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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약사] 약화사고 후 약을 회수하기 가장 쉬운 방법개국한 약사들이 모여있는 카카오톡 채팅방에 다급한 질문이 올라오곤 합니다. 약화사고가 있었는데 저녁 시간이라 병원은 문을 닫았고, 이 상황에서 환자에게 연락을 취할 방법이 없느냐는 내용입니다. 스마트한 약사님이 약제비를 결제한 카드 회사를 통해 연락할 수 있다는 팁을 주기도 합니다. 약화사고 후 약을 회수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당연히 약사가 미리 환자의 연락처를 기록해놓는 것입니다. 약화사고 뿐 아니라 위해의약품 정보 및 안전성 서한이 공표될 경우 환자안전을 위해 빠르게 의약품을 회수하기 위해서라도 연락처 수집은 필수입니다. 병·의원은 필수로 수집을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이유로 약국에서 연락처 수집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실제로 발사르탄, 라니티딘, 메트포르민에서 발암물질인 NDMA가 검출되었을 때 회수의무가 있는 약국에서 환자에게 바로 연락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 약을 처방한 의사가 전적으로 잘못한 것이니 병·의원에서 책임지고 연락해야 한다는 주장은 약사의 책임과 역할을 더욱 축소시킬 수 있습니다. 약사는 약이라는 물질의 전문가일 뿐만 아니라 약물치료가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환자의 약물사용 전반을 관리할 책임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약국에서 환자 연락처 수집의 필요성을 공감하면서도 약사님들이 어려움을 느끼는 이유가 두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는 환자의 연락처를 수집하는 것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라는 오해 때문입니다. 약사법 제30조에는 조제기록부에 환자의 인적사항을 적어 5년 동안 보존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또한, 보건복지부는 "약화사고 발생 시 조제기록부를 이용한 사후적 환자안전 확보 필요성을 고려할 때 약사법 제30조1항 중 ‘환자 인적사항’에는 환자의 연락처를 포함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라고 유권해석을 했습니다. 약사법과 보건복지부 유권해석에 따르면 연락처를 기록하는 것이 약사의 의무이고 오히려 연락처를 기록하지 않는 것이 태만이라 볼 수도 있습니다. 두 번째는 약사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환자가 연락처 제공에 거부감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저 역시도 신규환자에게 연락처 제공을 요청하였다가 거절당한 경험이 있어서 충분히 공감합니다. 이러한 현장의 어려움은 약사에 대한 전반적인 국민 인식과 신뢰성 문제로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일차적으로는 약사회에서 인적사항 수집의 필요성을 국민들에게 홍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조제된 의약품이 전달된 이후에도 환자들이 가치 있다고 체감할만한 약료서비스를 제공해야 개인정보 수집의 당위성 시비가 해소될 것입니다. 책임 없는 권리는 없습니다. 약의 전문가인 약사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대한 오해, 환자의 거부감을 이유로 의약품 사용과 환자 안전에 대한 책임을 회피할 수는 없습니다. 약사가 국민의 신뢰를 더 많이 얻고 의약품 사용에 더 깊이 관여하려면 조제와 판매 이후에도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줘야만 합니다. 환자의 연락처를 묻고 기록하는 행위는 행정업무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약화사고 후 약을 회수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자 약의 전문가로서 약물치료 중인 환자를 끝까지 보살피겠다는 책임감의 표현입니다. 궁극적으로는 국민이 믿고 의지할만한 전문가로서 입지를 확고히 하여 약사의 사회적 역할을 확대할 초석이 될 것입니다.2022-10-16 15:48:01데일리팜 -
[기자의 눈] 감기약 약가 인상, 복지부가 움직여야[데일리팜=이혜경 기자] 코로나19와 계절독감이 함께 유행하는 트윈데믹을 앞두면서, 올해 2월 발생한 감기약 공급대란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7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에서 감기약 안정공급 지원 방안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지만, 식약처장의 돌아온 답변은 "쓸 수 있는 카드는 다 썼다"는 것이었다. 식약처는 감기약 안정공급 지원을 위해 지난 3월부터 수급현황 모니터링을 실시한 데 이어, 8월부터는 신속대응시스템을 운영 중이지만 대체 가능 동일성분 제제 중 특정 성분 또는 조제용 의약품의 수급은 여전히 불안정한 상황이다. 특히 조제용 해열진통제인 '아세트아미노펜' '이부프로펜'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트윈데믹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다. 식약처는 수급현황 모니터링, 신속대응시스템을 운영하면서 감기약 생산증대 지원을 위해 제약회사에 허가& 8231;신고 민원 신속처리, 현장감시의 서류점검 대체 등 지원방안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감기약 생산증대 지원방안으로 제약회사가 혜택 받은 건수는 품목 허가신고 신속처리 1469건, 감시 대체 10건, 행정처분 유예 7건 등에 불과하고, 조제용 감기약의 경우 생산하면 할 수록 손해를 보는 제도적 허점으로 인해 제약회사들이 선뜻 생산 증대에 뛰어들 수도 없는 상황이다. 