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약가 정책 일관성 없다정부의 보험약가 정책의 일관성 부재로 약가산정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개량신약 우대 정책을 밝혔으나, 현실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최근 열린 설명회에서도 규제측면만 강조하는 등 많은 문제점이 있었다는 것이 제약업계의 주장이다. 많은 투자비가 소요되는 개량신약이 약가산정 기준에 의해 지위가 모호해져 개발 의지를 꺾고 있는 것이 심각한 문제인 것이다. 실제로 신약 또는 개량신약 보험등재 건수의 경우 약제비적정화 방안 이전인 2003년 60개, 2004년 66개, 2005년 33개, 2006년 56개를 기록한바 있다. 그러나 올해 2~3건의 개량신약 개발실적이 말해주듯이, 국내 개발 개량신약과 신약들은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특히 최근들어 핫이슈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고지혈증 기등재약 평가에서도 보듯이 일률적이고 허가와 등재를 연관하지 않고 개인회사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의견으로 인해 무조건 허가 및 약가를 받아야 한다는 제약사의 삐툴어진 개발형태를 부추기고 있다. 동일품목 약물 뿐만 아니라 동일계열 약물 또한 심평원 비용경제성 평가 등에 의해 2차 치료제로 분류, 급여제한을 받을수 있는 것이 엄연한 제약업계 현실이다, 특히 정부의 저함량배수처방 금지 권고에 반대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모든 고함량제제를 단순히 제네릭으로 구분지어 해석하는 문제도 제품개발에 있어 큰 걸림돌이 될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약가가 매우 높다는 일부 시각과는 달리 A7국가의 약 57%정도에 해당하는 약가수준으로 보험재정을 절감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한 약제비적정화 방안은 결국 정상적인 제약사 기업 활동을 저해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강보험 약제비 적정화 방안은 애초에 약가인하 및 급여 목록 정비보다는 의약품 사용량을 감소시키는데 그목표가 있다. 따라서 정부는 무조건적인 약가인하와 급여제한 보다는 처방가이드라인, 약제적정성평가 강화 등 의약품 적정사용을 유도할수 있는 제반장치를 순차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된다.2008-05-23 06:45:08가인호 -
술렁이는 인터넷 실명 공개고질적이고 해묵은 문제인 요양기관의 허위·부당청구를 근절할 초강력 근절대책이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에 대해 병·의원 및 약국가에서는 격렬한 찬·반여론은 물론 크게 술렁이기까지 하고 있다. 현대판 인민재판 내지는 온라인 인격살인으로 비유되는 ‘인터넷 실명공개’ 때문이다. 허위·부당청구 요양기관은 앞으로 위반행위와 처분내용, 요양기관 명칭과 주소, 대표자 성명 등이 인터넷에 적나라하게 공개된다. 지난 3월 28일 공포된 국민건강보험법 개정 법률안을 근거로 한다. 아울러 지난 20일 입법·예고된 개정 시행령안에는 거기서 나아가 면허번호, 연령, 성별까지 공개하도록 추가됐다. 가혹하리만치 엄정하고 냉혹한 유례없는 단죄다. 그 뿐이 아니다. 실명 공개 기간 중에 주소나 명칭 등의 변경사항이 발생하면 지체 없이 보고까지 해야 하니 중범죄자의 공개적 전자팔찌 관리 수준이다. 요양기관의 허위·부당청구는 국민들의 혈세나 다름없는 보험재정을 갉아먹는 중한 범죄라는 점에서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 온갖 부정하고 교묘한 수법이 동원되는 것이 허위·부당청구라는 점에서 그렇다. 그 다양한 백태는 강력한 관리·단속에도 여전하다. 하물며 죽은 사람이나 가공의 인물이 동원된 사례들이 나오는 판국이다. 심지어 가짜 급여서류로 청구하는 것은 예사로운 지경까지 이르렀다. 이런 상황이면 당연히 실명공개를 법에 명시한 강력 대책을 동원해야 하는 것에 동감한다. 실명공개 입법에 동조하는 여론이 우세했던 배경에도 이런 이유가 있었던 탓이다. 하지만 그래도 우려되는 부분과 부작용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실명공개 시행이 과연 제대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라는 것이다. 되레 부작용만 일으키고 성과는 없는 요란한 용두사미 제도가 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입법·예고된 시행령 제62조의3에 있는 ‘공표심의위원회의 구성과 운영 등의 규정’과 같은 령 제62조의4에 있는 ‘공표절차 및 방법 등의 규정’을 보면 그렇다. 이 조항을 보면 공표심의위원회는 절대적 권한을 갖는다. 10명 이내의 이들을 임명 또는 위촉하는 주체는 복지부 장관이다. 정부 지휘·감독 하에 배심원의 평결방식과 유사하다. 