 약사들 역시 찬성한다는 입장입니다. 약물을 복용하는 환자들에게 운전이나 기계조작시 주의하라는 안내는 지금까지도 현장에서 루틴하게 이뤄져 온 부분입니다.

하지만 약사들이 우려하고, 약사단체가 성명을 내 철회 촉구에 나선 부분은 과태료 부과 규정입니다.

보건복지부가 입법예고한 약물운전위험고지의무화에 대한 약사법 시행규칙 등에 따르면 '약사가 환자에게 졸음이나 어지럼증 등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험성을 복약지도서에 의무적으로 표기하도록 하고, 이를 어길 시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복지부는 내달 20일까지 관련한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입장인데, 이를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약사의 복약지도를 폄훼한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경찰청은 제도 시행을 앞두고 ▲약물 처방을 받거나 구입할 때 의사나 약사에게 운전해도 괜찮은지 반드시 확인하고 ▲처방전이나 약 봉투, 용기에 '졸음유발' 또는 '운전금지', '운전주의' 문구가 있는지 확인하고 ▲졸음을 유발하는 약을 먹었다면 충분한 시간 간격을 두고 운전을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내용의 포스터를 약국에 배부하고 나섰습니다.

-당뇨약 투약 환자에게 '운전하지 마세요'가 답?= 약국에서는 혼란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한약사회는 386개 성분을 자체 분류한 참고 리스트를 공개, 정부에 공식 가이드라인 마련을 요청했는데 리스트에 포함된 약들이 방대하고, 품목도 다양하다 보니 '어떻게' 복약해야 할지가 난감하다는 입장입니다.

약사회가 안내한 단순주의부터 운전금지까지의 약물 리스트.

약사회는 ▲단순주의(Level 0~1) 3개 성분 ▲운전주의(Level 1) 166개 성분 ▲운전위험(Level 2) 199개 성분 ▲운전금지(Level 3) 98개 성분 등 4단계로 나눠 회원 약국에 관련한 내용을 안내했습니다.

"모든 이부프로펜 처방·구입 환자에게 운전을 주의하라고 안내해야 하나요?"
"인슐린은 운전금지 약물에 해당하는데, 모두 운전하지 말라고 안내해야 하나요?"
"그럼 인슐린 투여 후 몇 시간 부터 운전이 가능하다고 하면 좋을까요?"
"택배차나 화물트럭 등 운전을 생계로 하는 분들에 대해서는 약을 복용하지 말라고 해야 하나요?"

PM+20과 PIT3000 같은 약국 청구프로그램을 비롯해 굿팜 등 일부 약국 IT 서비스 업체들은 대한약사회 분류기준에 따라 복약지도에 사용할 수 있는 '약물뱃지' 기능을 도입해 서비스를 시작하기도 했지만, 졸음 유발 약물에 대한 명확한 성분 분류 체계나 가이드라인이 전무한 상태에서 약국에 대한 포괄적 의무와 처벌 규정만 신설하는 것은 난센스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습니다.

일반약까지 모두 적용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약국체인 휴베이스는 카드뉴스를 통해 약물운전에 관한 해외 사례를 회원들에게 공유했습니다.

자료출처=휴베이스.

휴베이스에 따르면 미국은 원칙적으로 부작용 경고 책임을 의사에게 있다고 정의한다고 하네요. 환자의 병력과 건강 상태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처방을 내리는 사람은 의사이므로, 약물의 부작용이나 위험성을 직접 경고할 법적 의무 또한 원칙적으로 처방 의사에게 있다고 본다는 거죠.

역국에서는 사고가 나더라도 전문가의 지시에 따라 복용하고 부작용 경고를 숙지했다면 형사 처벌을 면제해 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프랑스에서는 의약품의 겉포장이나 약포지에 약물운전 주의 픽토그램이 강제로 부착돼 인쇄돼 나온다고 해요. 중추신경계에 미치는 억제강도에 따라 직관적으로 표시가 의무화된다는 설명입니다.

대한약사회 역시 보건복지부와 관련한 내용을 지속적으로 논의해 나가겠다는 입장입니다. 노수진 대한약사회 총무·홍보이사는 "법령 수준에서 명확한 기준 설정이 선행돼야 한다. 제도 보완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복지부와 논의 중"이라며 "도로교통법이 정한 운전금지 약물 491종과 약국 처방 빈도가 높은 상위 약물 리스트를 회원들에게 공유, 복약봉투 미출력 약국을 위한 스티커 제작 파일 등을 배포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복약지도서, 봉투, 스티커 등 복약지도 기록을 남길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입니다.

한편 김호승 경찰청 생활안전교통국장은 "약물운전도 음주운전만큼 사고위험이 큼에도 국민의 인식 수준이 낮은 것이 현실"이라며 "약물도 항상 부작용이 있으니 운전할 수 있는 몸 상태인지를 판단해 몸이 안 좋으면 운전하지 않도록 해야 하고 운전자, 관련 운수업체, 관계기관 등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한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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