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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얼굴 보며 이야기 하기엔 너무 안 친한 '우리'매일 아침, 스타벅스에 간다. 주문은 (말을 나눌 필요가 없는) 사이렌오더를 통해 한다. 커피를 픽업하고, 앉아서 일을 한다. 그 곳에서 하루 서너 시간 일을 하지만, 나는 스타벅스 파트너와 한 마디의 말도 하지 않는다. 얼굴 보며 이야기 나누기에, 나와 스타벅스 파트너는 결코 친하지 않다. 피부과에 갔다. 말 없는 원장에게 말 없는 치료를 받았다. 치료가 끝이 나고, 수납원이 궁금한 점은 카카오플러스를 통해 문의해 달라고 했다. 이튿날 건조한 각질이 올라왔다. 전화를 할까 싶었지만 그냥 카카오를 통해 질문을 했다. 바로 답이 왔다. 사진과 다양한 자료들을 함께 보내 주었다. 원장님의 전언도 포함돼 있었다. 궁금증이 해결됐다. 안 친한 우리 사이에 딱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친하지 않은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온라인으로 급속하게 전환되고 있다. 전환의 배경은 크게 세 가지 이다. 첫째, 모바일이라는 움직이는 소통 도구의 도입, 인간은 도구를 통해 굳이 품을 들이지 않고, 얼굴 붉히지 않고, 어색해 하지 않고, 소통할 수 있게 됐다. 둘째, Mass 형태의 대중이 아니라, 정보 취사선택이 가능하고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Public 형태의 공중이 다수가 되었다. 그래서 mass communication, 혹은 mass media 보다는 개개인에게 맞춤 정보가 제공되는 형태, 개개인이 정보를 나누는 소셜 네트워크 형태로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변화했다. 셋째, 예전의 mass (대중)은 피교육자로 일컬어졌다. 가르쳐야 하는 대상, 계도해야 하는 대상이었다. 지금의 public(공중)은 수용자이다. 주어진 정보를 수용할지, 배척할지는 수용자의 의지에 달려 있다. 수많은 정보 중에, 자신에게 맞는 정보만 골라 수용한다. 약국이라는 공간을 들여다보자. 50대 이상과 30대 이하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확연히 구분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50대 이상의 고객은, 몇 번 얼굴을 보고 나면 많이 친한 듯 말을 건넨다. 가끔은 터무니없을 만큼 나의 삶을 궁금해 하고 관여하고 싶어 한다. 'Forty is new twenty'를 주장하는 어린 나는 받아들이기 힘겨울 때가 종종 있다. 반면 30대 이하의 고객은 나와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 이미 검색을 통해 다 알아보았다는 표정, 궁금한 것은 그냥 인터넷 찾아보면 되는데 왜 저렇게 말을 꾸역꾸역 하는지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그들의 냉소에 입 꼬리가 자꾸 굳어지지만, 더 궁금하신 건, 블로그에 있는 & 8211;이 글을 & 8211; 읽고 나서 답글로 달아 주세요. 라고 하면, 반응이 바뀐다. (어머, 그래요? 읽어 볼게요. 감사합니다. 라고 한다.) 필자는 2011년에 블로그를 오픈하고, 누구나 그렇듯 (스스로를 드러내기 부끄러워) 방치했었다. 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하기 시작하면서, 고객들이 이제 오프라인에서 말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2016년부터 다시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현재는 매일 3000여 명이 방문한다. 실제 약국에서 사용되는 일반의약품 중심으로 된 블로그임을 감안하면, 꽤 높은 조회 수이다.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공유 https://blog.naver.com/mofree) 참고로, 건강 분야에서 가장 인기 있는 포스팅은 & 8211; 어디 어디에 좋은, 100% 천연의, 약사가 추천하는, 어떤 질병 치료에 획기적인- 등이 들어가 있는 글들이다. 이런 글들이 없이 조회 수를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다. 유튜브도 비슷한데, 영양제에 대한 정보 없이 일반의약품의 착한 사용법, 약사를 이용하면 좋은 부분 등을 콘텐츠화 하여 구독자를 늘려 가는 것은 불모지를 개척하는 것과 같다. 하지만 실제 약국이라는 공간에서, 약사라는 전문가가 전달해야 하는 정보는 착한 사용법, 착한 복용법이다. 조제약을 어떻게 먹어야 안전한지, 오라메디를 어떻게 발라야 약이 입 안에 돌아다니지 않는지, 멀미약을 어떻게 선택해야 하는지, 사용 접점의 정보를 제대로 전달하는 것, 약사를 통하면 1000원 짜리 소독약도 제대로 착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는 것. 그것이 우리가 '전문가' 로 존재할 수 있는 이유이다. (실제로 약사는 성분, 제형, 전달, 부작용 등을 꽤 오래 깊이 공부한다.) 블로그와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 소통을 시작하면서, 많이 놀랐다. 고객이 궁금해 하는 것은 우리의 예상 질문보다 깊었다. 