그러나 막강한 권한에 비해 회의 개의 기준이 재적위원 과반수 출석이고 의결 기준은 출석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심하게 엉성하다. 공표심의위원의 임기가 2년인 것도 권한에 비해 지나치게 길다. 소명기회를 주는 것 또한 상당한 잡음과 후유증을 남길 여지가 크다. 엄정하고 구체적인 잣대가 받쳐주지 않으면 형평성 논란과 시비가 일어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혹시라도 위원들의 자의적인 시각이 가미되거나 형평성이 맞지 않은 공개결정이 날 경우 정부를 상대로 한 명예훼손 소송사건이 잇따를 수 있다. 언론공개 부분의 경우도 봐주고 안 봐주는 논란을 일으킬 소지가 많다. ‘필요할 경우 언론에 공표할 수 있다’는 규정 자체가 대단히 모호하기 때문이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인터넷이든 언론이든 실명은 물론 주소, 나이, 근무처까지 신상 일체가 공개되는 것이 위헌적 요소가 있다는 의견에 대해 살펴봐야 할 줄로 안다. 의사·약사는 명예를 생명처럼 여기는 전문직임을 감안할 때 범죄행위와 신상 일체의 공개는 정부의 생각대로 망신 수준이 아니다. 14일의 소명기한 역시 짧다. 공표심의위원회의 심리와 의결은 결정적 단죄를 결정하는 것인 만큼 억울한 사안에 대한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통상의 재판이 길면 몇 년에 걸쳐 진행되는 것을 감안할 때 보름도 안 되는 소명기간은 지나치게 짧은 시간이다. 공표대상자를 특정한 홈페이지가 아닌 이곳저곳에 게재하는 것 역시 검토해야 할 사안이다. 시행령은 복지부, 심평원, 시·도 또는 보건소 등의 홈페이지나 게시판에 공표토록 하고 있다. 이는 행정편의주의적인 방식이 될 수 있다. 만약 행정적 오류가 발생하거나 형평성 논란이 발생하면 거꾸로 주어담기 어렵다. 또 6개월이라는 줄기찬 공표기간은 지금까지 보지 못해 온 가혹한 범죄자 이상의 기준이다. 공표기준 규정도 모호하다. 거짓으로 청구한 금액이 1천500만원 이상이라고만 규정하고 기간을 적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기간 규정이 없는 금액 기준만으로 공표대상 요양기관을 선정하는 것은 심의와 선정 기준이 고무줄 잣대가 될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에 다름 아니다. 그래서 한달, 분기, 연간 등의 분명한 기준이 적시돼야 한다. 거기에 덧붙여 요양기관 종별로 달리 적용되는 것이 필요하다. 요양급여비용 총액중 거짓으로 청구한 금액의 비율 기준도 마찬가지다. 100분의 20이라는 비율을 일률 적용하면 횟수나 기간에 따라 죄질의 수위가 천차만별인데도 무차별 적용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100번 중 20회와 1천번중 200회를 같이 적용하는 것과 1년에 20%와 5년에 20%를 동일 선상의 죄질로 판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우리는 허위·부당청구를 단호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원론에는 공감하지만 그 처벌규정이 되레 고무줄 잣대가 될 것을 우려한다. 실제 그럴 가능성이 곳곳에 많이 열려 있다. 이렇게 되면 아무리 단호한 처벌이라고 해도 법령의 신뢰성이 떨어져 법을 준수하고자 하는 준법의지를 떨어뜨린다. 법 따로 현실 따로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실명공개는 요란하기만 하고 내실은 없는 방식이 될 수 있음을 판단해야 한다. 허위·부당청구의 실명공개에 대한 보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방안이 다시 마련돼야 한다.2008-05-22 07:54:00데일리팜
-
사라진 의약외품 전환 로드맵소화제, 정장제 등 일반약 의약외품 전환 정책을 놓고 주무부처인 보건복지가족부가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지난 16일 보건복지가족부 규제개혁법무담당부서는 일반약 의약외품 전환 정착에 대한 로드맵을 복지부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주요 골자는 오는 8월 관련고시 입법예고를 거쳐 12월 시행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내용이 데일리팜에 보도되자 복지부 의약품정책팀에 비상이 걸렸다. 올해 초 전임 의약품정책과장 재직 당시 만든 자료로 확정된 내용이 아니라는 게 의약품정책팀의 주장이었다. 이에 복지부 정책에 반발하는 약사회 항의가 시작되자 홈페이지에 게시됐던 해당 자료가 삭제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복지부 관계자는 "연내 추진하는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월 별 로드맵은 달라진 부분이 있다"고 해명했다. 소화제 등에 대한 의약외품 전환은 대통령 인수위 과제에도 포함돼 있고 김성이 장관 인사청문회 국회 답변 자료에도 명시가 돼 있는 정책이다. 그런데 과장이 교체됐다고 해서 전임 과장 재임시절 제출된 자료가 백지화됐다면 사실이 아니라면 정책추진에 일관성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 정책적으로 민감한 문제라면 관련단체, 소비자단체, 정부 관계자가 한데 모여 가장 합리적인 절충점을 찾아가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정보가 공유되기 시작하면 더 발전적인 대안이 나올 수 있다. 그만큼 정책이 실패할 확률도 낮아지게 된다.2008-05-21 06:40:44강신국 -