결국 보건복지부가 나서 코로나19 환자에 사용된 감기약이 사용량-약가 연동 협상(PVA) 대상에 오를 경우 사용량을 보정해 건강보험공단과 협상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제약업계가 요구한 감기약 PVA 협상 완전 제외는 아니지만 특정 시기 청구액을 제외하거나, 식약처가 공급 확대를 요청한 약제 청구액을 비교 모니터링해 여러 보정 방식을 사용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식약처의 감기약 생산증대 지원방안과 복지부의 PVA 협상 완화 만으로 트윈데믹을 대비할 만한 감기약 생산이 가능할지에 대해선 미지수다. 오유경 식약처장 역시 국감 현장에서 "감기약 등이 생산 독려·지원, 업계의 협조, 환자 감소 등에 따라 수급이 안정화 추세이나, 트윈데믹 발생을 대비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특히 그의 입에서 나온 조제용 감기약 약가 인상의 소신 발언은 인상적일 수밖에 없었다. 26년 전 114원이던 아세트아미노펜 650mg 전문의약품 가격이 현재 51원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같은 용량이지만 가격은 4배 가량 비싼 일반의약품 생산 라인을 줄이고 전문약 생산에 뛰어들 제약회사가 많이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오 처장은 전문약인 조제용 감기약 생산 증대를 위해선 약가 인상이 필수 불가결이라는 입장인데, 약가 조정은 식약처장이 아닌 복지부장관의 몫이라 실제 빠르게 제도 개선이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현재 제도 내에서는 같은 용량의 감기약 1정을 판매하고 남는 마진만 비교해도 일반약과 전문약의 차이가 급격히 벌어질 뿐 아니라, 생산을 늘려 사용량이 늘어나면 약가까지 깎여야 하는 상황이다. 식약처가 모니터링을 하고 신속대응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지만, 복지부의 협조 없이는 트윈데믹을 준비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감기약 생산증대는 식약처의 역할만으로 해결될 수 없는 부분이다. 식약처장이 직접 조제용 감기약에 대한 약가 인상 필요성을 언급한 만큼, 복지부장관도 나서서 트윈데믹을 대비할 수 있을 정도의 감기약 확보를 위한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2022-10-14 18:10:07이혜경 -
[기자의 눈] 새내기 벤처와 아리송한 유사기업[데일리팜=이석준 기자] 스타트업 바이오벤처의 IPO 도전이 한창이다. 자금 조달을 통한 사업 확장을 위해서다. 새내기 벤처는 대표주관사를 두고 상장에 나선다. 대표주관사는 증권보고서를 통해 해당 벤처의 유사기업(피어그룹)을 공개한다. 산업 및 사업 유사성, 영업성과 시현, 일반기준, 평가결과 유의성 검토 등 다각적인 검토를 통해서다. 투자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움직임이다. 다만 최근 새내기 벤처의 피어그룹을 보면 적절한지 의문이 든다. 업계 반응도 비슷하다. 적자 바이오벤처와 유사기업으로 묶인 1조원 규모 회사 임원은 "기술력은 몰라서 인정한다고 치자. 다만 수십년 전통의 고정 매출을 가진 최상위 제약사와 적자 벤처를 유사기업으로 선정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우리는 파이프라인이 모두 망해도 1조원을 넘길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연내 상장에 도전하는 인벤티지랩은 피어그룹으로 한미약품, 대웅제약, 종근당 3사가 묶였다. 해당 3사는 지난해 매출액이 모두 1조원을 넘었다. 한미약품 1조2032억원, 대웅제약 1조1530억원, 종근당 1조3436억원이다. 영업이익은 1000억원 안팎이다. 한미약품 1254억원, 대웅제약 889억원, 종근당 948억원이다. 이에 비해 인벤티지랩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9억원, -96억원이다. 매출과 영업이익 측면에서는 사실상 비교가 불가능하다. 비슷한 사례는 종종 발견된다. 올 7월 28일 상장한 에이프릴바이오 유사기업에는 2대주주 유한양행을 비롯해 녹십자 ,동아에스티, 종근당이 선정됐다. 동아에스티(5932억원)를 제외하면 지난해 1조원 이상 기업이다. 에이프릴바이오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34억원, 44억원이다. 올해와 내년은 영업손실을 예고한 상태다. 9월 29일 코스닥에 입성한 알피바이오 피어그룹에도 6000억원 규모 매출을 올리는 제약사 2곳이 포함됐다. 나머지 1곳도 3000억원 수준이다. 알피바이오의 지난해 매출액은 1150억원이다. IPO 기업의 유사기업 선정은 대표주관사의 다각도 검토를 통해 이뤄진다. 다만 일부 사례는 적절하지 못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벤처의 미래 성장 가능성에는 높은 점수를 주더라도 적자 벤처와 1조원 이상 제약사의 만남은 다시 봐도 어색하다.2022-10-13 06:00:10이석준 -
