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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릭 살고, 개량신약 죽고?노바스크와 아마릴 제네릭 출시 이후 지난해부터 리피토와 코자로 이어지는 '제2차 제네릭 워(generic war)'가 제약업계를 강타했다. 상위 제약사들은 너나 할것 없이 제네릭 출시에 올인했고, 보란 듯이 훌룡한 성적표를 받아왔다. 리피토제네릭의 경우 유한양행 '아토르바'가 올 1분기 90억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초특급 블록버스터 탄생이 유력한 상황이다. 동아제약이나 한미약품 등도 블록버스터 등극을 예약해놓고 있다. 코자 제네릭은 어떤가? 종근당의 '살로탄'은 올해 분기 매출 50억원을 뛰어넘으며 엄청난 마케팅력을 과시했다. 이런 추세라면 300억원대 품목도 가능한 상황이다. 유한양행, 동아제약, 한미약품도 100억원대 매출이 충분하다. 하지만 지난해 출시된 일부 개량신약들은 출시시기를 놓치며 개발비용과 시간대비 혹독한 신고식을 치러야 했다. 종근당 '프리그렐'과 한미 '피도글'은 후발진입 장벽을 넘지 못하고 지난해 7~10억원대의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플라비톨', '플래리스' 등 제네릭이 300억원대 대형품목으로 성장한 것과는 너무도 대조적이다. 한미약품은 또한 올 1분기에 조용히 리피토 개량신약인 '뉴바스트'를 출시하기도 했다. '에소메졸' 등 제네릭군이 없는 일부 개량신약만이 그나마 분기매출 20억원대를 유지하며 개량신약 자존심을 지키고 있을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고혈압 복합 개량신약으로 도전장을 내민 한미약품의 '아모잘탄'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현재 고혈압복합제 시장은 엄청난 경쟁체제에 돌입해 있기 때문이다. '엑스포지'가 올 1분기에 매출이 4배이상 증가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올리고 있는 가운데, 고혈압복합제 8품목이 1분기 60억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한미약품은 조만간 발매가 예상되는 올메텍+노바스크 복합제 '세비카'와도 경쟁을 치러야 한다. 4년간 개발, 임상비용 35억원이라는 투자(?)를 강행한 한미약품의 승부수가 아모디핀 신화를 이어갈지, 아니면 신약과 개량신약 개발은 역시 위험부담이 크다는 인식을 심어줄지는 아모잘탄의 성공여부에 달려있다.2009-05-27 00:30:55가인호 -
(上)인터넷언론과 노무현(上)인터넷언론과 노무현 (中)버전 2.0시대의 데일리팜 (下)또 다른 10년은 글로벌이다 데일리팜은 김대중 정부 시절이던 지난 2001년 4월 27일 문화관광부에 '인터넷신문 관련 유권해석 의뢰의 건'이라는 제목의 공문으로 두 가지 민원질의를 했다. 하나는 인터넷신문 기자들이 관공서나 기자실 출입금지 등 취재를 제한받아야 하는지 여부이고, 또 하나는 인터넷신문을 영위하는 것 자체가 제한을 받아야 하는지 여부였다. 문광부는 전자의 질의에 대해서는 해당관청의 공보관실에 문의할 것을 주문해 사실상 발을 빼는 답변을 했다. 데일리팜은 기자실에서 늘 쫓겨나는 상황었기에 문광부의 이런 회신내용은 참으로 실망스러웠고 나아가 원망스러웠다. 하지만 후자 질의에는 '인터넷신문이 등록대상은 아니지만 새로운 형태의 언론이라고 인정한다'고 언급하면서 '관련법 개정 추진시 등록이 가능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는 답변이 나왔다. 당시로서는 그야말로 파격적인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런 유권해석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변함없이 싸늘했다. 데일리팜은 문광부의 회신 공문을 갖고 정부 부처와 의약 관련단체들에게 보도자료 제공과 팩스번호 리스트업 등의 협조를 다각적으로 요청했지만 철저히 묵살당했다. 인터넷 매체는 이처럼 입법이 되기 전인 불과 4년여 전까지만 해도 언론으로 전혀 취급받지 못했다. 아니 노무현 전 대통령이 취임한 2003년 이전의 인터넷신문과 그 소속기자들은 심하게는 사이비에 가까운 취급을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2005년 1월 27일은 인터넷신문사 내지는 소속 기자들에게는 제2의 탄생에 버금가는 공동의 생일날이다. 이날은 '신문 등의 자유와 기능보장에 관한 법률'(신문법,법률 제7369호)이 공포된 날이다. 이 법으로 인터넷 서버나 통신을 매개 또는 그 도구로 한 취재·보도기능을 하는 사업자들은 언론이라는 제도권의 가마를 타게 됐다. 전기통신업에서 저널리즘업으로 옷을 갈아입었다는 것이다. 노 전 대통령과 참여정부는 그렇게 온라인 코드의 변화에 앞장서 갔다. 기성언론과 극단적 대립을 선택해 수많은 우려곡절을 겪은 참여정부이지만 온라인 저널리즘의 역사를 연 것만큼은 세계 언론사에도 남을 선도자 역할을 했다고 본다. 데일리팜은 신문법이 탄생하기 5년여 전인 1999년 6월 1일 닻을 올렸다. 기사 예비송출 기간까지 감안하면 데일리팜이 언론이란 간판을 달지 못한 것은 무려 6년에 가깝다. 이런 탓에 브리핑룸이 생기기 전인 2003년 6월까지 데일리팜은 주요 출입처인 정부 부처 브리핑이나 설명회 자리에서 공보실 직원들로부터 번번이 쫓겨나거나 심지어 욕설을 먹는 것이 일쑤였다. 공보실에 보도자료용 팩스번호를 심기위해 때로는 애걸복걸 매달리고 또 한편으로는 거칠게 항의하고 싸우면서 온갖 사투를 다했음에도 끝내 포기해야 했던 모진 시기였다. 