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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원정 진료비 1조원'과 인천 영리병원2004년 참여정부는 의료산업화의 논리로 병원협회의 조사결과라며 '해외원정 진료비 규모 1조원'을 제시했다. 이것은 언론에 연일 대서특필되면서 경제부처를 중심으로 한 '의료 산업화'의 핵심 추진동력이 되었다. 국내에 영리병원을 허용하여 해외원정 진료비 1조원을 국내로 흡수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외국 환자까지 유치하자는 것이었다. 2005년 노무현 대통령 취임 2돌 대국민 연설문에도 1조원이 공식 인용되었다. 그러나 이 1조원은 2002년 S병원의 L병원장이 M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언급한 내용에 불과했다. 물론, 병원협회에서는 이 같은 조사를 한 적도 없었다. 2002년 미국 병원들이 해외환자를 통해 벌어들인 진료비가 1조2천억 원이었으니, 정부 말대로라면 미국 전체 병원에서 진료 받은 외국인 환자 대부분이 한국인이라는 말이 된다. 나중에 보건산업진흥원의 조사로 해외원정 진료비가 최대 1천억 원을 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그때는 이미 참여정부가 '의료산업화'의 이름으로 경제자유구역에서 영리병원 허용 등을 위한 법적 토대를 완료한 후였다. 실체적 진실을 은폐한 허구가 승리한 것이다. 세월이 흐른 후에 거짓은 더 구체적으로 실체를 드러냈다. 2009년5월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한국관광공사가 공동주최한 '한국 의료관광 컨퍼런스 2008'에서 발표된 바에 따르면 2007년 해외 병원에서 진료서비스를 받고 지출한 금액은 1237억 원이었고, 외국인이 국내 의료시설에서 진료 받은 의료비는 572억 원이었다. 의료서비스 적자는 665억 원인 것이다. 그러나 이 665억 원마저도 상당부분은 해외 원정출산이나 장기이식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렇듯 영리병원의 본격적인 출발은 거짓과 권모술수의 여론조작에 의한 것이었다. 지난 4월30일 보건복지부는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인 영리병원의 설립허가절차를 마련한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2004년 참여정부가 영리병원 허용을 위해 사실을 왜곡하며 과장과 궤변을 총동원한 이래 그 마침표를 찍는 순간이었다. 보건복지부가 6월에 보건복지부령을 시행하면 인천 경제자유구역인 송도에 600병상 규모의 영리병원이 설립될 계획이라고 한다. 건립비용은 약 6,000억 원이며, 투자자는 삼성증권, 삼성물산, 일본의 대표적 증권사의 계역사인 캐피탈 마켓 등이다. 복지부 시행규칙은 한국인 의사비율은 90%까지, 국내자본은 49%까지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내용적으로 보면 사실상 국내 영리병원의 변형이라 해도 틀린 것 같지 않다. 인천 경제자유구역에 거주하는 외국인 인구는 2011년 10월말 기준 1912명에 불과하며, 국민건강보험에 가입되어 있는 비율도 낮지 않을 것이다. 이들이 건강보험 적용 병의원 대신 의료비의 100%를 본인이 부담하는 영리병원을 이용할 것이란 예측은 ‘상상력의 동원’에 가까울 듯싶다. 정부는 막대한 비용을 들여 설립한 경제자유구역 내 영리병원에 대하여 엄청난 부담을 안게 될 것이다. 결국 이것은 법령개정으로 영리병원이 건강보험 환자를 진료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수익보장을 위한 조치를 취하도록 만들 것이란 지적이 높다. 이렇게 되면 경제자유구역 내 영리병원은 건강보험 적용 환자와 비적용 환자를 동시에 흡수하여 수익의 안정화와 극대화를 꾀할 수 있게 된다. 아무리 잘 못 설계된 법과 제도라 할지라도, 일단 시행되면 자생력을 발휘하게 된다. 하물며, 막강한 자본과 엄청난 이해관계가 걸려있다면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내국인의 투자로 영리병원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아직 진행형이다. 시장원리에 의해 요양기관간의 경쟁이 유발되면 의료의 가격이 내려간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지하다시피, 의료는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시장기능이 작동하지 않는 시장실패 영역이어서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는 대표적인 곳이다. 더욱이 취약한 공공의료와 건강보험의 낮은 보장성으로 대표되는 우리의 열악한 보건의료 현실은 영리병원 허용을 더욱 우려스럽게 만든다. 