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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신속심사 활용한 국내 혁신제품 기대[데일리팜=이혜경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9월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 지원체계를 신설했다.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는 영문으로 'Global Innovative Products on Fast Track'으로 GIFT라는 약자를 쓴다. GIFT는 새로운 치료영역을 개척할 수 있는 혁신적이며 혜택 받은(Gifted) 의약품과 신속심사를 통해 빠른 치료기회를 선물(Gift)같이 부여한다는 중의적 표현을 담아냈다. 사실 이 제도는 그동안 운영되던 신속심사를 활성화 하고 혁신제품에 대한 신속한 상용화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신속심사제도를 브랜드화 했다고 보면 된다.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의 긴급사용승인이 필요하던 시점인 지난 2020년 8월 신속심사과가 신설됐고, 신속심사기간 75% 단축 효과로 '렉키로나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화이자백신', '얀센백신', '모더나백신' 등의 품목허가가 재빨리 이뤄졌다. 여기에 국내 개발 코로나19 백신인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코비원멀티주'와 국내 개발 36호 신약 대웅제약의 '엔블로'가 신속심사를 통해 허가까지 이어지면서 본격적으로 GIFT 제도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29일 한국로슈의 '룬수미오주'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8개의 GIFT 지정이 있었지만, 국내 사는 한독의 '페그세타코플란주사제'가 유일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GIFT가 국내 제약사가 아닌 외국 제약사에게만 돌아가는 혜택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다. 다만 과연 임상 3상까지 진행해 신속심사까지 올 수 있는 제품의 비율을 놓고 보면 국내 제약사가 적을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기도 하다. 이 같은 지적을 인지한 식약처는 혁신형제약기업이 개발한 신약은 우선심사, 신속심사를 할 수 있도록 법률을 개정했다. 현재 복지부 인증 혁신형 제약기업은 48개 가운데, 국내 제약사가 46개인 만큼 앞으로 GIFT 제도를 활용할 수 있는 국내 제약회사들이 많다는 걸 의미한다. 앞으로 국내 제약회사들이 GIFT 제도를 활용해 신속심사를 받고 허가신청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이들 또한 제대로 된 심사·허가 자료를 제출해 1, 2차 자료 보완 시간을 줄이는 노력도 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공식 GIFT 지정 1호 품목이 나왔지만, 아직까지 GIFT로 허가된 품목은 없는 상황이다. 앞으로 이 제도를 활용해 다양한 글로벌 혁신제품이 나오길 기대해본다.2023-07-05 15:18:49이혜경 -
[기자의 눈] 키트루다 적응증 확대와 급여 이정표[데일리팜=어윤호 기자] 그야말로 역대급 사례가 나왔다. 한국MSD가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13개 적응증에 대한 보험급여 신청을 한꺼번에 제출했다. 이는 우리나라 의약품 급여제도에서 포지티브리스트 도입 이후 전무후무한 사건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MSD는 급여 신청 제출 후 "암은 환자의 생존을 위협할 만큼 공격적이지만 대체약제 또는 급여 인정되는 최신 치료법이 없어 키트루다의 접근성 향상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회사는 이러한 절실함에 부응하고자 새로운 치료제에 대한 임상적 요구도 및 급여 필요성이 높은 적응증에 대해 급여확대 신청을 제출했다. 키트루다의 치료 혜택이 필요한 모든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우선 박수를 보낸다. 면역항암제들의 비급여 적응증이 점점 쌓여가는 상황에서, MSD의 이 같은 결정은 성패를 떠나 제약회사로서 제대로 된 사명을 몸소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현재 키트루다는 국내에서 4개 암종에 대한 7개 적응증에만 급여가 적용되고 있다. 말이 13개 적응증의 급여 신청이지 쉬운 일이 아니다. 키트루다는 위험분담계약제(RSA, Risk Sharing Agreement) 약물인 만큼, 급여 확대를 위해서는 적응증 하나하나에 대해 신약에 준하는 평가 절차를 거쳐야 한다. 3상 임상을 통해 승인된 적응증은 경제성평가까지 진행, 비용효과성을 입증해야 하며 2상 연구를 토대로 승인된 적응증은 또 경제성평가 면제를 적용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정부 역시 1개 약제의 수많은 적응증을 동시에 평가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 담당자들 역시 이번 키트루다의 급여 확대 절차에는 상당한 노력이 요구될 것이다. 