모 통신사 기자는 설사 엠바고가 없는 취재기사를 쓴다고 해도 자신의 기사 보다 앞서 쓰지 말라는 허무맹랑한 협박을 창간 초기 수년 동안 해 왔다. 당연히 기자단의 눈치를 보던 공무원들로부터도 데일리팜은 취재협조에서 철저히 외면당했다. 의약관련 주요 단체들까지 데일리팜은 언론이 아니라는 이유로 보도자료는 물론 하물며 부음과 화촉기사까지 릴리스를 제한하고 거부했다.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한 것은 노 전 대통령이 취임한 2003년부터다. 참여정부는 기존의 출입기자단 제도를 전면 폐지하고 취재를 원하는 모든 기자에게 등록만 하면 자유롭게 모든 정부부처의 방문·취재를 허용하는 '출입기자 등록제'를 시작했다. 이른바 '개방형 브리핑제'가 노 전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03년 6월 청와대를 시작으로 같은 해 9월에는 전면 실시되기기에 이르렀다. 신문법이 공포되기 전이었지만 인터넷신문들에게는 생명의 빛과도 같은 조치였음이 물론이다. 비록 개별 공무원과의 접촉을 금지해 '기자실 대못질', '알권리 박탈' 등의 비판과 뭇매를 맞았지만 온라인 매체들은 기회의 장을 얻어 나갔다. 최소한 정부부처에 발을 담그기라도 할 수 있는 계기가 열린 것이다. 그 후 2년 뒤에 공포된 신문법은 그 완성판이라고 해야 하겠다. 인터넷매체들이 온갖 설움과 굴욕을 씻어내면서 언론으로 당당히 설 수 있게 한 신문법이 공포된 날은 데일리팜의 생일 보다 의미가 깊다. 당시 온라인신문들은 대부분 페이퍼 언론에 비해 영세하고 초라한 모습이기는 했지만 '쌍방향'과 '실시간'이라는 강력한 가능성의 무기를 희망과 비전으로 안고 갔기 때문이다. 물론 페이퍼 신문도 대부분 온라인을 별도로 운영했다는 점에서 인터넷신문의 제도권 수용은 전체 언론발전의 공익에 부합되는 사안이었음을 받아들여으면 싶다. 수천 년간 여론의 매개가 돼 온 종이는 무형의 인터넷과 공유하게 됐다는 것이다. 손에 잡히지 않는 무형의 저널리즘이 법과 제도권 내에서 언론기능을 하게 된 것은 획기적 분수령이다. 그래서 우리는 신문법이 공포된 그날을 언론역사가 새로 쓰여진 날로 크게 기록하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물론 인터넷언론이 대안언론으로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만큼 난립일 뿐만 아니라 영세하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의 인터넷 독자수요는 가히 빛의 속도로 가고 있다는 점에서 일부의 부작용을 미래의 긍정적 요소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우리의 인터넷언론 흐름을 전 세계 주요 언론사들이 벤치마킹할 정도 아닌가. 아울러 포털의 주요 콘텐츠에서는 여전히 뉴스와 저널리즘임이 문지기 역할을 한다. 나아가 포털 자체가 언론영역에 데뷔할 상황까지 왔다. 이는 노 전 대통령의 대립적 언론관과 그로인한 공과(功過)를 떠나 그의 소스 릴리즈 실명제 내지 개방형 시스템이 우니라라 현대 언론의 물줄기를 획기적으로 전환시켰다고 본다. 폐쇄적, 일방적, 독점적 기자단의 폐해가 그만큼 상대적으로 컷던 것을 우리는 되돌아 봐야 한다. 거듭 강조하지만 모든 인터넷신문은 온라인 저널리즘 기준으로만 본다면 종속형(페이퍼)이든 독립형이든 참여정부의 혜택을 받았다고 봐야 한다. 아니 언론사들은 다양성을 흡수할 여력을 갖게 되었고 언론인은 소위 격이 떨어지는 것 같지만 반드시 갈아 입어야 할 맞춤형·상생형 저널리즘이라는 '21세기 품격'을 입었다. 독자들의 다양한 쌍방향 수요를 제도권이 저널리즘 통로로 열어준 것을 쉽게 지나치고 있지만 새겨야 할 의미심장한 개혁이다. 서슬 퍼런 군부정권 시절 언론탄압의 전위부대 역할을 한 언기법(언론기본법)을 신문법에 비유하겠는가. 87년 이후부터 언기법을 대신해 온 정간법(정기간행물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이 오늘의 언론현실에 맞다고 할 용기가 있는가. 정보의 소통속도가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시대다. 인터넷언론을 그 소통의 중심에 있게 한 노 전 대통령은 분명 그것을 앞장서 실천한 인물이다. 진보와 보수를 떠나 그의 '인터넷언론관' 만큼은 그의 사후에도 생생하게 살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 세계 어느나라 보다 앞선 인터넷언론 기반을 만든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가슴깊이 애도하며, 데일리팜 창간 10년의 자축 보다 자유와 창의 그리고 탈권위의 시대에 걸맞는 인터넷-온라인 언론의 공동발전을 기원한다. ▶◀ 삼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빕니다2009-05-25 06:30:34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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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피토, 추가인하 위기 넘길까스타틴계 고지혈증치료제들의 가격조정이 일단락됐는데도 ‘리피토’(성분명 아토르바스타틴)의 운명은 여전히 안개 속이다. 