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검증되지 않은 첩약에 건보재정 2천억 투입이라니"
- 강신국 기자
- 2026-06-02 09: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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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강신국 기자]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이하 한특위)가 최근 드러난 ‘첩약 건강보험 적용 2단계 시범사업’의 재정 폭증 사태와 관련해 정부의 무분별한 한방 급여 확대 정책을 즉각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의협 한특위는 2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인용해, 복지부가 추진 중인 첩약 건강보험 적용 2단계 시범사업을 통한 2024~2025년 급여비 지급액이 총 1913억 9000만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정부가 추계했던 예산인 1188억원의 약 1.6배에 육박하는 수치로, 사실상 정부의 예산 통제 기능이 마비된 상태라는 것이 한특위의 주장이다.
특히 한특위는 막대한 건보 재정이 국민 생명과 직결된 중증·필수의료가 아닌, 알레르기 비염이나 기능성 소화불량 등 경증 질환 중심의 첩약 처방에 집중되고 있는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실제 지급 현황에 따르면 기능성 소화불량에 600억원 이상, 알레르기 비염에 300억원 이상의 재정이 소모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특위는 "현재 우리 의료체계는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외상·응급의료 등 심각한 필수의료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낮은 수가 구조와 과도한 법적 부담으로 필수 의료인력 이탈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한정된 재정을 경증 한방 첩약에 우선 투입하는 것은 정책 우선순위의 심각한 왜곡"이라고 날을 세웠다.
첩약 자체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도 다시 제기됐다. 한특위는 "객관적·과학적 검증 체계가 미흡한 첩약을 건보 재정으로 지원하는 것은 사실상 전 국민을 대상으로 대규모 임상시험을 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원외탕전실의 관리 부실, 사전조제 및 대량생산, 무자격자 불법 조제 의혹 등 한약 조제 시스템의 고질적인 문제점도 함께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은 의료계뿐만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이어져 왔다. 지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한정된 건보 재정은 객관적 효용성과 비용 효과성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해 사용해야 한다는 우려가 공식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따라 한특위는 정부에 세 가지 사안을 강력히 요구했다. ▲첩약 2단계 시범사업의 안전성·유효성·효과성에 대한 철저한 검증체계 마련, ▲경증 질환 중심의 무분별한 한방 급여 확대 즉각 중단 및 중증·필수의료 수가 정상화 우선 투입, ▲과학적 근거가 미흡한 한방행위 급여화 정책 전면 재검토 등이다.
한특위는 "건강보험 재정은 국민 건강 기여도와 의학적 안전성이 철저히 검증된 곳에 쓰여야 한다"며 "국민 안전과 건보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훼손하는 한방 급여 확대 정책에 대해 앞으로도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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