전례 없는 상황이고 정부와 제약사가 사전논의 없이 이번 13개 적응증에 대한 신청이 이뤄지진 않았을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키트루다의 행보에 충분한 기대감이 실린다. 1개 약물이 수많은 적응증을 갖는 시대, 산적해가는 급여 확대 이슈에 이정표를 보여주길 바란다. 한편 키트루다가 신청한 13개 적응증은 13개 적응증은 ▲조기 삼중음성 유방암 ▲전이성 또는 재발성 삼중음성 유방암 ▲전이성 또는 재발성 두경부암 ▲진행성 또는 전이성 식도암 ▲신세포암 수술 후 보조요법 ▲비근침습성 방광암 ▲지속성, 재발성 또는 전이성 자궁경부암 ▲진행성 자궁내막암 ▲MSI-H 또는 dMMR 전이성 자궁내막암 ▲MSI-H 또는 dMMR을 나타내며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전이성인 직결장암 ▲MSI-H 또는 dMMR 전이성 소장암 ▲ MSI-H 또는 dMMR 전이성 난소암 ▲MSI-H 또는 dMMR 전이성 췌장암 등이다.2023-07-05 06:00:00어윤호 -
[데스크 시선] 사라지는 의약품과 규제 학습효과[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제약기업이 연구개발(R&D) 노력과 비용 투자로 의약품을 허가받는 가장 큰 이유는 이익이다. 시장성이 높은 의약품을 개발해 환자들에게 많이 공급되면 실적이 개선된다. 시장에 갓 등장한 신제품일수록 제약사들은 시장 선점과 점유율 확대를 위해 영업과 마케팅 역량을 집중한다. 최근 허가받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도 판매 실적도 없이 건강보험 급여목록에서 사라지는 의약품이 크게 눈에 띈다. 지난 5월 1일 의약품 322개 품목이 건강보험 급여목록에서 삭제됐는데 2019년과 2020년 허가 제품이 총 221개로 68.6%를 차지했다. 급여삭제 의약품 3개 중 2개는 허가받은 지 4년에도 못 미치는 신제품이라는 얘기다. 대부분 미생산·미청구 의약품의 급여 삭제다. 보건당국은 최근 2년 간 보험급여 청구실적이 없거나 3년 간 생산실적 또는 수입실적이 보고되지 않은 의약품에 대해 급여목록에서 삭제한다. 제약사가 자체 역량을 투입해 신제품을 허가받고도 판매하지 않은 채 시간이 지나면서 시장에서 철수하는 이상한 현상이다. 급여삭제 의약품은 대형제약사에 비해 중소·중견제약사 제품이 많았다. 지난해 11월에는 의약품 1164개 품목이 미생산·미청구로 인해 급여목록에서 제외됐는데, 중소·중견제약사 제품의 비중이 매우 컸다. 중소·중견제약사들이 2019년과 2020년에 허가받은 제품이 판매도 하지 않고 시장에서 사라지는 기현상이 반복해서 연출되고 있다는 얘기다. 기업들이 제네릭을 허가받기 위해 투입한 수수료와 인건비 등이 허공으로 사라지면서 사회적으로 적잖은 비용 낭비가 발생한 모양새다. 정부의 규제 변화에 따라 제약업계 전반에 걸쳐 사회적 비용 낭비가 초래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9년과 2020년은 유례 없이 많은 제네릭 허가가 쏟아진 시기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전문의약품 허가 건수는 2018년 1562개에서 2019년에는 4195개로 2배 이상 급증했다. 2020년에는 2616개로 2년 전보다 67.5% 늘었다. 월별 허가 전문의약품 건수를 보면 2018년 월 평균 130개를 기록했는데 2019년에는 월 평균 350개로 치솟았다. 2019년 5월에는 한 달 동안 허가 받은 전문약이 584개에 달하기도 했다. 당시 정부의 규제 강화 움직임에 제네릭 의약품의 허가가 폭증했다. 2018년 불순물 발사르탄 파동 이후 정부가 제네릭 규제 강화를 천명했고 2019년과 2020년 중견·중소제약사들을 중심으로 무제한 위수탁을 활용해 제네릭을 최대한 장착했다. 이후 판매실적 없이 3, 4년이 지나면서 미생산·미청구 의약품이라는 이유로 급여목록에서 사라지는 낭비가 반복되는 셈이다. 2019년과 2020년 허가받은 제네릭이 기업간 거래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도 독특한 현상이다. 2020년 7월 약가제도 개편 이후 제약사들간 최고가 제네릭을 사고 파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 약가제도 개편으로 도입된 계단형 약가제도에 따라 기등재 동일제품이 20개가 넘을 경우 후발주자로 진입하는 제네릭은 약가가 15% 낮아진다. 약가제도 개편 이전에는 시장 진입 시기와 무관하게 제네릭은 최고가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새 약가제도 도입 이후 신규 등재 제네릭의 가격은 턱없이 떨어지는 구조가 됐다. 신규 제네릭의 저가 등재로 시장 진입을 주저하던 제약사와 제도 개편 이전에 최고가로 등재했지만 판매 계획이 없는 기업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비싼 제네릭 제품들이 양도·양수를 통해 활발하게 거래되는 기현상이 연출됐다. 정부의 규제 변화가 초래한 이상한 제네릭 거래 현상이다. 물론 제도의 빈틈을 이용해 이익을 챙기려는 제약사들의 욕망에 펼쳐지는 현상이라는 점에서 기업들이 비용 낭비를 책임지는 것이 마땅하다. 하지만 혼란의 원인을 제공한 정부도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지난 3~4년 전 정부가 제네릭 허가와 약가제도에서 아무런 정책 변화를 추진하지 않았다면 이처럼 소모적인 현상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윤 극대화를 추구하는 기업의 욕심과 시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정부 무능의 합작품으로 그동안 보지 못했던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시장은 영리하다. 정부는 제도 변화를 추진하기 전에 추후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예측하고 점검해야 한다. 정부 정책이 시장을 더욱 교란시킨다는 걸 인지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학습효과라도 있어야 한다.2023-07-04 06:17:15천승현 -