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가 애초 평가 방식에 따른 약가조정을 수용할 수 없다면서 심평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이하 급평위)로 돌려보냈지만, 급평위는 그대로 해도 무방하다며 심의를 마쳐 공이 다시 건정심으로 넘어갔다. '리피토'는 내달 10일로 예정된 건정심 제도개선소위원회 이후 본회의를 통해 다시 결정대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재논의 절차에서 합의를 보지 못할 경우 표결에 부쳐진다. 약제에 관한 한 전문가 자문위원회 격인 급평위의 검토 의견을 거의 전적으로 수용해 온 건정심이 급평위가 두 번이나 문제가 없다고 검토한 사안에 또 다시 토를 달기 어려울 것이라는 일각의 예측에 따르면, 리피토는 일단 추가 인하 위기를 모면한 것으로 보인다. ‘리피토’의 원안 통과를 강력하게 반대해 온 가입자단체들이 여전히 건정심 의결권을 행사하더라도, 마지막 보루인 표결에서 다수 의견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그대로 통과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추가 인하를 모면하더라도 ‘리피토’의 앞날은 그리 순탄치 않아 보인다. 차기 건정심에서 가입자단체가 ‘리피토’의 원안 통과를 반대할 것이 뻔한데다, 일부 단체는 법정 소송까지 검토하겠다는 반응이어서 기등재 본평가 방향의 결정타가 될 마지막 관문의 무게를 짐작케 한다. 사안을 기점으로 급평위를 향한 날선 비판이 다시 불붙을 가능성도 있다. 기등재약 시범평가의 총대를 멘 1기 급평위가 기간 지연이나 평가방법에 대한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제약 특혜 비판의 중심에 ‘리피토’가 있었던 만큼, 2기 급평위가 자질 검증에 실패했다는 것이 시민단체들의 판단이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급평위에 화이자로부터 연구 지원을 받는 인사가 포함돼 있고, 리피토의 인상률을 축소하는 데 기여했던 임상 연구 또한 화이자가 재정을 지원한 것인 만큼, 리피토 재평가 결과는 이미 신뢰를 잃은 것”이라며 "의결 절차를 통해 재검토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소송도 불사할 것”이라고 벼르고 있다. 일부 시민단체들은 이미 성명 릴레이를 통한 대응 채비를 갖춰, '리피토' 후폭풍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건정심에서 급평위로, 급평위에서 건정심으로 한 차례 핑퐁게임을 치른 ‘리피토’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혹자는 ‘상처뿐인 영광’을, 혹자는 ‘장고의 가시밭길’을 예견하는 가운데, 차기 건정심의 판단에 관심이 모아진다.2009-05-25 06:24:48허현아 -
오락가락 의약품 소포장 제도소포장 생산 의무화 제도가 시행된지 1년 반이 넘었지만 아직도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생산량 기준에서 제고량 연동제로 전환했음에도 불구하고 약국가에서는 소포장 의약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제약업계는 소포장을 생산해도 수요가 없어 재고만 쌓인다고 울상을 짓고 있다. 이에 식약청은 소포장 생산 의무화 비율을 실태조사를 거쳐 품목별로 10% 범위 안에서 차등 적용토록 제도를 개선키로 방침을 세웠지만 이번 개선안 역시 실효성에서 여전히 물음표가 제기될 전망이다. 6000품목이 넘는 소포장 의무 대상에 대해 맞춤형 의무 생산 비율을 마련하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또한 소포장 의약품이 필요한 곳에 적절하게 공급될 수 있는 대책이 마련되기 전에는 전체 수요량에 맞춰 공급량을 조절하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식약청은 실태조사를 통해 약국가와 제약업계의 불만을 최소화시키겠다는 방침이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약국과 제약사가 만족할 수 있는 이상적인 방안을 도출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여기서 지적하고 싶은 부분은 제도 마련 당시 이후 펼쳐질 상황을 미처 예상하지 못한 채 밀어붙이기 식으로 제도를 시행하는 바람에 막상 제도 정착은 커녕 매년 규정을 뜯어고쳐야 하는 현실에 부딪힌다는 점이다. 제도 시행 이후 1년 반이 넘었지만 약국가와 제약계의 불만만 고조됐을 뿐 달라진게 없다는 얘기다. 그 뿐만이 아니다. 제도 시행 첫 해인 2007년 소포장 생산에 대한 처분은 생산이 완료된지 1년을 훌쩍 넘긴 올해 초에 확정됐으며 처분을 받는 업체들은 행정소송 가능성까지 제기하는 등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도 다 지나가지만 지난해 소포장 의무 생산에 대해서는 아직 현황 파악조차 하지 않은 상태다. 소포장 의무생산 제도를 시행한 식약청마저 운영에 대한 확신을 갖지 않고 있어 관련 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업체에 대한 행정처분도 자신있게 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결국 이 상태라면 소포장 의무 생산 제도는 정착은 요원한 채 각각의 이해에 휩싸여 뜯어고치기를 반복하는 누더기 제도가 될 공산이 높아 보인다. 물론 약국가와 제약업계의 적극적인 협조와 양보가 동반되지 않는다면 제도가 결코 정착될 수는 없다. 