구호만 들썩이는 약사회약사회는 지금 안팎에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중차대한 시기다. 안으로는 무자격자, 면대, 담합, 본인부담금 할인 등의 고질적인 문제들이 심화되어 약사들 간의 불신과 갈등의 골이 더 깊어졌고, 밖으로는 경제논리를 들이 댄 일반약 슈퍼판매 문제가 예사롭지 않다. 전경련과 상의 등을 비롯한 주요 경제단체부터 시민단체는 물론이고 재경부, 공정위 등 경제관련 각 부처들이 이에 대해 파상공세를 벌이고 있다. 누가 봐도 현 정부는 약국 외 판매 문제에 대해 단호한 입장인 듯하다. 이에 기름을 붓기라도 하듯 공중파 방송을 통한 약사들의 보기 흉흉한 문제들이 잇따라 보도되면서 약국과 약사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가 그야말로 땅에 떨어졌다. 당연히 약사현안들은 코너에 몰렸다. 이런 와중에 약사회 사령탑을 뽑는 보궐선거 대회전의 막이 막 올랐다. 주요 이슈들에 대해 무엇이 우선되어야 하는지 곱씹어 봐야 할 시점이지만 안타까운 것은 외침만 많고 판단할 인사는 없어 더 혼란스럽다는 것이다. 판단을 누가 하고 있는지 헛갈린다. 일사분란함이 보이지 않는다. 아예 판단이 없어 보인다. 멋쩍고 어중간한 대표적인 처신이 MBC 방송에 대한 대응이다. 대한약사회 상임이사와 전국 시·도지부장들이 자정결의를 한 것 말고는 눈에 띠는 것이 없다. 약사회 홈페이지에 신고센터를 운영하는 것은 형식적이다. 문제의 약국을 윤리위원회에 회부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세 가지 공통점은 지금까지 숱하게 나온 대응책들이었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한 것들이다. 식상한 것은 물론이고 전략이 보이지 않는다. 실제 대다수 약사들은 이에 대해 비난의 화살을 퍼붓고 있다. 약사사회 내부에서 조차 신뢰를 보내지 않는 마당에 국민들의 신뢰가 회복될 리 만무하다. 이 보다 더한 섣부른 판단이 단식이다. 단식투쟁 그 자체를 폄훼하고자 하는 의도는 추호도 없다. 하지만 방식이나 시기의 적절성 문제다. 소위 ‘릴레이 방식’의 단식은 아무리 생각해도 아니다. 30여명이 2~3일씩 삼삼오오 한다는 것은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돌아가면서 쉬엄쉬엄 하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생명의 극한투쟁을 담보하는 단식이 갖는 명분과는 참 거리가 멀다. 시기의 선택도 그렇다. 선거 국면이다 보니 이번 단식에 대해 정치적인 쇼를 한다는 비판이 당연히 나온다. 의미심장함이 약하고 그것을 비판하는 내부의 엇박자가 있는 단식이다. 근본적으로는 안팎의 사안들에 대한 엄정한 방향성이 없다. 나무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는 마당에 한 가지를 부여잡고 있고, 그런 잘못된 판단이 공지의 사실로 그냥 넘어가고 있는 것이 위기다. 말리고 훈수를 두는 인사들이 없다. 개혁적 성향을 자처하는 인사조차 내실 ‘야당성향’일 뿐이다. 약사와 약국이 처한 위기의 좌표는 여전히 내부에 점을 찍고 있다는 점이다. 그 증후군은 약사들 간의 불신으로 투영된 지 오래다. 의약분업 이후 약사들 간의 시비나 다툼 그리고 법정 소송은 헤아릴 수조차 없을 지경이다. 이를 대충 덮을 수는 없다. 그러면서 대외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데 대해 고개를 갸우뚱 거리는 것은 당연하다. 약국 외 판매 문제는 약사들에게 양보할 수 없는 절대적 사안이다. 하지만 이를 받쳐줄 약사와 약국 본연의 전문성이 우선시되지 않은 채 구호만 날리는 식의 주장은 실효성 없는 정치적 행보라는 비아냥거림을 받는다. 개국가의 여론은 실제 그 상황이다. 궁극적으로 성분명 처방이 연장선상에서 비켜서 있으니 하는 얘기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들어 약국가에 강좌 열풍이 불고 있는 현상이다. 각종 강좌에 약사들의 관심이 높고 절대 참여자수가 확대되고 있다. 정기적으로 강좌를 수강하는 약사들이 불과 4~5년 전만 해도 통상 1~2천명에 불과했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 4~5천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자비를 들여 시간을 투자하는 약사들이 많이 늘어났다. 이들의 침묵하는 여론이 기대가 될 뿐이다. 말로만 내지 종이 한 장으로 하는 자정결의는 효용성을 다했다. 공부하는 약사들의 말없는 실천이 신뢰를 떠받쳐 주듯 약사사회 내부의 문제를 먼저 해결하고자 하는 구체적인 행동들이 있어야 한다. 일반약의 약국 외 판매를 잠재울 지름길은 오히려 내부에 있다는 것이다.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동문바람을 타고 있는 보궐선거는 그래서 시작부터 잘못됐다. 이런 식으로는 그나마 신상신고 유권자수가 적은 마당에 그들마저 등을 돌리게 만든다. 현직 임원이든 후보든 외치는 인사만 많으면 판단은 누가하는가. 선거가 끝날 때까지 구심점을 잡을 대책이 시급하다.2008-05-19 06:45:04데일리팜