그들은 사소하지만 사소하지 않은 약이 사용되는 모슨 순간에 의문을 가졌고, 매일 그 궁금증을 풀기 위해 이런 저런 사이트를 다녔다. 그냥 약국에 와서 물어 보아도 되는데, 얼굴 보며 이야기 나누기에 너무 안 친하다는 생각을 가진 고객은 그저 '서칭'할 뿐이다. 그들의 서칭 순간에 약사라는 사람이 만든 콘텐츠가 있는 것, 콘텐츠를 통해 약사의 지식과 지혜로 소통하는 것은 '약사 업의 존재 이유'와 연결돼 있다. 게다가 온-오프 채널을 다 가지는 것은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가장 좋은 전략이다. ㅇㅇ약국이라는 오프라인 채널과 온라인 채널을 다 가지는 것은 옴니채널 전략의 핵심이고, 놓치면 안 되는 전술이다. 늦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능하다. 새로운 세대와 새로운 채널에서 새롭게 소통을 시작해 보자.2019-03-14 06:00:35데일리팜 -
[기자의 눈] 제2의 리피오돌 사태 없어야건강보험공단이 의약품의 원활한 공급과 환자 보호 관련 사항을 골자로 하는 약가협상지침 개정을 검토 중이다. 개별 제약사와 진행하던 계약 조항 중 의약품의 원활한 보험급여와 환자의 치료접근권, 건강보험 재정 보호를 위한 방안을 지침에 명시해 공론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약가협상 합의사항은 건보공단과 개별 제약사, 두 법인 간 비공개 협의에 의해 개별적으로 결정되는 '비공개' 사항이지만, 건보공단은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세부 조항을 공개하기로 잠정 결정했다. 아직 구체적으로 지침 공고일이 결정되지는 않았다. 취재 과정에서도 건보공단 관계자는 '조만간'이라고 표현했다. 지침 개정안 의견조회 여부도 확실하게 답하진 않았다. 건보공단의 '규정 등 관리 규칙'에 따라 사전예고가 필요한 대상에 약가협상지침은 없다. 이 때문인지 제약업계는 반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미 KRPIA는 보건복지부, 건강보험공단, 국회 등에 약가협상 합의서 개정 작업에 대한 의견서를 전달했다. 건보공단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합의라는 형식을 빌려 제약사에게 일방적으로 의무를 부과한다는 점, 의견조회를 거쳐야 한다는 점을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건보공단이 이를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이번 지침개정은 게르베코리아의 리피오돌 공급거부 사태에 따라 건보공단이 1년 가까이 공들인 결과물이다. 지난해 3월 말 게르베코리아는 약가 인상을 요구하며 보건복지부에 '60일 후 공급 중단과 국내 시장 철수' 의사를 밝혔었다. 환자를 볼모로 했기 때문에 정부는 한발 뒤로 물러났고, 리피오돌 약가를 3.6배 올려줬다. 4월에는 오츠카가 약가협상을 거쳐 급여등재가 완료된 아이클루시그를 2개월 동안 공급하지 않아 환자가 불편을 겪어야 했다. 일련의 과정에서 건보공단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해외에 본사가 있는 다국적제약회사의 경우, 국내 환자를 위한 과도한 보상이나 약가협상 계약서 재작성을 요구하면 한국 공급을 철회하겠다는 의사까지 시사했었다. 이 과정을 안다면, 우리나라 정부가 철저히 '을'이 될 수밖에 없다는 부분을 시사하기도 한다.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게르베코리아 대표가 출석했지만 '송구스럽다'는 사과만으로는 그동안 환자들이 겪어야 했던 고통과 불안을 없애기엔 부족했다. 결국 건보공단은 유사 문제 재발 방지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약가협상 부속합의서 조항을 꼼꼼히 손질할 수밖에 없었다. 환자 보호장치 마련은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 요구사항이기도 하다. 또다시 환자를 볼모로 한 제약사의 갑질은 없어야 한다.2019-03-11 06:14:29이혜경 -
[데스크 시선] 김대업, 첫 인사(人事)의 숨은 맥락"돌맹이 하나를 던져 두 마리의 새를 잡는다." 12일 출범하는 김대업 대한약사회 당선인이 부회장, 기관장, 주요 상임이사에 대한 인사를 마무리 하는 등 집행부 구성의 윤곽이 드러났다. 이중 가장 눈에 띄는 인사는 박영달 경기도약사회장의 부회장 인선이다. 기존 서울시약사회장은 당연직의 개념으로 대한약사회 부회장이 됐다. 그러나 6200여명의 약사회원을 보유한 경기도약사회는 중앙 회무에서 소외돼 왔던 것이 사실이었다. 김 당선인은 결국 경기지부장의 부회장 인선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먼저 김 당선인은 경기도 부천에서 약국을 운영한 경기도 회원이지만 경기도는 취약지역이었다. 경기도약사회가 중앙대 출신 인사가 회장을 독식을 해왔을 정도로 중앙대의 입김이 강하다는 측면도 있지만 안전상비약 편의점 판매에 대해 반감이 타 지역에서 비해 높았던 것도 이유였다. 김 당선인의 선택은 경기도약사회와의 반목이 아닌 흡수였다. 