[오늘약사] 약사는 왜 약사랑만 놀까?약사는 약사랑만 논다?! 약사들이 약사끼리만 논다고 하면 “아닌데? 나 친구 많은데?”라고 하실 수 있겠습니다. 사실 제가 오늘 이야기하고 싶은 점은 노는 것이 아니라 ‘약사의 시야’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약대 입학 전에는 약사 지인이라고는 거의 없던 제가 학교를 졸업하고 일을 시작하면서 대부분 지인이 약사가 됐습니다. 동기나 선후배 결혼식을 가면, 우스갯소리로 여기 있는 약사 다 모으면 신약 하나 나와야 하는 거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약사끼리는 말하지 않아도 아는 교차점이 많고, 고충을 나누기도 좋습니다. 어딜 가서 힘들다고 해도 “너는 전문직이니 말도 마라”는 핀잔을 듣기 일쑤니까요. 그 편안함에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게 더 어려워지는 건지 점점 약사들끼리의 교류가 늘어나게 됩니다. 팔이 안으로 굽는다?! 약사들과 만나면 약계 현안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대부분이 약사의 처지를 우선하기 때문에 의견이 부딪히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혹여 다른 의견이 있다고 해도 말하기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나마 친구 사이라면 상관없지만, 관계가 두텁지 않은 상태에서는 더더욱 다른 의견을 내기가 어렵습니다. 이미 답이 정해진 듯 당연하게 흘러가는 이야기 속에 ‘우리 이래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가끔 약사님들의 카톡방에서도 다른 의견에 대해 민망할 정도로 밀어붙이는 장면을 보면 가슴이 철렁합니다. 동질성은 강하지만 토론이 어려운 문화, 다른 의견은 ‘적’으로 치부되는 살벌한 문화 속에서 과연 직능의 확장과 발전을 가져올 내부 비판마저 실종되는 것은 아닐까요. 그것이 과연 우리에게 유익할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가 너무 약사의 시선에 몰두해서 바깥의 시선이 냉담한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실 저도 약사가 아닌 분들과 약계 현안에 관해 이야기할 때면 약사 내부에서는 탄탄하던 논리가 여지없이 무너져 버리는 일이 많았습니다. 배경지식과 이해가 달라서 그랬겠지만 제 논리가 스스로 궁색할 때도 정말 많았습니다. ‘다른 것’과 부딪혀야 합니다 약대에 입학해서 어느 순간 의사가 ‘적’이 되어 있는 우리를 발견하고는 깜짝 놀란 적이 있습니다. 물론 직능 간의 마찰, 중복되거나 위임될 수 있는 역할 등 고려할 부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본질은 ‘면허’입니다. 약사에게 면허라는 배타적인 권한이 부여되는 것은 배타적인 권한을 더욱 강화해나가라는 뜻이 아닙니다. 오히려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다른 전문 직업군과도 협업하고 소통해 국민을 위해 일할 때 배타적 권한이 권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배타성은 주장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사회적 인정을 위해 역량을 쌓고, 다른 직능 및 국민과 소통, 경청, 협업, 토론하며 직능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너무 이상적인 걸까요. 물론 직능 간의 권력을 무시할 수는 없으므로 약대생 때라도 학부 시절 다양한 학과와 교류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필수로 한다면 좋겠습니다. 적어도 보건의료계열의 전공 학생들끼리 환자 중심으로 토의하며, 각자의 직능을 깊이 이해하고 상호 존중할 수 있는 시간이 꼭 필요합니다. 이렇게 편견이 없었던 시간은 졸업 이후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치며, 협력과 연계에 익숙한 약사로 성장하는 데에 자양분이 될 것입니다. 저의 경우 한약제제를 더 깊이 공부하고 싶어, 한의사분들과 모임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 모임을 통해 단순히 본초 및 방제에 대한 지식을 공유하는 것을 넘어 서로의 직업에 대해 잘 몰랐거나 오해하고 있었던 부분에 대해 많은 대화를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도 한의사와 한의원의 역할 및 기능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면서, 약국과 한의원과의 협업에 대해서 깊게 고민하는 시간을 갖게 됐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글을 마치며 약사님들께서 약사가 아닌 색다른 직종의 분들과의 모임을 하나 가져보실 것을 제안합니다. 변호사, 금융업 종사자, 교사, 간호사, 의사, 수의사, 공인중개사, 세무사 등 어떠한 직군이든 좋습니다. 이러한 모임 속에서 약사에 대한 시선을 느끼고, 그 속에서 약사의 미래를 소통해 보면 어떨까요. 거기서 나온 영감과 아이디어들이 모여서 불안하지만 희망이 있는 약사의 미래에 대한 실마리를 발견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자체가 약사 직능에 대한 홍보가 될 것입니다. 수많은 모임 속에서 린치핀과 같은 역할을 하는 약사님들이 많아지길 바랍니다.2022-10-11 18:48:03데일리팜 -
[기자의 눈] 약무직 처우 개선, 이번에는 될까[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지난 4일 진행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약무직 공무원의 처우 문제가 지적됐다. 김용판 의원은 김승호 인사혁신처장을 향해 “약무직 공무원이 인사혁신처에서 버려진 자식 취급을 받고 있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는데 들어본 적 있냐”며 질의했고, 김 처장은 “수당이 적어 소외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약무직 공무원의 근무수당은 36년째 한자리에 머물러 있다. 약사회에 따르면 1986년 의료업무(약무직렬) 특수 업무수당이 월 7만원으로 책정된 이후 현재까지 36년 간 단 한번의 조정도 없었다. 약사 공무원의 수당은 유사 전문 직종인 의사, 수의사와 비교해도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지자체 별로 차이는 있지만 의사는 월 60만원에서 95만원까지 책정돼 있고, 수의사도 광역자치단체는 월 25만원, 시·군은 월 50만원이 책정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낮은 보수와 더불어 임용, 진급에서도 약무직 공무원의 서러움은 이어지고 있다. 