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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전문약사, 있어야 하는 것과 있는 것[데일리팜=정흥준 기자] 내년 4월 시행되는 전문약사제도가 입법예고를 앞두고 사실상 병원약사 중심으로 방향을 틀었다. 발표되는 입법예고 내용을 확인해 봐야겠지만 현재로선 약국, 산업약사 특화 분야들은 삭제가 유력하다. 지역 약국은 병원약사와 공통 분야인 ▲내분비약료 ▲노인약료 ▲소아청소년약료 ▲심혈관약료가 남고, 산업 분야는 전부 사라진다. 그동안 대한약사회와 산업약사회는 약국과 산업에 특화된 전문 분야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었지만 결국 정부 설득엔 실패했다. 병원약사는 병원약사회 주관으로 10여년 누적된 데이터가 있어 큰 이견 없이 제도화로 이어진 반면, 약국과 산업은 어려움이 많았다는 게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있어야 하는 것’과 ‘있는 것’의 차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결국 필요성을 주장하는 것 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는 의미다. 누적된 행위와 그에 따른 데이터가 있을 때 제도화를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전문약사를 주제로 열린 한 토론회에서 병원약사회 관계자는 “처음 병약이 주관하는 전문약사를 준비하는 데도 2~3년이 걸렸고, 그것도 몇 개 분야로 특정 병원에서만 시작했었다”고 했다. 이후 관심을 받으며 하나 둘 분야가 늘어났고, 자체적으로 연구를 진행하며 데이터를 축적해온 것이 제도화의 밑거름이 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병원약사들의 지난 10년 동안의 노력도 중요했지만,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건 10년 전 전문약사가 필요할 것이라는 방향성을 제시하고 사업으로 옮겨낸 점이다. 이제 와서 시행을 코앞에 앞둔 전문약사제도에 대한 아쉬움을 이야기하려는 것은 아니다. 약사회가 흔히 말하는 ‘직역 확대’를 위해선 장기적인 목표와 방향성 설정, 구체적인 사업을 옮기는 시도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동안 방문약료, 공공심야약국이 있었다면 앞으론 5년, 10년 뒤를 내다보며 어떤 새로운 것들을 시작하고 어떻게 데이터화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는 의미다. 흔히 일반약, 건기식을 포함한 포괄적 약물관리가 약사의 미래라고 얘기한다. 하지만 일부 약사들만 활동하는 파편적인 준비에 그치고 있다. 그마저도 데이터가 차곡차곡 쌓여가는지 의문이다. 약사회는 당면한 과제가 많다. 막아내기도 급급한 사안들이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미래를 준비하는 사업을 고민하고 실행에 옮길 때, 그래서 ‘직역 확대’에 대한 청사진이 뜬구름처럼 느껴지지 않을 때 약사회는 더 많은 약사들로부터 관심을 받을 수 있다.2022-12-13 17:51:11정흥준 -
[기자의 눈] 의약품 투약편의성의 경쟁력과 가치[데일리팜=어윤호 기자] 맞던 약을 먹게 되고, 매일 먹던 약을 한 달에 한 번 투약 받는다. 투약편의성은 이제 의약품 시장에서 하나의 경쟁력이다. 그간 만성질환에서 주로 강조됐던 편의성은 이제 항암제 영역에서도 강조되는 추세다. 원샷치료제의 등장도 한몫 했지만 이제 첨단 신약들은 효능 뿐 아니라 편의성 면에서도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투약편의성. 말 그대로 '약을 투약하는 것이 편하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몸이 아파서 복용하는 약인데 편한 것이 그렇게 중요한가? 약이라면 당연히 효능을 내세워야 하는 것 아닌가?' 이 같은 의문이 생길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 제약사들은 편의성에 상당한 집착을 보인다. 아예 해당 약제 마케팅·영업에 있어, 복용편의성이 메인 슬로건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유는 간단하다. 기존 치료제와 비교해 신제품의 효능만 내세우기 어려운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약물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현존하는 약보다 훨씬 뛰어난 약을 만들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제약사들이 직접적인 선발 경쟁품목과 1대 1 비교 임상연구를 진행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보통 해당 질환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1차약제(표준치료제)와 비교 임상을 한다. 간혹 경쟁품목이 곧 1차약제인 경우는 1대 1 임상이 이뤄지지만, '우월'하다는 결과를 확보하는 신약은 거의 없다. 그러나 현존하는 약과 동일한 효능을 보이지만 편의성을 개선할 수 있는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열려 있다. 