대약 파견 대의원 70명을 보유하고 있는 경기도약사회는 향후 3년간 회무동력을 확보하는데 있어 전략 지부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12일 정기총회에서 있을 의장단, 감사단 선거에서도 경기도 파견 대의원만 잡으면 집행부에 우호적인 의장, 감사 후보들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이유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아직 먼 이야기지만 김 당선인이 3년후 재선 도전에 나설 경우 경기도약사회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장기적인 포석도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이원일 전 경남약사회장, 길강섭 전 전북약사회장을 부회장으로 기용하면서 경남권과 호남권 인사도 수혈했다. 여기에 대구의 맹주인 양명모 부의장이 총회의장이 되면 영남권 대의원들도 잡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가까이는 12일 대의원총회에서 헤게모니 확보와 장기적으로 회무동력 강화라는 복합적인 인선 카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집행부 인선. 선거공신 기용을 줄이면서까지 선택한 경기도약사회장의 부회장 인선과 지방 지부장들의 기용이 '일석삼조'의 효과를 낼수 있을까? 그 시험이 이제 시작됐다.2019-03-10 22:36:22강신국 -
[기자의 눈] 국민세금과 약사회비, 무엇이 다른가'나랏일 하시는 분들이 해외 나가 배워올 게 있었겠지' 생각하던 시대는 지났다. 가까운 과거에 우리는 국회의원은 물론 지방 시의원, 구의원이 지자체 예산이나 국민 세금으로 연수를 빙자한 외유를 떠났다 된서리를 맞은 사례를 여럿 보았다. 약사사회에서 세금에 비견되는 것이 약사들이 낸 회비다. 회비는 분회와 지부, 대한약사회를 움직이는 예산이자 자원이고 약사회의 정치력을 유지하는 동력이다. 최근 만난 젊은 약사는 신상신고를 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 힘들게 번 돈으로 낸 회비를 임원들이 해외 연수 가고 호텔에서 밥을 먹는 데 소진하는 걸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회무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대관 관계자나 지자체 인사에게 접대하기 위해 호텔에서 밥을 먹어야 할 때는 있겠지만, 임원들끼리 모여 불필요한 회비를 쓰는 게 너무 당연시 되는 건 불합리하다는 의견이었다. 그 의중을 이해 못하는 게 아니라서 반박할 수 없었다. 조찬휘 집행부가 7일 마지막 상임이사회를 서울 강남의 모 호텔에서 진행한다. 임기 내 마지막 상임위인 만큼, 상임이사는 물론 원장, 본부장, 특보, 특별위원장 등 임원이 모두 모여 마지막 집행부 활동을 마무리하는 모양새다. 그간 활동 상 어려움이 없지 않았으려니, 마지막 상임위를 고가 호텔에서 화려하게 하려는 마음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다. 노고를 치하하기엔 호텔에서 한 끼 식사론 부족할 수도 있다. 그러나 호텔에서 흰 식탁보를 깔고 먹는 스테이크 대신 조용한 식당에서 소박한 한 끼였다면 어땠을까. 내가 만난 한 분회장은 3년 임기 내내 회비로 임원들과 술자리 한 번, 저녁 식사 한번을 하지 않았다. 회의는 저녁을 각자 먹고나서 만나는 시간으로 정해 안건만 집중적으로 논의한 후 헤어졌다. 뒤풀이를 왜 안 하냐는 의견에 "회원들이 낸 회비는 한 푼이라도 허투루 쓰면 안된다"고 말했다. 임원들 뒤풀이가 필요할 때에는 사비를 써서 술을 샀다. 조찬휘 집행부 역시, 6년 임기 동안 크고작은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나 마무리가 소박하고 단촐했다면, 평소에 하듯, 회관 회의실에서 안건을 논의하고 같이 고생한 직원들과 모여 조용히 저녁 한 끼를 함께하는 정도로 마무리했다면 어땠을까 한다. 떠나는 이의 뒷모습이 호텔에서 갖는 화려한 저녁 한 끼보다 아름답지 않았을까.2019-03-06 22:49:31정혜진 -
[칼럼]무면허 의료행위의 범위는 어디까지일까의료법 제27조 제1항은 의료인에게만 의료행위를 허용하고, 의료인이라고 하더라도 면허된 의료행위만 할 수 있도록 하여, 무면허 의료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어 위 조항에 따른 의료법 위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무면허 의료행위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개념 정립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의료기사가 의사나 치과의사의 지시나 지도에 따라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및 같은 법 시행령에서 정한 업무의 범위와 한계를 벗어나는 의료행위를 한 경우,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대법원 판결(대법원 2018. 6. 29. 선고 2017도19422 판결)이 있어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대법원은 의료법 제27조 제1항의 ‘의료행위’란 의학적 전문지식을 기초로 하는 경험과 기능으로 진찰, 검안, 처방, 투약 또는 외과적 시술을 시행하여 하는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행위 및 그 밖에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를 의미하며,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는 추상적 위험으로도 충분하므로, 구체적으로 환자에게 위험이 발생하지 아니하였다고 해서 보건위생상의 위해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2. 