[기자의눈] 친기업 정책에 국내 제약은 예외인가요?[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새 정부가 친기업 정책을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국내 제약기업들은 혜택을 못 느끼고 있다. 오히려 제네릭 약가인하 등 국내 제약기업을 옥죄는 정책 추진으로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제네릭 약가인하 정책은 아직 물 밑에 있지만, 제약업계는 하반기 제2차 국민건강보험종합계획 공개와 함께 표면으로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2차 국민건강보험종합계획 수립 추진단에 김진현 서울대 교수가 박민수 2차관과 공동단장으로 선임한 데 대해 약가인하 정책이 전면에 나설 것이란 예상을 하고 있다. 그간 김 교수가 제네릭 약가 인하에 누구보다 앞장 서 주장했기 때문이다. 박 차관이 제네릭 품목 수 절감 차원에서 약가제도를 손질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제약업계는 우려스럽게 보고 있다. 일단 제네릭 약가제도 개편과 함께 실거래가 인하제도 전면수정, 해외 제네릭 약가 비교 등 국내 제약사에게 불리한 정책이 연속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국내 제약사들은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정부가 바이오헬스 6대 강국을 실현하고, 5년 내 연매출 1조원 이상의 블록버스터급 신약 2개를 창출한다는 청사진과는 방향이 정반대라고 지적하고 있다. 국내 제약업계는 국내 제네릭 산업이야말로 한국 의약품 시장의 자립을 이끄는 주역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제네릭 시장을 값싼 수입 제네릭에 내주고 있는 다른 국가들과 직접 비교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블록버스터 신약 창출을 위해서는 연구개발의 오랜 기다림을 통해 결실을 맺어야 하지만, 연구개발의 동력이 되는 제네릭 판매수익을 깎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울분을 토하고 있다. 국내 제약업계는 정부가 제네릭 약가개편을 현실화하기 전에 자국산업 보호 차원의 메시지를 적극 전달할 계획을 갖고 있다. 그간 제네릭 약가인하 정책은 진보나 보수 상관없이 꾸준히 펼쳐왔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보수 정부의 임팩트가 더 강하다. 대표적인 게 이명박 정부의 2012년 일괄 약가인하 정책이다. 제약업계는 이번 윤석열 정부도 일괄 약가인하 같은 정책이 나올까 전전긍긍 하고 있다. 물론 규제개혁 등 기업들이 원하는 정책에는 환영 입장이다. 하지만 대다수 국내 제약사들이 피해가 불가피한 제네릭 약가인하가 다른 정책의 긍정적인 효과도 상쇄하고 있다. 국내 제약업계는 왜 의약품 사용량 절감 대책과 먼 제네릭 약가인하에 정부가 집착하는지 이해를 못 하고 있다. 한 제약기업 관계자는 "기업이 잘 돼야 법인세도 내고 국가도 부유해지는 것 아니냐"면서 "하지만 최근 국내 제약기업들이 내야 할 법인세는 R&D 세제혜택보다 못 해 최저세율을 적용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이익률 저하를 불러오는 정책을 추진하는 게 마땅하냐는 것이다. 법인세를 낼 돈도 없는 제약기업. 그럼에도 이익을 깎으려는 정부. 과연 정부의 친기업 정책에 제약기업은 들어가 있는지 되묻고 싶다.2023-07-03 16:56:45이탁순 -
[기자의 눈] 그 병원에선 투약은 되지만 약사는 없었다[데일리팜=김지은 기자] “퇴근 시간이 다섯시 반인데 퇴근 이후 병상에 나가는 약을 일반 직원들이 담당하는 구조였어요. 병원에 자진해 퇴근 시간을 늦추겠다고 말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어요. 약사는 법적 기준 채우기를 위한 수단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300병상 규모 준종합병원에서 근무했던 A약사는 최근 자신이 근무했던 병원에 대한 민원을 국민신문고에 제기했다면서 해당 병원 약제부의 실태를 알려왔다. 약사에 따르면 이 병원에서는 약사가 퇴근하는 오후 5시 반 이후에도 입원 환자의 의약품 투약이 지속됐고, 이중에는 향정·마약도 포함됐다. 약사가 출근하지 않는 주말에는 간호사도 아닌 일반 직원들이 투약 업무를 담당했다고 주장했다. 병원약사 인력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병원약사회를 넘어 대한약사회의 장기 미제 중 하나이며, 정부는 물론이고 국회도 이에 대한 심각성을 표명했지만 현재까지 뚜렷한 변화의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현행 의료법 시행규칙 제38조 2항에 의하면 300병상 미만 종합병원, 병원 및 요양병원은 '1인 이상', 100병상 이하 병원과 200병상 이하 요양병원은 '주당 16시간 시간제 근무약사'를 두도록 돼 있다. 사실상 ‘1인 이상’이라는 이 규정에서 문제는 출발한다. 