다만 편의성이 무조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상황에 따라 경중이 있다. 상식적으로 생명이 왔다갔다하는 암의 경우 복용이 편하다는 이유로 처방을 변경하는 사례가 많지 않다. 따라서 항암제의 편의성은 상당히 획기적인 변화이거나 효능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괜히 약을 바꿨다가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는데 현재 처방하는 약으로 효능을 보고 있는 환자에게 새로 나온 약을 주는 의사는 없다. 또 병용요법이나 유관질환으로 인해 편의성의 이점이 떨어질 수도 있다. 반면 매일 약을 복용해야 하는 만성질환에서 편의성은 다소 위력이 크다. 하루에 많은 양의 약을 먹어야 하는 고령 환자들에 대한 복합제 처방이 선호되는 이유와 같다. 월 1회에서 연 1회까지 투약 주기를 늘리는 약에 대한 기대감은 효능을 넘어 삶의 질에 대한 적잖은 니즈가 반영된 것이다. 편의성은 무작정 떠 받들어 주기도, 그렇다고 무시하기도 어려운 가치라 할 수 있다. 다만 편의성이 주요한 질환을 찾고 니즈가 확실한 약을 개발했다면 그 가치를 인정해 주는 것도 필요하다. 보험급여 등재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편의성 개선 약제가 쌓여가고 있으니 말이다.2022-12-13 06:00:00어윤호 -
[기자의 눈] GMP 원스트라이크 아웃...지원책도 필요[데일리팜=이혜경 기자] 12월 11일부터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위반 시 인증을 취소하는 일명 'GMP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가 시행됐다.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GMP 적합 판정을 받거나, 반복적인 GMP 거짓 기록 작성 등 GMP 관련 중대한 위반행위를 하면 적합 판정이 취소된다. GMP 인증이 취소되면 더 이상 해당 제조소는 의약품을 제조·판매할 수 없게 된다. 새로 GMP 적합 판정을 받기까지 약 6개월 이상이 소요된다. 여기에 징벌적 과징금 조항까지 적용되면 해당 품목을 판매한 금액의 2배 이하 범위에서 과징금이 부과된다. GMP 원스트라이크 아웃은 약사감시에도 2회 이상 중복 위반업체 수가 60% 이상을 차지하면서 당위성에 불을 지폈다. 식약처가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공개한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최근 5년 간 완제의약품 GMP 제조업체의 약사감시 결과를 보면, 전체 위반업체 수는 189개소로 1회 위반 업체 수는 71개소에 불과했다. 나머지 118개소가 2회 이상 중복 위반업체로 드러난 것이다. 여기에 지난해 10여곳의 제조업체에서 허가 변경 없이 임의로 첨가제 등을 바꾸고 서류를 조작하거나 허가자료를 허위 작성한 것이 적발됐다. 하지만 이들의 처분은 해당 품목들의 판매 중지 또는 허가 취소 처분에 그쳤다. GMP 규정을 어긴 채 약을 제조소 임의로 만들거나, 품질자료를 조작하고 은폐하는 등 문제가 수면으로 드러나면서 국회가 나서 GMP 원스트라이크 아웃을 법안에 담아냈다. 지난 6월 10일 개정된 약사법은 12월 11일부터 시행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불과 약사법 시행 두 달 전까지 임의제조로 적발된 업체가 있었다. 비양심적인 업체들로 인해 양심적인 업체들까지 강화된 GMP 약사감시 제도를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 왔다. GMP 원스트라이크 아웃은 제조업체에게 가혹한 처벌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런 상황을 만든 것 역시 동료 제조업체였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법은 시행됐고, 이제는 실전이다. 불법을 저지른 제조업체는 분명 채찍이 필요하다. 다만 양심적인 제조업체에 대한 당근도 있어야 한다. 원스트라이크 아웃이라는 강력한 처분의 테두리 안에 들어왔지만, 이를 어기지 않고 지켜내는 제조업체에 대한 지원방안도 함께 마련되길 희망한다. 또 제약사가 스스로 GMP 규정을 준수할 수 있는 지원책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2022-12-12 16:33:53이혜경 -
[기자의 눈] 국제무대서 주목받은 K-항암신약[데일리팜=정새임 기자] 지난 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2022 유럽종양학회 아시아 학술대회(ESMO Asia 2022)'에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성과가 빛을 발했다. ESMO Asia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대표하는 글로벌 종양학회다. 세계 3대 암학회인 유럽종양학회(ESMO)의 자매 행사로 매년 글로벌과 아시아 암 전문의들이 모여 최신 임상연구와 치료 전략을 공유한다. 올해 ESMO Asia에는 온·오프라인으로 전 세계 70개국 3000여명이 등록해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지금까지 이 행사의 주인공은 다국적 제약사의 신약이었다. 