5. 10. 선고 2010도5964 판결 등 참조)고 판시하고 있다. 이 사건(대법원 2018. 6. 29. 선고 2017도19422 판결)은 치과의사 피고인 A와 치과위생사 피고인 B가 공모하여, 환자의 충치에 대한 복합레진 충전 치료 과정에서 의료인 아닌 피고인 B가 의료행위인 에칭과 본딩 시술을 함으로써 의료법을 위반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이다. 그런데 위와 같은 판례의 취지에 따르면, 의료인에 의하여 수행되지 아니할 경우에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다면 이는 의료행위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과연 충치치료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에칭과 본딩 시술이 환자의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로서 의료행위에 해당되는지가 판단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이하 ‘의료기사법’이라고 한다) 제1조, 제2조, 제3조 및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하 ‘의료기사법 시행령’이라고 한다) 제2조는 임상병리사, 방사선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치과기공사, 치과위생사를 의료기사로 분류하고, 의료기사의 면허를 가진 사람에게 의사 또는 치과의사의 지도에 따라 의료행위 중 위 시행령 제2조 제1항에서 정하는 일정한 분야의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는 바, 과연 의료기사가 의사 또는 치과의사의 지도에 따라 의료행위를 하였다면 위의 행위가 의료법 제27조 제1항을 위반한 것인지가 문제가 된다. 그런데 의료기사법에서 위와 같이 규정한 취지는 의료인만이 의료행위를 할 수 있음을 원칙으로 하되, 의료행위 중에서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 또는 공중위생에 위해를 발생시킬 우려가 적은 특정 분야에 관하여, 그 특정 분야의 의료행위가 인체에 가져올 수 있는 위험성 등에 대하여 지식과 경험을 획득하여, 그 의료행위로 인한 인체의 반응을 확인하고 이상 유무를 판단하며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고 인정되는 사람에게 면허를 부여하고, 그들로 하여금 그 특정 분야의 의료행위를 의사의 지도에 따라서 제한적으로 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취지라고 보아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2도2014 판결 참조)의 기본적인 입장이다. 이 사건 판결에서도 의료기사라 할지라도 의료기사법 및 같은 법 시행령이 정하고 있는 업무의 범위와 한계를 벗어나는 의료행위를 하였다면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하고, 이는 비록 의사나 치과의사의 지시나 지도에 따라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라고(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7도4655 판결, 대법원 2009. 9. 24. 선고 2009도1337 판결 참조) 판단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면, 충치예방을 위해 시술되는 치면열구전색술(이른바 ‘실런트’, 이하 ‘실런트’라고 한다) 과정에서도 에칭과 본딩 시술이 이루어지는데, 이 경우에 실런트는 충치의 예방을 위해 이루어지는 시술로, 치아 삭제 없이 치아에 복합레진을 전색하고, 크게 에칭, 본딩, 레진 충전 및 교합 조정의 순서로 구성되고 실런트는 치아 삭제를 하지 않으므로, 치아의 상아질이 거의 노출되지 않고, 치아의 법랑질에서만 시술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보건복지부는 이를 치과위생사에게 허용되는 업무로 보고 있는 것과는 달리, ‘충치치료’과정에서는 치아 삭제로 인하여 치아 상아질이 노출되는 경우가 흔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치아의 신경이나 치수까지 노출될 우려가 있는 점, 치아 삭제 후에는 복합레진을 충전하기까지의 치아의 환부가 환자의 침이나 세균 등에 의하여 오염되지 않도록 함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 환부가 오염되면 충치 치료 자체가 실패할 수도 있다는 점 등의 사정이 있으므로 충치치료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에칭과 본딩 시술은, 의료기사법 및 같은 법 시행령이 허용하고 있는 치과위생사의 업무의 범위와 한계를 벗어나는 