하지만 식약청이 지금처럼 장기적인 식견 없이 제도를 운영한다면 소포장 의무생산 제도는 결국 실패한 제도라는 비판에서 면치 못할 것이다.2009-05-22 06:45:48천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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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루 쫓는 리베이트 대책정부의 리베이트 근절 대책이 도무지 혼란스럽다. 마치 정부는 도저히 잡힐 것 갖지 않은 신기루를 쫓는 모습이다. 동원 가능한 온갖 처방을 수시로 내놓고 있지만 큰 밑그림 없이 작은 그림만 계속 그리다 보니 그런 헛걸음질을 하고 있다. 의지만큼은 가상하다고 하겠지만 실효성은 계속 의문이고 실제 겉돈다. 원론적으로는 '리베이트 범위'가 여전히 고무줄 식으로 불문명한 상태에서 그때그때 처방을 내놓기 때문이다. 그림은 화려해 보이지만 알맹이는 맹탕이다. 받는 쪽에 대한 처벌의지를 강력히 표방하면서 실천에 옮기고는 있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주는 쪽에 대한 처벌만 더 강화되는 수순이기도 하다. 그러다보니 복지부와 심평원 및 공정위와 검찰 등의 전 방위 조사나 수사는 늘 그렇게 주는 쪽의 처벌에만 의존하는 식으로 간다. 복지부는 지난 15일자로 '의료관계 행정처분 규칙 일부 개정령안'을 공포하고 이날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이 규칙은 작년 12월 8일 입법 예고된 후 세간의 주목을 받아왔다. 개정 규칙의 핵심이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에 대한 처분의 강화에 맞춰졌기 때문이다. 검사의 기소유예나 법원의 선고유예시 각각 1/2과 1/3의 범위 내에서 자격정지와 업무 또는 영업정지 등을 감경해 주던 울타리가 사라진 것이다. 개정 규칙은 감경 한도를 각각 2개월과 3개월로 못박았을 뿐만 아니라 '의약품 판매촉진'과 관련해 금품을 수수한 경우는 아예 감경 적용을 제외시켰다. 신분이 확실하고 사회적 품위가 있는 의사에 대한 이른바 '품격 참작'이 없어진 셈이다. 정부가 그동안 논란이 돼온 받는 쪽, 특히 의사에 대한 리베이트 처벌의지를 실천에 옮겼다고 인정되는 부분이다. 이 같은 의사에 대한 감경기준 강화는 상징적으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인정한다. 아니 의약품 유통 부조리 척결 차원에서 우리도 그렇게 기대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14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약사법 시행규칙 개정령 안을 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이 규칙 개정안의 핵심은 약사 또는 한약사가 의약품 구입 등 업무와 관련해 부당하게 금품 및 향응을 수수하는 행위를 금지한데 있다. 이를 어길 경우 자격정지 2개월의 행정처분을 받는다. 당시 이 규정은 약사사회에 상당한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약국가에 백마진이나 리베이트가 사라질 것으로 전국의 약사들은 긴장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백마진과 리베이트의 경계선이 모호하고 백마진 자체에 대한 제도권내 흡수여론이 계속되면서 개정 규칙은 지금까지 거의 법으로써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의사에 대한 감경기준도 그런 점에서 보면 선언적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보지만 막상 시행에 들어가고 보니 기대와는 달리 그 실효성이 의문시 된다. 금품수수의 범위가 너무나 넓어 그 해석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약사들이 백마진을 리베이트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하듯이 의사들도 마케팅의 확장된 개념으로 봐야 한다는 여론이 단연 우세하다. 최근 한 의료 커뮤니티 사이트가 리베이트에 대해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조사대상 개원의사들중 78%는 제약회사의 정당한 마케팅 방법이므로 양성화시켜야 한다고 응답했다. 근절돼야 한다는 대답은 5%에 그쳤다. 의사에 대한 '리베이트 단죄'는 결국 케이스별로 해석에 따라 유야무야 될 공산이 크다. 리베이트는 엄밀히 쌍벌죄다. 주는 쪽과 받는 쪽에 대한 처벌을 동시에 강화해 리베이트를 근절시키고자 하는 정부 정책은 틀리지 않다. 하지만 공은 항상 엉뚱한 데로 아니 일방으로 튀었다. 복지부가 얼마 전 입법예고하면서 의견수렴에 들어간 '신의료기술 등의 결정 및 조정기준 개정안'이 그 단적인 사례다. 이 개정안의 핵심은 리베이트 적발 품목시 약가를 최대 20%까지 직권 인하하는 내용이다. 1년 이내에 다시 적발되면 50% 가중 인하하는 내용까지 담겼다. 상당수 제약사들이 의료기관과 약국을 합쳐 통상 4천~1만개의 거래처를 운영하는 것을 감안해 볼 때 이번 입법예고안은 전 제약사를 사지는 내몰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 법 시행시 단 한곳의 거래처라도 적발될 경우 매출손실은 생사를 좌우할 정도로 치명적일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통상적 리베이트 관행을 20~30%만 잡아도 그만한 약가인하가 단행될 경우 생존할 품목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리베이트를 안주면 그만이라고 하지만 그것이 전 제약사에서 동시에 실행된다는 전제가 붙지 않고는 냉정히 보면 꿈이다. 