수십년째 약무직 공무원의 초기 직급은 7급에 머물러 있으며 이는 곧 호봉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공직 약사에 대한 낮은 보상 체계는 공직에 대한 젊은 약사들의 관심도를 하락시켰고, 이미 취업한 약사들의 잦은 이직으로 공직 약사는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는 현실이다. 약사회는 올해 들어 공직 약사 처우 개선과 관련한 정책 건의에 집중적으로 나서고 있다. 온전한 형태의 통합6년제가 도입됐고, 내년부터 국가 공인 전문약사 제도가 시행되기 때문이다. 6년제 약사 배출로 공직 분야에서 약사 역할과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유능한 약사들이 공직에 지원할 수 있도록 약무직 공무원 처우에 전반적인 개선과 유인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게 약사회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 약사회는 정부와 국회, 투트랙으로 공직 약사의 처우 개선을 건의하고 있다. 그 첫 응답이 이번 행정안전위원회 국감 질의로 반영된 것이다. 약사회가 요구 중인 개선안에는 현재 7급으로 시작하는 약무직 공무원 채용 직급을 6급으로 상향하고, 약사면허 특수업무 수당을 월 7만원에서 80만원까지 대폭 인상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더불어 현재는 책정돼 있지 않은 약무직 가산금과 마약류관리자 가산금 신설도 조정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약사회의 30여년 숙원에 대한 해답이 이번 국감에서 나올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김용판 의원은 김승호 인사혁신처장에게 약무직 공무원 처우 개선과 관련한 구체적 계획을 수립해 행정안전위원회 종합국감 전까지 의원실에 결과를 전달해 줄 것을 요구했다. 김 처장의 답변에 약사사회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2022-10-11 16:46:51김지은 -
[기자의 눈] 먹는 코로나약 처방률 올릴 수 있는 카드는[데일리팜=정새임 기자] 지난 7월 시작된 코로나19 6차 대유행 정점을 지나고 소강 상태를 보이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일일 확진자 수가 98일 만에 1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하지만 염려하긴 이르다. 전체 확진자 수가 떨어진 반면 위중증 환자는 되려 늘면서 고위험군에 대한 집중 관리가 중요한 시점이 됐다. 해외에서 확진자를 급증시키고 있는 오미크론 BA 4.6 변이 등 새로운 변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고위험군 중증화를 막기 위한 최선의 방책은 철저한 예방과 빠른 치료다. 11일부터 건강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오미크론 변이를 타깃한 2가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특히 올해는 독감 유행주의보도 발령된 만큼 독감과 코로나19가 동시 유행하는 '트윈데믹' 우려도 커지고 있다. 독감이나 코로나19 모두 예방접종으로 고위험군의 중증 위험을 낮출 수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접종을 독려할 필요가 있다. 백신 접종에도 코로나19에 걸렸다면 증상 초기에 빠른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 경증~중등증을 대상으로 한 대표 치료제는 팍스로비드·라게브리오와 같은 먹는 코로나약인데, 환자가 복용 중인 약물 등을 고려해 일선 의료기관에서 처방한다. 실제 고위험군에서 먹는 코로나약의 효과는 후향적 분석으로 증명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54만8000명 환자를 분석한 결과 먹는 코로나약(팍스로비드)을 복용한 50세 이상 환자의 사망률은 미복용자보다 4배 이상 낮았다. 국내에서도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여름철 재유행 당시 60세 이상 확진자의 중증예방 효과를 분석한 결과, 먹는 코로나 치료제 투여율이 상승할수록 중증화율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같은 효과를 근거로 방역 당국은 60세 이상에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처방률을 약 50%까지 끌어올리고자 한다. 처방 의료기관과 담당 약국을 늘리고, 주기적인 홍보를 했지만 아직 평균 처방률은 30% 수준으로 3명 중 1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9월 3주차 처음 30%를 넘었던 처방률은 한 주 만에 다시 30% 이하로 떨어졌다. 먹는 치료제의 병용금기약물이 많다는 점을 감안해도 처방률은 여전히 낮은 수치다. 방역 당국은 또 다른 원인으로 의료진이 치료제에 대한 임상 정보가 부족하다는 점을 꼽았다. 치료제 효과나 부작용 정보가 정확히 숙지돼 있지 않다 보니 의료진이 처방을 내리기 꺼려한다는 것이다. 병용금기약물과 함께 처방된 잘못된 사례도 약 1만 건(2.3%)에 달했다. 원인을 알면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현재 먹는 코로나약들은 질병관리청이 의료진 교육과 홍보를 도맡아 했는데, 처방 기관이 늘면서 교육 활동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공급 주체인 제약사들은 긴급사용승인약제 홍보를 하지 못한다고 여겨졌다. 실제 긴급사용승인약제는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료제품의 개발 촉진 및 긴급 공급을 위한 특별법'에 근거하는데, 이 법은 광고에 대해서는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 사각지대에 있었다. 