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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대여 444억·EB 808억…신동국 회장 주식 매입 도우미는?

  • 차지현 기자
  • 2026-04-16 06:00:44
  • 단기 차입 667억→1210억…토지·건물에 관계사 자산까지 1115억 담보 설정
  • 한미 지배력 강화용 레버리지 전략 가동, 공격적 차입에 이자비용 전년비 4배↑

[데일리팜=차지현 기자] 한양정밀이 지난해 오너 측에 제공한 대여금이 전년 대비 10배 이상 증가했다. 오너에게 대규모 자금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회사의 단기 차입금도 대폭 확대했다. 여기에 한양정밀은 보유 주식을 담보로 교환사채(EB)까지 발행, 자산 유동화도 병행했다. 회사는 자사 보유 자산을 총동원해 오너의 한미약품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한 레버리지 전략에 나선 모습이다.

한양정밀, 오너에 445억 대여 '10배 폭증'… 한미 지분 30% 확보 '실탄'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양정밀은 지난해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에게 단기대여금 명목으로 445억원을 지급했다. 전년도 회사가 신 회장에게 제공한 대여금 43억과 비교하면 10배 이상 급증한 규모다.

신 회장은 한양정밀 지분 100%를 보유한 실질적 오너다. 현재 신 회장은 장남 신유섭 대표 그리고 이효군 대표와 공동으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 기존에는 신동국·김인동·신유섭 3인 대표 체제였으나 올 2월 김인동 대표가 사임하고 이효군 대표가 새로 취임하면서 경영진 구성이 변경됐다.

신 회장이 한양정밀로부터 수백억원대 자금을 빌린 것은 이례적이다. 신 회장은 과거 2014년 31억원, 2015년 4억원, 2016년 32억원을 대여받은 이후 회사와 별다른 자금 거래를 하지 않았다. 그러다 2024년 8년 만에 자금 대여를 재개했고 지난해에는 대여금 규모를 대폭 늘린 것이다.

이 같은 자금 흐름은 신 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지분 확대 행보와 맞물린다. 신 회장은 2년 전 불거진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 등 오너 일가 측 지분을 잇따라 매입하며 백기사 역할을 수행했다.

신 회장과 한양정밀은 2024년 9월 송 회장과 임 부회장으로부터 한미사이언스 주식 총 444만4187주를 1644억원에 사들이며 본격적인 지분 확보에 나섰다. 이후 지난해 1월 임종윤 코리그룹 회장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주식 205만1747주를 759억원에 추가로 취득했다. 이어 같은 해 3월에는 신 회장이 장외 매수 등을 통해 킬링턴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주식 100만주를 350억원에 매입했다. 이어 올 초 코리포항외 5인으로부터 441만32주를 2137억원에 사들이며 한미사이언스 지분율을 더욱 늘렸다.

사실상 신 회장이 한미사이언스 지분 확대를 위해 한양정밀을 자금 조달 창구로 활용했다는 분석이다. 신 회장은 지난 3일 기준 한미사이언스 지분 22.88%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다. 신 회장은 한양정밀을 통해서도 한미사이언스 지분 6.95%를 보유 중이다. 신 회장과 한양정밀 지분율은 총 29.83%로 30%에 육박한다.

단기차입 667억→1210억 급증…관계사 자산 등 1138억 담보 설정

한양정밀은 지난해 외형과 수익성이 뒷걸음질쳤다. 한양정밀의 지난해 매출 824억원으로 전년(850억원) 대비 소폭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19억원으로 전년(28억원)보다 줄었다. 본업 수익성이 둔화된 가운데 오너 지분 확대를 위한 자금 집행이 이어지면서 재무 부담은 지속해서 커지는 분위기다.

한양정밀 유동부채는 2024년 말 840억원에서 지난해 말 2179억원으로 2배 이상 불어났다. 단기차입금 증가세도 두드러진다. 같은 기간 한양정밀 단기차입금은 667억원에서 1210억원으로 급증했다. 회사가 주식 매수나 오너 대여금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외부에서 자금을 끌어다 쓰면서 부채가 급속도로 증가한 것이다.

한양정밀은 이 과정에서 보유 자산을 담보로 설정해 차입 여력을 확대했다. 회사는 지난해 자체 토지와 건물에 대해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등에 854억원 규모 담보를 제공했다. 이에 더해 관계사인 가현(90억원)과 한양에스앤씨(140)억원의 부동산과 대표(52억원)까지 담보로 제공해 총 1138억원 규모 담보를 설정했다. 이를 통해 한양정밀은 920억원 수준의 대출 한도를 확보했다.

한양정밀이 자체 현금 동원력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 자사 토지·건물은 물론 관계사 자산까지 동원해 차입 여력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2024년 말 기준 한양정밀 현금성자산은 1908만원 불과했다. 2023년 말 2억5848만원에서 1년 새 93% 쪼그라들었다.

한양정밀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차입뿐 아니라 EB도 적극 활용했다. 한양정밀은 지난해 보유 주식 등을 교환 대상으로 해 885억원 규모 EB를 발행했다. 회사는 작년 1월 보유 중인 한미약품·동아쏘시오홀딩스·동아에스티 보통주를 교환 대상으로 해 500억원 규모 EB를 발행했다. 이어 같은 해 7월 동일한 주식을 교환 대상으로 하는 385억원 규모 EB를 추가 발행했다.

EB는 발행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다른 회사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이다. 보유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리면서, 나중에 그 주식으로 돈을 갚을 수도 있는 구조다. 한양정밀 입장에서는 보유 중인 주식을 당장 시장에 내다 팔지 않고도 현금을 조달할 수 있는 유동화 전략인 셈이다.

한양정밀이 외부 차입과 EB 발행을 추진하면서도 배당은 단행하지 않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작년 말 기준 한양정밀의 이익잉여금은 1438억원에 달한다. 신 회장이 한양정밀 지분 100%를 보유한 만큼 한양정밀이 배당을 실시하면 배당금이 전부 신 회장 개인 자금으로 유입되는 구조다. 실제 2020년 한양정밀이 1130억원 규모 배당을 실시하면서 신 회장은 배당금 형태로 대규모 자금을 확보한 바 있다.

그러나 한양정밀은 지난해 대규모 이익잉여금에도 불구하고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개인 소득세 부담이 큰 배당보다 법인의 자산을 지렛대 삼아 차입금 전체를 지분 매입 실탄으로 활용하는 것이 지배력 강화 측면에서 훨씬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한양정밀은 이처럼 전방위적으로 확보한 자금을 한미사이언스 지분 매입에 집중 투입했다. 그 결과 관련 투자자산 장부금액도 크게 늘어났다. 한양정밀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주식 장부가는 2024년 말 796억원에서 작년 말 1723억원으로 1년 새 2배 이상 증가했다.

다만 공격적인 레버리지 전략에 따른 부담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한양정밀의 이자비용은 전년 20억원에서 지난해 82억원으로 4배 이상 폭증했다. 이는 한양정밀 연간 영업이익(19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번에 신 회장 지원 등을 위해 회사가 조달한 단기차입금의 이자율은 은행권 기준 2%대 후반~3%대 초반, 관계사 차입은 4%대 중반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 이에 따라 차입 규모 확대가 곧바로 이자비용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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