아니면 받는 쪽에서 일체 받지 않으면 해결되지만 그 역시 이상이다. 제약사들의 영업행위는 엄밀히 경제주체의 활동이기 때문에 약가를 무더기 인하한다고 해서 온전히 없어질 리베이트가 아니라는 것을 정부는 절치부심 인정해야 한다. 그런 냉정한 판단이 없기에 쌍벌죄 적용을 통한 리베이트 대책은 변죽만 울리게 됐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제약사들만 목줄을 잡는 쪽으로 가고 있는 것은 대책이 아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의사에 이어 약사도 감경기준을 폐지하겠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리베이트와 관련한 법이 이미 시행중이지만 그마저 유야무야한 마당임을 애써 무시하려는 의도인가. 정부는 리베이트를 제도적으로 해결하려하면 앞으로도 계속 꼬일 것이다. 그래서 정부는 리베이트 대책에서 우왕좌왕하고 있음을 인정하는 것에서 고민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리베이트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이 이슈에 대한 케이스별 접근이 아니라 큰 그림을 먼저 그리는 수순이 맞다는 것이다. 그 밑그림에는 선순환 고수가 제도, 성분명 처방, 요양기관강제지정제 개선, 의약품 전면 재분류, 민영의료보험 및 영리의료기관 시스템, 약국법인 도입방안, 백마진 및 유통마진의 제도화 접근, 실구입가제도 혁신 등 대단히 민감하지만 그래서 더더욱 비켜가서는 안 될 핵심이슈들이 모두 포함된다. 한마디로 공공성과 시장성의 절묘한 조화방안이다. 이들 현안을 논의의 장으로 끌어들여 치열한 논쟁과 함께 고민을 하지 않으면 리베이트는 늘 신기루를 쫓는 일임을 명심해야 한다.2009-05-21 06:20:23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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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들의 잃어버린 점심시간건강보험공단이 지난 15일까지 차등수가 부당청구 적발을 위해 전국적으로 약국 4285곳에 대한 근무약사 현황조사를 실시하면서 약국가가 긴장에 휩싸인 바 있다. 특히 공단은 근무약사의 근로시간에서 점심시간을 제외해 근로시간을 산정하면서 일부 약국들이 뜻하지 않게 차등수가 부당청구로 몰리게 됐다는 불만까지 제기되고 있다. 공단의 입장에서 보면 근로시간에서 '자유시간'인 점심시간을 제외하는 것은 근로기준법 54조에 따른 적법한 조치이지만 따로 정해진 점심시간도 없이 조제에 매달려야 하는 약국들로서는 공단의 주장이 선뜻 와닿지 않을 수도 있다. 실제로 주위에서도 조제실에서 점심을 해결하며 환자가 오면 식사를 중단하고 조제를 하는 약사들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이 같은 모습은 근무약사들도 예외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법에도 보장된 자유시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직종이 비단 약사 뿐은 아니겠지만 가뜩이나 약사의 전문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시대에서 음식을 한가득 입에 문 약사들의 모습을 대면할 때면 환자나 약사 모두가 민망하기는 마찬가지 이다. 약사들이 점심시간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이유는 긴급환자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더 큰 원인은 의약분업 이후 보다 많은 처방전을 수용하기 위해 고심하는 약국간의 무한경쟁때문 일 것이다.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다수의 약국들이 인접해 처방조제에 매달리는 상황에서 점심시간이라는 이유로 문을 닫았을 경우 환자들로부터 '배불렀다'라는 얘기를 들을 것이라는 걱정도 하지 않을 수 없다. 처방전을 손에 든 환자들이 혹여 다른 약국을 이용할까 좁은 조제실에서 급하게 점심을 해결하는 모습은 단순한 풍경을 넘어 우리 시대 약사들이 처해있는 상황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아 입맛이 개운치 않다. 이웃한 동네의원들은 1시간에서 1시간 30분의 점심시간을 꼬박꼬박 지키고 있는 것과 비교해 점심시간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약사들의 모습에서 느껴지는 비애는 이만저만이 아니다.2009-05-20 06:05:00박동준 -