병상이 100병상이던 300병상이던 똑같이 약사 1인만을 고용해도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300병상 미만의 대다수 병원에서는 약제부장 혹은 약제팀장 직책으로 한 명의 약사만을 고용하는 게 통상이고, 이들 약사가 근무하지 않는 야간이나 주말에는 약사 인력 공백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요양병원도 예외는 아니다. ‘주당 16시간’이라는 기준이 사실상 요양병원들의 든든한 면죄부가 돼 주고 있다. 200병상 이하 요양병원에서는 약사가 16시간만 근무하다 보니 약사가 근무하지 않는 75% 시간에는 고위험약이 사실상 무자격자에 의해 투약되는 실정이다. 일주일을 168시간으로 봤을 때 요양병원들에서는 절반이 훨씬 넘는 75%의 시간에 약사 없이 마약류를 포함한 다양한 고위험약이 투약되는 실정인 셈이다. 이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최광훈 대한약사회장은 지난 선거 당시 “의료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300병상 미만 종합병원, 100병상 이하 병원, 200병상 이하 요양병원 모두에 대해 병상 수와 상관없이 약사 1인 인력 기준을 '50병상당 1명 이상'으로 통일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 지난해에는 병원약사회와 대한약사회가 함께 병원약사 인력 기준 개선을 위해 공조체계를 이루겠다고도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약사회는 물론이고 정부에서도 병원 약사 인력기준 개선을 위한 눈에 띄는 움직이나 대비는 전무한 실정이다. 병원 이용환자는 외래 환자에 비해 중증일 가능성이 높고, 특히 요양병원 이용 환자는 만성, 복합질환을 가진 노인환자가 대부분이다. 다시 말해 약물 오류를 최소화가 필요하고 안전한 약물치료가 특히 더 필요한 곳이라는 말이다. 약사 인력 공백으로 인한 무자격자 조제는 환자 안전을 위협하는 위험요인이다. 정부는 이제라도 병원에서 환자가 안전하게 의약품을 투약받고 복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더불어 약사회도 국회와 정부가 이를 위해 움직일 수 있는 동력을 만들어 가야 한다. 사실상 방치되고 있는 병원, 요양병원의 약사 인력 공백 문제는 안전을 넘어 환자의 인권의 문제로 봐야 할 것이다. 사실상 무자격자에 의해 투약되는 약물로 인해 약물오남용에 방치된 환자들의 인권이 침해받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현장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이다.2023-07-03 15:09:04김지은 -
[박정관의 생각] 처방전달시스템 표준화 왜 필요한가?이번 글에서는 정부 주도의 '처방전 전달시스템 표준화 도입'이 왜 필요한지 알아보고, 일본을 비롯한 기타 국가의 사례를 살펴보면서 정부 개입의 이점과 의료 효율성 및 환자에 미칠 수 있는 긍정적인 영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처방전 전달시스템'과 '처방전 표준화'는 얼핏 같아 보이지만 전혀 다른 별개의 문제다. 그럼에도 현재 약사회는 '처방전 전달시스템 표준화'가 비대면 진료에 대한 최우선 과제인 것처럼 얘기하고 있어 안타깝다. '처방전 전달시스템'은 처방전 전달의 주체인 고객(환자)이 처방전을 보낼 약국을 자유롭게 선택하게 하는 문제로, 비대면 진료가 법제화 하더라도 환자가 처방전을 받을 약국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약국 선택권)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인식하고 올바른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처방전 표준화'는 병의원에서 발급하는 처방전이 표준화된 코드 또는 표준화된 시스템으로 약국에 전달돼 환자들은 전국 어느 약국에서도 내 처방전을 읽을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이는 정부 차원에서 마련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2000년 의약분업 실시로 환자의 약 처방은 의사가, 약 조제는 약사가 하게 하고 있다. 의약분업은 의사로 하여금 처방이 적절한지 한번 더 생각하게 하고 약사 또한 처방전에 의한 약의 적정성 등을 상호 점검해 약의 오남용을 줄이고 궁극적으로 국민 건강 증진을 목표로 한다. 환자를 진찰한 의사가 발행하는 처방전은 의사가 환자에게 투여해야 할 약 내역의 기록으로 의약분업 정책에서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이 처방전 안에는 환자가 복용해야 할 약 내역 뿐 아니라 개인 주민번호, 질병정보, 다녀간 병원정보 등등 민감한 정보들이 많이 담겨있어 매우 중요한 문서로써 이 문서(처방전)의 전달 프로세스 또한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에서 처방전은 일반적으로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종이 처방전' 뿐만 아니라 의사나 치과의사가 '전자서명법'에 따른 전자서명이 기재된 전자문서 형태로 작성한 처방전(이하 '전자처방전'이라 한다) 또한 인정하고 있다(의료법 제17조의2). 전자처방전은 종이 처방전이 손글씨 처방의 가독성이 떨어져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분실 도난의 위험, 대기시간 등 환자 편의성이 떨어지는 점 등에 비해 의료기관에서 약국으로 처방전을 디지털로 전송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처방 절차를 간소화해 의료기관-약국 간 효율성 증가, 오류 감소, 환자 안전 및 편의성 향상과 같은 이점이 있다. 