-
기등재약 평가와 심평원의 자신감고지혈증 치료제 목록정비 사업에 대한 논란이 확대되면서 제약계는 고지혈증 치료제 목록정비와 관련한 분석자료, 방법 등 총체적인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이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연구자의 양심을 걸고 평가방법과 과정에 오류가 있다면 수정하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심평원이 실제로 평가의 오류를 인정하고 평가 결과를 수정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제약사는 많지 않을 것이다. 제약계 역시 전체 보고서를 확인한 후에도 자신들의 문제제기가 설익은 감이 있었다고 인정하지도 않을 것이다. 이는 약제비 적정화라는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와 약가인하 등 현실적 손실을 피해가려는 제약계 간의 당연한 대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앞으로 시행될 본평가에서도 이러한 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결국 심평원은 합의될 수 없는 평가결과가 아닌 기등재약 목록정비라는 대전제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과 평가과정에 제기되는 의문을 해결하는데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현재는 평가결과나 방법 뿐만 아니라 심평원의 평가를 진행하는 절차에 까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공정했다는 심평원의 입장과 달리 제약계는 잡음을 줄이기 위해 중간 과정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거두지 않고 있다. 평가과정을 순차적으로 공개했을 경우 필연적으로 지연될 수 밖에는 평가를 의식해 일방적으로 목록정비를 추진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6일 열린 보건의료기술평가학회에서는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위원들조차 심평원이 평가결과를 제대로 검토할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았다는 비판까지 제기했다. 심평원이 스스로에게 자부한 절차의 민주성이 제약계나 평가위원들의 시각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심평원은 고지혈증 평가 결과 공개와 함께 향후 본평가에서는 제약사나 학회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물론 제약계가 요구하는 수준의 의견수렴이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심평원은 최소한 스스로가 만족하는 평가과정이 아닌 목록정비 과정에서 인정해야 할 파트너인 제약사에게 당당한 의견수렴과 평가가 이뤄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수반될 때 비로소 기등재약 목록정비는 약제비 적정화라는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2008-05-19 06:42:34박동준
-
산타할아버지와 고삐풀린 망아지최근 정부가 제약산업에 각종 규제 완화정책을 풀어놓았다. 친기업 성향을 표방하는 새 정부의 정책방향과 발맞춤과 동시에 보건산업을 신성장 도력 산업으로 도약시키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그동안 침체됐던 국내 제약산업의 위상도 한층 높아진 듯한 같은 분위기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몇 년새 제약산업은 각종 약가인하 정책을 비롯해 규제라는 억압에 기를 못 펴고 있었다는 인상이 짙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공정위 조사로 드러난 불법 리베이트 적발 사건으로 불법적인 방법으로 의약품을 팔아먹는 부도덕한 기업이라는 오명까지 쓰며 신뢰도가 땅에 떨어진 바 있다. 이번 개선책의 발표로 정부는 더 이상 제약기업을 간섭하는 기관이 아니라는 이미지를 얻게 됐으며 제약기업은 새로운 우군을 확보하게 됐다. 하지만 정부나 제약기업들이 간과해서는 안될 점이 분명히 있다. 우선 정부는 앞다퉈 제약기업의 규제를 풀어주는데 혈안이 돼서는 안된다. 제약산업이 국민건강을 책임지는 분야인 만큼 안전망에 조금이라도 구멍이 뚫리게 되면 제약기업뿐만 아니라 정부도 비난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식약청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에 발표한 규제 완화책은 제약기업들에 신뢰를 줌으로써 책임을 강조하겠다는 의도다. 