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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연화의 관점] 치료실패 10% vs 성공 90%, 프레이밍 전략(18)인간이 다면체이듯, 현상도 다면체이다. 발생하는 모든 사건은 다양한 면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원하는 방향에 따라, 그 사건의 다양한 면 중 하나의 면이 보이게 메시지를 생성한다. 이를테면, 수학 문제 20개 중에서 4개나 틀렸다는 아이에게, 16개나 맞춘 것일 수도 있지 않겠냐는 말을 하거나 혹은 4개밖에 틀리지 않았다는 의기양양한 말에 4개나 틀린 걸 수도 있다며 압박을 가하기도 하고 말이다. 같은 결과일지라도, 의도에 따라 인간이 생산하는 메시지의 면은 달라진다. 만드는 사람의 의도가 담긴 메시지 구조화 방법의 하나인 프레임(frame)은 사전적 의미로 어떤 현상을 바라보는 "틀"의 개념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어떤 현상을 설명할 때 특정한 프레임을 통해 메시지 수용자가 바라볼 관점을 의도적으로 제시한다. 그리고 프레이밍(framing)은 어떠한 관점을 강조하거나 내용을 포함(inclusion) 및 제외(exclusion)하는 과정을 통해 프레임을 만드는 것을 의미하며 "틀짓기"로 불린다. 헬스커뮤니케이션 영역에서 프레이밍은 설득을 위한 메시지 전략의 방법론으로 많이 활용된다. 대표적인 프레이밍 방법은 아이오와 대학교의 심리 마케팅 교수인 어윈 레빈 (Irwin P. Levin)에 의해 속성 프레이밍(attribute framing)과 결과 프레이밍(outcome framing) 방법으로 개념화되었다. 먼저, 메시지를 속성 프레이밍한다는 것은 특정 속성을 강조하여 프레임을 만드는 방식을 말한다. 구체적으로 "치료제 A는 30%의 치료 성공 가능성이 있다"로 메시지를 짠다고 가정해보자. 치료는 성공과 실패로 나눌 수 있기 때문에 30%의 성공은 70%의 실패와 동등한 의미이다. 하지만 "치료제 A는 70% 치료 실패 가능성이 있다"라는 부정적 속성 프레이밍보다 성공을 강조한 긍정적 속성 프레이밍에서, 사람들은 좀 더 치료받고 싶어 했다. 마찬가지로 "부작용 가능성이 1%입니다"라는 메시지는 부작용을 강조한 부정적 속성 프레이밍 방식으로 볼 수 있고,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은 99%입니다"라는 메시지는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을 상황, 즉 긍정적 속성을 강조한 프레이밍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예상대로, 사람들은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명시될 때, 복용 의도를 높게 보였다. 또 다른 예로, "고혈압 환자의 대다수가(열의 아홉이) 복용 후 2주 정도면 고혈압약에 적응한다"와 같은 긍정적 속성 프레이밍은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환자의 불안감을 해소하며, 부작용에 대응하는 과정까지 원활하게 만들 수 있다. 인플루엔자 백신에도 같은 프레이밍 방식이 적용될 수 있다. "인플루엔자 백신을 맞으면 부분적으로 팔의 아픈 증상을 느끼지만, 대부분 일주일 안에 괜찮아진다"라는 설명이 대표적이다. 의약품의 특성상 완벽한 긍정성을 가지기는 어렵지만, 긍정적인 속성을 강조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편, 결과 프레이밍 방법은 행동 유무와 특정 결과 득실을 연결한다. 예를 들어 선크림을 바르는 행동의 유무를 피부암이라는 결과와 연결하여, 이득과 손실로 프레이밍할 수 있다. 먼저, ‘선크림을 바르면 혹은 선크림을 바르지 않으면’으로 행동 유무를 표현한다. 이후, 피부암 예방 여부로 결과의 이득과 손실을 연결한다. 결과 프레이밍 법칙에 따라, 도출된 이득 프레이밍은 "선크림을 바르면 피부암을 예방할 수 있다"이고, 손실 프레이밍은 "선크림을 바르지 않으면, 피부암을 예방할 수 없다"이다. 전자는 건강 행동을 하는 경우 얻을 수 있는 결과를 표현했고, 후자는 건강 행동을 하지 않는 경우 잃을 수 있는 결과를 표현했다. 어떤 결과 프레이밍이 효과적이냐는 맥락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데, 선크림을 바르는 행동에 관한 태도가 관련이 있었다. 미네소타 대학교의 임상 심리 분야 교수인 알렉산더 로스먼(Alexander J. Rothman)과 동료들의 연구에 따르면, 선크림을 바르는 행동을 이로운 행동이라고 생각할 때는, 확실한 이득을 강조하는 이득 프레이밍이 좀 더 효과적이었다. 반면, 선크림을 바르는 행동을 그다지 이롭다고 생각하지 않는 경우(비타민 D 부족, 면역력 부족, 피부 손상 등) 손실을 강조하는 메시지가 좀 더 효과적이었다. 즉, 결과 프레이밍은 메시지 수용자가 이미 가지고 있는 생각, 태도에 따라 적합한 프레임이 다르다는 의미이다. 전략 커뮤니케이션 연구자 컬크 할라한(Kirk Hallahan) 교수는 프레이밍이 사람들의 관점을 형성하는 과정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현실의 구성(the construction of reality)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평가하였다. 다시 말해, 전문가가 어떤 프레임으로 대상을 전달하느냐에 따라 사람들이 평가하는 속성은 달라질 수 있다. 아울러, 전문가가 사람들의 기존 태도를 감지하고 그에 따른 맞춤 결과 프레이밍을 제공할 때, 사람들의 행동 의도 역시 달라질 수 있다. 여러 번 강조하지만, 약사의 커뮤니케이션은 환자의 건강 결과를 목적으로 한다. 그렇기에, 다양한 메시지 전략을 활용해 고객 혹은 환자의 관점을 공략하여, 건강 행동으로 끌고 나갈 필요가 있다. 사고의 틀을 바꿔 주는 프레이밍은 설득 커뮤니케이션의 중요한 도구라는 점, 기억하자.2023-01-25 20:05:00데일리팜 -