영리병원을 허용하는 대부분 국가들의 의료제도는 의료서비스의 공급에서 공공부문의 압도적 우위로 의료이용의 형평성을 달성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전혀 그렇지 못하다. 정부나 공보험자인 공단은 건강보험 수가 외에 의료공급자를 통제할 수 있는 수단이 전무하다. 그리고 2005년 생명보험사의 실손형 상품 판매 허용으로 민간의료보험 시장은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어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의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영리병원과 결합된 민간의료보험 상품의 출시는 건강보험의 미래를 더욱 암담하게 할 것이다. 금번 인천에서의 영리병원 허용의 근거와 논리가 과거의 ‘해외원정 진료비 1조원’을 자꾸 떠올리게 하는 것은 거짓이 얼마나 진실을 압도할 수 있는가를 충분히 목도했던 교훈 때문이다.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의료기관은 기본적으로 경제자우구역 거주 외국인들의 의료서비스 이용 환경 조성차원에서 설립되는 것"이라는 당국의 설명은 아무리 둘러보아도 믿기지가 않는다. 또 하나의 허구가 가공할만한 괴력으로 마침내 우리나라 보건의료에서 돌이킬 수 없는 불행을 초래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2012-05-08 06:35:44데일리팜 -
[칼럼] 약국과 약사, 이왕 넘어진 김에 쉬어가자고향에 홀로 계시는 어머니는 가끔 얼굴을 내미는 신통찮은 아들을 곁에 앉혀 두고 이런 저런 말씀하시기를 좋아하신다. 동네 대소사부터 심지어 어젯밤 꾸신 꿈이야기까지 안방 드라마 탤런트들처럼 실감나게 말씀하신다. 보통은 "네, 그러셨군요"하며 애써 착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그간 무심했던 아들의 죄를 덮으려 하곤 했었다. 묻혀버렸던 그 많은 이야기들 가운데 유독 부끄럽게 만들었던 '한편의 이야기'가 최근 뜬금없이 떠올랐다. 몇해 전 주부습진으로 고생하시던 어머니는 진물나는 손을 보여주시며 "고무장갑을 껴도 설겆이를 못하겠다" "스치기만해도 쓰리다"고 하소연하셨다. 딱히 할말이 없던 차에 "병원엔 가보셨어요"라고 퉁명을 부렸으나 들으셨는지 못들으셨는지 어머니는 "약국에 갔었는데 이쁘게 생긴 약사님이 '얼마나 아프실까. 병원에 가셔야하는데'라면서 손을 덥썩 잡아 민망했다"고 하셨다. "옮으면 어쩌려구하며 손을 뺐더니 더 꼭 잡으며 곧 나으실테니까 걱정 마세요"라고 하더란다. 신바람이 나신 어머니는 "글쎄, 그 약사님이 '점심 못하셨죠? 추어탕 사드릴게요' 해서 또 찡했다"고 하셨다. 민망했다. 짓무른 어머니 손을 잡아주었던 '그 약사님' 주말이나 휴일, 약국 문을 닫았을 때 소화제나 감기약을 살 수 있게 해달라는 소비자 불만은 이명박 대통령의 감기약 발언과 대중매체를 통해 필요이상 증폭된 끝에 2일, 약국 밖에서 의약품을 팔 수 있도록 하는 약사법으로 관철됐다. 이름하여 가정상비약의 편의점 판매를 허용한 약사법이다. 약사법 개정과 관련한 논란의 한 가운데서는 '안전한 의약품 사용을 위해서는 어떤 의약품이든 약국 안에서, 전문가인 약사 아래서 관리돼야 한다'는 주장이 강할수록 약국의 부정적인 모습도 비례해 폭로되다시피했다. 약국이 복약지도를 하지 않는다거나, 의약품관리료를 줄여야 한다거나 같은 이야기들이 부풀려짐으로써 약사 사회는 이중삼중 상처를 입었다. 반면 설날이나 추석같은 명절에 소비자들의 불편을 조금이나마 줄여보겠다며 설날 차례상을 채 물리기도전부터 썰렁한 약국에 앉아 고군분투했던 약국의 노력과 '어머니의 짓무른 손을 어루만지며 위로했던 '이름없는 약사의 58년 헌신들'은 묻혀버렸다. 약국을 찾아오는 환자들에게 매일 매순간 입이 부르터라 복약지도를 했던 약국이나, 온종일 문을 열어도 서너장의 처방전을 받기 힘든 동네약국들에게 이번 약사법 개정안 통과는 더 아프게 다가올 것이다. 대체 무엇을 그렇게 잘못했기에 약사의 정체성이나 마찬가지인 의약품을 빼앗아 편의점에 넘기는지 당사자들은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이다. 약국들이 골목 골목 많은 나라에서 얼마나 빨리, 얼마나 많이 약을 먹여야 직성이 풀린다는 것인지 그 한계점마저 도무지 알길이 없는 상황이다. 가정상비약 편의점 판매를 허용한 약사법이 급히 상비약을 구입해야하는 상황만 소극적으로 커버하게 될 것인지, 이참에 돈벌이를 해보려는 유통업체의 감춰진 욕망에 따라 또 어떻게 춤을 추게 될 것인지, 현재로서는 예단하기 힘들다. 약사사회 스스로도 "처음이 어렵지 앞으로 더 빗장이 열릴 가능성이 있으며, 그것을 심히 우려한다"고 보고 있다. 어떤 종류의 분노와 우려가 상존하든 가정상비약 편의점 판매는 현실이 됐다. 법이 국회를 통과했으니 예정대로라면 11월께 법은 시행될 것이다. 당연히 가정상비약을 전국적으로 깔아놓은 정부라면, 이번 법의 관철을 위해 일로매진했던 정부라면 의약품 안전 대책 마련에도 그에 못지 않은 열과 성을 기울여야 한다. 뿐만 아니라 의약품을 돈 되는 상품군으로 만들려는 유통자본의 요구가 나오지 못하도록 가정상비약을 최소화하려는 자세도 명확히 해야한다. "약사분들께서 대승적 결단을 해준데 대해 감사한다"고 했다면 빈말이 되지 않도록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약사회도 마찬가지다. 