전문의약품 광고를 규정한 약사법에서 칭하는 '광고 가능한 의약품'에 긴급사용승인약제는 해당이 안 된다고 여긴 것이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긴급사용승인 약제도 약사법상 정식 허가된 약과 다름없으므로 허가범위 내에서 학술마케팅이나 홍보 활동을 벌일 수 있다'는 전향적인 해석을 내놨다. 먹는 치료제 처방률 제고를 위해선 의료진의 정보 접근성 확대가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질병관리청 요청에 따라 제약사들도 홍보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다. 굳이 제약사 홍보가 필요하겠냐는 반문이 있을 수 있다. 생각보다 의료진들은 신약에 대해 보수적이다. 환자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므로 아무리 효과가 좋더라도 이전과 다른 패턴의 부작용을 보이거나 독성이 높은 편이라 생각되면 사용을 주저한다. 약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처방 경험이 쌓이면서 부작용 관리가 가능하다 느껴질 때 비로소 신약의 사용도가 높아진다. 이렇게 병용금기약물 종류가 다양해 초기 숙지가 어려운 약일 수록 담당자가 의료기관을 방문하거나 웨비나를 열어 주기적인 교육 활동을 제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의료진 입장에서도 당장 궁금한 부분을 심리적 거리가 먼 질병청에 문의하는 것보다 언제든 연락하기 편한 제약사 담당자에게 묻는 것이 훨씬 편하다. 질병청도 식약처의 해석에 환영의 뜻을 표했다. 이제 질병청이 할 일은 제약사에 적극적으로 홍보 활동을 요청하는 것이다. 식약처는 긴급승인약제도 정식 허가 의약품과 다를 바 없다면서도 '질병청이 필요로 한다면'이라는 단서를 달았기 때문에 질병청이 먼저 제안하지 않는 이상 제약사가 먼저 움직이긴 힘든 상황이다. 코로나19 방역 초점이 고위험군으로 이동하는 상황에서 중증화 예방을 위해 가능한 카드는 모두 써야 할 때다.2022-10-11 06:25:41정새임 -
[데스크 시선] R&D 성과 홍보와 시행착오 데자뷰[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최근 한 제약사가 주가 부양을 목적으로 연구 결과를 부풀려 발표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백혈병치료제로 허가받은 신약을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있는지 검증하는 연구를 진행했는데, 주가를 띄우기 위해 연구 결과를 부풀려 발표했다는 의혹이다. 회사 측은 “임상 데이터 조작은 일부 투자자들의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다”는 입장이지만 제약바이오기업이 잘못된 정보로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행위에 대한 경찰 수사가 처음으로 시작됐다. 유죄 여부는 추후 경찰조사나 법정 공방을 통해 밝혀지겠지만 사실 오래 전부터 적잖은 제약바이오기업들이 R&D 성과 홍보를 통한 의도적인 주가 부양 의혹을 받아왔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이후 주식 시장이 휘청거리면서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주가 부양 노력은 더욱 크게 눈에 띄었다. 2년 전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을 선언하자 코스피지수는 1400선까지 내려앉으며 주식 시장은 공포가 확산했다. 하지만 빠른 속도로 주식 시장은 회복세를 보이며 종전 수준을 되찾았다.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주가 상승세는 더욱 극적이었다. 2020년 3월19일 주요 제약바이오기업들로 구성된 KRX헬스케어지수는 2187.22까지 내려앉았는데 불과 9개월이 지난 12월 7일에는 5685.12까지 치솟았다. 이 기간에 웬만한 상장 제약바이오기업의 주가는 2배 이상 상승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때를 돌이켜보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코로나19 R&D 홍보가 유난히 많았다. 수많은 기업들이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천명했다. 코로나19 백신이나 치료제 위탁 생산에 사활을 거는 듯한 기업도 눈에 띄었다. 예상치 못한 팬데믹을 극복할 수 있는 구원투수의 등장은 분명 반가운 현상이다. 그러나 상당수 기업들은 코로나 R&D 홍보 당시에도 실제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러울 때가 많았다. R&D 성과는 임상시험에서 검증된 데이터로 보여줘야 하는데도 임상 미팅, 임상시험 계획서 신청, 투약 준비, 임상시료 공급 계약 등 임상 데이터와 무관한 홍보가 크게 눈에 띄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코로나19 R&D 과정을 알리는 보도자료가 쏟아졌다. 물론 그 당시 코로나 R&D 소식에 주가는 즉각 반응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종식이 가까워진 지금 수많은 국내 기업 중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성공한 업체는 2곳에 불과하다. 물론 대다수 기업들은 코로나 의약품 개발 확신을 갖고 험난한 여정에 뛰어들었을 것으로 믿는다. 하지만 적잖은 기업들은 코로나19를 발판삼아 주가를 띄우기 위한 전략에 돌입했을 것이란 의심은 지워지지 않는다. 코로나19가 주식 시장을 뒤흔들 때 제약사들 내부적으로 “우리도 기존에 보유 중인 약으로 뭐라도 만든다고 홍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인식이 팽배했다고 한다. 