최근에는 중국 제약사들의 데이터 발표가 늘어났으나 대부분은 중국 내에서 이뤄진 임상이었다. 올해 국내 제약사인 유한양행이 개발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의 3상 글로벌 임상 결과가 ESMO Asia 2022의 메인 세션인 '프레지덴셜 심포지엄'에서 발표됐다. 국내 제약사가 자체 실시한 임상 결과가 글로벌 학회 메인 세션으로 배정된 건 유한양행이 처음이다. 렉라자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오픈 콜라보레이션'이 만든 최고의 성과다. 유한양행은 2015년 국내 바이오 기업인 오스코텍 자회사 제노스코로부터 렉라자 물질을 도입해 임상을 실시했다. 2상을 마친 2018년 글로벌 제약사 얀센에 렉라자를 기술이전했다. 동시에 유한양행은 렉라자의 독자적인 개발도 이어갔다. 얀센이 렉라자를 자사 신약인 '아미반타맙'과 병용해 쓴다면 유한양행은 렉라자 단독요법 임상을 추진한 것이다. 렉라자는 타그리소 이후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에서 글로벌 임상을 진행한 유일한 약이다. 올해 ESMO Asia에선 중국 제약사가 개발한 베포테르티닙(Befotertinib)도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에 대한 3상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베포테르티닙은 중국 내에서만 오픈라벨으로 임상을 진행했다. 임상 결과의 중요도나 데이터의 신뢰도 측면에서 렉라자만큼 의미를 얻진 못해 메인세션이 아닌 다른 세션에 배정됐다. 렉라자는 계열 내 최초(First-In-Class) 신약은 아니지만 타그리소가 충족하지 못한 수요를 해소해주는 새로운 옵션이 될 수 있다. 렉라자는 타그리소의 효과가 비교적 떨어지는 L858R 변이에서도 지속적인 효과를 나타냈다. 치료 옵션이 하나에서 두 개로 늘어나는 것은 의료진과 환자에겐 더없이 좋은 일이다. 국내 바이오 기업 이뮨온시아의 면역항암제 임상 결과도 구두 발표 세션에 배정됐다. 이뮨온시아가 개발 중인 PD-L1 항체 IMC-001 국내 2상 중간 분석 결과로, 재발성·불응성 NK·T세포 림프종 환자 13명을 대상으로 했다. IMC-001 역시 계열 내 최초가 아니다. 이미 키트루다, 옵디보 등 글로벌 신약이 있고 임상도 국내 환자 10명 남짓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IMC-001이 구두 발표로 선정된 배경은 '틈새 시장'에 있다. NK·T세포 림프종은 희귀암인 데다 재발 후 쓸 수 있는 신약이 없어 개발이 시급하다. 하지만 아시아에서 주로 발생하는 탓에 글로벌의 관심을 얻지 못했다. 이뮨온시아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시도하지 않은 희귀암에 도전해 반응률 60%, 완전관해 100%라는 놀라운 결과를 보여줬다. 희귀암으로 국내 환자들은 매우 적지만 중국 내에서는 무시할 수 없는 규모라는 것이 이뮨온시아의 설명이다. 올해 ESMO Asia에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올린 성과는 꾸준한 연구개발의 결실이다. 끊임없는 연구개발이 이어져 아시아를 넘어 세계 3대 학회(ASCO·ESMO·AACR)의 중심에 설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2022-12-09 06:17:00정새임 -
[기자의 눈] 편의점 약 자판기,약사회 부실한 대처[데일리팜=김지은 기자] 규제샌드박스를 통한 안전상비약 무인 자판기 추진이 진행 중이다. 주관 부처인 산업자원통상부는 관련 안건의 본회의 상정 여부를 내년으로 넘겼지만, 시기만 늦춰졌을 뿐 본격적인 논의를 통한 실행 가능성은 남아있다. 상비약 무인 자판기 운영과 관련한 실증특례가 접수된 것은 지난 3월이다. 현재 실증특례를 통해 주류, 담배를 무인 자판기로 판매 중인 업체가 상비약도 자판기에서 판매하겠다는 계산에서 규제샌드박스의 문을 두드린 것이다. 안면 인식, 성인 인증 등 과정을 거쳐 주류, 담배를 자판기로 판매하는 상황에서 편의점에서도 판매하는 상비약을 왜 판매하지 못하냐는 것이 업체 생각이다. 상비약 자판기 추진은 업체의 신청으로 끝나지 않았다. 지난 10월에는 대한상공회의소가 정부에 건의한 '기업-국민이 바라는 규제혁신 과제' 51건 중 ‘안전상비약의 자동판매기 허용’ 건을 포함시켰다. 규제샌드박스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상공회의소는 약사법 개정을 통해 안전상비약의 자동 판매를 허용해 소비자 편익을 증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약사회도 관련 상황을 인지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 지난 3월 경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로 안전상비약 무인 자판기 판매 건이 접수된 사실을 인지한 바 있고, 지난 7월에는 감사단이 나서서 안전상비약의 철저한 관리를 당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련의 대처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지난 3월 상비약 무인 자판기 관련 건이 접수되고, 지난달 23일 산자부가 진행한 규제특례심의위원회 전문위원 회의에서 관련 안건이 논의되기까지 8개월 가까운 시간이 있었다. 