100만인 서명운동을 비롯해 가정상비약 편의점 판매법을 막기위해 백방으로 뛰었다고는 하나 나타난 결과는 약사 회원들의 정서와 크게 다른 것이다. "어쩔수 없었다"는 상황논리를 더는 앞세우지 말고 석고대죄의 결심과 자세로 미래를 열어가는데 용감하게 앞장서야 한다. 우선 전문카운터, 면허대여 약국, 무자격자 의약품 판매 등을 척결하는데 나서야 하며 대다수 약사회원들이 지금보다 나은 환경에서 복약지도 등을 할 수 있도록 실무 지원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그럴 때만이 짓무른 손을 어루만지며 전문인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려 했던 '그 따듯한 약손'이 사회적으로 인정받게 될 것이다. "편의점은 할 수 없을 때만…제대로된 약은 약국에서" 개인 약사와 약사사회 공동체 역시 안전한 의약품의 파수꾼으로서 대반전의 꿈을 꾸어야 한다. 충분히 실천 가능한 꿈이라고 믿는다. 실제 일부 문제 약사들이 언론 등을 통해 집중 부각돼 그렇지 실상은 묵묵하게 약사 전문인으로서 역할에 헌신해 온 사람들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제일 먼저 해야할 일은 편의점의 역할을 줄여놓는 일이다. 그야말로 약국이 문을 닫는 등 어쩔 수 없는 상황일 때만 가는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 거꾸로 의약품과 관련해 전문적인 정보를 얻는 등 의약품을 제대로 구입하려면 '약국 가야한다'는 통념이 일상화되도록 개별 약사는 물론 약사 사회 전반이 한몸으로 움직여야 한다. 약사법이 제정된지 58년동안 약국에서만 약을 구입해야 한다는 소비자들의 의식이 흐트러지기 전에 신속하게 이같은 트렌드를 완성시켜야 한다.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는 말이 있듯이 이번 가정상비약 편의점 판매 약사법 국회 통과를 계기로 그동안 해왔던 전반적인 약국 운영도 되짚어 보는 기회로 삼으면 좋을 듯하다. 소비자 입장에서 내 약국의 모습은 어떤지 밖에 나가 소비자의 눈으로 살펴보고, 고객이 약국을 방문했을 때 어떻게 맞이하고, 고객이 의약품을 요구했을 때 어떻게 반응했는지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소비자를 길들이는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편의점은 약국과 어떻게 다른지도 엿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명절이나 주말, 늦은 밤 더는 약국 문을 열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같은 고민은 이제는 벗어던질 필요가 있다. 차라리 휴식하면서 지금보다 한차원 높은 고품위서비스를 개발하고 실천함으로써 궁극적으로 편의점 서비스를 압도해 나가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 더 유용해보인다. 편의점은 눈에 띄기 쉬운지는 몰라도 짓무른 손을 잡아주지 못하며, 열나는 환자의 이마를 진심으로 짚어주지는 못할 것이다. 이렇게 몇년간 흐르면 편의점은 고속도로 휴게소 상비약 코너처럼 최소한의 역할존으로 변모될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긍정적으로 오늘의 문제를 바라본다고 해도 약국에서만 약을 팔도록 했을 때 보다 닥쳐올 현실은 훨씬 무거울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분노를 삼키고, 차갑게 반격하겠다는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다.2012-05-07 12:24:49조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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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편의점 판매, 위기를 기회로"약이 편의점으로 나갔다는 점은 분명 약사사회에는 위기입니다. 하지만 돌려 생각해보면 지금의 위기가 곧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변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때입니다" '약 편의점 판매'에 대한 약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다음날 만난 한 젊은 약사의 말이다. 