[기자의 눈] 알리코제약의 주주가치 제고 방식[데일리팜=이석준 기자] 기업의 '주주가치 제고' 방식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실적, 배당, 투자 등이 대표적이다. 이중 투자는 기업 방향성을 예측할 수 있는 주요 잣대로 평가된다. 예측가능성은 기업가치 제고로 이어진다. 투자자 또는 주주 입장에서 기업의 미래 가치를 가늠할 수 있는 무형자산이 되기 때문이다. 알리코제약은 2018년 2월 코스닥 상장 후 여러 방면에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결과물은 속속 도출되고 있다. 최근에는 진천 신공장 내 품질관리동을 확장& 8729;이전하고 가동에 들어갔다. 자동화 시스템을 갖춘 내용 고형제 제조라인은 오는 4월에 준공할 예정이다. 준공 시 기존 캐파의 두 배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진천 신공장은 알리코제약이 2018년 상장 당시부터 공들여온 작품이다. 회사는 상장 자금으로 진천 신공장에 175억원(생산시설 확충 85억원, 신규생산라인 구축 90억원)을 집행했다. 지난해는 진천 신공장 업그레이드를 위해 100억 규모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케파 확장과 효율섯 증대를 위해 영업이익(2021년 48억원) 수년 치를 쏟아부었다. 알리코제약의 투자는 시설 뿐만이 아니다. 회사는 2021년부터 정부의 약가 인하 리스크(기등재 제네릭 재평가 약가제도)를 최소화하기 위해 뇌질환, 고혈압, 당뇨병 등 매출 상위 품목 자사전환을 위한 26건의 생동실험을 진행했다. 지난해 목표를 완료하고 올해부터 순차 생산에 들어가게 된다. 타법인 투자도 상장 후 100억원을 넘어섰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메디튤립 30억원 등에 115억원을 투자했다. 이중 12억원을 집행한 큐로진생명과학은 전량 엑시트하는 성과도 거뒀다. 신사업 투자도 단행했다. 알리코제약은 2021년 1월 여성특화 브랜드 '위민업(WEMEAN UP)'을 발족했다. '위민업'은 의약품 건강기능식품 의료기기 등 여성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알리코제약의 상장 후 다방면 투자는 기업가치 제고로 이어진다는 평가다. 미래 성장 동력 확보로 실적에 대한 예측성을 높여주고 경영 방향성을 제시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알리코제약이 미래 동력 쌓기 투자를 통해 자신들만의 주주가치 제고 방식을 만들고 있다.2023-01-25 06:00:03이석준 -
[기고] 약료는 국제적이고 공신력 있는 용어다& 65279; 최근에 전문약사제도를 둘러싸고 복지부가 견지해온 '약료'라는 용어가 특정단체에 의해서 입법예고 내용에 삽입되지 못하게 되었다. 의사는 진료를 하고, 간호사는 간호를 하는데, 약사는 무엇을 하는가? 약사의 업무를 어떤 한 단어로 정의할 수 있을까? 국내 보건의료기본법, 약사법, 의료법에 따르면, 약사(藥師)는 '보건의료인'이지만 의료인이 아니며 약국은 '보건의료기관'이지만 의료기관이 아니다. 이를 볼 때, 국내 법률적으로 약사(藥師)와 약국이 '의료' 관련 용어들과 독립적으로 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약사법은 '약사'(藥師)를 '약사'(藥事)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자로 정의한다. 한자어를 제거하면, 존재의 업무가 존재를 지칭할 수 있으니 문학적으로 멋진 말이지만, 맥락 없이 전달되면 청자에게 쉽게 혼동을 줄 수 있는 표현이 된다. 그렇다면, 약사(藥事)를 무슨 용어로 대체해야 국내법상의 의료와 독립적이면서 동시에 약사(藥師)의 업무에 대한 의미를 청자에게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을까? 국내 상용 예에서 Health Care는 '의료'(醫療)로 쓰이고, Medical Care는 의료 또는 진료(診療)로 쓰이는데, 영어의 Pharmaceutical care는 한글의 무엇으로 쓰일 수 있을까? 기존의 예시를 봤을 때, 영어의 Care가 '료'(療)로 대응되어 표현되고 있고, Pharmaceutical은 '약학의'란 의미를 가지고 있으므로 Pharmaceutical Care는 약료(藥療)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약료(藥療)는 1990년대 초반 Hepler와 Strand에 의해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확실한 치료성과를 나타낼 수 있도록, 약물요법을 책임감 있게 제공하는 것”이라는 정의로 도입되었고, 세계보건기구(WHO)의 1996년 발표에 의하면 약료(pharmaceutical care)가 약사(藥師)의 행위에 대한 철학으로서 확립되었다고 했다. 미국국립의학도서관(NIH National Library of Medicine, NLM)의 2023년도 의학주제표목(Medical Subject Headings, MeSH)에서는 약료(pharmaceutical service, pharmaceutical care)가 약사(pharmacist)에 의해 제공되는 것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덧붙여 세계 3대 의학저널인 The Lancet과 미국의사협회저널(JAMA)에서는 약료(pharmaceutical care)는 환자의 결과 향상이 목적이고 약사(藥師)의 의한 약료에 대해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 게다가 미국국립보건원 임상센터 약제부(NIH Clinical Center Pharmacy Department)는 약료(pharmaceutical care)를 제공하는 부서로 자신을 소개하고 있고, 미국병원약사회(ASHP)는 약사(pharmacist)의 미션은 약료(pharmaceutical care)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한자어를 상용하는 중화권에서도 약료(藥療)라는 용어가 Pharmaceutical Care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결론적으로 보건의료 학술을 선도하는 세계 우수 의학기관들이 이미 확립해서 널리 쓰이고 있는 용어인 Pharmaceutical Care를 표현하고 이해하기 위해 후발주자인 대한민국이 약료라는 용어를 도입하게 되었다. 