때문에 후속조치에 따른 행정처분이 대폭 강화돼야 한다는 공감대를 얻고 있지만 한껏 달아오른 규제 완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까봐 전전긍긍하는 모양새다. 식약청은 의약품 안전을 책임지는 기관인만큼 더 이상 제약기업의 눈치를 보지 말고 잠금장치를 조속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 식약청은 무작정 선물보따리를 퍼주는 산타할아버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제약기업들 역시 이번 기회에 보다 성숙한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그동안 각종 규제가 제약산업을 옥죄고 있던 상황에서도 제약기업들은 무한 과열경쟁을 펼치고 있었다. 정부의 지도 관리에 조그만 틈이라도 생기면 이를 악용, 제 살 깎아먹는 경쟁을 펼쳐왔던 것. 일례로 조만간 문이 열리는 리피토 제네릭 시장 선점 작업을 위해 일부 기업이 100만원 처방에 300만원 현금 제공을 약속하는 등 아직 영업현장은 초등학생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제약기업들이 이러한 마인드를 갖고 있다면 이번 규제 완화가 악용돼 영업현장이 더욱 난립될 것임은 불 보듯 뻔하다. 물론 일찌감치 연구개발에 매진, 속속 성과를 거두고 있는 제약사도 있지만 이번 규제완화를 악용하려는 제약사는 자신이 마치 고삐 풀린 망아지에 불과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모처럼 식약청이 선물보따리를 내놓은 만큼 제약기업들도 국민건강의 수호자라는 사명감을 잊지 말고 성숙하고 책임감 있는 자세로 보답할 때다. 주는 선물만 무작정 받아 먹다가는 언젠가는 탈이 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2008-05-15 06:45:11천승현
-
약사면허 있어도 선거권 없나대한약사회장을 뽑는 보궐선거 타임스케쥴이 중앙선관위에 의해 공고되면서 약사회가 선거시즌에 들어갔다. 당선자가 확정되는 개표일은 오는 7월 10일이다. 당선자는 임기 3년의 절반을 조금 넘는 잔여임기를 맡게 된다. 일각에서는 이 때문에 보궐선거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려 하고 있지만 우리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잔여임기라고 해도 이번 선거는 직선제냐 간선제냐를 놓고 치열한 설전이 있었고, 그런 격렬했던 공방의 결론 끝에 치러지는 선거이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는 앞으로 회장 유고시 치러질 보궐선거 직선제의 중요한 첫 경험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하지만 심각하게 우려되는 것은 유권자가 너무 작다는 것이다. 올 들어 지난 4월 28일 기준으로 투표권을 갖게 될 신상신고 약사는 1만5611명에 불과해 지난해의 2만8005명 대비 55.7% 수준에 불과하다. 이중에서도 선거권이 있는 약사는 1만4229명이다.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복지부가 면허를 발급해 준 총 약사 수가 5만7638명이다. 이를 감안하면 직선제라고 해도 과연 민의가 제대로 반영된다고 볼 수 있는지 대단히 의문스러운 대목이다. 신상신고를 필하지 않은 약사들이 선거권을 갖는데는 다소간의 여유가 있기는 하다. 선거공고일인 오는 5월 21일 이전에 신상신고를 하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권자를 대폭 늘릴 기간 치고는 정말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보궐선거 만큼은 그래서 선거관련 규정의 보완이 필요하다. 회장이 유고되는 시점은 예측 불허다. 연중 어느 때 발생할지 모를 보궐선거에서 유권자를 굳이 신상신고 기준으로 해야 하느냐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만약 회장 취임 절반이 안 된 2년차에서 신상신고 집중기간인 1~2월에 회장이 유고되는 사태가 온다면 지극히 낮은 소수의 유권자로 직접선거를 치르겠다는 것인가. 이는 차라리 간선제만 못하다는 비아냥거림이 나올 여건을 만든다. 그렇다고 강제로 신상신고를 강요할 수 없지 않은가. 신상신고 비용에 대한 불만이 높은 것도 감안해야 한다. 전국 분회별로 천차만별이기는 하지만 개국약사의 경우는 신상신고 비용이 통상 60~80만원대, 근무약사는 30~40만대에 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큰 비용이 아니라고 치부할 수 있겠지만 회비 이외의 각종 재난성금, 약정회비, 회관 건립 및 구호기금 등 준조세 성격이 두루두루 참 많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회비를 제대로 쓰느냐에 대한 불신 자체가 훨씬 높아졌다. 이러다보니 근무약사들은 개설약사가 대납해 주지 않은 이상 신상신고를 아예 기피하는 쪽이다. 2006년만 해도 근무약사의 신상신고는 절반 수준이었다. 제약업계 종사자 역시 마찬가지다. 회사가 대납해 주지 않으면 신상신고를 굳이 하지 않는다. 