약 편의점 판매에 대한 생각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약사는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살리기 위해 약사들이 단순히 한탄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약 편의점 판매를 계기로 늘어나는 의약품 부작용 문제 등은 오히려 약의 전문가인 약사들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확인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실제로 편의성을 위해 약 슈퍼판매를 일찍이 시작한 미국과 일본 등에서도 이 같은 상황이 벌써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젊은 약사는 이를 위해서는 한가지 선행돼야 할 것이 있다고 덧붙였다. 지금의 약사들의 '무사안일주의'의 마음으로는 단순 뺏기는 것으로만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서는 약사들의 의식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약사가 단순 조제에만 매몰돼 있을 것이 아니라 동네 주민들의 헬스 코데네이터로서 전반적인 건강 상담을 위한 조언자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의약분업 후 끊임없이 약사사회를 옥죄어 오던 '일반약 편의점'판매에 대한 약사법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약사사회는 현재 위기의식과 패배주의에 빠져있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라는 약사의 말은 지금의 상황에서 단순히 한 젊은이의 치기로 보기에는 현 약사사회 변화가 필요한 것은 너무 자명한 사실이다. '약은 약사에게'라는 국민적 대명제를 다시 돌려 놓기 위해 이제는 약사들이 스스로 변화해야 할 때이다.2012-05-07 06:35:27김지은 -
식약청, '재분류' 과학으로 무장하라의약품 재분류가 막바지 단계에 왔다. 당초 식약청이 밝힌 재분류 완료 시기는 작년 말이었지만 늦추고 늦춰져 현재에 이르렀다. 실무작업이 끝나더라도 최종 발표까지 좀 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재분류 작업에 투입된 인력이 부족한데다 검토해야 할 자료는 산더미처럼 쌓였다. 외부요인도 크다.응급피임약 등 일부 품목을 두고 시민단체와 의약단체간 시각차가 현격해 사회적 논란이 잠재돼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식약청이 이런 외부논란에 위축돼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재분류에 사회적 논란이 개입될 경우 합의를 이루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결과도 예측할 수 없다. 이런 논란은 결국 식약청만이 종식시킬 수 있다.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판을 정리해야 하는 것이다. 식약청이 중심을 잡아주지 않으면 논란은 계속 증폭되고 한없이 시간만 가게 될 것이다. 과학적 근거는 이 같은 지지부진한 논란을 끝낼 수 있는 유일한 무기다. 재분류안이 발표되면 의·약사를 비롯한 시민단체의 공세가 시작될 게 뻔하다. 단단한 방패로 창을 막아내야만 한다.2012-05-04 06:29:37최봉영 -
'편의점 판매 여기까지' 선언하라약사들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부 가정상비약의 편의점 판매를 허용하는 약사법 개정안이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로써 '의약품의 안전한 사용'을 담보하기 위해 '약국에서만 의약품 판매'를 규정한 약사법은 제정 58년만에 "이 법의 필요성을 잘알고 있다(약사대회에 참석했던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말)"던 '이명박 대통령의 변심'으로 바뀌게 되었다. 이 대통령과 진수희 전 복지부 장관은 의약품 안전성에 대한 58년의 전통적 가치를 불과 1년 반만에 '민생'이라는 이름의 엉뚱한 가치로 변질시켜 버린 것이다. 대통령의 변심과 '휴일에 소화제 하나 못 사먹냐'는 일각의 주장이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만들어낸 가정상비약 편의점 판매 약사법 개정안이 기왕에 통과됐다면 이제부터 정부가 할 일은 안전한 의약품 사용에 대해 다시한번 고삐를 조이는 일일 것이다. 아무 때나 마음대로 일반의약품을 사먹도록 하자는 국민 편의성에 대한 욕구는 사실상 20개 이내 가정상비약 편의점 판매로 모두 충족 가능해졌지만 유통자본의 증식 욕망은 야금야금 더 커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더 많은 의약품을 이야기 한다면 그것은 국민 편의성을 위장한 자본의 욕망이거나 이에 사주받은 꼭두각시들의 '대사'가 될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20개 이내 의약품 품목 선정위원회를 가동하기에 앞서 '국민 편의성을 고려한 일반의약품의 편의점 판매는 여기까지다'고 대국민 선언을 해야한다. 