그래서 약료는 약사(藥師)의 업무인 약사(藥事)를 설명하는 표현이며 그 의미가 명료해서 국내법상의 의료와 독립적으로 표현될 수 있고, 국제적이면서 공신력을 가진 용어임을 알 수 있다. 이를 볼 때, 현재 특정 단체와 복지부에서 행해지고 있는 약료 용어의 삭제는 대한민국 보건의료의 선진화 및 글로벌화를 저지시킬 수 있어서 우려스럽고, 보건의료분야를 혁신적으로 도약시키려는 현재 전(全) 정부차원의 노력이 헛되게 되지 않기를 희망해본다.2023-01-24 18:00:26홍사익 약사 -
[기자의 눈]R&D 속도내는 K제약바이오...희망 키운다[데일리팜=황진중 기자] 제약바이오 업계가 검찰 수사와 주가 조작, 투자 심리 악화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음에도 신약 연구개발(R&D) 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 HK이노엔은 올초부터 긍정적인 성과를 내면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이 몽골, 중국, 필리핀, 인도네시아에 이어 싱가포르에서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중국의료보험심사국에 따르면 케이캡은 최근 타이신짠이라는 이름으로 중국 의료보험에 등재됐다. 지난 2015년 뤄신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후 지난해 허가와 비급여 출시에 이은 쾌거다. HK이노엔은 케이캡 적응증 확장을 위한 임상을 꾸준히 진행 중이다.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과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적응증으로 허가를 받은 데 이어 위궤양과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유지요법,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등의 적응증을 추가로 획득했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NSAIDs) 병용투여 요법 임상 3상도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도 제약바이오 업계 신약후보물질 R&D 관련 소식은 대거 등장할 전망이다. 우선 국내 제약사와 바이오기업 오픈이노베이션 모범 사례로 꼽히는 유한양행의 3세대 폐암신약 레이저티닙(국내명 렉라자) 임상 결과 관련 발표가 주목된다. 유한양행 글로벌 파트너사 얀센에 따르면 레이저티닙+리브레반트 1차 치료제 목표 임상 3상인 MARIPOSA의 중간 데이터 발표가 올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2차 치료제 목표 임상 3상 MARIPOSA-2 1차 종료는 오는 5월 이뤄질 예정이다. 한올바이오파마도 올해 임상 결과를 여러 건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파트너사인 하버바이오메드는 1분기에 중증근무력증(MG) 치료제 후보물질 '바토클리맙' 임상 3상 결과를 공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반기에는 바토클리맙 추가 적응증인 그레이브스병(GD) 임상 2상 초기 데이터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안구건조증 치료제 'HL036'의 미국 3-2상 결과도 오는 3,4월 경에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바이오기업 후보물질 임상은 순항 중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한독과 컴패스에 기술이전한 진행성 담도암 치료제 후보물질 'ABL001' 임상 2상 중간결과 관련 초록을 미국임상종양학회 소화기암 심포지엄(ASCO GI)에서 최근 공개했다. 예후가 좋지 않고 표준치료법이 없는 진행성 담도암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4세대 폐암 치료제 후보물질 'BBT-176'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BBT-176은 더 이상 치료 옵션이 없는 말기 내성 폐암 환자 대상 신약후보물질 중에서 가장 앞선 임상 단계에 진입한 물질이다. 기술이전 등으로 성과를 내고 있는 '선배' 바이오기업을 중심으로 제약바이오 생태계를 위한 펀드 조성이 이뤄지고 있다.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알테오젠, 펩트론, 수젠텍 등 선배 바이오기업들은 제약바이오 생태계를 위해 500억원 규모 바이오 투자 펀드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4곳이 80억원을 출자하고 증권사 등 재무적 투자자(FI)와 제약사 등 전략적 투자자(SI)로부터 투자금을 더 확보할 계획이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더 유연한 오픈이노베이션의 한 종류로 보고 제약사들이 참여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생 바이오벤처의 자신감도 돋보인다. 