의료행위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충치치료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에칭과 본딩 시술은 의료인이 아닌 사람에 의해 실시될 경우 환자의 보건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어 의료인인 치과의사만이 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고, 비록 치과위생사가 치과의사의 지도나 감독 아래 이러한 시술을 하였더라도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는 것이 본 사안의 주요 판결 요지이므로 비록 의료기사법에서 의사 또는 치과의사의 지도에 따라 의료행위 중 일정한 분야의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오인하여 의료기사법에서 허용하는 업무 범위와 한계를 벗어난 의료행위를 한다면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하여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될 수 있음을 주의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2019-03-04 10:09:22데일리팜 -
[기자의 눈] 장기비전 없는 의약품 정책의 씁쓸함지난 27일 식약처장과 제약업계 CEO 간담회에서 나온 공동생동 제한 방안이 제약업계를 강타하고 있다. 식약처는 제네릭 난립 방지를 위해 한시적으로 공동생동을 1+3으로 제한하면서 4년 뒤에는 전면 폐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솔직히 이번 공동생동 제한 방안을 기사 헤드라인으로 접하면서 혼란스러웠다. 만약 2010년 똑같은 제목이 나왔다면 해석은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다. 당시만 해도 공동생동 제한 제도는 없어져야 할 규제라며 정부 스스로 홍보하면서 제약업계도 이에 화답했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 규제완화의 물결이 휩쓸때 '공동생동 제한 제도'는 철폐될 규제로 자연스럽게 회자됐다. 어차피 1+2 형태의 공동생동 제한 제도는 생동조작 사건으로 한시적으로 운영될 운명이었던 점도 참고됐다. 과거 '당연히' 철폐돼야 할 규제로 인식됐던 공동생동 제한 제도가 이번에는 당연히 부활해야 될 정책으로 변화했다. 하지만 2010년과 2019년 정부는 똑같이 '폐지', '종료'라는 표현을 쓰면서 제도 도입을 응당 해야할 것처럼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다. 정권의 변화는 '응당 해야할 것'의 가치도 확 바꿔버리기도 한다. 이번 공동생동 제한 방안의 명분이나 취지, 목적과 상관없이 이처럼 정권이 바뀔 때마다 변하는 의약품 정책이 과연 선진 제약산업 육성에 도움이 될지 의심해 본다. 2010년 공동생동 제한 제도를 폐지할 때는 전문 CMO 확립 등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다. 실제로 공동생동이 허용되자 제약업계에 위수탁 생산을 주업으로 하는 CMO가 활성화되기도 했다. 식약처는 이번 공동생동 제한 방안을 발표하면서 국산 제네릭의 해외 진출을 비전으로 삼은 듯 하다. '우물 안 개구리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국내 제약업계에 제네릭 해외 진출은 목표의식을 주기에 충분하다. 우려되는 점은 이번 정부의 비전을 설계해 가면서 과거 정부의 비전은 내동댕이 칠 수 있다는 것이다. 장기플랜없이 정권교체마다 바뀌는 의약품 제도는 한방향 노선을 정해야 하는 제약업계에 혼란을 주기에 충분하다. 이번 공동생동 제한 도입과 상관없이 전문 CMO 육성 토대 위에 국산 제네릭의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 뚝심있는 정책이 지속되길 바란다.2019-03-04 06:16:49이탁순 -
[기자의 눈]일양약품 오너 3세와 체질개선일양약품의 지난해 매출액(연결 기준)이 창립 첫 3000억원을 넘었다. 전년(2698억원)과 비교해서도 11.2% 성장했다. 연결 자회사인 중국 법인 호조 덕분이다. 정유석 부사장 등 오너 일가가 직접 챙기는 중국 사업은 내수 위주의 일양약품 체질을 바꾸는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일양약품 중국 법인은 ETC 양주일양제약유한공사, OTC 통화일양보건품유한공사 2곳이다. 이들의 일양약품내 존재감은 날로 커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계 기준 연결 매출액 2209억원 중 787억원을 차지했다. 비중은 35.63%다. 2015년, 2016년, 2017년에는 각각 26.25%, 29.81%, 31.76%였다. 세부 항목은 일양약품을 넘어서고 있다. 같은 시점 기준 ETC 회사 양주일양 매출액은 605억원으로 일양약품 전문의약품 내수 매출(555억원)을 추월했다. OTC 회사 통화일양은 182억원으로 일양약품 일반의약품 내수 매출(310억원)과의 격차를 128억원차로 좁혔다. 지난해만 해도 통화일양과 일양약품 OTC 매출액은 238억원 차이였다. 중국 법인 매출이 커질수록 일양약품 매출액에서 해외 사업 비중은 늘게 된다. 내수 사업 위주서 해외로 체질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일양약품 중국법인 경영은 오너 일가가 챙기고 있다. 