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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피부질환에 있어 덱스판테놀의 유용성'약방의 감초'란 말이 있다. 한약에는 어느 처방에나 감초가 들어있는데 이처럼 아무데나 빠지지 않고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존재를 일컫는 말이다. 내가 생각하는 약국의 감초는 덱스판테놀이다. 그만큼 덱스판테놀은 피부질환을 다루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어떤 약과도 조화를 이룬다. 프로비타민B5인 덱스판테놀은 피부에 흡수되어 비타민B5인 판토텐산으로 바뀐다. 판토텐산은 자연적인 피부 회복을 돕고 피부를 촉촉하고 부드럽게 유지해준다. 덱스판테놀의 재생 촉진 효과 덕분에 만성적인 피부염이나 습진, 화상, 욕창 등에 보조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다. 심할 때에는 스테로이드, 항생제 등의 성분이 들어간 피부연고를 사용하지만 증상이 심하지 않거나 평소 관리를 할 때에는 덱스판테놀 만한 게 없다. 참고로 요즈음 타투나 눈썹 문신을 하는 사람이 많은데 타투나 눈썹 문신 후 자극으로 생기는 미세한 피부 상처들의 회복을 위해 애프터 케어 용도로 비판텐 연고를 사용할 수 있다. 약국에서 활용할 수 있는 덱스판테놀 성분은 다양하지만 각각의 차이가 있다.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는 차이는 용량이다. 덱스판테놀 성분의 약은 30g, 50g, 100g까지 다양한 용량으로 나와서 쓰는 용도나 사용 횟수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또 하나의 차이점은 첨가제다. 약의 종류에 따라 덱스판테놀 외에 들어간 첨가제가 달라진다. 첨가제는 덱스판테놀 성분이 피부에 잘 작용할 수 있도록 도와 주기도 하고 그 자체로 피부에 보습효과, 밀폐효과를 갖기도 하니, 약을 고를 때에 첨가제를 잘 살펴보는 것도 필요하다. 덱스판테놀 성분의 많은 약들 중에 가장 많이 판매되는 브랜드는 비판텐이다. 산부인과 아래 있는 약국에 근무하던 시절, 비판텐 연고는 많은 엄마들이 찾는 약 중 하나였다. 기저귀 발진에는 비판텐을 써야 한다는 것은 아이 엄마들 사이에서는 상식으로 생각될 정도다. 사실 비판텐 연고는 다른 약들에 비해 기름지고 꾸덕하며 연고 튜브도 잘 찢어진다. 그럼에도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비판텐 연고를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비판텐 연고의 첨가제에 있다. 비판텐 연고에서 덱스판테놀이 차지하는 비율은 고작 5%뿐 나머지 95%는 여러 첨가제로 채워진다. 이 첨가제에는 세탄올, 스테아릴알코올 등과 같은 유화안정화제를 기본으로 백납, 유동파라핀, 정제라놀린, 정제아몬드유 등과 같은 여러 오일 성분들이 포함된다. 바로 이 성분들이 비판텐의 한 끗 차이를 만들어낸다. 여러 오일 성분들은 피부를 외부 자극으로 보호하며 덱스판테놀의 치료효과를 높여주며 피부 보습력을 더해준다. 이렇게 적절하게 배합된 부형제 덕분에 덱스판테놀에 의한 피부 회복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비판텐 연고가 발림성이 좋지 않고 꾸덕했던 데에는 모두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옆구리가 잘 터지는 것 역시 이유가 있다. 알루미늄 튜브는 그 특성상 한 번 나온 연고가 다시 들어가지 않는다. 그래서 공기를 비롯한 외부 물질의 유입을 막을 수 있어 연고 성분의 오염이 최소화되고 사용기간 내내 품질이 유지된다. 또한 덱스판테놀의 오리지널인 비탄텐의 새로운 임상 연구에 따르면, 비판텐을 레이저 치료 후에 피부 재생을 위해 사용하였을 때 회복 속도가 빨랐다고 한다. 레이저로 손상을 입은 피부에 덱스판테놀이 작용해서 피부가 빠르게 재생되는 것을 도왔고, 덱스판테놀을 제외한 부형제들이 피부의 막을 형성해서 피부 장벽 회복을 위한 환경을 만들어주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저 엄마들 사이의 입소문으로만 유명한 게 아니라 임상근거까지 탄탄한 비판텐. 그 인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2023-08-04 15:00:45데일리팜 -
[기자의 눈] 약사회 스타약사 만들기는 왜 안될까?[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약사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들은 서로 뭉쳐 힘을 합치기 시작했고, 각개전투에서 살아남은 인플루언서들이 앞으로 보여줄 시너지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스갯소리로 제약사 관계자들이 이들을 만나려고 줄을 섰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만큼 약사 인플루언서들의 말 한마디가 매출로 연결된다는 의미이고, 소비자이자 일반 대중들에게 엄청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대한약사회도 스타 약사 만들기를 여러 차례 도전했었다. 대국민 소통이 중요하다는 말에는 누구도 이견이 없고, 약사 인플루언서들이 때로는 약사회와 국민의 가교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이란 기대 때문이었다. 