최근 개최된 제약바이오 업계 행사에서 만난 한 신생 바이오벤처 최고사업개발책임자(CBDO)는 "바이오 투자 심리가 위축돼 너무 어려운 상황이지만 우리 기술력에 자부심이 있다"면서 "제약사와 진행하는 협력 논의에서는 다양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당장 결과를 내지 못하더라도 역량을 쌓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약사, 바이오기업, 신생 바이오벤처를 가리지 않고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는 힘들 때일수록 신약 개발 사업 등을 통해 어려운 시기를 돌파한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제약사의 신약 R&D 성과는 재투자나 바이오기업과의 오픈이노베이션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바이오기업은 유망한 후보물질 개발 역량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고군분투가 긍정적인 결실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2023-01-20 06:13:18황진중 -
[데스크시선] 마지막 영전과 현대판 공명첩[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연초가 되면 어김 없는 연례 행사가 있다. 바로 정기 인사발령이 그것이다. 정부부처·공공기업·일반 사기업을 막론하고 최고 인사권자는 논공행상에 따라 직급·직책·보직을 새롭게 부여해 조직 쇄신을 꾀한다. 진급·승진은 능력과 실력에 그 기반을 두고 있지만 임명권자와의 두터운 신뢰·충성도 즉 줄타기 또는 라인을 잡는 것도 성패를 좌우하는 2% 묘미이자 암묵적 공식이다. 특히 군인의 경우 진급은 군생활 연명의 목숨줄이다. 위·영관 장교의 정점인 대위·대령에서 3차 누락되면 군복을 벗어야 하기 때문이다. 업은 다르지만 헬스케어산업군에서도 승진은 안위 보전과 직결된 예민한 부분으로 받아 들여진다. 제약바이오산업 종사자 중 특히 승진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직급은 부장급 인사다. 시대적 흐름이 통합팀장제로 상당수 전환됐다고 하지만 사원에서 대리, 과장에서 차장으로 승진은 감개무량 그 자체다. 승진에 따른 연봉 인상 뿐만 아니라 조직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역할론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유독 부장급 인사들은 임원 승진을 그토록 열망할까. 현장에서 접한 그들의 전언은 승진에 따른 부대 여건의 변화(수당·차량지원·개인업무 공간)가 아닌 명예로운 용태가 지배적이다. 속칭 부장 말호봉의 근무 연수는 30년에 가까운데, 그간의 모든 공적을 별이라는 임원 승진으로 갈음하는 논리다. 수치 상 실적이 여실히 파악되는 영업·마케팅부서를 제외하면 연구개발·홍보·관리·생산팀의 회사 공헌도를 객관적으로 증명하기는 쉽지 않다. 오늘 당장 신약후보물질이 적응증을 확보하지 못했더라도 훗날 별개의 효능효과로 약물 재창출되는 사례와 기초연구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데, 이를 획일적으로 평가하기란 어렵다. 홍보업무 역시 마찬가지다. 연간 100건의 보도자료를 통한 기업 PR도 중요하지만 1건의 리스크 관리 실패에 따른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그로 인한 무능의 멍에를 짊어질 수도 있다. 기타 업무지원 부서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하지만 빛을 보는 경우는 드물다. 방향타를 잡고 있는 최고경영자는 승진과 관련한 조직관리 부분에 있어 많은 숙고를 기울이고 있지만 직원 모두가 99.99% 만족하는 솔루션을 창출하기는 어렵다. 전통적 관료구조인 피라미드 방식을 택할 것인지, 계급이 존재하지 않는 수평적 또는 원탁형 배치를 띨 것인지 아니면 절충형인 마름모형 인적 구조를 가져갈 것인지 부단히 고민한다. 3가지 직급 구성 모델의 장단점은 여실하고, 선택과 책임은 오롯이 CEO의 몫이다. 55세 이상 직원에 대한 임금피크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전통·현대적 관점의 융합형 인력구조를 펼치는 것은 기업 성장의 전략적 목표다. 진급 불만과 관련한 패착의 수는 삼국지에서도 좋은 교훈을 주고 있어 마음에 새길 필요가 있다. 촉군의 백전노졸이자 오호대장군 조운의 상산 출신 선배인 나평안(가상인물)이 장군이 되지 못한 것에 앙심을 품고, 적국의 사령관인 조영(가상인물)에게 장군 직을 보장 받은 후 군사 기밀을 누설해 조운의 부대는 봉명산전투에서 전멸 당한다. 이 같은 조운의 비극적 최후 이후 촉군의 최고 통수권자인 제갈공명 역시 북벌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오장원에서 영욕의 생을 마감한다. 역사적 사실을 극화한 소설이지만 나평안의 배신과 관련한 극적 구성은 승진과 관련한 조직 관리의 중요성을 역설하기에 충분하다. 내부 고발을 촉발한 원인 중 하나가 승진 누락에 대한 불만이라는 조사 결과도 눈길이 간다. 이직을 밥 먹든 한 사례가 아닌, 평생을 한 직장에 몸 바쳐 왔지만 희망고문 끝에 임원이라는 별을 달지 못하고, 부장으로 퇴직을 앞둔 경우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도 같다. 이들의 한결 같은 입장은 직급수당을 포함한 경제적 이익과 권한 확대가 아니다. 초급 임원인 이사 타이틀을 마지막으로 수 십 년 직장생활을 마감하는 것이다. 그야말로 현대판 공명첩의 갈망이다. 객관적 직무가치·역량평가 기준과 융합된 인간적 보상·처우를 실현시키는 21세기형 동반성장 중심 승진 시스템 도입이 절실한 이유다.2023-01-19 06:00:00노병철 -