고무줄로 해석된 리베이트공정거래위원회의 리베이트 과징금 처분에 대한 법원의 판결이 혼란스럽다. 법원이 공정거래위원회와 제약업계의 손을 번갈아 들어주고 있으니 좋은 말로는 케이스별 판단이지만 나쁜 말로는 일관성이 없다. 그것도 같은 서울고등법원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어서 제약업계는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당연히 헷갈릴 수밖에 없게 됐다. 최근 판결이 내려진 한미약품을 포함해 유한양행, 일성신약, 녹십자 등 4개 업체는 일부 승소한 반면 동아제약과 중외제약은 패소판결을 받은 상태다. 이들 업체 중 2개 업체는 각각 패소와 일부 승소에 대해 대법원에 상고했고 공정위는 일부 패소에 대해 역시 상고하고 나선 상황이어서 리베이트 성격 논쟁은 대법원으로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이런 식이면 대법원이라고 해도 절대적 판단을 내릴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따라서 우리는 제약업체의 희비가 엇갈린 것을 논제로 삼기 보다는 리베이트 과징금에 대한 처분 자체가 이 시점에서 과연 실효성이 있는지를 따져보지 않을 수 없다. 아마도 대법원 판결조차 절대 신뢰를 받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과징금 부과로 리베이트를 근절시킬 것이라고 예단하는 것을 정부나 법원은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히려 과징금 부과나 그 금액의 규모가 고무줄 잣대로 운영되면 과징금 처분의 실효성은 더욱 기대하기 힘들다. 물론 사례별로 얼마간 해석이 다를 수는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이는 거꾸로 보면 리베이트에 대한 정의나 범위를 명확히 규정하기 힘들다는 것을 법원 스스로 내어 보이는 꼴이다. 당연히 공정위의 모양새는 더 우스워진다. 핵심 쟁점은 부당고액유인행위이다. 법원은 재판매가격유지행위와 구속조건부거래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공정위의 입장에 섰지만 부당고객유인행위 만큼은 소송에 나선 6개 업체 중 무려 4개 업체에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3개 업체나 이 같은 판결을 내린 행정7부는 행운의 문으로 통하고 있는 반면 2개 업체에 패소 판결을 내린 행정6부는 불운의 상징으로 비유된다. 업체 입장에서 보면 문만 잘 선택하면 된다는 말이 회자될 정도이니 해석이 고무줄로 인식되는 분위기에서 인지상정 나올법한 얘기다. 판결의 불신 신호에 다름 아니다. 결국 부당고객유인행위를 놓고 리베이트의 성격이 사건별로 달라지는 것은 제약사들의 리베이트 자정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다. 공정위는 제약사 조사에서 리베이트 제공을 엄정하게 부당고객유인행위라고 규정지었다. 리베이트 범주에는 현금 및 상품권 지원, 골프 접대 및 여행경비 지원 등의 8가지 세세한 항목이 적시됐다. 하지만 법원은 녹십자가 제기한 과징금 취소 소송에서 골프 및 유흥비 접대에 대해서는 부당고객유인행위가 아니라는 의외의 판결을 내렸다. 현금이나 상품권은 리베이트성으로 봤지만 골프와 유흥비 접대는 정당한 영업활동을 위해 지출한 비용으로 본 것이다. 골프 및 식사접대 항목을 리베이트로 규정한 공정위의 시각과는 전혀 다르다. 그렇다면 동일한 사안임에도 이 규정에 의해 과징금 처분을 받은 다른 업체들은 억울하다. 사실 골프 및 식사접대는 일반적인 영업행위로 통한다. 회계상 접대비 항목에 들어간다면 세무적으로 문제될 것도 없다. 또 하나 살펴봐야 할 것은 과징금 산정방식이다. 부당고객유인행위가 본사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했든 안했든 그것은 중요치 않다. 이를 구분하려는 의도 자체가 옳지 않다. 아울러 지속성이냐 비지속성이냐의 문제도 마찬가지고 다빈도인지 아닌지와 정품인지 견본품인지 역시 그런 범주다. 이를 리베이트 판단 기준으로 삼는다면 고무줄 판단의 여지를 두는 것이다. 다만 '관련매출액'의 경우는 법원의 판단대로 개개의 거래처에 대한 매출액만으로 산정해 과징금을 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대가성도 없는 매출 부분을 해당 조사기간이라고 해서 모두 합산한다면 억울한 처사다. 이 기준에 의거한 한미약품의 과징금 감액은 차후의 기준이 될 만한 선례를 남겼다는 점에서 법원이 합리적 판단을 했다고 본다. 부당고객유인행위는 공정거래법을 해석해 보면 부당하거나 과다한 이익을 제공해 고객을 유인하는 '호객형', 경쟁 사업자 보다 유리한 것처럼 고객을 호도하는 '위계형' 내지 '기만형'으로 나뉜다. 제약사들은 이 유형의 중심에 리베이트가 걸쳐져 있다고 철저히 의심을 받고 있는 현실이다. 사실 리베이트가 이들 불공정행위의 주요 수단이 되고 있음을 부인하지 못한다. 하지만 리베이트라는 용어 자체의 해석과 적용이 불문명한 것은 우선 해결해야 할 사안임에 틀림없다. 그래야만 리베이트를 통한 부당고객유인행위를 처벌하는데 대해 관련업계의 이의신청이나 소송이 없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3조(불공정거래행위의 금지)에 관련 내용이 명시돼 있기는 하다. 하지만 리베이트에 관한한 포괄적 적용만 가능케 돼 있을 뿐이다. 제약사를 대상으로 한 공정위의 칼날은 아직 멈추지 않고 있다. 국내 제약사를 집중 타깃으로 한 1~2차 조사에 이어 지금은 외자제약사를 조준한 조사가 진행 중이다. 경제검찰 공정위가 범법행위를 엄정히 조사해 과징금 단죄를 내리는 것은 고유 업무인 만큼 가타부타 얘기하지 않겠다. 하지만 공정위는 법원에서 엇갈린 판결들이 나오는 것만큼은 반드시 예단하고 봐야 한다. 특히 리베이트를 부당고객유인행위로 어느 선까지 적용할지에 대한 고민은 업계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 진행해주길 기대한다. 법원 또한 사안마다 케이스별 판단을 내릴 것이 아니라 많은 사례가 통합된 큰 의제를 만든 뒤 판결을 내려야 한다. 