오너 2세 정도언 회장은 통화일양과 양주일양의 '동사장(한국 이사장 직급)'을, 그의 첫째 아들인 정유석 부사장은 김동연 일양약품 사장과 통화일양과 양주일양에서 '동사(이사)'를 맡고 있다. 일양약품의 체질개선은 해외 사업에 국한되지 않는다. 사내 문화도 바뀌고 있다. 정유석 부사장이 주도하고 있다. 정 부사장은 2014년 전무 승진 이후 2016년 사무실 칸막이를 모두 없앴다. 소통 강화를 위해서다. 회의 시간도 1시간으로 단축했다. 일양약품은 회의가 많기로 유명하다. 한 직원은 "일양약품은 전 회사보다도 보수적이어서 놀랐다"며 "다만 최근에는 정 부사장 중심으로 어느정도 사내 문화가 유연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정 부사장은 점심 시간에도 직원들과 어울린다. 간혹 뭉쳐다닐때는 부사장을 인지못할 정도로 스스럼 없이 지낸다"고 말했다. 정 부사장은 조만간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오른 전망이다. 4연임 중인 현 김동연 대표이사 사장(전문경영인)과 자연스럽게 세대교체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일양약품은 정 부사장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 확대든 사내 문화 변화든 체질개선 중이다.2019-02-28 06:15:54이석준 -
[칼럼] 건강보험 진찰료 조정 실질적 대안 모색을진찰료 30% 인상과 관련하여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의사협회는 진찰료 30% 인상이 수용되지 않을 경우 정부와 대화 단절은 물론 파업도 불사하겠단다. 의사협회는 진찰료 외에 처방료의 신설과 진료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고에 대비한 안전관리 수가의 신설도 요구하고 있다. 의사협회는 수가 관련 문제를 정부를 상대로 요구·협상하며, 정부도 이에 응하고 있다. 의사협회와 정부 간 갈등의 골만 높아지는 이러한 요구와 대응이 타당하고 현실적인지 의문이다. 의사협회의 요구에 의한 영향은 정부 보다는 국민들에게 더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가 인상과 신설 등 의료계의 요구와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수가조정 관련 제도 수가는 의료행위 등에 대한 대가로 상대가치와 상대가치점수 당 단가인 환산지수로 구성되어 있다. 상대가지점수나 환자지수의 변화는 요양기관의 수입과 건강보험재정 나아가 국민의 부담과 직결되어 있다, 이해관계 당사자 간 관계 조정을 위하여 건강보험법은 관련 제도를 규정하고 있다. 환산지수는 건보공단이사장과 의약단체장과 협상을 통하여 계약함을 원칙으로 하고, 협상이 결렬될 경우 건정심이 조정하여 결정한다. 건보공단이사장의 계약은 재정운영위원회의 동의 내지 승인을 전제로 한다. 상대가치점수는 건정심이 관련 전문가들의 검토결과를 결정하거나 조정한다. 현 제도에서 상대가치점수와 환자지수는 독립적으로 관리된다. 건정심의 환산지수 조정이나 결정 또한 환산지수 협상과정이나 결과와 독립적이다. 즉, 공단은 독자적인 논리에 의하여 환자산지수를 협상·계약하며, 건정심은 자체 논리에 의하여 협상이 결렬된 환산지수를 조정·결정하도록 되어있다. 상대가치저수 또한 공단의 환산지수 계약 결과나 자체의 조정·결정 결과와 무관하게 결정하도록 되어 있다. 수가조정의 현실과 한계 수가조정방법은 크게 두 가지이다. 환산지수와 상대가치점수의 조정이다. 환산지수 조정은 관련 분야 모든 행위에 일률적으로 적용되어 파급효과가 넓고 크다. 일차적으로 공단과 의약단체의 협상·계약 과정이 불합리하다. 원칙과 근거가 없는 협상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양자 간 협상의 원칙도 없고 요구하는 측이나 주는 측 모두 근거없이 주먹구구식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결국 주는 자인 공단의 의지가 반영되기 마련이다. 협상결렬 이후 건정심의 조정 내지 결정과정도 마찬가지이다. 협상과정에 원칙과 근거가 없었으니 조정이나 결정 시 활용할 자료가 없는 것은 당연하다. 건정심의 조정·결정 또한 원칙과 근거가 없다. 이 결과 협상이 결렬된 책임을 의약단체 물어 괘씸죄를 적용하는 경우도 발생하기도 한다. 한편 환산지수 조정과정에 정부가 개입하는 것도 문제이다. 공단의 협상과정에 정부가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의약단체는 이를 활용하여 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환산지수 협상이 시작되기도 전에 정부를 상대로 인상폭을 제시하고 요구하는 행태가 바로 그 예이다. 상대가치점수를 올리는 것은 실리적인 수가인상임에도 건정심은 환산지수 조정과 무관하게 상대가치를 조정한다. 새로운 행위의 신설도 마찬가지이다. 현재 논란 중인 진찰료 30% 인상, 처방료와 안전관리 수가의 신설은 상대가치 조정을 통한 수가의 실질적 인상이다. 특히 거론 중인 행위항목은 모든 외래환자에게 적용되는 것으로 재정 영향이 크다. 의사협회는 이처럼 영향력이 큰 문제를 정부에 요청하고 있고, 정부는 의정협상이라는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이 문제가 의정 간에 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라는 것은 당연하다. 