작년에도 약사회는 약사 회원 대상 크리에이터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며 지원 방안을 내놨었다. 약사들의 셀프 브랜딩을 지원하면서 동시에 윤리적인 SNS 활동을 뒷받침하겠다는 의도였다. 물론 약사회 시도는 한 차례도 성공한 적이 없다. 약사회가 방법을 고민하며 우물쭈물하는 동안 약사 인플루언서들은 개인의 능력과 매력으로 성공 사례를 만들었고, 다른 한편에서는 물의를 빚는 크고 작은 사건사고도 있었다. 약사회와 같은 직능단체가 자체적으로 인플루언서를 만들어낼 수 없다는 한계에는 공감한다. 개인의 욕망과 단체의 이익을 균형 있게 갖춘 스타약사를 자체적으로 키워낸다는 건 사실 시도 자체가 불가능에 가까웠다. 다만 아쉬운 점은 스타약사 양성에 실패한 경험 때문인지, 약사 인플루언서들과의 협력 관계조차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약사 인플루언서들과 협업해 시민들과 함께 하는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고, 소통을 위한 간담회를 갖기도 했지만 모두 이벤트성으로 끝나고 말았다. 그동안 약사회가 국민들을 설득하고, 때로는 호소해야 할 이슈들이 얼마나 있었을까. 앞으로는 또 얼마나 더 많을까. 그럼 그 이슈들에 대해 약사 인플루언서들은 약사회 입장을 얼마나 알고 있고 공감하고 있을까. 그동안 약사 인플루언서들의 활동은 성분과 질환, 제품에 집중돼왔다. 약의 전문가로서 전문성을 살린 것이니 전혀 문제될 것이 없고, 앞으로도 더 집중해야 할 분야다. 다만 약사회가 그토록 국민들을 설득하고 싶어하는 약 배달의 부작용, 마약 중독 예방과 교육의 중요성, 약국의 사회적 역할, 공직약사의 처우 개선 등의 이슈를 조명해주는 인플루언서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약사 인플루언서들에게 목소리를 강요할 수 없지만 만약 수년 간 소통과 지원이 계속됐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지금도 약사 인플루언서를 꿈꾸는 약사들은 늘어나고 있다. 약사회가 대국민 소통이 중요하다고 느낀다면 다시 한 번 새로운 방법을 고민해보는 것도 필요하다.2023-08-03 18:23:06정흥준 -
[칼럼] 이성과 감각, 약사와 체험 디자이너& 65279; 헨리는 오랫동안 마을에서 약사로 일했다. 약국 문을 열고 손을 씻은 후 흰 가운을 걸쳤다. 기분 좋은 아침 의식이었다. 오래된 약국은 그 자체로 꾸준하고 믿음직한 사람 같았다. 불편한 마음마저도 약국이라는 안전문 안으로 발걸음을 들여놓는 순간 썰물처럼 밀려났다.”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2009년 퓰리처상 수상작인 단편집 ‘올리브 키터리지’의 ‘약국’편에 나오는 동네 약사 헨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항상 약국을 찾는 사람들에게 친절한 헨리는 마음씨 좋은 동네 아저씨 같습니다. 1980년대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당시 우리나라 3대 자영업종은 다방, 중국집 그리고 약국이었습니다. 그 당시 약국은 동네사람들의 건강상담을 담당하는 친근한 주치의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장터란 ‘장이 서는 장소’란 뜻입니다. 영어 표현은 Market place입니다. 즉, 물물교환의 ‘세일즈’가 발생하는 곳이며 약국 같은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곳입니다. 요즘은 플랫폼이라는 용어를 자주 듣곤 합니다. 플랫폼이란 본래 기차를 타고 내리는 기차 정거장을 의미하는 용어지만 오늘날에는 많은 이용자가 이용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이나 모바일 앱, 웹사이트 등을 통칭하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즉,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곳입니다. 요즘 소비자들은 반드시 오프라인(장터)에서 사야 하는 것과 온라인(플랫폼)에서 사야 하는 것을 구분짓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 잠시 약국을 찾는 소비자를 ‘공중(Target Audience)’이라는 측면에서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서로에게 관심이 적은 느슨한 형태의 집합체인 ‘대중(mass)’이나 감정적으로 쉽게 휩쓸리는 집합체인 ‘군중(crowd)’에 비해 ‘공중’ 혹은 공중화 한 집단은 조직과 관련된 쟁점에 대해 관심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이슈와 관련된 차별화된 특성에 따라 ‘대중(mass)’을 보다 작은 범위의 동질성을 가진 ‘공중(target audience)’으로 나누는 과정이 ‘세분화’입니다. 그루닉(Grunig, 1997)은 공중상황이론을 제시하면서 ‘관여도(level of involvement)’에 따라 공중은 분류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흔히 마케팅에서 전략을 수립할 때 소비자를 두 가지 차원인 수준(level)과 유형(type)으로 구분합니다. 그리고 해당 전략의 대상 제품을 다음과 같이 네 가지 범주로 분류하고 각각에 대한 전략을 수립합니다. 그것은 고관여 이면서 이성 중심의 제품, 고관여 이면서 감성 중심의 제품, 저관여 이면서 이성 중심의 제품, 저관여 이면서 감성 중심의 제품입니다. 