지난 몇 년간 많은 제약바이오기업들이 기술수출이나 임상시험 결과를 공시하면서 구설수에 올랐다. 임상시험에 실패하고도 2차 목표는 충족했다는 궤변으로 투자자들을 현혹시키려는 시도도 숱하게 등장했다. 올해 들어 주식 시장 침체가 장기화하자 기업들의 주가 부양 노력은 더욱 많아진 듯하다. 심지어 금융당국은 몇 차례에 걸쳐 제약바이오기업들의 공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사업보고서에 기재하는 경영상 주요계약 내용을 구체화하되 양식을 통일하고, R&D 실적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비용도 공개할 것을 권고했다. 연구개발 조직도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권고했고 신약 개발에 투입한 비용을 무형자산으로 회계 처리 가능한 기준도 제시했다. 제약바이오기업들이 R&D 성과를 두루뭉술한 표현으로 ‘뻥튀기’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공개하라는 경고다. 그럼에도 아직도 적잖은 제약바이오기업들은 R&D 성과를 포장해서 주가를 띄우려는 데 급급한 분위기다. 아직도 기술수출 계약을 공개하면서 지급이 보장된 계약금은 공개하지 않고 가능성이 희박한 최대 규모 단계별 기술료로 계약을 포장하기도 한다. 그동안 많은 제약바이오기업들은 R&D 성과를 포장한다는 의심을 받으며 불신을 초래했다. 주가를 띄워야 한다는 강박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과학의 영역은 데이터로 입증해야 한다. 반복되는 시행착오는 불신만 키울 뿐이다.2022-10-07 06:16:12천승현 -
[기자의 눈] 약사회 정책, 제안으로만 끝나지 않으려면[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약국이 수요·공급을 조절할 수 없고, 건강보험 재원으로 구입가격으로만 제공 가능하며 국민 건강의 필수적 재화로서 민간에 모두 맡기지 않고 국가가 허가부터 생산·유통·안전사용까지 통합 관리하고 있는 전문의약품은 공공재입니다. 전문의약품은 전 국민이 필요로 하는 때에, 적정 가격으로 필요한 양만큼 공급될 수 있도록 국가가 보장하고 있는 공공재입니다. 전문의약품의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사용환경 조성을 위해 정부와 사회의 책임 분담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대한약사회는 다음과 같은 정책·공약을 제안합니다." 2021년 2월 발간된 '약사정책건의서'에 담긴 소개글 형태의 글이다. 당시 정책건의서에는 ①불법·편법 약국 개설 근절 ②약사·한약사 역할 명확화 ③단골약국 동일성분조제 활성화 ④특허만료의약품 제품명 국제일반명(INN) 사용 원칙화 ⑤장기처방약 처방전 재사용(분할조제) 도입 ⑥제네릭 품목 수 축소 ⑦전자처방전달 서비스 표준 마련 ⑧건강제품 분류 명확화 및 안전관리 강화 ⑨불법 리베이트 약가 연동제도 개선 ⑩취약시간대 지역주민의 안전한 의약품 사용 지원 등 10개 과제가 담겼었다. 2022년 9월 약사회가 만든 약사정책건의서에는 무려 19개 과제가 포함됐다. 1년 새 건의 과제가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2022년 건의서 내용을 보면 ①국민 건강과 의약품 안전을 위협하는 조제약 배달 약사법 개정 반대 ②공공심야약국 법제화 및 사업예산 편성 ③한시적 비대면 진료 및 조제 공고 폐지 ④공적 전자처방전 전달시스템 구축 ⑤약사·한약사 역할 명확화 약사법 개정 ⑥편의점 내 안전상비의약품 자동판매기 실증특례 반대 ⑦인체용의약품 동물 사용시 수의사 처방전 발행 의무화 및 동물병원 인체용의약품 직구 실증 특례 반대 ⑧보건의료분야 ICT규제 샌드박스 제도 개선 ⑨감염병 위기 대응에 지역약국 및 약사 역할 제도화 ⑩보험재정 절감과 국민의 의료이용 합리화를 위한 동일성분명조제 활성화 ⑪특허만료의약품 제품명의 국제일반명(INN) 사용 원칙화 ⑫장기처방약 처방전 재사용(분할조제) 도입 ⑬보험재정 절감과 제약산업 균형발전을 위한 일반의약품 활성화 ⑭불법·편법 약국 개설 근절 및 관리 강화 ⑮시정명령 및 경고 처분 약사법 위반행위에 대한 벌칙병과 삭제 약사법 개정 & 9327;초고령화 사회의 안전한 의약품 사용을 위한 지역사회약료(방문약료) 제도화 & 9328;약무사관 및 공중보건약사제도 법제화 & 9329;약무직 공무원 채용 및 처우 개선 & 9330;장기품절약 처방에 따른 국민 불편 해소 등이 담겼다. 물론 그사이 품절약 문제나 한시적 비대면 진료, 약배달 허용으로 인한 약사사회 이슈 등이 늘어난 탓도 있지만 '이렇게나 산적한 현안이 많은가'라는 생각이 절로 나온다. 1년 전이나 현재나 사실상 약사회가 추진하고자 하는 정책 방향은 대동소이하다. 국민이 안전하게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국민이 편리하게 조제를 받을 수 있도록, 국민이 의약품시장 비효율에 따른 피해를 입지 않도록, 국민이 약국서비스 혜택을 제대로 누릴 수 있도록, 지역사회 안전망으로서 약국이 기능할 수 있도록, 국민에게 약국이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기본 전제 조건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별 제안서 내용으로 들어가면 정책 제안인지 버킷리스트인지 혼동되는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일반의약품 활성화가 대표적이다. 약사회는 건의사항에서 ▲의약품 표준제조기준 범위의 지속적인 확대 ▲의약품 표준제조기준 범위가 일정 부분 확대될 때까지 선진국 의약품집에 근거한 안전성 유효성 심사 면제 규정 폐지 연기 ▲상시적 전문의약품-일반의약품 스위칭 제도화 ▲식약처 내 일반의약품 인허가 관리기구 신설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상시적 스위칭을 제도화하고 전담 기구를 신설하는 등의 제안은 당연하지만 현재 약사회가 일반약 활성화를 위해 기울이고 있는 노력은 미미하다는 게 약사들의 의견이다. 