약사회 관계자는 상비약 자판기 실증특례 건과 관련해 어떤 대처를 했는지 묻는 질문에 “한 차례 산자부에 관련 의견서를 제출한 바 있다”고 답했다. 사실상 8개월 기간 동안 의견서 제출 한번으로 상황을 정리할 수 있을 것이라 예단했다고 볼 수 있다. 앞서 화상투약기 실증특례 통과라는 쓰디쓴 경험을 맛본 약사회이다. 그 과정을 통해 규제샌드박스를 통한 실증특례 진행의 위험성을 충분히 학습했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런 점에서 약사회의 일련의 대처가 과연 이번 안전상비약 무인 자판기 실증특례 추진을 강력하게 막을 의지가 반영된 것인지는 의문이다. 비대면 활성화로 인한 무인 자판기 사업의 호황으로 자판기 업체들은 의약외품을 넘어 의약품까지 자판기로 판매할 계획으로 약업계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약사회의 밀리면 끝장이라는 의지와 적극적 대처 없이는 시대 상황과 국민 편의 명제에 무릎 꿇는 상황이 또 다시 연출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2022-12-07 17:48:41김지은 -
[모연화의 관점] 약? 병? 직전 행동? 무엇 때문인가(11)건강 심리학 교수 키스 펫리(Keith Petrie)는 뉴질랜드의 인구를 대표하는 표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주 동안 경험한 증상(symptom)을 조사했다. 결과에 따르면 한 주간 아무런 증상이 없었다고 답한 참가자는 10.6%에 불과했고 참가자들이 경험한 증상 수의 중간값은 5개에 달했다. 많이 호소한 증상은 요통(38%), 피로(36%), 두통(35%), 콧물이나 코막힘(34%), 관절통(34%), 불면증(29%), 기침(28%), 근육통(23%) 순이었다. 이 연구는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다양한 증상을 겪는다는 것을 강조하며, 이것을 배경 증상(background symptom)이라 명명했다. 배경 증상은 전년도 의료 기관 방문 혹은 현재의 약물 복용과 유의하게 연관되어 있긴 했지만, 질병을 앓고 있을 때만 발생하지는 않았다. 데이터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배경 증상의 비율은 질병 유병률을 웃돌았다. 한편, 의사 기린탄(Kirin Tan)과 동료 교수들은 일반적인 사람들이 겪을 수 있는 배경 증상과 자주 처방되는 의약품의 부작용으로 나열된 증상 유형 간에 높은 중복률을 발견했다. 연구자들은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흔하게 경험하는 20가지 증상 중 8가지가 90% 이상의 의약품 부작용으로 기록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어떻게 이러한 결과가 도출되었을까? 선행 연구들은 오귀인(misattribution) 이라는 심리적 특유성으로 이러한 현상을 설명했다. 오귀인의 정의 이전에, 먼저 귀인이라는 개념을 살펴보자. 귀인(歸因, attribution)은 원인을 찾고자 하는 인간의 심리적 경향성을 의미한다. 사람들은 어떤 사건이 발생했을 때 원인을 추론하고 사건의 결과와 연결해, 인과를 정리하고자 한다. 예를 들어 A씨에게 졸음이 몰려오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가정해보자. A씨는 왜 졸리는지 탐구하기 위해 자기 행동을 반추한다. '점심으로 피자를 먹음, 머리가 아파 약을 복용, 커피를 마심' 그러고는 그 원인을 찾아, 결과와 연결 짓는다. 일례로, A씨가 졸림의 원인을 약의 복용으로 추정했다고 치자. 이런 과정 자체가 귀인이다. 그런데 기린탄(Kirin Tan)과 동료 교수들은 어떤 증상이 발생했을 때, 그 전에 약을 먹었다고 약 때문이라고 귀인하는 건 오귀인의 일종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원인과 결과를 잘못 잇는 오귀인은 귀인 편견(attributional bias) 중 하나인데, 대표적인 예시는 흔들다리 효과이다. 흔들다리를 이성과 함께 건너는 경우, (무서워서) 심박수가 높아지는 걸 사랑의 두근거림으로 (잘못) 추정하는 것이다. 사실 A씨는 감기 기운이 있었고, 복용한 약의 성분은 덱시부프로펜으로 졸음이라는 부작용과 큰 관계가 없기에, 졸음의 원인은 감기일 가능성이 작지 않다. 혹은 소화되지 않은 피자가 졸음의 원인일 수도 있다. 즉, 약의 부작용인지, 병의 증상인지, 식품이 원인인지 판단하기 어렵다. 의약품 부작용으로 꽤 많이 기록된, 설사나 변비 같은 증상도 다르지 않다. 특정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사람들은 수없이 많은 행동을 한다. 약을 먹기도 하고, 비타민을 먹기도 하고, 과일주를 마시기도 하고, 스트레스를 과도하게 받기도 한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약은 독이고, 약의 부작용은 무조건 존재한다고 생각하므로, 증상과 약의 관계를 인과 관계로 추정해버린다. 종합하자면, 약에 관한 [감정과 지각]은 귀인 과정에 영향을 미쳐 오귀인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예컨대 약, 피자, 과일주, 스트레스에 어떤 감정을 품느냐에 따라 결과와의 연결고리가 달라진다. 