일부 내로라하는 상위권 제약사와 외자사들은 신상신고 비용을 내주지 않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이들 기업에 소속된 약사들이 자발적으로 신상신고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 같은 현실을 감안하면 보궐선거에 한해 직선제시 신상신고 규정을 엄격히 적용하는 것에 대한 보완이 시급하다. 실제 관련 규정은 대한약사회장 및 지부장선거관리규정 제11조에 있다. 내용을 보면 선거권이 대단히 제한적이다. 약사면허가 과연 의미가 있는지 반문하고 싶다. 반드시 ‘최근 2년간’ 신상신고를 해야 선거권을 주는 규정과 나아가 당해 연도에 전년도 신상신고를 소급하여 해도 선거권을 주지 않는 규정이 그것이다. 우리는 선거권을 부여하는데 대해 해당 약사의 인적사항이 확인된다면 반드시 돈을 납부해야 하는 규정과는 분리하는 방안을 강구했으면 싶다. 대표성에서 우려스러운 대목을 보자. 4월 28일 기준으로 광주의 경우는 신상신고 비율이 6.9%에 불과하다. 또 전남은 25.1%, 충북은 33.1%, 경기는 36.9% 등이다. 대약 회장 선거가 전국 투표라고는 하지만 지역대표성을 포괄하기도 한다는 점에서 보면 이 같은 낮은 신상신고 상태에서 치르는 선거는 절름발이 직선제다. 지난 2006년 선거당시 투표율이 76%였던 것을 감안하면 이런 상태로는 보궐선거에 참여할 약사 수가 채 1만 명이 안 될 공산이 크다. 힘겹게 얻은 직선제의 퇴색이다. 보궐선거는 간선제로 해야 한다는 역주행 논의가 불거지 소지를 키우는 일이다. 우리는 그래서 약사 라이선스를 갖고 있다면 신상신고를 필한 약사 외에 신고미필 약사 중에서도 선거인 명부에 등재요청을 한 약사중 실명, 거주지, 면허번호 등이 확인된다면 보궐선거에 한해 선거권을 주는 방안을 고려했으면 한다.2008-05-15 06:30:21데일리팜
-
약국 무면허자 백태 충격이다약국의 무면허자 약 판매 및 조제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그 실태가 낱낱이 폭로된 것은 국민뿐만 아니라 같은 약사 간에도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질 만큼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MBC ‘ 불만제로’에서 방영된 무면허자들의 불법 백태는 타이틀 그대로 ‘약국의 두 얼굴’ 그 자체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방송을 지켜 본 국민들은 하나같이 분통을 터뜨리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국민 보다 정작 더 크게 격분하는 약사들이 많다. 일부는 비통해 하기까지 한다. 도무지 믿겨지지 않는다면서 다른 나라 이야기처럼 들린다는 약사들의 항변이 적지 않다. 방송을 보면 환자를 대상으로 한 무면허자들의 약 판매와 조제가 상상 이상이라는 것이 사실로 드러났다. 지금까지 숱하게 논란이 돼 온 무면허 백태들이 고스란히 국민들의 시야에 잡힌 것이다. 약사들조차 의아한 시선으로 바라볼 정도였다. 또한 그 책임이 무면허자 보다는 이들을 고용한 약사에 초점이 맞춰져 약사들은 못내 두근거리는 심정을 진정시키지 못하고 있다. 20곳의 점검대상 약국중 무려 16곳이 무면허자를 고용한 약 판매가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으니 화살이 약사들에게 날아드는 것이 무리는 아니다. 물론 약국을 운영하다 보면 본의 아니게 불법을 행할 여지가 없지 않다. 선량한 약사라고 해도 불법의 유혹이 곳곳에 있다. 하지만 이번의 경우는 다르다는데서 대다수 약사들이 국민들 보다 더 분개한다. 이른바 안면몰수 식의 고의성이 너무 짙기 때문이다. 비아그라를 처방전 없이 판매한데서 나아가 해당약국의 무면허자는 아프면 게보린을 복용하면 된다는 식의 복약지도를 했다. 모두들 말문이 막혔다. 또 어린 아르바이트생 2명을 고용해 하루 100~300명의 조제를 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카메라 앵글에 잡혔다. 어안이 벙벙하게 만들었지만 어린이 시럽의 경우는 1주일이 안된 아르바이트생이 전담하는 장면에서는 차마 정상으로 보이지 않았다. 조제는 약사가 직업적 소명의식으로 생명처럼 지켜야 할 직능이다. 이를 넘겨주는 것은 약사직능을 포기하는 행위다. 그럼에도 아르바이트생의 불법조제를 감추기 위한 또 다른 행위는 약국이 아니라는 착각이 들게 했다. 약사와 아르바이트생의 은밀한 수신호 주고받기나 조제실 밖 출입금지에다가 환자들의 눈을 피하기 위한 별도의 뒷문 통로등은 흡사 불법 유흥업소의 한 장면을 보는 듯 했다. 또 4~5년 열심히 하면 ‘전문가’가 된다는 조제 아르바이트의 말은 참 가관이다. 한약에 흑설탕을 통째로 넣으면서 ‘이걸 넣어야 맛이 나지’하는 장면도 놀라웠다. 정상한약의 6배에 달하는 자당 성분으로 당뇨병 환자에게는 심하면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는데도 무면허자들은 태연했다. 이들은 양력 생년월일로 어린아이의 평생체질을 단정하기까지 했다. 우리는 약국의 기능에서 상업적 측면을 온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보건적 기능은 온데간데없고 오로지 상업적 측면만 있는 약국을 어찌 요양기관 지정약국이라고 인정할 수 있는가. 