[모연화의 관점] 인지부하 유발하는 부작용 메시지 구조(17)위험커뮤니케이션 연구자인 폴 슬로빅(Paul Slovic)은 위험이 이해하기 어려운 구조로 표현되면 그 자체로 이해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진실이 왜곡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회적 위험 관리는 위험 메시지가 사람들에게 어떻게 해석되는지를 탐구하는 거로부터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메시지 구조와 인간의 인지구조 관계를 살펴보도록 하자. 인지구조는 크게 세 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새로운 정보(novel information)가 들어오는 감각기관(sensory input), 정보를 처리하는 작업기억(working memory), 스키마의 형태로 정보를 저장하는 장기기억(long-term memory)이 그것이다. 그런데 메시지를 처리하는 인간의 작업기억은 제한된 용량(limited capacity)을 가지고 있다. 이를 두고 프린스턴 대학교 교수인 조지 밀러(George A. Miller)는 인간이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항목의 수는 고작 7개 정도라고 주장하지 않았던가. 작업기억의 용량 한계는 교육심리학자인 존 스웰러(John Sweller)가 연구, 발표한 인지부하이론(cognitive load theory)의 기본 전제 역할을 한다. 인지부하이론은 작업기억이 제한되어 있으므로, 인지구조를 고려한 메시지나 정보 설계를 주창한다. 실제로, 우리는 메시지 나열 구조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는다. 예컨대, 효율적인 기억을 위해 노트 정리를 다시 했던 경험을 떠올려 보자. 교과서에 나온 긴 문장을 쪼개어 한눈에 들어 올 수 있게 바꾸고, 관련되었으나 떨어져 존재했던 정보들을 포스트잇에 붙여 한곳에 모으는 작업 말이다. 이것은 본능적으로 인지부하를 줄이려는 노력이다. 그렇다면, 이론적으로 어떤 인지부하를 줄일 수 있을까? 학문적으로, 인지부하이론은 작업기억 내에서 겪는 인지부하를 세 가지로 구분했다. 내재적 인지부하(intrinsic cognitive load), 외재적 인지부하(extraneous cognitive load), 본유적 인지부하(germane cognitive load)가 바로 그것이다. 이 중, 우리가 노트 정리를 통해 다른 말로 나열된 메시지의 구조 변경을 통해 줄일 수 있는 인지부하는 외재적 인지부하이다. 외재적 인지부하는 정보의 형식 및 절차 구조에 의해 발생하며 메시지 이해를 낮추는 인지부하로 알려져 있다. 한편, 본유적 인지부하와 내재적 인지부하는 꾹 참고 견뎌야 배울 수 있는 내용 자체에서 오는 부하를 의미한다. 참고로, 이것들은 메시지의 구조적 형식을 바꾼다고 해서 줄어들지 않는다. 이러한 내용을 기반으로, 의약품 부작용 메시지를 평가해 보자. 먼저, 의약품 부작용의 내용은 안전성 및 알권리 확보 차원에서 발견된 부작용들을 모두 포함한다. 이에 부작용 메시지의 양은 시간이 흐를수록 증가할 수밖에 없고, 이것은 부정적 정보 과부하(negative information overload)로 불리며 의약품에 대한 불안(anxiety)과 공포(fear)를 유발하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내용에 의해 발생하는 부정적 인식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그건 의약품 부작용 메시지의 태생적 운명 같은, 내재적 인지부하인 것이리라. 문제는 부작용 메시지가 나열되는 구조적 형식이다. 국내 의약품 부작용 메시지 구조를 살펴보자. 국내 의약품 부작용 메시지의 구조는 신체 기관에 따라, 부작용 가능성과 부작용 종류를 나열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신체 기관은 11~13개로 구분되기 때문에 항목 숫자는 열 개 이상이다. 이에, 메시지는 다음과 같은 구조로 부작용 종류와 가능성을 나열한다. 이런 형식의 부작용 메시지를 본 경험이 있는가? 보통은 예시보다 훨씬 길다. 그래서 읽을 엄두조차 나지 않는다. 용기 내어 읽기를 시도하는 메시지 수용자조차, 신체 기관을 확인하고, 각각의 부작용의 가능성을 해석하고, 종류를 확인, 종합하는 과정을 통해 이해를 포기하게 된다. 즉, 신체 기관별로 부작용 메시지가 분산되어 있으면, 학습자는 분산된 대상들을 각각 이해한 후, 통합해야 하므로 외재적 인지부하를 경험할 가능성이 크다. 부작용 메시지의 구조적 문제를 일찍 파악한 해외에서는 2000년대 초반부터 정교하지 않은 메시지 구조와 위험 인식의 관계를 탐색해왔다. 그 결과, 2009년 1월 12일 유럽 연합은 부작용 메시지를 수용자의 위험 인식에 근거하여 모호하지 않게 표현하기 위한 방침을 발표했다(Guideline on the Readability of the Labelling and Package Leaflet of Medicinal Products for Human Use). 구체적으로 "기관/ 시스템/ 군"(organ/system/class)에 의한 분류는 일반적인 메시지 수용자에게 익숙하지 않으니(not familiar) 추천하지 않는다고 밝혔고, "very common"의 구두적 표현을 사용할 때는 "more than 1 in 10 patients"을 함께 사용하도록 권고하였다. 이에 미국과 유럽의 부작용 메시지는 신체 기관 별로 부작용을 나열하지 않고, 다섯 단계의 부작용 가능성 별로 부작용 종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통합적인 구조로 되어 있다. 부작용 메시지 구조 개정은 수용자의 인지 부하를 최소화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으로 평가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부작용 메시지 표현 및 구조에 의한, 수용자의 인지부하 그리고 왜곡된 부작용 인식 정도에 관한 점검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메시지를 읽는 일반 수용자 관점에서 다양한 연구가 수행되어, 머리가 덜 아픈 부작용 메시지들을 볼 수 있길 바란다.2023-01-18 20:00:34데일리팜 -