만약, 약을 먹는 행위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나 감정 '나는 약에 예민해, 나는 약이 싫어'를 가지고 있다면 안 좋은 증상의 원인으로 약을 지목하기 쉽다. 지각도 마찬가지이다.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부작용 증상이라는 단어를 많이 들었고, 인지적으로 지각하고 있다면 내 머릿속에 쉽게 떠오르기 때문에, 원인으로 단정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이러한 감정과 지각이 장기적으로 치료 행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특히 부정적 감정을 가진 사람은 더 많은 부작용 증상을 보고하고, 이것이 모두 약 때문이라고 해석하는 경향이 컸다. 설사, 치료에 의한 효과가 나타나더라도 그 사실을 부정하고, 다른 요인과 치료 효과를 연결해버리기도 한다. 가령, 약을 먹었을 때는 부작용만 있었고, 치료는 마음이 했다(혹은 식품이 했다)는 식으로 인과를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부작용을 호소하는 환자가 있다면, 행동 여정을 질문하고, 다양한 관점의 귀인을 ‘함께’ 시도할 필요가 있다. 모든 가능성을 열고, 가능성을 탐색하는 커뮤니케이션은 중요하다. 아울러, 22년 10월 19일 자 칼럼에서 논한 노세보 효과를 참고해, 귀인 과정에서 메시지 수용자의 부정적 기대의 영향력도 고려해봄 직하다. 물론, 민감한 주제로 환자와 커뮤니케이션해야 하는 상황이 무섭고 두려울 수 있다. 특히, 학부 과정에서 경험해보지 못한 실제 상황을 처음부터 잘 풀어가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부작용 관리 커뮤니케이션은 약사라면 누구나 경험하는 일이다. 증상은 언제나 발생할 수 있는 일이고, 관리해야 할 대상이라는 걸 잊지 말자.2022-12-07 11:57:34데일리팜 -
[모연화의 관점] 무지를 무시한다? 모르면 확신한다(10)"Ignorance more frequently begets confidence than does knowledge" : Charles Darwin, The Descent of Man 1874년 찰스 다윈은 지식보다 무지가 자기 확신을 만든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125년 후, 심리학자 데이비드 더닝(David Dunning) 교수와 대학원생 저스틴 크루거(Justin Kruger)는 모른다는 것이 인간 자신을 스스로 과대평가하게 만드는 원인변수라는 점을 증명했다. 구체적으로 두 연구자는 코넬대학교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4개의 실험 연구를 했다. 실험 1은 유머 영역, 실험 2와 4는 논리적 추론, 실험 3은 영어 문법 영역이었고, 각 영역에 배정된 학생들은 관련된 지식에 관한 시험을 본 후, 자기 능력을 (스스로) 평가하는 절차를 거쳤다. 실제 지식과 평가한 자기 능력치의 차이는 어떻게 나타났을까? 결과에 따르면, 실제 지식 하위 25%에 해당하는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보다 그들의 예상 시험 성과와 능력을 가장 과대평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상위 25%에 해당하는 학생들은 그들의 시험 성과나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 결과는 의미심장하다. 코넬대학교 학생 수준이면 높은 지식수준을 가지고 있을 거라 예상되는데 그러한 학생들도 쪼개어 보면, 실제 지식 점수가 낮을수록 자신을 과대평가한다는 결과가 말이다. 무지와 자기 과신의 관계를 증명한 이 연구는 많은 사람의 가슴을 찔렀기에, "아 정말 이런 기발한! 의 대명사"인 이그노벨상(Ig Nobel Prize)을 받게 되었다. 연구자들은 지식을 높이고, 메타인지 능력을 증가시켜야 역설적으로, 능력의 한계를 인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더닝-크루거 효과는 비전문가 집단의 확신적 무지를 연구할 때 많이 활용된다. 정치학 교수인 메튜 모타(Matthew Motta)와 동료들은 백신에 관한 지식이 적은 사람일수록 자기 지식을 과대평가하고, 전문가와 정부 정책을 무시하며, 스스로 판단한 대로 행동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증명했다. 심지어, 지식이 적은 사람들이 자폐증의 원인과 백신의 관계에 대해 의사나 과학자보다 많이 알고 있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자들은 백신 캠페인 전략을 도출할 때, 사람들이 전문가의 말을 무조건 수용할 거라는 가정을 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구체적으로 무지에 의한 확신을 깨기 위해 전문가들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설명문의 형태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구체적으로, 거듭된 질문을 통해 모른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고 더불어 다양한 근거를 제시해 신뢰를 높여야 한다. 