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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타트

'위탁제조·다품목'에 갇힌 제네릭 시장…약가개편 도화선 됐다

  • 정흥준 기자
  • 2026-06-13 06:00:58
  • 약가개편 전 복지부 연구용역서 문제점 드러나
  • 영세 품목과 위탁비율 급증...약가 차등제에도 약품비 증가
  • 배기현 사무관 "산정률 인하는 개선 위한 첫 단계"

[데일리팜=정흥준 기자]복지부가 약가제도 개편 전 진행한 연구용역 결과에서 ‘장기간 등재한, 다품목 의약품’이 전체 약품비 상승에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위탁 제조 급증 등의 이유로 영세 품목들이 난립했고, 청구액이 큰 성분도 각 품목당 평균 청구액은 10억 미만이 대부분이었다. 

12일 한국사회약학회 학술대회에서는 약가제도 개편 전 복지부가 진행한 연구용역 결과 중 일부 내용이 발표됐다.

연구에 따르면 지난 2017년 대비 2024년 제네릭 약품비는 60%가 늘어났다. 7조7661억원에서 12조4409억원으로 총 4.7조 증가했다. 전체 약품비 중에서는 46.2%의 비중이다.

배은미 고려대 약대 교수는 “제네릭 시장에서 약품비 지출 상위 20개 성분을 분석한 결과, 성분당 품목수는 평균 83.4개였다. 평균 등재 기간은 16.7년으로 장기 등재된 약제들이 주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건강보험 약품비 상위 10대 약효군에서는 이상지질혈증 치료제가 2017년부터 2024년까지 줄곧 1위를 차지했다. 더 나아가 2024년 2.78조로 2017년 대비 2.2배 성장했다.

또 복합제 성분이 시장에서 주류를 이뤄가고 있어 관리 필요성이 있음을 강조했다. 

배 교수는 “만성질환 치료제는 복합제 처방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고, 스타틴 계열에서는 2023년 복합제 시장이 단일제를 추월했다”고 말했다. 

또 정부는 기준 요건 차등약가제, 1차 재평가를 실시했지만 약품비 절감에는 유의미한 효과가 없었다고 평가했다.

배 교수는 “자체생동과 등록원료 충족 그룹의 약품비 점유율이 15.4%에서 32.4%로 급증했다.시장 재편은 유도했지만 차등약가제와 재평가 모두 유의미한 약품비 감소 효과는 없었다”고 말했다.

7년간 위탁제조 44%→63% 증가...10억 이하 품목 난립

제네릭 시장은 연 매출액 800억 초과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었다. 청구액 비율로 80%에 육박하고 그 비중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매출액 800억을 초과하는 제약사의 제네릭 청구액 점유율은 지난 2017년 71.9%%에서 2024년 83.6%%로 증가한 반면, 800억 미만 제약사는 24.3%에서 12.4%로 감소했다.

또 혁신형 제약기업의 총 청구액 중 제네릭이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49%에서 37%로 줄어들었다.

한은아 교수는 “매출 800억 초과 기업의 판매 약 중 제네릭 비중은 78%에 달한다. 하지만 연간 청구액은 10억원 미만 품목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또 800억 초과 기업도 위탁제조 비중이 57.7%에 달한다”며 규모가 있는 기업도 차별성이 없다고 설명했다. 

연구에서는 위탁 제조 품목의 급격한 증가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2017년 44%였던 위탁 제조 품목 비중은 2024년 63%로 급증했다. 품목수는 많아졌지만 청구액 증가는 30%에서 35%로 증가했다.

즉, 영세 품목만 대거 늘어났다는 의미다. 다품목 등재로 시장 경쟁이 치열한 성분에서는 평균 54개의 약품이 경쟁을 벌였다.

위탁제조 비율이 높으면 제조사에 문제가 생길 경우 전체 공급 문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취약점이다.

한은아 연세대 약대 교수는 “경쟁이 심한 다품목 시장은 전체 제네릭 시장의 15%로 작다. 하지만 청구액은 60%를 차지하고, 품목수로도 60%가 몰려있다”고 지적했다.

경쟁이 심한 다품목 시장의 제네릭 가격을 인하할 경우, 수급 영향은 적게 미치면서 약품비 절감 효과는 클 수 있다는 결론이다.  

"제네릭 산정률 인하는 시작...CSO·필수약 등 후속 조치 고민중"

이날 현장 토론에서는 약가제도 개편을 추진한 복지부와 건보공단, 심평원 관계자들이 참석해 문제점에 대해 공감했다.

이종환 심평원 약제평가부장은 “해외에서는 제네릭 가격이 지속적으로 인하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사용량 약가연동으로 일정 수준의 판매 실적이 있어야만 인하가 이뤄진다. 규모가 작은 제네릭 약제들에는 사각지대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 부장은 “현재 제도는 최고가와 동일가를 부여하는 방식이라, 한 제품이라도 사후관리를 피해서 최고가를 유지하게 되면 후발로 들어오는 약들도 높은 가격을 그대로 받게 된다”며 사후관리와 약가 산정 기준의 개선 필요성을 언급했다.

공단에서는 약품비 지출 구조와 사용량 모니터링을 체계적으로 운영해 개선을 위한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김형민 신약관리부장은 “등재된 약제 중 생산되거나 공급되지 않는 약이 많다 보니 경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약가도 떨어지지 않는 문제가 있다”며 미생산-미청구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배기현 복지부 사무관.

이어 김 부장은 “약품비 지출이 증가하는 요인은 약가 측면도 있지만, 사용량 증가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면서 신규 제네릭에 대한 사용량을 지속 모니터링하겠다고 덧붙였다.

복지부는 약가개편을 통한 제네릭 산정률 인하는 제도 개선을 위한 첫 단계라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 CSO, 필수의약품 적정 보상 등 후속 조치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기현 보험약제과 사무관은 “약가 제도 개편을 통해 산정율을 45%로 낮췄던 것은 제도 개선 방향으로 나아가기 전 최소 밑단이라고 본다. 불필요한 지출을 덜어내며 나아가기 위해 기본을 갖춘 것”이라고 말했다.

배 사무관은 “CSO 수수료율이 평균 37% 정도 된다는 보도들이 있다. 업계에서도 그렇게 추정하는데 (발표중)제네릭 품목 당 10억원 이하인 상황에서 과연 이게 지속 가능할까 싶다”면서 “또 필수의약품은 자발적 공급자가 나오지 않고, 안정적 시장에만 쏟아지는 상황은 정부가 지속적으로 풀어야 할 숙제라는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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