그리하여 정부에서는 의약분업 이후 줄곧 전자처방전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종이처방전 방식에서 전자처방전 전환을 시도해 왔다. 2019년도 과기부에서 '전자문서 이용 활성화를 통한 디지털 전환이 필수적'이라는 목표를 세워 페이퍼리스(paperless)를 촉진하기 위해 종이 처방전 전자화 서비스 확산사업을 시도했고, 2022년도에는 건보공단이 원주에서 공단 주도 하에 '요양비 전자처방전 연계시스템'오픈으로 '공적 전자처방전 전달시스템'과 유사한 시범사업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제도적으로 전국화 하는 데는, 이해 당사자 간의 이견 차이로 결국은 지지부진하게 논의만 거듭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는 사이 전자처방전 사업을 하는 민간업체는 중·대형 병원, 동네의원 할 것 없이 속속들이 그들만의 전자처방 전달시스템을 도입했고, 처방전을 받아야 하는 주변 약국은 어쩔 수 없이 그들에게 끌려가게 된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키오스크, 2D 바코드 등으로 전송되는 제각각의 전자처방전을 받으려면 약국은 해당 민간업체 마다의 장비를 구비해야 하고(물론 약국 경비로), 건당 200~300원씩 부과되는 수수료로 인해 매달 나가는 고정경비도 만만치 않다. 월100건의 전자처방전을 받는 약국이 건당 200원씩을 낸다면 매월 42만원(100*21(영업일수)*200=420,000), 1년이면 504만원을 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병원과 특정 약국 간 담합문제, 병원에서 키오스크로 약국은 지정해 놓고 오지 않는 일명 '노 쇼(No Show)'까지도 고스란히 약국 부담이 되었다. 전국 2만4000여개 약국에서 내는 장비 비용과 수수료를 합하면 도대체 얼마나 될까? 아마 수백억원은 될 듯 싶다. 처방전을 받는다는 대가로, 약국에서 민간업체에 수수료를 지불하는 이런 불공정한 구조가 대한민국에만 있다는 사실은 아는가? 엄밀히 따지면 해당 업체를 채택한 병의원에서 이 수수료 비용은 부담하는 게 맞지 않을까. 우리의 이런 불공정한 문제는 모두 표준화된 처방 전달시스템 없이 민간업체에 의해 제각각의 시스템으로 처방전이 전달되기 때문에 발생하고 있다. 코로나19 및 비대면 진료와 함께 전자처방전의 편의성과 효율성이 다시 한 번 부각되고 있고, 비대면 진료 법제화를 코앞에 두고 있는 시점에서 처방전 전달시스템의 표준화는 우리에게 이제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라는 것을 인식하고, 시스템을 제대로 정착시키도록 탄탄한 논리로 강력히 주장해야 한다. 우선 병의원에서 발급하는 처방전은 지금처럼 업체마다 제각각 방식이 아니라 단일화된 방식, 즉 표준화된 코드로 약국에 전달돼 환자들은 전국 어느 약국에서도 내 처방전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처방 데이터들은 지금처럼 민간업체에서 보관·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주체가 되어야 한다. 처방 데이터가 모이는 서버가 정부가 아닌 민간업체가 될 경우 지금처럼 약국은 업체에 종속돼(병원 포함) 수수료를 지불하는 등의 불공정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 수 없고, 환자의 처방 정보가 활용되는 문제 또한 발생할 수 있다. 일본의 경우, 종이 처방전에 표준화된 QR 코드를 찍어서 내보냄으로써 전국 어느 약국에서든지 리더기를 통해 처방전을 읽을 수 있도록 되어 있고, 올해 1월 26일부터는 종이 처방전 자율화라는 명목 아래 전국적인 공적 전자처방 전달시스템 확대를 선언하며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2024년 말까지 거의 모든 의료기관과 약국으로 전자처방 시스템을 확대하겠다며, 병원과 약국에 시스템 및 장비 도입에 드는 비용의 일부를 보조하는 등 정부 주도 하에 매우 적극적으로 공적 처방전 전달시스템을 추진하고 있다. 의사는 국가가 주도하는 전자처방전 관리서비스에 처방전 정보를 등록하고, 환자가 약국에서 마이넘버카드(전자 주민등록증)나 의료보험증을 제시하면, 약사는 저장된 처방전 정보를 동일 서버를 통해 확인하여 조제한 후 조제정보를 동일한 서버에 등록하고 환자에게 약을 투약(전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즉, 일본은 정부가 적극 개입하는 공적 전자처방전 전달시스템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와 같은 북유럽 국가 또한 정부 주도로 전자처방 전달시스템이 운영되는 국가들이라고 한다. 스웨덴의 경우 처방전의 99% 이상이 전자처방을 통해 이뤄지고, 모든 국민이 국가보건포털을 통해 자신의 의료기록과 처방내역, 검사결과를 열람할 수 있으며, 또 지자체의 95%가 서로 다른 의료서비스 제공자의 의료기록에 접근할 수 있다고 한다. 김대진 동국대 약대 교수는 '북유럽, 영국 등에서는 전자처방전 중앙 서버 관리를 정부가 주도해 하고 있다. 기본적인 단계에서는 민간이 개입되지 않는 방식'이라며 '이 나라들은 기본적으로 국가 차원의 국민건강헬스 포털이 마련돼 있고, 환자는 해당 포털에서 자신의 의료 정보를 모두 확인하고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모범적인 선례를 따라, 우리나라도 정부 주도의 처방전 전달시스템 표준화를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 의약품 전달의 효율성을 향상하고 관리의 복잡성을 줄이며 병의원과 약국 간의 원활한 상호 운용을 가능하게 하여 병의원, 약국, 환자 모두의 시간과 자원을 절약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처방전 전달시스템의 표준화는 상당한 비용 절감으로 이어진다. 