예를 들어, MMR 백신에 우호적인 사람에게는 '홍역, 볼거리, 풍진을 예방해주는 MMR 백신을 맞추세요'라는 설명문만으로 충분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 MMR 백신 접종이 비 접종보다 위험하다는 확신을 가진 사람에게는 '홍역 백신 이전, 홍역이 영아 사망률 1위였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유행성이하선염은 뇌수막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등의 질문으로 관심을 유도하면서, 구체적인 숫자(사망률 및 예방한 생명의 수 등)를 준비해 메시지를 구성해야 한다. 아울러 더닝-크루거 효과의 함의는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 도구로도 활용할 수 있다. 영국의 철학자 버트러트 러셀(Bertrand Russell)은 어리석은 사람은 쉽게 확신에 차고, 현명한 사람은 자신을 의심하고 주저하기 때문에 진일보가 어렵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의 현상만 보고, 문제의 원인을 여러모로 살펴볼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은 상대에 대한 비판도 쉽고, 해결 방안도 쉽게 제시한다. 반면, 문제의 원인을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할 수 있는 지식이 있는 사람들은 예상되는 어려움도 체계적으로 분석하기에 조심스럽고, 신중한 경향을 보인다. 결과론적으로, 앎이 부족한 사람은 더 자신만만하게 나부대지만, 앎이 넘치는 사람은 적극적으로 덤비기 어려워한다.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해결하겠습니다'의 영화적 대사는 '두렵지만 해보겠습니다'의 쭈뼛거림보다 걱정의 결과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더닝-크루거 효과는, 내가 너무 자신만만하다면 앎이 부족한 건 아니냐는 성찰을, 너무 두렵기만 하다면 의외로 출발해도 괜찮다는 격려의 통찰을 준다. 약사의 직능은 면허 취득 이후, 뫼비우스 띠 같은 배움의 길에서 완성된다. 매일 쏟아지는 약물 정보와 신약 정보 등, 약물 치료 효과 극대화를 중심으로 사람들의 건강 결과를 살펴야 하는 약사들은 공부할 게 참으로 많다. 그리고 이러한 공부는 끝이 없는 데다, 서글픈 자기반성을 만들기도 한다. 더닝-크루거 효과는 오늘도 공부하고, 반성하며 수면 아래 있는 약사들에게 잘하고 있다는 응원을 준다. 매일 반성하는 그대는 최상위권일지도 모른다!2022-12-07 09:28:45데일리팜 -
[데스크시선] 위드 코로나와 숙취음료 르네상스[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2년여 암흑기를 뒤로 하고 이제 사실상 위드 코로나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 기간 동안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회식문화 지형도도 상당 부분 변화를 가져 왔다. 이른바 '한자리에서, 한 가지 술로, 9시까지만'이라는 '119 술자리'가 대표적이다. 감염병 사태에 따른 술자리 문화의 변화는 숙취해소제 시장 외형에 직격탄을 날렸다. 2014~2017년 기준 숙취해소제 시장은 & 160;1300억·1350억·1560·1750억원 정도로 연평균 10%대 성장을 거듭했지만 팬데믹 이후 정체·감소 양상을 띠었다. 그런데 올해부터는 침체일로였던 관련시장이 두 자릿수 성장이 유력시되고 있다. 현재 2000억원 정도로 추산되는 이 시장은 HK이노엔 컨디션 시리즈, 동아제약 모닝케어 시리즈, 그래미 여명808, 삼양사 큐원 상쾌환, 한독 레디큐, 제일헬스사이언스 디오니스, 동성제약 굿샷, 광동제약 헛개파워, 롯데칠성음료 깨수깡 등 줄잡아 20여 종이 넘는다. 이중 부동의 1위는 컨디션으로 올해 600억원 돌파가 예상된다. 2·3위를 넘나들고 있는 모닝케어 역시 300억원 상당의 외형 달성이 기대된다. 액상 음료 위주의 숙취해소제 시장에 새 바람을 불어 넣은 제품은 각각 2013·2014년 출시된 상쾌환 환제와 친환경플라스틱 소재 에코젠병을 선보임과 동시에 강황 성분(커큐민)을 강화한 레디큐가 대표적이다. 이후 각 기업들은 앞다퉈 디자인·제형 변경에 열을 올렸고, 액제·환제·과립·젤리 형태의 제품이 쏟아졌다. 상쾌환은 CF 모델에 톱스타 혜리를 기용하며, 시판과 동시에 빠른 시장 침투에 성공했다. 레디큐 역시 주스처럼 달콤한 맛과 간기능 개선·항산화 등의 효능을 어필하며 1년 만에 시장을 4% 점유, 기염을 토했다. 후발주자들의 선전에 못지 않게 이 분야 리딩기업들의 수성전략도 지금까지 1·2·3위 자리를 내어주지 않은 복안으로 평가된다. 올해 출시 30주년을 맞은 숙취해소제 효시 품목인 컨디션 시리즈는 줄곧 시장 점유율 40~50%에 달하는 브랜드파워를 유지하기 위해 혁신에 혁신을 거듭했다. 그동안 컨디션은 오리지널 격인 액상형 음료 컨디션 헛개를 비롯해 컨디션 레이디, 컨디션 CEO와 젤리 타입의 스틱포 컨디션 그린애플맛·컨디션맛과 환제 형태의 컨디션환 등 6개 제품을 라인업했다. 