지금 같은 식이면 공정위와 법원이 리베이트를 조장할 여지를 남긴다.2009-05-18 06:24:40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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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약사의 자리약사들의, 약사들을 위한, 약사에 의한 장이 경기 킨텍스에서 열렸다. 지난 17일 열린 제 4회 경기약사학술대회는 의약분업 10년을 되돌아보는, 변화하는 약사상을 단적으로 보여준 자리였다. 대회에서는 '노인장기요양보험과 약국의 역할'을 주제로 한 학술 심포지엄을 비롯해 일반약 및 건기식 활성화 강좌, 약사연수교육 등 다양한 학술강좌가 마련돼 볼거리, 들을거리, 배울거리가 풍성했다. 특히 행사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전국 복약지도 경연대회는 셀프메디케이션 시대에 약사가 국민 속에서 어떻게 정체성을 잡아가야 하는 지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줬다. 약사는 이제 더 이상 조제업무만으로 정체성을 찾을 수 없게 됐다. 진단과 조제, 소매가 혼재됐던 분업 전의 모습에서 처방전 조제로 순식간에 뒤바뀐 분업 정착기를 지나 현재에 이르러는 국민들의 약국에 대한 눈높이와 니즈가 날로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소매업까지 겸한 약국이, 국민들에게는 가장 문턱이 낮은 요양기관인 까닭에 더욱 그러하다. 때문에 진정한 약사의 자리는 명확해지고 있다. 국민 속으로 파고드는 약사들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약대들의 노력도 필요하다. 6년제 약사가 배출되기에 앞서 관련 커리큘럼 확대 및 신설 노력과 동시에 초점 또한 이를 반영, 발맞춰가야 함을 뜻하기 때문이다. 약사는 국민들에게 '내보이는' 직능이 아닌, 국민과 한데 버무려질 수 있는 직능으로 계속해서 진화, 발전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약사가 타 보건의료 직능보다 우위의 기회요소일 터다.2009-05-18 06:20:32김정주 -
약대 증원을 보는 다른 시각"연·고대에 약대가 있었으면 약사 위상이 지금과는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약사회 모 임원이 최근 기자와 만나 한 이야기다. 연·고대의 경우 사회 각계각층에서 활동하는 인맥이나 동문의 힘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것이다. 이에 약사사회에서는 약대 설립과 증원에는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지만 연고대의 약대 설립 추진에는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아이러니다. 약사들도 배타적인 권리를 보장받은 전문직능인이다. 유일한 경쟁자인 약사들이 더 많이 배출된다면 이를 좋아할 약사는 없다. 이는 의사는 물론 변호사도 같은 생각일 것이다. 약대 정원 증원은 이해 당사자들의 생각이 모두 다르다. 대학으로서는 최고 인기학과를 보유하게 된다는 점을 기존 약대 입장에서는 단과대의 규모가 커진다는 점을 반긴다. 반면 약사들은 과잉 공급을 우려하고 있다. 30여 년간 묶여 있던 약대 정원 증원에는 이렇게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있다. 과연 1216명인 약학대학 정원이 적정한가 아니면 부족한가라는 논쟁은 현 상황에서 뚜렷한 답이 없다. 지방약국이나 제약사나 병원에서는 약사 인력이 부족하다고 아우성이다. 그러나 2만여 명의 장롱면허 소지자는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이렇게 약대 증원, 즉 약사인력 공급을 늘리는 것이 지금 시점에서 적절한지 아니면 불필요한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무더기로 증설된 의대가 의료계의 골칫거리가 됐듯 약대 인력증원도 새로운 고민거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2009-05-15 06:25:49강신국 -
약대정원 증원을 환영한다약학대학 신설과 약대 신입생 정원 증원 문제가 동시에 터졌다. 두 사안 모두 미묘한 현안이면서 약사면허 증원 차원으로 보면 중복된 사안이기에 함께 이슈가 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하지만 쉽게 결정내릴 사안이 아니기에 주무부처인 보건복지가족부와 교육과학기술부가 많은 고민을 해야 일임에는 틀림이 없다. 일단 약대 총 입학정원을 확정해 각 대학에 배분할 권한이 있는 복지부가 기존 약대의 증원이라는 카드를 꺼내든 것은 그래서 대단히 의미심장한 패를 던진 것으로 보여진다. 최근 잇따라 약대 신설 의지를 밝힌 대학들은 아쉽겠지만 '희망'을 접어야 할 줄로 본다. 특히 명문사학 연세대와 고려대는 이에 대해 어떤 대응을 할지가 예의 주목거리이지만 정원이 작은 약대의 증원이 우선돼야 한다. 물론 증원 자체만을 두고도 약사면허의 포화 여부를 둘러싼 서로 다른 시각들 때문에 이런저런 논쟁이 많은 것이 현실이지만 지난 1982년 이후 27년간이나 증원이 전혀 없었던 것이 감안돼야 한다. 약사면허 소지자는 많지만 막상 현업에 투입된 약사는 적어 약사기근 현상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병원약사와 제약유통 분야의 약사는 늘 인력부족에 시달린다. 약국도 포화상태인 것 같지만 개설약사들은 항상 근무약사나 관리약사 구하기가 너무 어렵다고 하소연 하는 실정 아닌가. 