소비자(target audience) 개인의 생각과 느낌에 대한 차이가 좀 더 세분화되는 최근의 추세를 생각할 때 위의 4가지 관여도는 고정적인 것은 아닐 것입니다. 이제 이러한 관여도 관점과 구매장소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저관여 제품인 경우 소비자는 ‘do(구매)’ 부터 하게됩니다. 주로 치약, 식품, 문구류, 음료 등이 속합니다. 고관여 제품인 패션/의류, 가전제품, 고가의 제품 및 신제품의 경우 소비자는 ‘learn(배움, 요즘은 search(검색)에 해당)’ 혹은 ‘feel(체험)’의 단계를 거친 후 ‘do(구매)’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의약품(건강기능식품 등을 포함한 약국에서 세일즈 되는 제품)의 경우는 어떤 단계를 거칠까요? 플랫폼에서 고객이 바로 ‘do’하는 제품의 범주일까요? 아니면 장터에서 ‘learn, feel’하고 구매하는 제품일까요? 만약 소비자가 두통(Problem)이 생겼을 경우 단순히 통증에 벗어나기 위한 진통제(Solution)만을 구매하는 것이라면 의약품은 저관여 제품군입니다. 하지만 약국에서 취급하는 제품은 우리들의 ‘건강’과 직결된 것이 대다수를 차지합니다. 단순한 통증의 해결이 아닌 소비자의 전반적인 ‘healthcare’관점에서 제품이 선택되어야만 합니다. 즉, 약국에서 소비자가 구매하는 제품은 (설령 구매하는 소비자가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지라도) ‘learn’과 ‘feel(체험)’이 우선인 고관여 제품인 것입니다. 파인(Pine)과 길모어(Gilmore, 1999)는 사람들이 경제를 체험하는 시대에 들어서고 있으며 체험 경제는 서비스 경제를 대체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체험은 개인을 ‘몰입’시키는 활동이고, 체험의 목적은 고객을 단순히 즐겁게 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또한 슈미트(Schmitt, 1999)는 체험 요소가 감각적 체험, 감성적 체험, 인지적 체험, 행동적 체험, 관계적 체험으로 구분된다고 주장합니다. 그렇다면 약국에서 소비자들의 복합적 다감각의 체험을 확대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오프라인 매장의 경우 산업군의 종류와 상관없이 소비자들은 자신의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청결한 공간에서 만족스러운 경험을 할 경우 재방문할 확률이 높습니다. 즉, 소비자가 대기하는 약국이라는 공간에서 헬스케어와 연관된 오감(시각, 후각, 청각, 미각, 촉각)을 경험하게 만드는 세일즈 콘텐츠 항목은 소비자의 만족을 증가시킬 것입니다. “체험 디자이너”의 관점에서 고객의 체험(경험) 만족도를 높여줄 수 있는 몇 가지 아이디어를 제안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는 다양한 산업군의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오프라인 약국에서 실천해 볼 수 있는 아이디어입니다. 첫 번째, 자동조제기와 디스플레이를 통한 ‘시각적’ 신뢰도와 접근 용이성을 체험하게 합니다. 두 번째, 향기 분사기기 및 매장 특유의 시그니처 향기를 통한 ‘후각적’ 안정감을 체험하게 합니다. 세 번째, 활기찬 아침 혹은 느긋한 오후 등 시간대별로 적절한 음향효과를 통한 ‘청각적’인 편안함을 체험하게 합니다. 네 번째, 샘플링(healthy sampling)을 통한 ‘미각적’ 만족감을 체험하게 합니다. 다섯번째, VR, Wii 등의 기기(최근의 디지털 치료제 등)를 통한 ‘촉각적’인 치료와 예방효과를 체험하게 합니다. “노년의 헨리는 약국이 있던 자리를 지나친다. 그 자리에는 이제 거대한 자동 유리문이 달린 대형 드럭스토어 체인점이 들어서 있다. 옆 쪽에 있던 나무들은 모두 잘려나가고 그 자리는 주차장이 되었다. ‘사람은 익숙해지지 않으면서도 익숙해지기 마련이지.’ 헨리는 생각한다.” 약국을 방문하는 소비자가 본인에게 익숙하지 않은 것을 오프라인 약국에서 ‘체험’하게 된다면 이내 곧 소비자는 약국에서의 ‘체험’이 익숙해 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의 것들(헨리 약사의 친절함)과 그것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것들(약사의 체험 디자인)을 약국에서 만나보기를 기대해 봅니다.2023-08-03 10:57:20정석원 이사 -
[기자의 눈] 현실성 있는 품절약 대책안 나와야[데일리팜=이혜경 기자] 정부가 수급불안정 의약품 개선을 위한 민관협의체를 운영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실효성 있는 대책 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공급중단 보고 및 현장 모니터링 센터 등을 통해 의약품의 수급현황이 모니터링 되고 있지만, 부족한 의약품을 공급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것이다. 의료 및 약국 현장에서 원하는 품절약, 즉 수급불안정 의약품은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머리를 맞대야 나올 수 있다. 