제품용기에 변화를 주고, 제형 변경을 통해 다양한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걸그룹 아이오아이의 전소미를 간판 모델로 발탁하고, 지상파·케이블·유튜브 등 전방위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며 MZ세대를 타깃으로 브랜드 확장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숙취해소제=간 기능 향상'이라는 판매 공식을 과감히 깨고 '영양제' 콘셉트를 도입한 점도 눈에 띈다. 코로나19를 겪으며 면역력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간 건강·항산화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밀크시슬을 숙취해소제에 첨가함으로써 '숙취해소+면역력 향상'이라는 이중효과를 강조하고 있다. 론칭 18년 차를 맞은 모닝케어도 리뉴얼 전략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모닝케어는 발매 2년 만인 2006년 140억 외형을 기록, 누적 매출 2000억원을 자랑하는 동아제약 효자 품목이다. 모닝케어의 블록버스터 숙취 음료 성장비법은 철저한 소비자 분석과 연구개발이다. 초기 라인업은 모닝케어 엑스(2012), 모닝케어 레이디(2013), 모닝케어 강황(2015) 등이다. 엑스는 온라인 쇼핑족을 겨냥, 레이디는 여성들의 주류 소비가 늘어나는 것에 초점을, 플러스는 간기능 보호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으로 허가 받았다. 최근에는 2030세대를 타깃으로 만든 신제품 모닝케어 강황도 선보였다. 기존 제품에 함유된 강황 성분을 10배 이상 증량하고 마름 추출물까지 첨가해 숙취해소 기능을 강화했다. 동아제약은 2020년 브랜드 리뉴얼을 진행해 깨질 듯한 숙취에 모닝케어H, 더부룩한 숙취에 모닝케어D, 푸석푸석한 숙취에 모닝케어S 등 3가지 차별화된 콘셉트로 신제품을 발매했다. 여기에 모닝케어 포장 용기를 숙취에 정확하고 빠르게 적중해 소비자의 숙취가 해소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총알 모양으로 변경하며,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코로나19 복병에 이어 2024년 예정된 '숙취해소제 임상평가' 허들도 '제품력 입증과 실적 다지기'를 위한 피할 수 없는 관문이지만 대부분의 제품들은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 유통 숙취해소제의 주성분은 헛개·아스파라긴산·나이아신 등으로 아세트알데히드의 양을 줄이고 알코올의 체내 흡수를 줄여 숙취를 줄여준다. HK이노엔 컨디션·동아제약 모닝케어·한독 레디큐·롯데칠성음료 깨수깡 등은 식약처 가이드라인에 맞춰 인체적용시험을 진행, 효력시험을 정면 돌파하고 제2의 전성기를 대비할 계획이다.2022-12-07 06:00:26노병철 -
[기자의 눈] 경동제약의 꾸준함과 기업가치[데일리팜=이석준 기자] 경동제약의 경영활동은 꾸준하다. 꾸준함은 예측 가능성을 높여 기업 가치와 연동된다. 먼저 사회공헌활동이다. 바보의나눔 이웃돕기 성금은 2010년부터 해마다 진행 중이다. 올해도 소외된 이웃을 돕기 위해 마스크 20만장을 포함해 기부금 6억원을 전달했다. 바보의나눔과 'RESTART' 캠페인도 진행했다. 자립을 준비하는 청년들의 꿈과 앞으로의 날들을 응원하기 위해서다. 물질적 기부는 물론 정신적 측면에서도 사회공헌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외도 연말 이웃돕기, 집중호우 복구자금, 김장나눔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최근 ESG 경영이 화두지만 경동제약의 사회적 책임은 오래전부터 지속됐다. 회사의 꾸준함은 주주환원 정책에서도 관찰된다. 경동제약은 제약업계 고배당 업체로 꼽힌다. 최근(2012~2021년) 10년을 보면 매해 배당금을 지급했다. 총 규모는 884억원이다. 이 같은 규모와 매해 배당급 지급은 최상위 제약사에서도 몇 없는 일이다. 배당금이 최대주주 주머니를 채우기 위해서라는 시선도 있지만 주주 입장에서는 꾸준한 배당이 싫을 리 없다. 회사는 3년 연속 자사주 매입도 단행했다. 2020년 15억1000만원(20만주), 2021년 26억원(25만주)과 30억9000만원(30만주), 올해 8억500만원 등 총 80억원 규모다. 오픈이노베이션에 대한 경영 방침도 꾸준하다. 경동제약의 바이오 헬스케어 사업 투자는 크게 2가지로 진행 중이다. 직접 바이오벤처에 SI 형태로 투자하는 것과 VC나 신기사(신기술사업금융전문회사)와 같은 집합투자운용사를 통한 투자다. 회사는 수년째 풍부한 현금유동성을 바탕으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실적은 주춤하지만 경동제약의 이 같은 경영방침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에 투자자는 사업예측성을 바탕으로 기업의 미래가치를 타진할 수 있다. 꾸준함은 2세 류기성 부회장의 경영 철학과도 연동된다. 지난해 창업주 류덕희 회장이 퇴임하고 류기성 부회장이 단독 대표가 됐지만 사업 기조는 이어지고 있다. 그것이 사회공헌활동이든 주주가치제고든 오픈이노베이션이든 마찬가지다. 경동제약이 꾸준함 속에 회사의 미래 가치를 그려가고 있다.2022-12-07 06:00:00이석준 -