전국의 약사 면허자수는 2007년 말 기준으로 5만7285명인데, 같은 기간 우리나라 총 인구 4902만명을 감안하면 1000명당 인구대비 약사 수는 1.17명으로 선진국 보다 월등히 높다. 그렇다면 언뜻 봐서는 약사수를 더 이상 늘릴 필요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실제 면허 사용자수를 보면 전혀 달라진다. 약국 2만8099명, 병원 3087명, 제약 2056명, 유통 1641명 등을 모두 합한 면허 실 사용자수는 3만4883명이다. 무려 2만2402명의 약사면허는 낮잠을 자는 현실이다. 이를 감안한 인구 1000명당 약사 수는 0.71명으로 뚝 떨어진다. 이를 다시 국민과 직접 응대하는 약국만의 면허 사용자 수만을 보면 0.57명으로 떨어지고, 병원약사를 포함한다고 해도 그 수치에는 큰 변동이 없다. 결국 인구 1000명당 0.6명꼴은 OECD 평균 0.6~0.8명과 엇비슷한 구조다. 그러나 일본, 이태리, 벨기에, 프랑스 등은 1~1.5명 사이에 있다. 이를 감안하고 면허 미사용자 수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현실을 봤을 때 약사 수는 현 시점에서 다소 늘어나도 무방하다는 것이다. 면허 사용자는 지난 2000년 총 면허자수가 4만9538명이었을 때나 1만명 가까이 늘어난 지금에 와서나 별반 달라진 것이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복지부가 밝힌 대로 올해부터 약대학제 연한이 6년제로 늘어나면서 오는 2013~2014년 2년간 신규 약사가 배출되지 않는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차원에서도 증원이 필요하다. 2400여명의 신규 약사인력이 배출되지 않으면 정작 약국에도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 또한 수도권은 물론 전국의 주요 대형병원들이 잇따라 경쟁적으로 시설 증·개축에 나서면서 병상수를 늘리고 있기 때문에 병원약사 인력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에 대비를 해야 한다. 수도권만 해도 오는 2015년까지 무려 1만2000병상이 늘어날 것으로 추계된다. 지방에 집중 포진한 정원 40~60명에 불과한 약대는 그래서 증원이 더더욱 급하다. 이번에 평균 정원을 대학당 80명 규모로 정하고자 한 것은 그런 차원에서 잘한 일이다. 이는 등록금을 무작정 올리기 어려운 대학사정을 감안하는 것뿐만 아니라 지방의 병원약사나 제약유통 약사 수요증가까지 감안해서 볼 때 시의적절한 조치다. 이에 대해 소위 장롱면허를 밖으로 끄집어내면 해결될 것이라는 주장이 일견 설득력이 있어 보이지만 현실성이 없는 대안이다. 지금까지 수도 없이 잠자는 면허에 대한 대책이 논의돼 왔지만 무엇하나 뚜렷한 해결책이 제시되지 못해 온 것이 그것을 반증한다. 그렇다고 미사용자들에게 면허사용을 강제화 할 수도 없지 않은가. 결국 부족한 약사인력은 증원으로 해결할 방법 이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다. 다만 증원된 약사면허 자원이 약국으로 몰리지 않도록 직역과 직능을 다양하게 개발하고, 대학에서는 세분화된 고도의 전문 인력을 배출하는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반면 약대 신설을 통한 증원은 앞으로도 계속 신중을 기해야 한다. 현재 국내 20개 약학대학은 서울, 영남, 호남, 충청, 강원권 등에 포진해 있다. 하지만 총 정원 1216명중 서울이 651명으로 전체의 절반이 넘는 53.5%를 차지한다. 이런 상황에서 연대와 고대에 약대가 신설되면 약사면허 배출자의 서울 집중화가 심화된다. 특히 이들 사립명문의 약대 신설 의도가 외부로 표방하는 것과는 달리 속내는 6년제로의 학제변경에 따른 이공계 학부생들의 우수 인재 모시기로 비쳐지고 있는 만큼 정부는 이런 상황을 잘 판단했으면 한다. 보건의료 특성화 종합대학을 표방하고 있는 을지대학을 비롯해 지방의 단국대(천안), 순천향대, 건양대, 남서울대 등은 충청권 약사인력을 겨냥했지만 역시 신중해야 할 이유가 있다. 대전과 충남은 약대 1곳이지만 그나마 정원이 40명이 고작이고 충북의 1곳도 50명에 그쳐 이를 합쳐도 충청권은 다른 지역에 비해 약대 정원이 너무나 적다. 이를 해결하는 것은 약대 신설 보다 기존 정원을 확대하는 것이 올바른 수순이다. 복지부의 계획대로라면 빠르면 2011년부터 약대 정원이 증원된다. 증원규모는 한국약학대학협의회가 요구해 온 대학별 평균 80명을 충족할 경우 대략 450명 정도다. 일단 이 정도의 증원은 적정선으로 본다. 일부에서 우려하는 과포화에 따른 약국의 과당경쟁 문제는 오히려 시장의 조정기능으로 다양한 직역과 직능개발을 촉진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약국은 현 수준으로 인력이 안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총 면허자수가 계속 늘어난 지금까지 늘 그래왔음이 그 현상을 유추케 한다. 아울러 약학대학들은 증원 이후 약대 6년제의 위상을 제대로 갖추는데에 필사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증원이 우수인재 뽑기나 학교재정을 보태는 것으로 그친다면 그로인한 면허자수 증가는 약사의 권위만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해한다.2009-05-14 06:40:47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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