약국은 영리를 적극적으로 추구하는 일반 기업이나 상점의 반열에 있지 않다. 약국은 그 이름 하나로 신뢰성을 담보하는 공공적 측면이 매우 강한 곳이다. 따라서 약국의 무면허자 행위는 식품을 속여 파는 것 보다 심각성이 더한 행위다. 방송에 거론된 약국은 물론 일부의 문제다. 불법행위가 노골적이고 심한 곳에 한정한다면 말이다. 하지만 무면허자가 약사행세를 하면서 활개치고 약사가 이런 무면허자를 고용해 이윤추구에만 몰두하게 한 배경에는 약사사회 내부의 관행적 병폐가 한 원인을 제공하기도 했다. 약사사회 내에서 무면허자의 약 판매 및 조제는 정도의 문제이지 적지 않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이다. 쉽게 간과하고 넘겨온 내부의 치부들이 겉으로 중증을 앓는 병으로 커져 치유를 못하게 하는 상황을 만들었다고 자성을 해야 한다. 거창한 구호 보다는 작은 실천이 그래서 중요하다. 제도적으로 보면 약사보조원 제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약사직능이 약사보조원으로 인해 위협을 받는 것 보다 무자격자로 인해 받는 위협이 직접적이고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이번에서 보듯 무자격자의 행위는 이미 그 도를 넘어섰다. 약사보조원은 고용직 약사들에게 위협이 되고 약사직능과의 분명한 한계설정이 애매한 면이 있지만 약사 정체성이 근본적으로 흔들리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대안으로 검토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전국의 모든 약국에서 조제와 복약지도는 반드시 약사 자신이 해야 한다. 이번 위기를 반추해 약국과 약사의 신뢰 회복을 위한 대대적인 자정운동과 제도적 대안마련에 모든 약사들이 적극 나서야 한다.2008-05-13 06:45:31데일리팜
-
'불만제로'와 취재윤리최근 MBC의 불만제로와 관련 한 약국에서 데일리팜 기자에게 제보가 들어왔다. 약값과 관련된 제보를 접수한 불만제로팀에서 ‘약국의 두 얼굴’이란 프로그램에 내보내기 위해 인천지역의 한 약국을 방문했지만, 그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환자의 제보는 약국을 방문할 때마다 약값이 달랐다는 것. 약국에서 처음에는 4900원이란 약값을 정상적으로 받았지만, 두 번째 방문에는 프로그램 오류로 인해 3000원을 받았다는 것이다. 불만제로 담당PD도 이같은 제보에 따라, 직접 약국 인근의 대형병원에서 같은 내용의 처방을 받아 약국에서 조제를 받았다. 약국에서는 담당PD의 약값으로 4900원을 정상적으로 받았다. 그러나, PD는 심사평가원의 약제비 계산 프로그램을 활용, 자신의 약값을 계산(3000원)한 뒤 약국에 와서 따져 물었다. 하지만, 담당PD는 6g 단위로 계산해야 할 약값을 1g 단위로 계산하는 오류를 범했고, 결국 해당 약국에서는 별다른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데일리팜에 제보한 약사는 이 과정에서의 취재윤리에 대해 성토했다. 매체의 특성이 있긴 하지만, 무작정 카메라를 들이대고 동의없이 촬영하는 경우나 사실확인 이후 문제가 없다는 것이 드러났다면 정중히 사과라도 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해당 약국 약사는 “약국이 무슨 범죄집단이냐”, “방송국 PD면 그래도 되느냐”, “기본적인 예의조차 없다” 등 불만의 목소리를 토해냈다. 이번 MBC의 ‘약국의 두 얼굴’은 훌륭했다. 약국가의 문제점을 제대로 짚어냈으며, 공익성도 담보하고 있다. 그러나, 취재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다면, 그래서 방송분에서 제외된 것이라면 해당 취재원에게는 정중한 사과의 표시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본다. 언론이 ‘사회적 공기’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취재원의 인격도 존중돼야 할 것이다. 권력이 부패하거나 불신받는 이유는 자기반성이 없기 때문이다. 언론도 마찬가지다.2008-05-13 06:43:19홍대업 -
개량신약 정의 드디어 만들었다오리지널과 제네릭 사이에서 ‘어중간한 신기술 제품’으로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해 온 ‘개량신약’이 우대를 받을 발판이 마련된 것은 늦었지만 반갑고 다행스러운 일이다. 개량신약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기대해 볼 만한 중요한 전기가 마련됐다. 개량신약이란 용어가 정부의 허가 프로세스에서 공식 명칭으로 다뤄지게 된 것은 의약품 허가행정의 획기적 전환점이라는 것이다. 최근 식약청이 입안 예고한 ‘의약품·의약외품의 제조·수입품목허가신청(신고)서 검토에 관한규정 전부개정 고시안’ 제2조(정의)에는 그렇게 개량신약이란 용어가 구체적으로 적시됐다. 개량신약은 그동안 국내 제약산업의 위기 탈출구이자 희망으로 조명되어 왔다. 의약분업 이후 외자 오리지널 의약품들의 파상공세를 비켜갈 국내 제약사들의 절묘한 테크닉이기도 했다. 