이것 만이 국회 본회의 통과직후 복지부가 논평했던 "대승적 선택을 해 준 약사들께 감사하다"는 한마디 말을 실제 실천하는 일이 될 것이다. 그런 연후에야 일부 가정상비약이 의약품의 안전성을 경시하는 풍조를 만들지 않도록 약사회와 합의한 원칙을 꼼꼼하게 이행하도록 해야한다. 대원칙은 편의성은 최소한의 충족을, 안전성은 최대한의 충족을 목표 삼아야한다. 결단코 거꾸로 되어서는 안된다. 대한약사회를 비롯한 약사사회도 대내외적으로 '더는 없다'는 강력한 의지를 지난번 100만인 서명의 기반위에서 천명해야한다. 약사들의 권익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꿈틀대는 유통자본의 욕망으로부터 안전한 의약품 사용이라는 국민적 권리를 지켜내는 뚝이 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따라서 약사법 개정을 선택한 김구 대한약사회장은 설령 '약사들에게 돌팔매를 맞더라'도 숨지말고 전면에 나서 흐트러진 전열을 가다듬어야한다. 그래서 약국이 가정상비약의 실효적 지배를 할 수 있는 방안과 대책을 마련함으로써 약사와 약국에 의한 일반의약품의 안전한 사용이 담보되도록 해야할 것이다. 이것이 약사도 살고, 국민도 안전하게 의약품을 복용할 수 있는 길이다.2012-05-03 06:44:51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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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인계의 중요성에 대해인수인계는 조직의 연속성과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한 중요한 과정이다. 그리고 조직구성원의 변화에도 변함없이 조직 차원에서 업무의 연속성을 유지해 나가기 위해서는 철저한 인수인계가 핵심요소이다. 일반적으로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당선자가 확정됨과 동시에 사람들의 관심은 인수위원회 구성에 쏠리는데, 인수위원회의 가장 큰 목적은 단순히 미래권력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권력의 공백 현상을 막고 정부의 연속성을 보장할 수 있는 인수인계를 위한 것이다. 특히 이 시기는 선거 기간 동안의 혼란을 수습하고, 드러난 갈등을 봉합하는 한편, 새 당선자에 대한 높은 기대치를 저버리지 않게끔 하는 것이 향후 국정운영의 향방을 좌우하는 결정적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그저 당선자의 개인적 성취를 위해서가 아니라 한 조직의 운명을 결정짓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조직 리더의 인수인계는 조직의 생사를 결정짓는 중요한 절차이다. 이러한 중요한 지도자들의 인수인계 절차에서 성공적인 인수인계를 위한 핵심 열쇠를 쥔 사람은 전임자이다. 전임자는 후임자를 위해 지금까지의 조직운영 실태와 공적업무와 사적업무의 노하우 등을 전달하여 후임자가 안정적으로 조직을 유지해 나가도록 도와야할 책임이 있다. 이 과정에서 전임자는 헌신적으로 후임자를 도와 성공적인 인수인계를 마칠 수도 있고, 반대로 내키지 않는 마음으로 인수인계를 거절하거나 이미 떠나게 된 조직에 대한 애정이 없어 귀찮아하며 형식적으로 인수인계에 형식적으로 응해 인수인계를 망쳐버릴 수도 있다. 조직에 대한 무조건적인 애정을 강요할 수는 없으므로 떠나게 된 아쉬움이나 그 과정에서의 서운함을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르나 무엇보다 이는 한 조직을 이끌던 수장의 자세로서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전임자는 떠나는 뒷모습을 아름답게 남겨야 한다. 이는 개인적인 명예를 위해서일 뿐만 아니라 전임 지도자의 이기심으로 제대로 된 인수인계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조직 운영에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고, 이러한 손실이 조직 전체의 운명을 바꿔 놓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전임자는 그저 자기만 살겠다는 이기심과 떠나게 된 서운함과 같은 사적인 감정을 버리고 그간 함께 해온 조직구성원들을 위해 성실하게 인수인계에 임할 아량을 갖추어야 한다. 더불어 후임자는 자신이 새로운 점령군이라도 된 양 전임자를 무시하는 오만한 태도 대신에, 전임자의 아량에 대해 끝까지 존경을 표시하고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 조직에서 전임자로부터 후임자에게 이어지는 인수인계의 과정 자체가 조직 운영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중요한 절차이다. 전임자에게는 개인의 사사로운 감정으로 그 간의 노고에 먹칠하는 대신에 끝까지 아름다운 모습으로 마무리지을 수 있는 통 큰 지도자의 모습을, 후임자에게는 전임자의 뜻을 존중하고 본받을 수 있는 진정한 지도자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성숙한 인수인계 문화를 기대해 본다.2012-05-03 06:35:16데일리팜 -