제약사들이 보편적으로 처방되는 의약품을 일정량 이상 비축·관리하게 하는 제도를 도입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데, 제약사에 생산·공급 의무화를 모두 전가해서는 안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부족 원인에 따른 행정지원, 분산처방요청, 약가인상 요청 등의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향후 보다 내실있는 모니터링을 위해 공급중단보고 체계를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약사법 상 공급내역보고 제도 부분을 개선하겠다는 의지인데, 손질하는 방식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이지 않다. 식약처는 "아직은 검토 단계로 개선방안이 마련되면 안내하겠다"는 이야기만 하고 있다. 최근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가 진행하고 있는 '희귀·필수의약품 안전공급 지원사업'을 보면 정부 주도 하에 예산을 투입, 수급 불안정 의약품을 위탁제조하는 방식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희귀필수약센터에는 약 10억원의 예산으로 국가필수의약품 가운데 의료현장의 필수성 및 시급한 조치가 요구되는 품목 및 국내 생산이 가능한 품목을 선정해 위탁제조에 들어가겠다고 했다. 식약처 또한 수급불안정 의약품 공급을 위한 장기적인 방안으로 원료 국산화를 위한 기술개발 지원을 꼽은 만큼, 하루 빨리 현장의 애로사항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나와야 한다. 최근 정부가 민관협의체 등을 통해 수급불안정 의약품의 공급·수요 관리를 위한 제도개선, 정보시스템 정비 등 체계적 대응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 만큼 현실성 있는 제도 개선이 이뤄지길 기대한다.2023-08-02 16:48:14이혜경 -
[기자의눈] 항생제 처방률 낮출 획기적 방안 필요[데일리팜=이탁순 기자] 감기 등 급성상기도감염 항생제 처방률이 20년 전보다 4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평원이 5만3330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해봤더니 전체의 32%만 급성상기도감염 항생제를 처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을 통해 바이러스 질환 등에 항생제 처방을 억제시키려는 노력이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심평원이 매년 진행하는 약제급여 적정성 평가가 의료기관의 항생제 사용을 줄이는데 직접적인 영향을 줬음을 부인할 수 없다. 약제 급여 적정성 평가에서 항생제 처방률이나 주사제 처방률, 6품목 이상 처방비율이 전보다 개선됐거나 우수기관은 진찰료에 가점이 붙는다. 그 반대의 경우에는 진찰료가 삭감된다. 평가가 수익과 연결되고, 우수기관으로 선정되면 그만큼 홍보도 되니 의료기관 자체적으로도 항생제 처방 감소에 적극적이다. 하지만,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은 취지와 목적에 맞게 준수한 결과를 보이지만, 일반 병·의원들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종별 중에서 병원의 급성상기도감염 항생제 처방률은 2022년 37.67%로 2021년 44.95%보다는 크게 떨어졌다. 의원은 2021년 34.49%에서 2022년 32.10%로 역시 감소세를 보였다. 하지만 정부가 제1차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2016~2020)에서 목표를 세운 급성상기도감염 항생제 처방률 22%에는 병원과 의원 모두 크게 모자란다. 병원과 의원이 목표에 못 미치면서 전체 처방률도 32%로 목표로 세운 22%에 부족했던 것이다. 급성기관지염 등 급성하기도감염에 대한 병·의원의 항생제 처방률은 더욱 암담하다. 2022년 기준 병원은 53.40%로 오히려 전년보다 2.05% 늘었고, 의원도 54.37%를 나타내며 상급종합병원 10.67%와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목이 붓고 아픈 기관지염도 대부분 바이러스가 원인이어서 항생제가 필요 없지만, 여전히 의료현장에서 10개 처방 중 5개에 항생제를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약 개수 문제도 나아지지 않았다. 이번 조사에서 평가지표였던 전체상병 처방건당 약품목수, 호흡기계질환 처방건당 약품목수, 근골격계질환 처방건당 약품목수, 6품목 이상 처방비율, 소화기관용약 처방률, 투약일당 약품비 모두 2021년보다 2022년 증가했다. 특히 6품목 이상 처방률은 2021년 10.65%에서 2022년 14.22%로 급증했다. 소화기관용약 처방률도 45.09%에서 48.26%로, 여전히 의료현장에서는 필요 없는 소화제 처방이 남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볼 때 심평원의 적정성 평가가 상급종합병원과 상기도감염 항생제 처방률에만 제대로 작동되고 있는 건지 의심이 들 수 밖에 없다. 이제 일반 국민들도 단순 감기에는 항생제 없이 지내도 된다는 인식이 높다. 반면, 기관지염이나 중이염 등 바이러스성 질환에는 아직도 항생제 처방이 유용하다는 인식이고, 실제로 병·의원 처방이 그렇게 나온다. 특히 소아과 의원은 더 심하다. 적정성 평가도 국민 눈높이에 따라 목표를 더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 상기도 감염 항생제 처방률이 30% 초반으로 떨어진 것에 안심할 게 아니라 전반적인 항생제 처방률 감소를 위한 더 획기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더불어 급여 적정성 평가의 다른 지표인 다약제 처방도 감소세를 보이도록 더 노력해야 한다. 다만 이것을 심평원의 일로만 치부해선 안 된다. 복지부가 중심이 되어 각 부처와 협력해 국민 뿐만 아니라 의료진 인식 제고, 이를 뒷받침할 제도를 마련해 '전 국민 캠페인'처럼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 OECD 국가 순위를 목표로 둘 게 아니라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항생제 내성, 건강보험 재정을 갉아먹는 약제비 감소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2023-08-01 14:56:00이탁순 -