[기자의 눈] 개점휴업 전자처방전 협의, 정부 의지 있나[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지난해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전자처방 시스템 협의체가 반년 가까이 개점 휴업 상태다. 비대면 진료 제도화를 공언하며 올해 초 시동을 걸겠다는 정부 방침과는 분명 다른 행보다. 지난해 3월 보건복지부는 보건의료발전협의체 산하 ‘안전한 전자처방전협의체’를 구성했다. 3월부터 6월까지 총 3차례 회의가 진행됐고, 회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일정 부분 방향성에 대한 협의도 이뤄졌다. 협의체의 당초 운영 계획대로라면 지난해 7월까지 5차례 회의를 거쳐 전자처방시스템의 추진 방향을 협의해 관련 내용에 대한 연구용역이 진행되고, 지금쯤 세부 운영 방안이 나왔어야 했다. 하지만 협의체는 지난해 6월 이후 별다른 계획이나 추후 일정에 대한 협의도 없이 중단된 상태이며, 그렇게 반년 이상이 흘렀다. 복지부는 협의체 중단 이유에 대해 당시 화상투약기 실증특례 추진에 따른 약사회의 정부 협의 보이콧과 이태원 참사 등 사회적 여건을 들었다. 약사회가 화상투약기 실증특례 통과에 따른 반발로 정부와의 협의 중단을 선언한 것이 협의체 중단의 시작이었다면 10월 말에 벌어진 이태원 참사로 이번 협의체 운영에 관심을 쏟을 여력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복지부 담당자는 이달 초 데일리팜에 “이른 시일 내 구성원들과 논의를 거쳐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관련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고, 협의체의 주 참여 기관인 약사회는 협의체 재개에 대한 복지부의 어떤 입장이나 계획도 들은 바 없다고 전했다. 이쯤 되면 복지부가 전자처방전 추진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 궁금해 진다. 비대면 진료 제도화에 있어 전자처방전 도입은 필수 불가결한 조치인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전자처방전이 제도화되지 않는다면 ‘한시적 비대면 진료’가 허용된 현 상황을 비춰볼 때 개별 플랫폼이 개입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해 약사회는 비대면 진료 제도화의 전제 조건으로 공적 전자처방전 제도화를 주장하고 있다. 정부의 비대면 진료 제도화가 기정사실화 되면서 약사회는 전자처방 시스템 마련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비대면 진료 제도화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도 밝혔다. 반면 의료계는 초지일관 전자처방 시스템 도입에 반대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전자처방전협의체에도 보이콧을 선언하며 참여하지 않은 바 있다. 비대면 진료 제도화가 눈 앞에 온 상황에서 전자처방전 협의를 미루는 복지부의 태도가 단순 태만인 건지, 의료계의 눈치를 보는 것인지 묻고 싶다.2023-01-18 17:16:02김지은 -
[기자의 눈] ADC 기술에 거는 기대[데일리팜=정새임 기자] 최근 열린 '엔허투' 국내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연자로 참석한 박연희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유방암에서 이런 데이터를 본 적이 없다"고 평했다. 그만큼 엔허투가 우수한 효능을 보였다는 뜻이다. 그는 "여담이지만 엔허투 임상 당시 환자 등록이 많아 식품의약품안전처 실사를 받은 적 있다. 가장 걱정했던 건 '나조차 모르는 잘못이 발견돼 이 약에 피해를 주면 어쩌지'라는 부분이었다. 그만큼 환자들에게 필요한 약"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엔허투는 지난해 세계 3대 암 학회인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청중의 기립박수를 받기도 했다. 유방암 환자의 절반을 차지하지만 기존 약제가 잘 듣지 않는 HER2 저발현 환자에서도 엔허투는 최초로 효능을 입증했다.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화학요법군 대비 절반까지 줄여 작년 ASCO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엔허투는 항체약물 접합체(ADC)다. ADC는 암세포 표면의 특정 표적항원에 결합하는 '항체(Antibody)'와 세포 사멸 기능을 갖는 '약물(Payload)'을 '링커(Linker)'로 연결해 만든 약이다. 이전에도 여러 ADC 제제가 있었지만 엔허투가 특히 각광을 받고 있는 건 차세대 기술을 적용해 기존 ADC 제제의 단점을 보완했기 때문이다. ADC는 독성이 높다는 우려와 달리 엔허투는 용량제한독성(DLT)이 나오지 않았고, 약물의 높은 세포막 투과성으로 주변 종양세포에도 영향을 미쳐 사멸을 유도하는 효과(Bystander antitumor effect)를 낸다. 엔허투의 각광으로 ADC에 뛰어든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바이오텍은 주로 핵심 플랫폼 기술을 개발하고, 규모가 큰 기업들은 지분 투자나 공동 개발을 추진한다. 국내 주요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들도 앞다퉈 ADC 생산시설 갖추기에 나섰다. 동아쏘시오그룹,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롯데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진제약, 셀트리온, 안국약품, 유한양행, 피노바이오, 한미약품 등 여러 바이오텍과 중견·대형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모두 ADC에 뛰어든 상태다. 어느 분야가 그렇듯 이들이 모두 좋은 성과를 낼 순 없다. ADC처럼 첨단 기술이 적용되고,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가 많은 분야에서는 치열한 기술력 경쟁을 펼쳐야 한다. 