영리병원, 옷만 바꿔입은 의료민영화최근 경제자유구역법개정안이 공포되고 허가절차를 담은 복지부의 하위 법령제정안이 입법예고 되면서 정부의 의료민영화 시도가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환자단체를 포함한 시민사회단체들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경제자유구역 내 투자개방형병원(영리병원) 도입을 놓고 '이름만 바꾼 의료민영화'라며 극렬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일에도 야당과 시민사회단체는 '세계노동절 기념대회'에서 의료민영화 반대투쟁을 포함한 결의문을 채택했다. 무상의료국민연대, 의료민영화저지 범국민운동본부, 보건의료노조, 보건의료단체연합 등도 연대해 같은 날 복지부앞에서 공동결의대회을 열고 반대투쟁을 이어갔다. 사실 MB정부 들어 공공시설 또는 공공재의 산업화 시도는 의료부문 외에도 도로, 철도, 항공 등 여러 분야에 걸쳐 꾸준히 시도됐다. 의료민영화 추진이 시도될 때마다 시민사회단체들과 진보성향 학자들은 내국인 진료 허용이 의료이용 양극화를 조장하고 당연지정제를 위협해 결과적으로 공보험인 건강보험체계를 심각하게 훼손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대해 왔다. 실제로 이번 영리병원 허가를 골자로 한 후속법령들이 공분을 사고 있는 것은 내국인 진료 허용뿐만 아니라 외국 의사면허 소지자를 10% 이상만 두도록 해 사실상 의료민영화에 옷만 바꿔 입힌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경제자유구역 안에서만 허용한다는 것 또한 헛점이 많다.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인천, 부산, 대구 등 3개 광역자치단체와 6개 지역에 걸쳐 허용되기 때문에 전국 대도시마다 한 곳 씩 설립 가능해 영리병원 확산 논란은 불가피하다. 국민의 건강권 측면에서 의료이용의 평등은 당연히 지켜져야 할 대명제다. 한 정권이 지향하는 바대로 휩쓸려 처리할 사안이 아닌 것이다. 세계적으로도 의료보장을 공보험으로 두거나 지향하는 이유는 의료이용의 평등을 복지의 큰 축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점을 정부는 간과해선 안될 것이다.2012-05-02 06:35:56김정주 -
일반약 수난시대…약사들은 피곤하다"요즘 일반약만 보면 짜증나죠. 편의점 약 판매 소식에 판매가 조사는 또 뭔지…" 약사들 입장에서 일반약 수난 시대다. 가정상비약 편의점 판매 허용부터 일반약 판매가 조사까지, 현 정부 들어 일반약과 관련된 정책들 때문에 약사들의 심기가 불편하다. 일반약 약국 외 판매 정책은 국민 편의성 증진과, 일반약 가격조사 공개는 물가안정이 목표다. 정부가 일반약을 물가안정 대상으로 분류하고 각 품목의 최저가, 최고가, 평균가를 공개하겠다고 공언했다. 즉 가장 저렴한 일반약 가격을 공개해 소비자 불만을 해소하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약사들의 불만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판매자 가격표시제 시행으로 약국에 가격정책의 재량권을 준 마당에 판매가를 조사해 공개하면 고객들과 또 다른 분쟁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강남의 P약사는 "오픈프라이스가 도입된 마당에 판매가를 조사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정부가 일반약 정찰제를 도입해 정찰제 미만으로 판매하는 약국을 처벌하면 될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영등포의 K약사는 "보건소가 해오던 일반약 가격조사도 수량이나 용량 편차로 인해 제값 받는 약국만 폭리를 취하는 것처럼 비춰졌다"며 "싸게 파는 약국의 일반약 가격이 공개되면 소매 적정마진을 받는 약국들도 가격을 낮춰야 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결국 조사를 한 이후 사입가 이하로 판매하는 약국은 난매로 강력한 처벌을 하는 게 중요하다. 탈법을 저지르면 저가 공세를 하는 약국이 우대 받게 해서는 안된다. 또 약사들은 수량, 용량 보정이 이뤄진 판매가가 공개되지 않으면 혼란만 부추긴다. 약사회가 조사과정에 적극 개입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반약 약국 외 판매로 어수선한 약국에 일반약 가격조사 시행으로 마치 일반약이 계륵이 된 듯하다. 지금 약사들의 생각이 이렇다.2012-04-30 08:56:35강신국 -