최소한 건정심의 심의·의결을 거쳐야 한다. 의정협상이 타결되면 건정심은 거수기 역할을 하라는 꼴이다. 이 과정에는 의료계의 이중성이 개입되어 있다. 의료계는 건정심의 구성이나 의사결정이 편파적이고 정부가 횡포를 부린다고 비난하면서 위원회 참여를 거부하기도 하면서 제도개선을 요구하여 왔다. 그러나 진찰료 인상 등 자신들에게 유리한 사항에 대해서는 정부가 건정심을 무력화시키자고 나서는 꼴이다. 한편 이러한 과정이 반복됨에도 건정심에서 의정협상결과를 수용하고 과정상의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가입자대표도 직무유기라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수가조정 현실은 제도의 한계와 원칙과 근거가 없는 운영으로 혼란과 갈등 그리고 비능률이 지속되고 있다. 정부의 일방적 운영, 의약단체의 이중성 그리고 가입자단체의 무관심 내지 직무유기의 산물이 아닌지. 합리적인 수가조정을 위하여 가장 우선적으로 수가조정을 위한 원칙과 근거가 필요할 것 같다. 환산지수나 상대가치점수 조정이나 결정을 위한 과정과 방법 그리고 활용할 근거를 마련하고 활용하여야 한다. 원칙과 근거없는 조정과 결정은 일방성, 불공정, 비능율, 갈등 그리고 제도의 불신을 초래하는 복합적 원인이기 때문이다. 원칙과 근거에는 환산지수와 상대가치점수의 연계, 환산지수나 상대가치 조정 근거는 물론 협상과 조정원칙이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환지수와 상대가치점수의 변화는 요양기관의 수입과 건강보험재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환산지수와 상대가치점수 변화를 총괄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조정하는 기능이 제도화되어야 할 것이다. 앞에서 제시한 원칙과 근거를 합당하고 적용하고 운영할 관리체계이다. 현 체계에서는 건정심의 사무국을 공단에 설치하여 관련 자료를 수집·정리·분석하여 건정심과 재정운영위원회의 수가 관련 업무를 지원하도록 하는 것이다. 당장 현재 진찰료 인상 문제는 의정 간에 해결할 일이 아니 것 같다. 수가인상은 정부의 고유 권한이 아니어서 의정 간에 해결될 수도 해결되어서도 안 된다. 의료계가 정부에 요구하는 것도, 정부가 의정협상이라 명분으로 협상을 진향하는 것도 부당한 것 같다. 결정권을 가진 건정심의 안건으로 선정하여 기간 제한없이 심도있는 논의를 거칠 필요가 있다. 최저임금 조정과 같이 심도있는 사회적 공론화 과정을 마련하고 거칠 필요가 있지 않을까?2019-02-25 09:30:48데일리팜 -
[데스크시선] 의약품 마일리지와 실태조사신용카드 마일리지를 이용한 약국·한약국(이하 약국)과 의약품 유통업체간 리베이트 유착관계를 조사하기 위한 정부 실태조사가 본격화했다. 약국 또는 약국장이 사용하는 구매전용과 개인카드의 마일리지, 포인트, 적립금 등의 지급한도를 조사하고 여기서 의약품 유통업체 개입 정도를 파악해 법이 정한 한도를 넘어서면 약국 또한 처벌 대상이 된다. 처벌을 목적한 실태조사가 아닌, 법 이행 실태와 사각지대를 들여다보는 게 주목적이지만 보기에 따라 실상은 다르다. 실태조사 결과 리베이트가 의심되면 약국과 유통업체 모두 수사당국으로 넘겨져 이후의 법적 처벌과 소송 등 다툼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작지 않은 파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리베이트 쌍벌제 이후 정부는 제약기업과 의료계의 유착관계를 파헤쳐 리베이트 고리를 끊는 데 역량을 집중해왔다. 약국의 경우 의약품 사용이 처방전에 의존해 있고 거래 내역이 비교적 투명한 데다가, 재고약과 반품 문제가 대체로 원활하지 않거나 불균형적인 상황이어서 그간 정부는 약사법상 카드사 1%, 유통업체 1.8%를 마일리지 한도로 설정한 후 별다른 조사를 진행하지 않았었다. 이는 다시 말해 카드 결재는 약국가 리베이트 쌍벌제 하에서 일종의 매개 역할을 해온, 잠재적인 사정 조사대상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그러나 약사들은 항변한다. 대기업에 속하는 카드사들이 법정 한도를 넘어 불법으로 약국에 특혜를 주는 무리수를 둘 리 없거니와, 의약품 거래 규모상 대다수의 약국은 이미 1% 이상의 특혜를 받을 수도, 그럴 기회도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1% 넘게 우대를 받는 개인카드 역시, 카드사 정책상 받는 차등화 된 혜택을 마치 유통업체와 유착고리로 악용해 '검은 돈'을 수수하는 것처럼 매도될 수 있다는 점도 문제 삼는다. 물론 이 부분은 순수 카드사의 사업정책이라는 게 확인된다면 논란거리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적립·제공 우대율에서 의약품만 솎아내 분석하는 과정에서 수수액까지 전수조사하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약국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는 게 사실이다. 약국가는 수년 전, 이른바 '싼 약 바꿔치기'로 일컬어진 불법 대체청구 전수조사로 오랜 기간동안 홍역을 치른 바 있다. 당시에도 정부는 공급내역보고와 청구심사 부문을 융합해 실태조사 차원에서 하는 전산조사라고 설명했었지만, 결국 전국 2만여개소 약국의 전수조사로 대파란이 일어났었다. 