[데스크 시선] 위탁의약품 처분강화 합당할까[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정부가 위탁 의약품의 규제 강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위탁사의 행정처분 기준 강화 내용이 포함된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현재 위·수탁 품목의 관리 책임 규정 등의 위반사항이 발생했을 때 위탁자보다 수탁자의 처분이 더 무거웠지만 위탁자의 행정처분 기준을 현행 수탁자와 동일하게 규정하는 내용이다. 예를 들어 제품표준서 및 제조관리기준서 등 기준서를 작성·비치하지 않거나 제조지시서, 시험지시서, 제조기록서 또는 시험성적서를 작성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작성한 경우 수탁사는 해당 제형 제조업무정지 1개월 처분을 받는다. 이때 동일 제품을 보유한 위탁사는 해당 품목 제조업무정지 3개월 처분으로 수탁사에 비해 경미한 처분을 받는다. 하지만 개정 규칙이 적용되면 위탁사도 동일한 해당 제형 제조업무정지 처분을 받게 된다는 의미다. 위탁 의약품 의존도가 높은 업체들은 강한 불만을 내비친다. 수탁사의 일탈로 발생한 위법행위에 대한 처분 기준을 위탁사에도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은 불필요한 '연좌제'나 다름없다는 항변이다. 제약업계에서는 수탁사의 품질관리 소홀로 행정 처분 사유가 발생하면 위탁사도 피해자라는 인식이 크다. 기업간 정상적인 거래 관계로 맺은 위수탁 계약에 따라 의약품을 공급받고 판매했는데 수탁사 잘못만으로 위탁사도 동반 처분을 받기 때문이다. 수탁사가 의도적으로 은밀하게 진행하는 위법행위를 위탁사가 사전에 걸러낼 방도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특정 제형 제조업무정지와 같이 처분 기준마저 수탁사와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은 지나치게 과도하다는 게 위탁사들의 불만이다. 지난 몇 년 간 보건당국이 위수탁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위탁사들의 불만을 키우는 배경이다. 식약처는 지난 2020년 10월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개정을 통해 위탁제조품목의 GMP자료 제출을 의무화했다. 기존에 허가받은 제네릭과 동일한 제품을 위탁방식으로 허가받을 때 GMP 평가자료는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개정 규정 공포 후 위탁제네릭도 3개 제조단위를 의무적으로 생산하고 관련 GMP자료를 제출해야 허가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수탁사 품목과 제조단위 규모, 설비 등이 동일하면 1개 제조번호만 제출하면 된다. 직접 생동성시험을 실시하지 않고 위탁 방식으로 허가받은 제네릭은 약가인하가 예고된 상태다. 2020년 7월부터 시행된 개편 약가제도는 제네릭 제품은 생동성시험 직접 수행과 등록 원료의약품 사용을 모두 충족해야만 현행 특허만료 전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53.55% 상한가를 유지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복지부는 최고가 요건을 갖추지 못한 제네릭은 올해 2월28일까지 ‘생동성시험 수행’과 ‘등록 원료의약품 사용’ 자료를 제출하면 종전 약가를 유지해주는 내용의 '약제 상한금액 재평가 계획'을 공고했다. 보건당국은 제약사들이 제출된 자료를 토대로 하반기 중 생동성시험을 실시하지 않은 제네릭에 대해 약가를 조정할 예정이다. 2021년 7월부터 개정 약사법 적용으로 의약품 공동 개발 규제가 시행되면서 위탁 의약품의 시장 진입이 크게 억제됐다. 이른바 '1+3' 규제로 불리는 새 규정은 하나의 임상시험으로 허가 받을 수 있는 개량신약과 제네릭 개수를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다. 사실 기존에는 정부가 위수탁 생산을 장려했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위수탁을 장려하는 추세다. 특정 업체가 특정 제품을 집중적으로 만들면 품질관리가 잘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서다. 하지만 2018년 불순불 초과 검출로 발사르탄 성분의 제네릭이 무더기로 판매중지 되는 사건이 발생하자 정부가 위탁 의약품의 규제 강화에 나섰다. 