제약-복지부, 복권 당첨되고 싶다면제약산업계가 그토록 반대했던 '일괄 약가인하 제도'가 이달초부터 엄연히 시행되면서 어찌해 볼 수 없는 '제약 생태계의 상수'로 자리잡자 제약회사별로 활로를 뚫어내기 위한 움직임 역시 활발해지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매출 규모로 톱 랭킹의 한 제약사는 굴지의 컨설팅 업체에게 세계 제약환경과 자사의 역학관계를 파악해 달라고 주문했는가 하면, 다른 제약회사들은 우리와 비슷한 환경에서 글로벌 시장을 호령하고 있는 다케다 등 일본 기업 번치마킹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컨설팅업체에게 맡겼든, 스스로 벤치마킹에 나섰든지 간에 제약회사 오너와 CEO들이 손에 받아 쥔 보고서의 최종 결론은 지나칠 정도로 단순하고 단호하다. '생존의 길은 지속적인 R&D와 글로벌 활동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복권에 당첨되고 싶은가? 그렇다면 복권을 사라'는 명언을 제약산업에 대입해 보자. 그러면 그 말은 '지속적 생존을 원하는가? 그렇다면 R&D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을 두드리라'는 엄중한 교훈으로 치환된다. 더이상 국내 제약회사들에게는 서성거릴 시간도, 물러설 공간도 없다. 그동안 각종 삶의 영양소를 제공했던 국내 제약산업계의 생태계는 몇년 새 완벽하리 만큼 변모한 것이 사실이다. 진흥원 고경화 원장이 "제약회사 경영자분들도 얼마전 임채민 장관이 참석한 제약 CEO 모임에서 생태적 혁신을 이뤄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전한 것처럼 제약계스스로도 둘러싼 환경이 상전벽해처럼 변해 버린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일괄 약가인하, 리베이트 쌍벌제와 빡빡해진 공정경쟁규약, 일반의약품의 부각 등 상상하기 쉽지 않았던 요소들이 생태환경의 핵심 요소로 자리잡았다. 일괄 약가인하로 겪는 단기적 영향을 만회하기 위해 사업을 구조조정하거나 마케팅을 강화하거나 임시방편의 조처는 취할 수 있을 망정 긍극적인 생존은 R&D와 글로벌 진출에 있음을 국내 제약회사 오너와 CEO는 명심해야 한다. 한국노바티스 에릭 반 오펜스 CEO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연 제2회 보건산업정책포럼 연자로 나서 "노바티스가 세계 시장 빅파마 중 유일하게 두지릿수 성장을 한데는 매년 100억 달러 이상 투자한 결과"라고 신바람을 냈다. 실제 글로벌화 된 일본의 다케다, 다이이찌 산쿄, 아스텔라스, 에자이, 쥬가이, 오츠카 등도 모두 세계 시장에서 매출의 절반 가량을 채우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관점에서 '혁신제약'으로 방향을 튼 정부 정책은 '단기 충격을 무시했다'는 점을 제외하면 시대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선택이며 되돌릴 수 없는 불가역 단계에 진입했다. 그렇다고 한다면 국내 제약회사들도 주춤거리지 말고 R&D에 투자하고 글로벌 시장을 끊임없이 노크해야 한다. 정부는 이같은 길을 가려하는 기업들이 자본 융합을 할 수 있도록 M&A 유인책 등을 꾸준히 제시해야 할 것이다. 다만, 모든 제약회사가 화이자나 노바티스, GSK, 다케다와 같은 길을 갈 수 있는 것은 아닌 만큼 실력에 맞는 길을 선택해야 한다. 크고 작은 기존 제약회사들이 일반의약품 전문기업, 원료의약품 전문기업, 생산전문기업, 판매전문 기업 등 다양한 방식으로 생존을 모색하도록 길을 열어줘야 할 것이다. 최근 임채민 복지부 장관이 몇몇 제약회사를 방문하면서 제약산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다행이지만 그의 입에서 나오는 메시지는 '혁신형제약'에서 더 진전된 것이 없는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 건강증진을 위해 필요한 제약산업의 생태계는 단순히 혁신제약 인증을 받은 몇몇 곳이 해낼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기왕에 크든 작든 실력을 확보하고 있는 제약산업이 나름의 방향을 잡을 수 있도록, 히든 챔피언(Hidden Champion)이 나올 수 있도록 세계의 다양한 성공사례를 소개하고, 합당한 지원을 하는데 나서야 할 것이다. 지난 1년, 약가인하를 두고 정부와 업계가 극한 대립의 과정을 겪었다면 이제부터는 국내 제약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진정한 협력 관계를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다.2012-04-30 06:44:53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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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기소년과 위기의식–고객거래처증감원에 신고된 2011년 약 180여개의 제약회사의 실적은 말 그대로 초토화다. 