한때 ADC에 대한 빅파마의 관심이 폭삭 식었던 때가 있다. 기술적 한계로 독성 등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해 임상이 중단되는 사례가 나오면서다. 첨단 기술이 적용된 만큼 높은 비용에 준하는 효과를 입증하지 못하면 허가를 받아도 시장성이 낮다. 실제 엔허투와 비슷한 시기에 나온 ADC 신약 '트로델비'는 기대에 못 미치는 데이터로 평가가 분분했다. 엔허투는 다이이찌산쿄가 위기 속에서 미래지향적 전략을 세우고, 저분자약 개발에 특화된 기술력을 십분 활용한 끝에 성공적 사례로 자리매김 했다. 김대중 한국다이이찌산쿄 대표는 지난해 한 언론에 기고한 글에서 "'과학과 기술을 기반으로 의료의 미충족 수요를 해결한다'는 기본 명제에 충실해 긴 호흡을 갖고 신약 개발에 몰두하는 꾸준함을 이어가다 보면 한국형 성공 사례를 축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ADC 기술은 여전히 성장기인 만큼 꾸준한 개발 속에서 새로운 도약을 일으킬 수 있다. 그의 말처럼 현재 업계에 부는 ADC 열풍이 한때의 바람으로 그치지 않길 바란다.2023-01-18 06:16:43정새임 -
[기자의 눈] 품절약, 언제까지 각자도생에 맡길 건가[데일리팜=강혜경 기자] 대한약사회 산하 200여개 분회 총회가 한창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서면으로 총회를 대신했던 각구 분회는 3년여 만에 총회를 대면으로 전환하는 분위기다.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을 마주한다는 기쁨도 잠시, 총회마다 최대 이슈는 품절약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해열진통제와 감기약을 시작으로 멀미약, 혈압약, 지사제, 변비약 등에서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1년 넘게 수급 불안정이 이어지면서 업무 부담은 물론 스트레스 역시 최고조에 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약사, 도매 직원을 닥달하고 애걸복걸해도 1~2통 구하는 게 전부고, 처방전 한 장에 품절약이 2~3개씩 포함되고, 처방전에 팩스번호와 이메일 등이 기재돼 있지 않아 대체조제 사후 통보마저 쉽지 않다 보니 사후 통보 만이라도 면제하거나, 품절약에 한해서 만이라도 한시 성분명 처방을 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이다. "매일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오늘은 무슨 약이 품절인지, 약을 주문할 때마다 신경이 곤두서게 되고 처방전을 받을 때마다 재고가 없을까 노심초사합니다. 정부는 약가를 인상해 감기약 생산을 독려하고 있으나 지금까지 상황은 더욱 더 악화되고 있다는 것을 현장에서 실감하고 있습니다." "일선 약사들은 품절 원인도 모른 채 하루하루 급급해 돌려막기를 하고 있습니다. 왜 품절인지, 언제까지 품절인지 알 길이 없다 보니 답답하기만 합니다. 언제 유통이 정상화 될 수 있는지만 알아도 소원이 없겠습니다." "이 정도로 품절이 심각하다면 처방을 할 수 없게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언제까지 여기저기 동동거리며 약을 구해야 하는지, 정부는 이런 현실을 알고는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현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약사들의 고충이자 건의 사항이다. 대한약사회 역시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펜잘이알서방정과 마그밀정을 필요 약국당 1통씩 균등 배분했다. 배분 단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줄이기 위해 아세트아미노펜과 수산화마그네슘 같이 긴급한 약에 대해 비전 제시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균등 배분이라는 이례적인 카드를 쓰게 됐다는 것이다. 물론 균등 배분을 놓고도 '언 발에 오줌 누기'라는 의견과 가뭄에 단비라는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물론 약사회가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당장 1년에 1, 2통 구하기도 어려운 약국들로서는 세토펜현탁액이나 타이레놀현탁액, 슈다페드정 등에 대해서도 균등 배분이 필요하다는 요구도 있다. 약사회는 품절로 인한 회원들의 어려움이 워낙 큰 특수 상황이었기 때문에 진행했던 일회성 사업이라며 최대한 의약품이 정상적인 유통 경로를 통해 원활하게 수급되는 것을 원칙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유통 왜곡과 정보 쏠림, 부정확한 정보로 인해 수급 불안정이 하루 아침에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약사들의 생각이다. 이 같은 불안이 품절을 부르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지난해 분회총회 건의사항과 대한약사회 회신내용에도 품절약, 성분명 처방, DUR을 통한 사후통보 폐지, 소포장 확대, 한약사 문제 해결이 담겨 있다. 올해 총회 역시 마찬가지다. 해결되지 않는 건의사항이 도돌이표처럼 되풀이될 뿐이다. 이제는 현장의 의견을 바탕으로 지부와 대한약사회가 대책을 마련해 해답을 제시해야 할 때다.2023-01-16 15:57:40강혜경 -