식약처는 “위탁자가 수탁자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의약품의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을 준수하도록 함으로써 의약품 품질 향상을 통한 국민보건 증진에 기여”라고 처분 기준 강화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제약사들은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허가를 받았는데도 마치 위탁제네릭을 품질 낮은 의약품 취급을 한다는 거부감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제네릭 난립 이슈가 불거진 이후 정부로부터 적법하게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정받은 제품인데도 위탁 의약품을 문제가 있는 제품 취급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인식이 크다. 제약업계에서는 정부가 사실상 위탁 의약품의 시장 진입을 봉쇄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받아들인다. 물론 특정 수탁사의 잘못으로 위탁 제품이 무더기로 판매가 중단되면 혼란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 반복을 차단하기 위해 무분별한 위수탁에 대한 규제 필요성은 있다는 데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위탁 의약품도 정부로부터 정식으로 허가받은 의약품이다. 위탁 의약품을 문제가 있는 제품 취급하는 것은 위험한 인식이다. 과거 완화했던 규제를 다시 강화하려면 그럴만한 명분이 필요하다. 최근 제약업계에 대한 위수탁 규제 도입 과정에서 업계 당사자들과의 소통도 생략됐다. 위탁으로 허가받았다는 이유로 수탁사의 잘못도 위탁사가 똑같이 책임지라는 것은 부당한 정책이다.2023-08-01 05:50:15천승현 -
[박정관의 생각] 약국, 고객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하라진화하는 소비자 니즈가 미래의 약국을 결정한다 정확하고 빠른 처방약 조제는 모든 유형의 약국에서 제공하는 기본적 서비스다. 즉 약국들 사이에서 중요한 차별점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소비자 니즈를 고려하면, 각 유형의 지역약국들은 각자 서로 다른 방식으로 니즈를 충족시켜야 한다. 장기적으로 소비자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거나 차별화된 제품 및 서비스의 세트를 제공함으로써 성공에 이를 수 있다. 아래는 유형별 약국들이 각자의 고유한 강점에 맞춰 고려해야 할 몇가지 시사점을 정리하고 있다. ①체인약국=체인약국은 기존 개인약국이 우위를 지켜온 개인 맞춤형 경험을 제공하여 고객의 관심을 끌 수 있다. 또 체인약국은 자사의 규모를 활용하여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특히 옴니채널 강화와 건강 관련 서비스, 이 두가지가 주요 기회로 여겨진다. 첫째, COVID-19로 인해 비롯된 행동양식 변화가 팬데믹 이후에도 지속됨에 따라, 소비자들은 약국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때와 장소에 맞춰 디지털 및 옴니채널 솔루션을 요구할 것이다.(예 : 집 배달, 당일 배송, 필요한 시점에 약사 지원) 체인약국은 지리적으로 넓은 영역을 커버하고 있으며, 이런 장점을 더 강화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데 이점이 있다. 둘째, 체인약국은 소비자들이 약국에서 다양한 의료 서비스에 접근하는데 가장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다. 체인약국은 대규모 자금을 활용하여 내부 역량을 구축하거나(예: 기본 의료 및 일반적인 질환 치료 제공) 외부 벤더와 대규모 파트너십을 체결하여 해당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②대형마트 및 식료품점 약국= 대형마트와 식료품점 약국은 “일상 생활과의 통합” 이라는 특별한 요소를 기반으로 차별화할 수 있다. 이미 소비자의 일상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약국 유형이므로, 약국 서비스와 함께 소비자의 웰빙 요구(예: 건강식품 및 일반 영양제)를 충족시킬 수 있다. 구체적으로, 대형마트와 식료품점은 건강과 관련된 모든 것을 한 곳에서 구매할 수 있는 ”one-stop shop” 이 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 예를 들어, 당뇨병 환자는 처방약, 맞춤 식단, 혈당 측정기, 혈당시험지, 눈 영양제, 구강건조증 치료 및 피부 관리 제품과 같은 다양한 제품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니즈를 한 곳에서 원활하게 충족시켜주는 대형마트나 식료품점은 소비자에게 큰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 ③개인약국= 전국적 체인약국이나 대형마트 및 식료품점 약국과는 대조적으로, 개인약국은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더욱 강화함으로써 자신들의 위치를 견고이 할 수 있다. 특히 고객들과 더 많이 상호작용하는 고객들을 위해 더욱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복잡한 만성 질환을 가진 환자들의 특정 니즈를 충족시켜 주거나 개인 특화된 서비스로 약사와 환자 간의 관계를 더욱 깊게 형성할 수 있다. 