상위 TOP 4에 해당되는 동아, 대웅, 녹십자, 유한양행의 2010년 대비 영업이익은 적게는 마이너스 15%에서 많게는 46%까지, 특히나 1000억원대 매출의 중견 국내 제약회사의 영업이익은 플러스 업체를 찾아보기가 힘들다. 제약업을 둘러싼 모든 환경마저도 더 강력한 위기의식을 불러 일으킨다. 이미 시행된 일괄약가 인하시행(53.55%)으로 상상을 초월하는 영업이익 감소 및 반품대란, 지속적인 효능 임상에 대한 자금부담,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인한 수입원료 의약품의 급등 예상, 한미FTA 시행, 나고야 의정서 발효 등 작금의 제약산업 현실은 말 그대로 풍전등화다. 그뿐이던가. 해외 대형 제네릭사 출범, 더 크게는 제약증시의 급락, 동유럽발 글로벌 위기 가속화, 일본계 자금의 국내 이탈 움직임까지…. 도대체 눈을 씻고 찾아봐도 뭐 하나 안심할 만한 소식이 없다. 업계 상위사나 중견 제약사의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소업체의 위기의식은 정말로 '생즉사 사즉생'의 마음가짐을 가져도 어렵다는 비관론이 팽배해져 있다. 이렇게 심각한 위기가 왔는데도 정작 제약회사는 여전히 정부나 사회에서 양치기소년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니, 정부나 사회는 한술 더 떠서 제약회사 뿐만이 아니라 의약계 마저도 양치기소년으로 간주하며 위기의식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 오늘 당장 아파서 죽을 것 같다며 약가인하 결사반대를 외치던 장충체육관의 그 함성은, 정부에서 볼 때 그저 제약회사들이 시간이 남아 외치는 부대행사가 되어 버렸고…. 약가인하가 시행되었는데 '왜 내 병원 진료비는 내려가지 않느냐?' '왜 내 약값은 절반으로 떨어지지 않았느냐?'고 외치는 환자에게 의약사는 제약회사에서 리베이트나 받는 부도덕한 사람으로 취급 받는 이상한 세상이 돼버렸다. 약국의 생존전략으로 채택한 일반의약품 활성화는 어떤가. RPLS(판매자 가격표시부착제)가 뭔지도 모르는 무지한 모 방송사로 인해 약사는 턱없이 높은 고마진을 취하는 집단으로 호도됐다. 제약회사가 리베이트라는 원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리베이트와 관계 없는 회사 특히나 원료중심 회사, 위수탁 전문회사들도 리베이트 공여 범죄집단이라는 인식에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말 그대로 대한민국 전체 제약회사는 양치기소년이 돼버린 것이다. 정부시책에 발맞춰 시설에 투자한 회사들이 자금압박으로 무너지고, 직원들은 뿔뿔이 흩어지고 M&A가 가속화되는 회사들이 생겨나고 있음에도 여전히 정부는 제약 경쟁력을 외치고 수출을 외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야기한 것은 이미 일어나고 있는, 억울하고 분하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진짜 늑대가 나타나서 이미 몇 마리의 양들이 죽고 없어졌다. 아니, 어떤 양치기는 양치기 스스로 잡혀 먹힌 곳도 있다. 살아남은 양치기는 죽은 양들을 추스릴 겨를도 없고 옆 동네 양치기가 희생된 것을 슬퍼할 겨를도 없다. 왜냐하면 지금까지의 그 어떠한 위기의식 보다 더욱 큰, 말 그대로 단 한 명도 살아남을 수 없는 '메가 핵폭탄'급 쓰나미가 감지되기 때문이다. 살아남은 제약회사가 이러한 환경하에서 생존전략으로 펼치고 있는 사업 다각화나 일반의약품 활성화 등이 생존의 전략으로 비춰지지 않고 얕은 꼼수 내지는 약가인하로 인한 영업이익 벌충 정도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바로 이런 부분들이 단 한명도 살아남을 수 없는 '메가 핵폭탄'급 쓰나미라고 생각한다. 제약회사의 가장 큰 자원은 거래처(고객)다. 회사가 돌아갈 수 있는(경영) 유일한 이유도 고객이 있기 때문이다. 고객이란 고갈되지 않는 무한자원이 아니다. 고객이란 자원이 고갈되지 않고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소통 무기는 바로 고객이 업계에 보내는 '신뢰'인 것이다. '신뢰'가 쌓이면 고객은 회사에 무한가치를 제공해준다. 그러한 고객의 신뢰가 작금 바닥을 기고 있는 형상이다. 옆 동네든 우리 동네든 양이든 양치기든 심지어 목초마저도 고객이 무너지면 그 어떤 것도 살아 남을 수 없다. 자식에 대한 부모들의 마음은 똑같다고 한다. '저런 쳐 죽일놈!'하며 야단을 치면서도 내 자식에 대해서는 그 때 더 투자하지 못한 것이 죽는 그 순간까지도 미안한 것이 부모다. 이제 제약회사가 고객들에게 좀 더 솔직해지고자 한다. 집 나간 양치기소년 같은 탕아들이 이제서야 '고객은 아끼고 배려하고 경청하는 대상'이라고 말한다고 해도 부모의 입장에서 바라봐 주길 바란다. 바라건데 '과거 양치기소년 경력이 어디가냐'고 호적을 파는 부모가 아닌, 용서하고 내 자식으로 인정해주는 것 말이다.2012-04-30 06:35:18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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