[데스크 시선] 글로벌 R&D성과 나올 때 됐다[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최근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는 체감적으로 굵직한 신약 기술수출 소식이 뜸해졌다. 에이비엘바이오의 기술수출이 지난해 손 꼽히는 대형 계약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1월 에이비엘바이오는 사노피 자회사 젠자임과 퇴행성뇌질환 치료 이중항체 후보물질 ABL301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때 확보한 계약금 7500만달러가 작년 최대 규모다. 지난 2015년 한미약품이 세운 최대 규모 기술이전 기록은 7년이 지나도록 깨지지 않고 있다. 한미약품은 2015년 11월 사노피와 당뇨신약 3종의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계약금은 4억 유로 규모다. 추후 수정 계약을 통해 계약금은 2억400만 유로로 축소됐지만 여전히 계약금 1위를 기록 중이다. 한미약품이 2015년 얀센에 기술이전한 지속형비만당뇨치료제의 계약금 1억500만달러가 역대 2위 계약금이다. 지난해 에이비엘바이오의 기술이전 계약금은 역대 5위에 해당한다. 2021년과 지난해 2년 간 제약바이오기업의 기술이전 중 계약금 10위권에 진입한 제품은 에이비엘바이오가 유일하다. 하지만 국내 기업의 R&D 활동이 부진한 것은 아니다. 기업들은 R&D 투자 규모를 꾸준히 늘리며 미래 먹거리를 준비해왔다. 올해는 그동안 축적된 R&D 역량을 바탕으로 질과 양으로 여느 때보다 풍성한 성과가 기다리고 있다. 유한양행의 항암신약 렉라자가 이르면 올해 미국 식품의약품국(FDA) 허가 신청을 시도할 전망이다. 렉라자는 2018년 11월 얀센바이오테크에 기술 이전됐다.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 5000만달러를 포함한 총 계약 규모는 최대 12억500만달러를 받는 조건이다. 얀센은 레이저티닙의 다양한 임상시험을 동시 가동하면서 강력한 상업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처음으로 바이오시밀러의 미국과 유럽 시장 진출에 도전한다. 동아에스티는 2021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미국, 폴란드 등 9개국에서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DMB-3115의 글로벌 임상 3상시험을 진행했다. 임상시험에서 긍정적인 데이터가 도출되면 올해 상반기 미국과 유럽에 DMB-3115의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휴젤의 보툴리눔독소제제 레티보도 미국 입성 가능성이 예상된다. 휴젤은 2021년 10월 FDA에 레티보의 미간주름 적응증에 대한 품목허가를 신청했지만 작년 3월 FDA로부터 보완 요구 서한을 수령했다. 휴젤은 FDA의 보완 요구에 따라 일부 문헌과 데이터 보완 작업을 완료하고 허가 신청서를 다시 냈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후속 바이오시밀러를 글로벌 무대에 속속 내놓을 계획이다. 올해는 미국에서 글로벌 1위 의약품 휴미라의 본격 경쟁을 펼친다. 이미 셀트리온은 미국과 유럽에서 각각 4개, 6개의 바이오시밀러를 승인 받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유럽과 미국에서 각각 6개, 5개의 바이오시밀러를 허가 받았다. 녹십자는 혈액제제의 미국 시장 진출을 재도전한다. 녹십자는 지난해 2월 FDA로부터 면역글로불린제제 ALYGLO의 품목허가 연기 통보를 받았다. 녹십자는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평가를 2021년 4분기에 진행했는데, FDA는 생산시설에 대한 현장 실사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허가 연기를 결정했다. ALYGLO의 FDA 허가 연기가 안전성·유효성의 문제가 아닌 만큼 현장 실사가 차질 없이 마무리되면 미국 진출도 가시화할 전망이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신약 제품들의 활약도 기대된다. 한미약품의 롤론티스는 본격적인 미국 판매를 시작한다. 롤론티스는 지난 2012년 한미약품이 스펙트럼에 기술이전한 바이오신약이다. 골수억제성 항암화학요법을 적용 받는 암환자에게 호중구감소증 치료 또는 예방 용도로 투여된다. 롤론티스는 지난해 9월 미국 FDA로부터 국내 개발 신약 중 6번째로 최종 승인을 받았다. SK바이오팜의 뇌전증신약 엑스코프리와 대웅제약의 보툴리눔독소제제 나보타도 미국 침투를 가속화할 전망이다. 최근 눈에 띄는 대형 기술수출 계약은 없었지만 국내 기업들이 오랫동안 진행한 R&D의 성과가 임박했다는 의미다. 데일리팜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CEO 6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3년 경영전략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52.5%(32명)가 올해 투자 규모를 작년 대비 확대하겠다고 답했다. 작년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응답은 32.8%(20명)이었고, 작년보다 줄이겠다는 응답은 14.8%(9명)에 그쳤다.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17명)은 신약 등 연구개발 역량 강화에 투자하겠다고 답했다. 경기 침체 장기화가 우려되는 상황에도 CEO 절반 이상은 R&D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아직 글로벌 무대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동안 꾸준히 R&D 활동에 매진한 만큼 글로벌 무대에서 깜짝 놀랄만한 성과가 나올 때도 됐다.2023-01-16 06:13:07천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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