당시 상당수의 약국은 청구전산상 오기로 인해 소액에서 차이가 벌어지는 어처구니 없는 사례들로 인해 행정처분을 면키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결국 당국은 이 같은 조사 행위가 심각한 행정낭비라고 결론 짓고, 대부분의 약국 소명을 서면조사로 갈음했었다. 약국가는 그 과정에서 잠재적 범죄자로 낙인찍힌 트라우마가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 있는 것이다. 법이 정한 한도를 벗어난 리베이트는 명백하게 불법이고 엄벌이 수반돼야 한다. 그러나 제도에 대해 뚜렷한 인식 없이 카드사와 유통업체 정책에 '더 좋은 상품'을 골라 이용한 약국들에 대한 제도 교육과 홍보는 염두에 두지 않고 '일단 알아본다'식의 조사는 우려스럽다. 금융당국과 수사당국과 부처 벽을 허물고 문제의 기관을 효율적으로 솎아내 현지조사 하는 방법 등 '선택과 집중'으로 전체 약국의 부담을 덜어줄 다양한 방법이 예비돼 있지 않은 점도 아쉽다. 과거 실태조사의 외피를 덧씌워 진행했었던 대체청구 사태와 오버랩 되는 건 역사는 반복되기 때문이다.2019-02-25 06:13:24김정주 -
[기자의 눈] 삭센다 광풍과 주사제 의약분업 촌극비만약 삭센다가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삭센다는 출시 1년만에 국내 비만약 시장 선두에 섰다. 공교롭게도 삭센다는 1등 비만약 타이틀을 거머쥐는 동시에 시판·유통된지 1년이 지나서야 뒤늦게 의약분업 논란과 병·의원 불법 판매 이슈를 촉발했다. 지난해 3월 출시 후 전국 의료기관 품절 대란마저 겪은 삭센다가 일부 병·의원의 무진료 의약품 판매, 무더기 처방 등 불법 논란을 유발하며 1등 칭호와 비례하는 유명세를 납부한 셈이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와 유명SNS 키워드 검색창에 삭센다를 입력하면 다수 병·의원이 게시한 '여름 특별 할인 이벤트', '수능생 수험표 할인' 등 무수한 홍보·마케팅 리플렛이 검색된다. 삭센다를 10개 이상 한꺼번에 많이 살 수록 갯수에 비례해 약값을 깎아준다는 게 리플렛의 핵심으로, 최대한 많은 소비자를 유혹하겠다는 의지가 여실하다. 삭센다의 높은 소비자 인기와 병·의원 마케팅 과열경쟁은 의약분업 재평가란 또 다른 논란을 유발했다. 스스로 주삿바늘을 피부에 찔러 넣는 자가주사제 삭센다의 제형 특수성이 논란에 불을 지폈다. 약사법 상 삭센다를 의약분업 적용 예외 품목으로 볼 것인가 아닌가를 놓고 의사와 약사, 정부는 제각기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현재 약사법은 의약품 조제 권한을 약사에게만 부여한다. 다만 주사제의 경우 의사나 치과의사 직접 조제를 허용한다. 주사제는 의약분업 적용 예외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의약품을 팔아 수익을 내는 행위는 약사만 가능하다. 결국 자가주사제 삭센다를 주사제에 포함시켜 의사 직접 조제를 허용할 것인지, 미포함으로 약사 원외 조제 원칙을 적용할 것인지 여부가 논란 해결의 태풍의 눈이 됐다. 특히 의사가 병·의원 내에서 삭센다를 1개를 초과해 다량 처방·조제하는 것을 불법성이 없는 '주사제 원내 조제'로 봐야할지 명백히 불법인 '의사의 의약품 판매행위'로 규정해야 할지도 논란이다. 의사는 의약분업 예외 삭센다를 직접 취급할 수 있다는 주장을, 약사는 의약분업 적용 삭센다를 의사가 아닌 약사가 취급해야 한다는 반박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대한의사협회는 삭센다 논란을 시발점으로 20년된 의약분업을 재평가 해 선택분업으로 전환하자는 주장마저 펴고 있다. 삭센다가 비급여 고마진약인 특성은 의약갈등 명암을 짙게 했다. 공급가 6만원선의 삭센다는 현재 병·의원에서 10만원~15만원에 취급되고 있다. 약사들이 의사가 수익창출을 목적으로 삭센다를 원외처방하지 않고 불법 원내처방·조제중이라고 비판하는 이유다. 문제는 의약갈등을 교통정리하고 삭센다 과잉처방 등 문제를 해결해야 할 규제당국인 보건복지부 조차 제대로 된 입장표명을 미루고 있다는 점이다. 복지부는 '주사제는 의약분업 예외 조항으로 의사가 직접 조제할 수 있다. 약사가 아니면 의약품을 판매할 수 없다'는 약사법 원문만을 반복할 뿐, 1개를 초과한 삭센다는 반드시 원외처방해야 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결국 일선 의사와 약사 간 삭센다를 놓고 발생한 갈등이 커져 복지부에 직접 유권해석을 제기하거나, 법적 소송을 진행하기 전까지 삭센다 취급권 향방은 오리무중이 될 전망이다. 의사와 약사 사이에 끼인 복지부 사정이 전혀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다만 고마진 삭센다가 여전히 큰 시장 인기를 구가중이란 면에서 복지부가 판단을 늦추고 시간을 끌 수록 불법 논란 책임 역시 점점 커진다는 점은 반드시 유념해야 한다. 복지부가 자가주사제 의약분업 모호성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고, 판단이 빨랐더라면 지난 1년 간 온라인을 도배한 '○○피부과, 삭센다 수능생 특별할인!' 홍보물은 자칫 '뱃살, 올 여름 ★★약국에서 삭센다로 싹~빼자!'로 뒤바꼈을지 모를일이다.2019-02-24 20:09:38이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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