[기자의눈] 참조국 확대 방안, 설명 더 필요하다[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약가 참조국 확대 방안에 대해 제약업계 반발이 거세다. 복지부가 충분한 논의과정을 거쳤다고 하지만, 업계는 사실상 일방적 추진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행정예고한 개정안은 경제성평가 자료제출 면제 약제의 약가 비교 참조국가를 기존보다 2개국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참조국가인 미국,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에 캐나다와 호주를 추가하는 것이다.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는 5일 이 개정안이 중증·희귀질환 환자를 위한 신약 접근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뿐만 아니라 국내 제약산업 발전을 저해한다고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다. KRPIA는 "현재도 국내에서 너무 낮은 가격과 보험등재 어려움으로 급여가 지연되거나 포기 사례도 있는 상황인데, 이번 개정안은 오히려 항암신약과 중증·희귀질환치료제 국내 도입 시기를 지연시켜 환자의 신약 접근성에 심각한 악영향을 초래할 것"이라며 "이번 개정안에 따라 호주 약가 참조로 인해 국내 약가가 현행보다 더 낮게 책정된다면 코리아 패싱이 더욱 심각해진다"고 주장했다. 신약 등재가 많은 다국적제약사들은 참조국 확대로 관련 약제의 가격이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시하고 있는 것이다. 신약보다는 제네릭 사업이 주력인 국내 제약업계도 이 개정안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참조국 확대 개정이 추후 기등재약 재평가에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더욱이 호주는 제네릭 약값이 낮아 재평가를 진행할 경우 국내 제네릭 약값이 더 인하될 수밖에 없다고 항변한다. 정부는 이 개정안이 2019년 실시한 정책연구 결과를 토대로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올해 5월부터 4개월 간 제약계와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개정을 논의해 온만큼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쳤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제약업계 전반이 반발하고 있는 개정안을 내년 1월 시행을 예고한 데서 짐작하듯 양쪽의 의견이 잘 수렴됐다고는 볼 수 없다. KRPIA도 정부가 산업계와 합리적인 합의점 도출 없이 약제비를 절감시키는 데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정책 결과 발표를 일방적으로 강행한 것에 유감이라고 표시했다. 당사자가 반대하고 있는 안을 추진하려면 그럴 만한 사유가 분명히 있어야 하지만 개정 이유를 봐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 당사자 설득은커녕 제3자인 누가 봐도 이 개정안이 왜 필요한지 의문투성이다. 심평원은 사전예고를 하면서 해외 7개국 약가를 환산한 조정가격 산출식이 오래되고 근거가 미흡해 투명성·명확성을 제고하고, 타당성을 보완하고자 이번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존 산출식이 근거가 왜 부족한지, 호주와 캐나다를 추가로 포함시키면 투명성과 명확성, 타당성이 보완되는지 설명이 부족하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 2019년 가천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진행한 '외국약가 참조기준 개선방안'을 토대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연구에서도 기존 7개국에 캐나다, 호주 뿐만 아니라 대만을 추가했다. 추가한 이유를 보면 캐나다와 호주는 우리나라와 경제수준이 유사하고, 의약품 급여 결정과정에서 HTA(의료기술평가)가 중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대만의 경우 경제수준과 건강보험체계가 유사하고, 지리적으로 근접했기에 추가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중국을 의식해 대만은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정도 설명으로는 많은 국가 중 캐나다와 호주가 참조국가에 추가돼야 하는 명분으로는 부족해 보인다. 또한 기존 7개 국가를 참조국가로 해서 약가를 매기는 것이 왜 문제가 되는지도 알 수가 없다. 개정안에 대한 의견제출 기간 동안 제약사들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지만, 정작 정부도 개정안 추진 당위성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이런 방식이라면 개정안이 시행되더라도 밀실,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2022-12-06 14:43:36이탁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