작은 규모가 과거에는 이겨내야 할 숙제로 여겨졌지만, 전국적 체인약국의 진입이 상대적으로 적은 시골 등에서 충족되지 않은 소비자의 니즈를 해결해 줄 수 있다. ④메일오더 및 온라인약국= 시장을 혁신하고자 하는 온라인약국들은 그들의 이점인 속도와 편리성을 강조하여 그들의 목표 고객층인 편의를 추구하는 소비자들과 맞닿는 전략을 추구할 수 있다. 그러나 비대면으로 인해 상호작용이 적은 접근 방식으로 인해 소비자 경험에 발생할 수 있는 일부 잠재적인 불균형을 보완하는 데도 노력할 수 있다. 메일오더 및 온라인약국들은 비대면 접근 방식의 단점을 상쇄하면서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원격 약사와의 영상 전화 상담을 통해 비대면 상담이 없을 때의 편리성의 장점을 보완하면서 고객과 개인적인 연결(소통,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다. 지역약국의 시장 상황이 변화함에 따라, 각 유형의 약국은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편의성과 개인 맞춤화는 모든 지역약국에 적용되는 트렌드이지만 '미래에도 살아남는 약국'이 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은 각 유형마다 다양할 것이다. 즉, 일반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단일 접근 방식은 없다. 나가며 다시한번 총 10회의 긴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역동적인 약국 시장 환경에서 약사가 국민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으며 진화하는 소비자 요구를 충족하려면 디지털 기술 수용, 변화에 대한 긍정적인 대응, 능동적 구현은 필수라고 생각한다. 변화는 불가피하며 고객의 니즈에 맞춰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약국도 살아남는다. 유연한 태도로 디지털 기술의 잠재력을 인식하고 받아들여 약국 및 약사의 역할을 확장하는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 나와 내 가족의 건강을 위해 가장 먼저 찾는 사람이 바로 우리 '약사'였으면 좋겠다는 기대로 글을 마친다.2023-07-31 10:50:21데일리팜 -
[기자의 눈] 당뇨복합제 출혈경쟁, 두번째 파도가 온다[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연 1100억원 규모의 대형 당뇨병 치료제 '자누비아(시타글립틴)'의 특허 만료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연초 급여 확대로 빗장이 풀린 당뇨복합제 시장에 두 번째 파도가 밀려올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4월 또 다른 블록버스터 당뇨병 치료제 '포시가(다파글리플로진)'의 특허 만료 이후 대규모로 펼쳐진 제네릭 영업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까지 100개 이상 업체가 700개 이상 품목을 허가받고 출시를 기다리는 중이다. 특히 시타글립틴+다파글리플로진 조합의 복합제에 대한 기대가 매우 크다. 두 성분이 DPP-4 억제제 계열과 SGLT-2 억제제 계열에서 각각 최고 실적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망과 함께 다시 한 번 고개를 드는 것이 리베이트 우려다. 이미 포시가 제네릭이 대거 발매되는 과정에서 상당수 업체는 랜딩비 명목으로 파격적인 조건의 인센티브를 리베이트로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영업대행업체(CSO) 수수료는 600%까지 치솟았다. 제약업계에선 사실상 이를 리베이트로 해석했다. 넉 달여가 지난 현재 합법과 불법을 넘나드는 영업 행태는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오히려 자누비아 특허 만료를 앞두고 더욱 혼탁해지고 있다는 목소리마저 나온다. 일례로 한 대형제약사는 처방건수에 따라 의료진에게 고액의 기념품을 전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처방건수가 100건·200건 넘을 때마다 노트북이나 순금 등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또 다른 제약사는 처방품목을 자사 제품으로 바꿀 경우 일정 금액의 상품권을 전달하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더 큰 우려는 9월 이후 일부의 일탈에 그치던 리베이트가 업계 전반으로 광범위하게 퍼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불법을 동반한 판촉 행위의 결과가 정당한 방식의 판촉 행위의 결과를 넘어서기 시작하면 리베이트에 대한 유혹은 점점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두 번의 파도를 넘는 과정에서 '리베이트=성공'이라는 공식에 세워져선 안 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판촉 방식이 성공 비결로 안착하는 순간 앞으로의 무수한 영업 경쟁에서 리베이트는 만연해질 가능성이 크다. 제약업계는 그간 불법 리베이트라는 오명을 없애기 위해 많은 공을 들여 탑을 쌓았다. 그러나 일부 업체들의 모럴해저드로 공든 탑은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공든 탑이 무너지는 것은 한 순간이다. 업계 전반의 자정 노력이 무색해지는 것은 한두 업체의 일탈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2023-07-31 06:00:00김진구 -
