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의약품 규제 24년 만 대수술…"혁신 우대+책임 강화"
- 차지현 기자
- 2026-04-29 12: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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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품관리법 실시조례 내달 15일 전면 시행…조항 90% 이상 수정
- MAH 중심 전 주기 관리 강화…신약 신속승인·사후책임 동시 강화
- 국내 제약 업계도 촉각…기회·위기 공존, 중 진출 전략 재점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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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중국이 의약품 규제 체계를 24년 만에 전면 개편한다. 신약개발과 허가 절차는 빠르게 열어주되 시판 이후 책임과 사후관리 의무는 대폭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개정안이 내달 중순부터 본격 시행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29일 KOTRA 상하이무역관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개정된 약품관리법 실시조례를 공표하고 오는 5월 15일부터 시행한다. 이번 개정은 2002년 조례 제정 이후 24년 만의 첫 전면 개정이다. 전체 조항의 90% 이상이 수정되거나 조정된 대규모 개편이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의약품의 패러다임을 '단순 제조'에서 '전 주기 책임'으로 전환하고 혁신 신약에 대한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데 있다. 이를 통해 책임 기반 규제를 강화하는 동시에 혁신 중심 산업 구조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겠다는 의도다.
가장 큰 변화는 의약품 시판 허가 소지자(MAH) 중심 관리 체계 확립이다. 기존에는 생산 기업(제조소) 관리에 주안점을 두었으나 이제는 허가권을 가진 MAH가 연구개발(R&D)부터 생산, 유통, 사후 부작용 모니터링까지 모든 단계의 최종 책임을 지게 된다.
위탁생산 관리도 한층 강화됐다. 중국 정부는 개정 조례를 통해 위탁생산을 하더라도 품질과 안전에 대한 최종 책임은 MAH에 귀속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또 약물감시 체계 강화에 따라 다국적 제약사는 중국 내 전담 약물감시 기관을 설치하고 전문 인력을 배치해야 한다.

신약 허가 체계는 임상 가치 중심으로 개편된다. 소아용 의약품과 희귀질환 치료제에는 시장 독점 기간을 부여하고, 신규 화학 성분 의약품에 대해서는 데이터 보호 제도를 신설해 개발 유인을 높였다. 아울러 임상적 시급성이 인정되는 경우 심사 절차를 가속화하고 해외 연구 데이터의 중국 내 활용을 명확히 허용키로 했다. 중국 정부는 임상 가치가 높은 신약에 대해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며 질적 성장을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사후 책임은 더욱 강화됐다. 조건부 승인을 받은 의약품은 정해진 기간 내 확증 임상을 완료해야 하며 진행 상황과 결과를 규제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승인 취소 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 혁신 신약 진입 장벽은 낮추되 사후 책임 강화로 가속허가 제도의 남용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세포치료제와 유전자치료제 등 첨단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규제는 가이드라인 수준에서 법령 체계로 격상됐다. 연구개발, 임상시험, GMP 생산, 시판 후 장기 안전성 모니터링까지 전 과정 관리가 강화된다. 특히 전주기 추적 가능성 확보와 교차오염 방지, 장기 위험관리 체계 구축이 핵심 요건으로 제시됐다.
시판 후 관리 체계도 국제 기준에 맞춰 정비됐다. 개정 조례는 ICH Q12 원칙을 반영해 의약품 변경 사항을 위험도에 따라 단계별로 구분하고 신고·보고 절차를 차등 적용하도록 했다. 제조 공정 개선은 허용하되 품질 리스크는 통제하는 방향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불필요한 행정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동시에 변경 리스크에 대한 내부 관리 체계가 더 중요해진다는 얘기다.
유통·감독 영역에서도 규제가 강화됐다. 개정 조례는 온라인 처방약 판매와 약학 서비스 제공에 대한 진입 요건을 구체화하고, 제3자 플랫폼의 책임을 명확히 했다. 처방 출처의 진실성, 거래 과정의 추적 가능성, 약학 서비스의 전문성 확보가 주요 관리 대상이다. 중국 내 온라인 약국과 플랫폼 유통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허술한 유통망을 차단하려는 의도다.

이번 규제 개편은 중국 의약품 시장의 구조 변화와 맞물려 있다. 중국 의약품 산업은 복제약·내수 중심에서 혁신 신약·글로벌 시장 중심으로 체질 개선이 진행되고 있다. 2025년 중국 기업의 해외 기술수출 규모는 1300억 달러를 돌파했고 거래 건수도 186건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수출은 1113억 달러로 증가한 반면 수입은 감소하면서 209억 달러 무역 흑자를 달성했다. 혁신 신약 중심 성장과 수입 대체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변화가 본격화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이번 조례 개정은 한국 기업에 높아진 규제 장벽인 동시에 새로운 시장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해외 임상 데이터 인정 확대와 신속 심사 체계 도입으로 한국과 중국을 동시에 겨냥한 글로벌 원 트랙 개발 전략이 가능해졌다. 여기에 데이터 보호 제도까지 더해지면서 기술력을 갖춘 국내 바이오텍으로서는 지식재산권 보호 측면에서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는 평가다.
반면 규제 대응 부담은 크게 늘어난다. MAH 책임 강화로 인해 중국 내 품질관리(QC)와 약물감시(PV) 조직을 직접 구축해야 하고 위탁생산을 활용하더라도 관리·감독 책임이 기업에 남는다. 중국 기업의 기술수출 확대와 혁신 신약 경쟁력 강화까지 맞물리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한중 기업 간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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