정부 주도 하의 중앙집중식 접근 방식은 장비와 관련된 비용, 건당 부과되는 수수료, 비효율적인 프로세스를 줄여 약국과 의료기관 간의 시스템 전체에 상당한 재정적 부담을 덜어주게 된다. 물론 약국은 더 이상 수수료를 부담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결국은 표준화된 전자처방전을 통해 환자의 안전이 크게 향상된다는 큰 목표를 달성하게 된다. 상호 운용성은 의료기관, 약국 및 기타 이해 관계자 간에 환자 정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공유할 수 있게 하여 치료 및 환자 결과의 개선된 연속성을 이끌어내기 때문이다. 또 표준화를 통해 처방 정보의 일관되고 정확한 전송 및 해석을 보장하게 될 것인데, 이는 시스템 또는 데이터 형식의 변화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오류 위험을 최소화 할 것이다. 처방 데이터의 신뢰성과 정확성을 개선해 표준화는 환자의 안전을 더욱 보장하고 약물 부작용의 가능성을 줄이게 되는 것이다. 환자는 처방약 조제를 위해 약국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 경쟁이 강화되고 궁극적으로 더 나은 의료 및 약료서비스로 이어질 것이다. 정부 주도의 처방전 전달시스템 표준화 도입! 이젠 미룰 수 없는 시급한 상황이 됐다. 현재의 불공정을 바로잡고 모범적인 해외 사례를 통해 우리나라 역시 공정하고 효율적이며 환자 중심적인 표준화 시스템을 반드시 구축해야 한다.2023-07-03 09:00:54데일리팜 -
[기자의 눈] 케미칼사와 바이오텍의 R&D 단상[데일리팜=이석준 기자] 고정 수익을 내는 전통 제약사와 적자 바이오벤처의 시가총액 역전현상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특히 바이오벤처보다 시총이 낮은 중소형 제약사들은 수두룩하다. 사업 구조 때문이다. 바이오벤처는 R&D가 전부라 해도 무방하다. R&D 프로젝트 성패에 따라 사운이 결정된다. 성공해도 R&D, 실패해도 R&D 때문이다. 전적으로 R&D에 의존하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다. 이 때문에 R&D에 하나 하나에 시총이 들썩인다. 고정 매출을 가진 전통 제약사는 다르다. R&D의 중요성도 강조되지만 R&D가 전부는 아니다. R&D에 실패해도 고정 매출이 남는다. 영업, 마케팅, 기획, 연구 등 여러 부문 사업이 만들어 놓은 자산구조 때문이다. R&D에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이 존재한다. 다만 고정 매출이 있음에도 'R&D만을 경쟁력'으로 보는 시대 흐름에 매출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외면받고 있다. 바이오벤처를 폄하하려는 의도는 아니다. 다만 기업가치(시총) 판단 기준이 R&D에만 집중되는 현실을 지적하고 싶다. 기업 가치 평가 척도에는 여러가지가 있기 때문이다. 뒤집어봐야 한다. R&D 자체보다는 R&D를 잘 할 수 있는 회사를 봐야 한다. 전통 제약사도 신약 개발을 한다. 바이오벤처에 비해 고정 매출을 일으키는 사업이 있어 R&D 사업 비중이 낮은 것 뿐이다. 어찌 보면 자체 자금력을 활용한 신약 개발 지속성은 바이오벤처보다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제네릭부터 만들어온 기술력도 축적됐다. 연구진도 풍부하다. 무엇보다 기업가치 중요 척도인 실적을 내고 있다. 최근 만난 60년 전통의 국내제약사 대표(오너)의 항변이다. "수십년 간 R&D에 투자를 하고 있다. R&D는 호흡을 길게 가져야 한다. 당장 결과를 낼 수 없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스텝 바이 스텝, 고난과 인내의 연속이다. 남들은 당장의 결과를 중시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실패의 경험마저도 필요하다. 특히 회사는 본업(고정매출)을 바탕으로 R&D를 추진해야 한다. 승부수도 필요하지만 무리하면 본업이 망가질 수 있다. 본업이 탄탄해야 R&D 자금도 투입할 수 있다. 외부 조달은 한계가 있다. 우리도 이것저것 하고 싶지만 자금력을 고려해 능력에 맞는 R&D를 수행할 뿐이다. 다만 시장(투자자)은 본업의 가치보다는 R&D만 바라본다. 회사가 대부분 매년 100억원 이상 영업이익을 내지만 적자 바이오벤처보다 기업가치가 낮은 이유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바이오벤처를 폄하 하는 게 아니다. R&D만이 기업가치의 우선 척도가 되는 시가총액 역전 현상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전통 제약사는 고정 매출 속에서 R&D를 수행하고 있다. 다만 기업가치는 저 아래에 있다. 특히 중소형 제약사가 그렇다. R&D 가치에 더불어 고정매출 발생 능력도 시총에 적극적으로 반영돼야 한다. 고정 매출은 R&D 지속성을 만들고 R&D 지속성은 R&D 능력, 즉 결과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2023-07-03 06:00:08이석준 -