외자사들의 에버그리닝 전략에 따른 특허방어 내지 특허연장 전략에 맞대응할 무기이기도 했다. 이로 인한 특허분쟁은 연중 끊이질 않았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국내 제약사들의 고군분투로 개량신약은 나름대로 터를 닦고 있는 중이다. 대표적인 암로디핀 개량신약은 지난 2004년부터 2006년까지 2년간 무려 500억원의 보험재정을 절감하는데 기여하기도 했다. 개량신약은 이렇게 신약개발 기술의 발전, 국내 제약산업의 자리재김, 보험재정 절감, 환자 부담 경감 등에 두루 직·간접 기여하고 있다. 그럼에도 그 화려한 이력은 막상 허가와 약가등재 과정에서 늘 초라한 모습으로 반영됐다. 이번 입안예고를 기점으로 용어조차 출처불명이라고 그 가치가 애초부터 평가절하 되는 사태는 사라지게 됐지만 사실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남은 실질적인 우대조치가 더 중요하다. 보험등재와 약가결정을 두고 하는 말이다. 개량신약은 최근까지도 이 두 가지 핵심 결정단계에서 늘 설왕설래가 적지 않았고 나아가 탈도 많고 말도 많았다. 핵심은 임상적 유용성이라는 잣대 때문이다. 주무부처인 복지부는 다행히 지난달 말 열린 ‘개량신약 약가산정 개선 공청회’에서 비교적 유연한 자세를 보였다. 그러나 기술적 진보라는 측면을 감안한 보다 전향적인 정책전환이 아쉽다. 특히 임상적 유용성이 있는 경우에는 지원에 버금가는 우대가 있어야만 개량신약 개발의욕을 지속적으로 고취시킨다. 그래서 심평원의 급여등재 결정 및 보험공단의 약가협상으로 이원화된 구조가 우선적으로 일원화 돼야 한다. 식약청은 이번 입안예고 고시안 제58조(신속심사 등)에 개량신약을 신속심사 대상으로 추가했다. 하지만 허가가 아무리 빨리 이루어진다고 해도 급여결정이 늦어지거나 약값을 제대로 받지 못하면 결국 무용지물이다. 이렇게 되면 개량신약은 이름만 화려하게 걸린 속빈 강정 아닌가. 경제성 평가 단계부터 급여 및 약가결정에 이르는 전 과정을 일사분란하게 처리하는 전문 인력의 보강과 시스템의 보완이 뒷받침 될 때 식약청의 입안예고 고시가 의미를 갖는다. 또 하나 보강해야 할 것은 개량신약의 평가대상인 오리지널의 선정 문제다. 오리지널이 어떤 품목이 되느냐에 따른 개량신약의 약가산정은 큰 편차를 보이게 되고, 그 선정과정 자체가 복잡하고 때로는 그것이 절대적 기준이냐는 의구심이 들 때가 있다. 따라서 비교대상 오리지널 약물은 효능·효과 및 안전성 등의 기준으로 삼고 약가 만큼은 별도의 독립기준을 만들어 운용하는 방안을 고려했으면 한다. 아울러 자사제품의 제형전환을 통한 동일효능군 개량신약의 경우에도 그 개발과정이나 기술력 등을 감안해 이 같은 독립 산정기준에 포함하는 것을 검토했으면 싶다. 전 세계적인 추세를 보면 ‘신물질 신약’(NMEs, New molecular entities)의 마켓쉐어는 감소추세다. 신약 선진국인 EU와 미주 등지에서 그런 현상이 뚜렷하다. 미국의 경우만 해도 전체 제약시장중 60~70%가 소위 ‘변형신약’(IMD, Incrementally modified drugs)이 차지하고 있다. 신물질 신약의 개발이 여의치 않으면서 빚어지는 현상이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이에 대응하는 원스톱 행정절차가 시급하다. 개량신약은 그동안 조성이 다른 의약품으로 규정돼 안전성·유효성 자료제출의약품의 범주로 적용돼 온 것은 타당하지만 군살 뺀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한 가지 더 당부하고 싶은 것은 제네릭과의 균형 잡힌 행정이다. 제네릭도 효능·효과 면에서는 개량신약 못지않은 시장가치와 경쟁력을 갖는 경우가 많다. 퍼스트제네릭은 특히 그렇다. 이 과정에서 자칫 혼동이 올 수 있는데, 개량신약을 우대하는 정책이 제네릭을 무조건 하향평준화 하는 방식의 폄훼하는 정책으로 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가령 임상적 유용성이 없는 개량신약은 약가협상을 생략하겠다는 정부방안이 최근 나왔다. 이 때 개량신약이 제네릭 보다 못한 가격을 받을 수 있음을 감안해 개량신약 우대 명분으로 제네릭 가격을 더 낮추는 식의 발상은 곤란하다. 국내 제약산업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제네릭이 텃밭이라면 개량신약은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로 지향하는 관문이다. 식약청이 그런 의미심장한 발걸음을 뗀 만큼 유관부처에서도 같은 행보를 해주길 기대한다.2008-05-08 06:30:45데일리팜
오늘의 TOP 10
- 1제네릭 약가 산정률 45%…제약 "최악 면했지만 타격 불가피"
- 2의협 "대체조제 시 환자에 즉시 고지"…복지부 "긍정 검토"
- 3제네릭 약가 단계적 인하...비혁신형 29년 45% 도달
- 4롤지·투약병 사재기…주문량 폭증에 수량 제한까지
- 5유한양행, 렉라자 로열티 재투자…레시게르셉트 2상 가속
- 6약가인하 전 1개월 리드타임 도입…약국 행정 부담 줄인다
- 7의약품 유통업계 원로들도 대웅 ‘거점도매’ 강력 반발
- 8'카나브' 약가인하 왜 적법하다 판결했나…핵심은 동일제제
- 9"함께 하는 미래"...전국 약사&분회 우수 콘텐츠 공모전
- 10제약업계 "약가 개편, 막대한 피해 우려…산업 영향 분석 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