또 정작 가장 중요한 부분인 조제약 배달과 한시적 비대면 진료에 대해서도 ▲국민의 건강과 의약품 안전을 위협하는 조제약 배달 허용 약사법 개정 절대 반대 ▲비대면 진료 환자 위치기반 지역약국 조제활성화와 조제약 대리인 수령체계 정비 ▲국민 건강권 보장을 위한 대면 진료 및 투약 원칙 확립 ▲보건의료의 공공성 확보를 위한 비대면 진료 및 조제 중계 공공앱 운영 ▲앱 업체의 불법 과잉 의료광고행위 단속 및 처벌 요청 ▲코로나19 확진자의 대면 진료 허용과 일상 회복이 시작됨에 따라 보건복지부의 한시적 비대면 진료 고시 중단 등 누구나 주장할 수 있는 표면적인 부분만을 건의사항으로 명시하고 있다. 보건의료분야 ICT 규제 샌드박스 제도 개선에 있어서는 보건의료분야 관련 규제샌드박스 심의 안건에 한해 심사허가 주무부서를 과기부, 산업통상부 등에서 보건복지부로 변경, 보건의료분야(바이오분야 포함) 관련 규제샌드박스 안건 심의위원회에 보건의료전문가 위촉을 의무화해 줄 것을 건의하고 있다. 이 부분을 과연 정책건의서에 넣어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맞는가라는 생각도 드는 대목이다. 정책의 문제점을 짚어내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정책건의는 구체적이고, 현실화가 가능할 수록 좋다. 하지만 버킷리스트는 건의만큼 구체적이거나 현실적이지 않아도 된다는 게 통상적인 접근이다. 정책건의서는 통상 국회나 정부부처에 전달되는 경우가 많다. 건의서를 받는 사람의 입장도 고려한다면 건의사항이 주욱 열거된 '건의 폭탄' 보다는 당장 시급한 이슈부터 중장기적으로 약사회가 제시하는 비전을 한눈에 볼 수 있을 때 보다 흔쾌한 제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약사회가 산적한 현안은 회원들에게 설명하고, 정책제안서에는 핵심 요약본과 to do에 대한 길라잡이가 제시돼야 한다. 정책제안과 버킷리스트에 대한 구분과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 수립,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 역시 정책제안서 만큼이나 중요해 보인다.2022-10-06 17:07:20강혜경 -
[기자의눈] POS 없는 약국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약국 주문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바로팜’, 알약 계수 앱인 ‘필아이’가 단기간에 폭발적 성과를 기록한 건 약사들이 원하던 서비스를 기술로 실현해 줬기 때문이다. 약국 주문은 조금 더 수월해 졌고, 알약을 세는 번거로움은 크게 줄어들었다.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소비자 맞춤 서비스 시대가 약국에 이미 녹아 들어 있는 것이다. 발전하는 기술은 기존 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이거나,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를 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또 기술을 경험한 소비자들은 서비스의 지속적인 고도화를 요구하게 된다. 보건의료계 변화는 대형병원에서도 나타난다. 병원들은 환자 진료예약 앱, AI 진료 접목, 로봇 자동화 프로세스 등 다양한 방식으로 서비스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렇다면 약사들은 약국을 찾는 소비자에게 어떤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을까. 바꿔 말하면 서비스를 고도화할 수 있는 기술적 준비가 약국은 얼마나 돼있을까 질문해야 할 때다. 약국을 찾는 소비자들의 수준과 요구는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다. 약국에만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은 모든 분야에서 언제나 더 나은 서비스를 요구한다. 코로나와 디지털 전환이 트리거가 되며 요구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하지만 상당수 약사들은 디지털 전환이라는 표현 자체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이는 ‘비대면진료와 약 배달, 화상투약기’로만 디지털 전환이 해석되기 때문이다. 최근 한 정책간담회에서 복지부 약무정책과, 환자단체, 약사단체는 모두 한목소리로 ‘일반약 복약상담’ 서비스 고도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유일하게 약국에만 축적될 수 있는 일반약 데이터가 축적되고 있지도 않고, 소비자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활용되지도 않는다는 문제 지적도 나왔다. 조제에 집중된 약국 생태계가 OTC 상담의 고도화를 원하지 않을 수도 있고, 또 걸맞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도 않은 상황이란 지적이다. 약국의 포스 보급률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나와있지 않지만, 일부 지역약사회 집계와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30% 미만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재로선 소비자 맞춤형은 둘째로 치고 사용자 맞춤형 서비스도 이뤄지기 힘든 환경인 것이다. 토탈 헬스케어 서비스 공급처로서의 약국에 대한 방향성은 오래 전부터 강조돼 왔고, 이제는 개인 맞춤형 서비스가 유행처럼 번지는 상황에서도 약국의 변화는 미미하다. 이번 정책좌담회에서 정현철 대한약사회 부회장은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은 오프라인 매장 경험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스타벅스 창업주의 말을 빌리면서 “기술을 통해 약국, 약사가 어떤 정체성을 드러낼 것이냐가 중요하다. 건강을 경험하는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디지털 기술을 통해 구현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전환은 약국에만 찾아온 변화나 요구가 아니다. 소비자가 달라지고 환자가 달라지고 있다. 일부 서비스에 과몰입한 기계적 배척을 하다가는 10년 뒤에도 지역 약국에 포스를 설치하자는 캠페인을 하고 있을 것이다.2022-10-05 17:32:19정흥준 -