[기자의 눈]제약바이오 투심 한파, R&D로 돌파해야[데일리팜=황진중 기자] 제약바이오 업계 투자 환경에 한파가 불고 있다. 투자 유치가 어려워지면서 바이오 업계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업계는 그간 일부 바이오기업들이 연구 결과보다 주가 부양을 위한 임상시험 신청, 환자 투약 개시 등의 소식만 전달한 점을 지적한다. A 바이오기업은 올해에만 미국에서 기술이전 논의 진행, 임상 3상시험 환자 모집 마감, 3상시험에 대한 데이터·안전성모니터링위원회 심의 통과, 아시아 판권 계약 진행 등 호재성 소식을 공개했다. 이 기업이 개발 중인 신약 후보물질의 병용요법 2상 결과는 고무적인 것으로 보인다. A사는 질병이 진행하지 않는 무진행생존기간(PFS)이 기존 병용요법보다 4배가량 높아졌다고 발표했다.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높이는 소식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는 만큼 A사의 주가는 글로벌 임상 3상이 실패할 경우 급격히 추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약의 효능이 과학적으로 사실이기를 바라지만 성과 부풀리기가 과도하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A사의 지주회사 격인 B사의 대표가 최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과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된 점 등도 회사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더하는 데 한몫 거든다. 바이오·투자 업계에서는 금리 인상 등 외부 환경 요인이 커 바이오 분야에 투자를 단행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바이오기업들의 연구개발(R&D) 성과가 미흡하다는 점은 뒷말로만 무성하다. 한 바이오기업 대표는 세미나 후 이어진 뒷풀이 자리에서 "성과가 없고 자금도 부족한 바이오기업은 과감하게 파산·청산하거나 상장폐지 시켜야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좀비 바이오기업이 신생 바이오기업에 대한 투자를 막는다는 지적이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R&D 성과가 아쉬운 바이오기업이 피합병되거나 청산되는 것도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는 자금 부족으로 더 이상 후보물질 개발이 어려울 시 이를 매각하는 방법도 활용한다. 바이오기업들의 기술이전 등 R&D 성과가 미흡하다는 인식이 투자자들에게 확산하면서 신약개발사에 대한 투자금은 반토막나고 있다.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상장 시 시장의 기대를 받은 신약개발사 사례를 살펴보면 2021년 주식 시장에 상장한 바이오기업 C사는 공모를 통해 1125억원을 확보했다. 지난해 상장한 D사는 503억원을 공모했다. 올해 주식 시장에 이름을 올린 E사는 260억원을 모집했다. 투자 유치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기술력을 입증하거나 R&D 성과를 내고 있는 바이오기업들은 꾸준히 자금을 확보해나가고 있다. 항체약물접합체(ADC)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 피노바이오는 시드 투자부터 사전 기업공개(IPO) 단계까지 총 551억원을 유치했다. 주목할 점은 협력 가능성이 높은 전략적투자자(SI) 다수가 피노바이오에 투자했다는 점이다. 피노바이오에 투자한 제약바이오기업은 에스티팜, 셀트리온, 안국약품, 롯데바이오로직스 등이다. 셀트리온은 선급금 10억원 규모로 피노바이오의 ADC 기술실시 옵션 도입 계약을 맺었다. 기술료가 최대 1조5000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는 계약이다. 오름테라퓨틱은 시리즈C 브릿지 단계까지 총 1296억원을 투자받았다. 오름테라퓨틱은 지난해 미국암학회(AACR)에서 ADC 신약 후보물질 'ORM-5029'의 전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는 ORM-5029의 임상 1상시험계획에 대해서 소개했다. R&D 성과가 곧 바이오기업의 기업가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가 부양을 위한 소식만을 공개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 R&D 실패를 인정하고 자산을 매각해 새 활로를 찾는 것도 중요하다. 어떻게든 R&D 성과를 내는 것이 제약바이오 분야 투자 한파 시기를 돌파할 수 있는 방법으로 보인다.2023-06-30 11:27:02황진중 -
[기자의 눈] 품절약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약이 없어 환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대체 뭐가 문제이고, 정부는 어떤 대책을 갖고 있나.” 지난해 초 오미크론발 코로나 확산으로 발발한 의약품 품귀, 품절 사태가 1년 반이 넘도록 지속되고 있다. 약국에서는 없는 약을 구하는게 일상이 됐고, 환자 복약지도나 상담에 앞서 재고 확보가 우선인 상황이 됐지만 1년이 넘도록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 의사들이 모인 한 학회는 기자간담회를 자처해 단순 소아용 처방의약품을 넘어 희귀, 필수약까지 품절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당장 생명과도 직결될 수 있는 의약품이 품절임에도 정부는 손을 놓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간담회에 나선 한 의사는 약 품절 초기만 해도 약을 못 구하는 인근 약국의 나태함 때문이라고 오해도 했지만 이런 상황이 1년 이상 넘게 이어지고 있는데다 범위도 확산되고 있는건 약국을 넘어 분명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이번 간담회를 지켜본 약사들은 지금이라도 의사들이 약 품절 상황에 목소리를 보탠데 대해 반가움을 표시했다. 2년 가까이 지역 약국들은 어려움을 토로하고 정부에 해결을 호소도 했지만 뚜렷한 답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주도로 올해 초 품절의약품 대응 민관협의체가 구성된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제도적 측면의 해결안 마련은 갈길이 멀어 보인다. 품절약의 명확한 개념과 분류부터 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약 품귀, 품절의 근본적 원인 파악도 제대로 되고 있지 않은 실정이기 때문이다. 협의체 차원에서 식약처, 약사회, 제약협회 등과 협의해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소아용 해열제에 이어 슈도에페드린 성분 슈다페드정 균등공급 추진했지만, 단기적 성과일뿐 현재 약사와 의사, 그리고 환자가 즉면해 있는 약 품절의 근원적 해결에는 동떨어져 있다. 정부는 약 품절 사태는 단순 약국, 약사들의 수고와 고생에 머무르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병원에서의 진단을 통한 약 처방, 약국에서의 조제, 투약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결국 그 결과는 환자에 미치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정부가 약 품절 문제에 대한 구조적 대응책 마련에 나서야 할 이유다. 의사는 말했다. “의사 판단, 환자 상태에 따라 꼭 처방하고자 하는 약이 있지만 그 약이 품절이라 처방할 수 없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고, 이는 곧 환자의 치료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힘 없는 의사라 환자들에 미안한 마음 뿐”이라고. 적어도 품절된 약으로 인해 의사, 약사가 환자들에 미안할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나.2023-06-28 17:35:02김지은 -
[기자의 눈] 우려스러운 '제2의 삭센다' 열풍 조짐[데일리팜=정새임 기자] 5년 전 국내에선 '삭센다 열풍'이 일었다. 집에서 하루 한 번 자가주사로 쉽게 살을 뺄 수 있고, 향정신성 의약품인 기존 비만약과 달리 중추신경계 부작용도 없다는 사실에 사람들은 병원으로 몰렸다. '강남에서 삭센다 안 하는 사람이 없다'는 말이 유행처럼 돌았다. 무분별한 삭센다 사용에 보건당국이 집중 단속에도 나섰으나 실효성은 그때 뿐이었다. 삭센다는 국내 출시 2년차에 426억원이라는 기록적인 매출을 올렸다. 2023년 현재 또 한 번 다이어트약 열풍이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삭센다의 차세대 버전이 등장하면서다. 삭센다를 탄생시킨 노보노디스크는 삭센다보다 더 편리하고 더 체중 감소 효과가 높은 주사제를 선보였다. 매일 한 번씩 주사해야 하는 삭센다와 달리, 신제품 '위고비'는 일주일에 한 번만 맞으면 된다. 임상에 참여한 환자들의 체중은 평균 15% 감소했다. 뒤이어 체중 감소 효과가 가장 강력하다는 릴리의 '마운자로'까지 국내 허가가 머지 않았다는 뉴스에 사람들의 기대감은 최고조로 높아진 상태다. 미국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와 인플루언서 카다시안 자매가 이 주사제들로 다이어트에 성공했다고 밝히면서 '품귀 현상'까지 빚고 있다. 안타깝게도 현재 이 주사제들을 국내에서 구하는 건 불가능하다. 위고비는 국내 허가를 받았지만 전 세계적으로 공급 물량이 부족해 국내 출시일이 미정이다. 연내 출시가 힘들 가능성도 높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해외 직구로 눈을 돌리는 이들도 있다. 그것도 위고비가 아닌 같은 성분을 경구제로 만든 당뇨약을 불법으로 구매하는 것이다. 사실 이 약은 당뇨 치료용으로 용량이 3분의 1 수준이라 구매가 무의미한데도 불법 구매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하루가 멀다하고 비만 치료 신약의 효과를 극찬하는 뉴스가 쏟아지는 탓에 이 약을 쓸 수 있는 대상이나 부작용은 제대로 언급되지 않거나 묻히기 일쑤다. 그저 얼마나 살이 빠지는지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먼저 열풍이 일어난 미국에선 위고비 원료를 마구잡이로 구매해 복용하는 것이 사회문제로 떠오르기도 했다. 향후 위고비가 출시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주사제를 처방받기 위해 병원 '오픈런'을 뛰거나 웃돈을 주고 불법 거래를 하는 일이 횡행할 수 있다. 사람들의 구매 욕구를 이용한 과장광고도 쏟아질 우려가 높다. 이미 삭센다 열풍에서 나타난 사례들이다. 무분별한 비만약 남용을 막기 위한 선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 약을 쓸 수 있는 경우와 쓰지 말아야 할 경우, 부작용 정보를 명확히 알리고 안전한 사용법을 제시해야 한다. 일부 병원의 과장광고의 남발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우리도 기억해야 할 점이 있다. 10kg 이상이 빠졌다는 신약, 알고보면 참여 환자들은 모두 과체중과 비만으로 체질량지수(BMI)가 30kg/㎡ 이하라면 이만큼의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또 임상 당시 환자들은 식이조절과 운동을 병행했다. 결국 약은 약일 뿐, 결국 식이조절과 적절한 운동을 이어가지 않으면 체중 감량은 잠시 뿐이다.2023-06-28 06:18:14정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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