[모연화의 관점] 지식·참여 위한 도구, 의약품 첨부문서(5)의약품은 임상시험을 시작으로 의약품 허가 및 등록 단계를 딛고 태어난다. 의약품 메시지도 임상시험, 허가, 등록 단계를 거쳐 의약품첨부문서(written medicine information)라는 법적 장치에 기록된다. 의약품첨부문서는 전문가에게만 공개되다가, 1988년 벨기에와 스위스, 1996년 미국을 필두로 일반인에게 공개됐다. 공개 방식은 의약품 패키지 안에 문서를 접는 종이 형태로 같이 포장하는 식이었다. 그래서 의약품첨부문서는 PIL(patient insert leaflet)으로 불리기도 한다. 필자는 의약품 메시지를 연구하며, 많은 사람에게 의약품첨부문서가 담고 있는 메시지 하나하나를 수용자 중심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때마다 자주 듣는 질문은 “누가 그걸 보나요? 대부분 그냥 버리지 않나요?” 였다. 사실 패키지 안에 들어 있는 (여러 번 접힌) 그 종이를 펴서, 돋보기를 들고 세세히 읽어보는 사람의 수는 적을 거로 생각한다. 하지만 의약품첨부문서에 기록된 모든 단어는 쪼개고 쪼개져, 다양한 채널에서 수많은 콘텐츠로 사람들에게 노출된다. 예컨대 초록창에서 의약품 이름을 검색하면 약학정보원이 디지털화한 의약품첨부문서의 내용을 볼 수 있다. 오프라인에서 환자에게 전달되는 서면 정보 역시 의약품첨부문서의 메시지를 기준으로 생성된다. 의사나 약사가 환자에게 말로 전달하는 정보도 다르지 않다. 우리 역시 인서트(PIL)를 중심으로 공부하지 않는가. 게다가 다수의 콘텐츠 생산자들은 각자의 선호도 및 지식을 바탕으로 의약품첨부문서에 적힌 효능, 부작용 및 주의사항 메시지를 재가공해 다양한 채널로 전파하고 있다. 한편, 건강 기관은 공개된 의약품 메시지가 의약품에 관한 환자의 지식을 높여 환자와 전문가 간 커뮤니케이션을 도울 것이라 기대했다. 일반인들 역시 의약품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핵심 정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적으로는 의약품첨부문서는 건강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커뮤니케이션 도구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그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전문 용어(technical language) 사용이다. 의, 약 전공자에 의해 개발된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읽을 수 있을지언정 이해하기는 어렵다. 둘째, 법적으로 규정(legislated format)된 형태를 수십 년째 사용하고 있는데, 수용자 UI/UX 전략 없는 디자인이기 때문에 상호작용성(interactivity)이 부족하다. 그 결과 일반인들은 문서와 상호 보완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어렵다. 셋째, 사람들이 기대하는 목적과 제공되는 정보 사이에 틈이 존재한다. 사람들이 의약품 정보에 관한 공개를 원한 이유는 '의사 결정'을 위해서이다. 오랜 기간 의약품 첨부문서를 연구한 로버트 밴더 스티클(Robert Vander Stichele)은 사람들이 의약품첨부문서를 의, 약사와의 상담과 대체할 수 없다고 평가하는 것에 주목했다. 그는 사람들이 의, 약사와 더 깊게 대화하고, 치료 과정에 참여하고 싶어 하므로 정보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더 나아가 사람들은 의, 약사와 “함께” 의약품 메시지를 읽길 원한다. 그리고 약의 복용 관련한 결정(얼마나 오래 먹어야 하나, 부작용이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하나)에 “참여”하길 원한다. 종합하자면 사람들이 정보를 받았다는 사실 그 자체에는 큰 가치를 두지 않음에도, 현재 의약품첨부문서는 (쭈뼛거리며) '나는 의약품 메시지 줬어. 할 일 했어'라고 시무룩하게 말하는 듯하다. 그것을 바탕으로 생성되는 다양한 복약안내문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보를 열심히 쌓아서 보여주는 데만 시간과 노력을 많이 쏟고, 그것을 읽어야 하는 사람들의 일상, 사람들의 심리상태를 이해하는 데는 노력을 덜 하는 것이다. 이러한 근시안적 사고는 의약품 메시지의 시작점부터 현장까지 전반적으로 볼 수 있다. 의약품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의약품을 사용하는 사람들과 단절되어 있다는 의미이다. 환자 중심(patient-centered or patient-focused) 약료는 의약품에 관한 이해가 상호 보완적일 때 현실화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상향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인간 인지 구조의 약점과 정보 처리 과정의 한계를 메시지 디자인에 반영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방금 무언가를 읽은 거 같은데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느낌으로 귀결될 뿐이다. 마지막으로 의약품첨부문서는 의약품 메시지의 원천으로서, 환자의 지식과 참여를 위한 도구라는 것을 기억하자. 그리고 의약품 메시지가 오해되지 않고 이해되는 것에서 치료 시너지가 생긴다는 것도 참고하자.2022-10-05 08:59:37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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