[기자의 눈] CEO의 경영판단과 공감의 조건[데일리팜=이석준 기자] 최근 제약업계는 변화가 많다. I사와 C사는 인력 감원에 나섰다. 실적 악화 등을 타개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K사는 로컬 인력의 CSO(영업대행) 전환을 추진한다. 올 초 또 다른 K사도 CSO 사업을 본격화했다. 이에 직원 수는 지난해 말 569명에서 올 1분기 말 397명으로 줄었다. B사는 특정 사업에 자금을 집중하면서 R&D 인력의 퇴사 조짐이 보인다. R&D에 돈이 돌지 않다보니 연구개발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특정 사업에 쏠린 사업 구조가 다른 영역의 불만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H사는 1년 새 임원이 대거 교체됐고 매각설에도 휩싸였다. 물론 예전에도 있던 일들이다. 다만 최근 사례는 해당 제약사의 후계자 경영과 맞물리면서 이슈화된다. 실적악화, 구조조정 등이 오너 2~3세 경영이 본격화된 시점부터 발생했기 때문이다. 아버지 세대와 다른 경영 방식에 '맞다' '틀리다' '파격이다' '악수다' 등의 평가가 뒤섞이고 있다. 다양한 평가만큼 갈등도 위험수위다. 옳고 그르다 판단하기 어렵다. 그래서 적절한 타협이 중요하다. 변화 속에 갈등이 발생해도 빠른 봉합으로 이렇다 할 성과(지속경영 비전 등)를 내놓는다면 향후 후계자들의 결단은 '신의 한수'로 표현할 것이다. 다만 반대의 경우 악수로 지칭된다. 변곡점에 와 있다. 변화의 중심에 서 있는 제약사들은 일단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그리고 중심에는 후계자들이 있다. 구조조정이든 특정 사업에 대한 집중이든 기존의 한계를 봤기 때문에 내린 결단이다. 후계자 모두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선택임에는 자명하다. 다만 주의할 점이 있다. 현실은 배제한 채 이상만을 쫓을 때 부작용을 키울 수 있다. 가령 '무조건 R&D를 해야 제약사'라는 이상에 휘둘려 무리를 한다면 다른 사업 부문이 고장날 수 있다. 또 'CSO가 대세'라는 판단에 갇혀버리면 직원 감축에 무감각해질 수 있다. 이상적인 회사보다는 현실에 맞는, 직원들이 비전을 갖고 일 할 수 있는 회사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직원들이 회사를 바라볼 때 예측가능성(지속경영)을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 모두의 공감은 얻을 수 없지만 다수의 의견은 존중해야 한다. 변화의 중심에 선 제약사 후계자들이 '과제와 기회'의 시간 앞에 섰다. 기회는 현실을 고려한 냉정한 판단에서 나온다. 모두가 반대하지만 이상만을 쫓을 경우 악수를 두게 될 확률이 높다. 후계자들은 변화의 도전 속에서 갈등을 최소화하는 지혜가 필요하다.2023-07-30 16:11:05이석준 -
[기자의 눈] 암종불문 진화 '엔허투' 급여는 언제?[데일리팜=정새임 기자] 다이이찌산쿄와 아스트라제네카의 '엔허투'의 거침없는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유방암에서 괄목할 성적을 낸 엔허투는 위암, 폐암으로 암종을 넓히더니 급기야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 난소암 등 HER2 발현을 보이는 다수 고형암에서 쓰이게 될 전망이다. 그간 여러 항체약물접합체(ADC)가 승인을 받았지만 엔허투 만큼의 확장성을 보인 ADC는 없었다. 그야말로 엔허투는 ADC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 지난 6월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ASCO 2023)'에서 발표된 엔허투 2상 결과는 매우 긍정적이었다. 작년 HER2 저발현 유방암 발표처럼 기립박수를 받을 만한 단계는 아니었지만, 이번 발표로 엔허투는 암종불문 항암제로 거듭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ASCO에서 발표된 엔허투 DESTINY-PanTumor02 임상은 대조군 없이 자궁경부암·자궁내막암·난소암·담도암·췌장암·방광암·기타 고형암으로 코호트를 구성해 엔허투의 효과를 살펴본 연구다. 각 코호트마다 40여명의 환자를 모집해 엔허투를 투여했다. 1차 평가지표로 객관적반응률(ORR), 2차평가지표로 반응지속기간(DOR), 질병통제율(DCR), 무진행생존(PFS), 전체생존(OS), 안전성이 설정됐다. 주목할 부분은 엔허투가 보여준 반응률이다. 자궁경부암과 자궁내막암에서 50% 이상 반응률을 기록했다. 특히 자궁내막암에서는 반응률이 57.5%에 달했다. 자궁내막암 환자 40명 중 7명(17.5%)은 완전관해(CR)가 나타났으며 16명(40%)은 부분관해(PR)를 보였다. 12주 시점에서 자궁내막암 환자의 80%(32명)가 질병이 통제됐다. 결론적으로 반응률이 4%에 그친 췌장암, 22%로 상대적으로 낮았던 담도암 외에 연구를 수행했던 모든 암종에서 엔허투는 30% 이상 반응률을 기록했다. 약 한 달 뒤인 지난 27일에는 DESTINY-PanTumor02의 추가 분석 결과가 발표됐다. 요약하면 엔허투가 2차평가지표로 설정된 무진행생존(PFS)과 전체생존(OS)에서도 개선을 입증했다는 내용이다. 후속 임상이 뒷받침되어야겠지만 엔허투가 빠르게 암종불문 항암제로 도약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엔허투의 빠른 발전을 바라보는 국내 환자들은 속이 탄다. 허가를 받았지만 비급여인 탓에 치료 접근성이 떨어진다. 유방암 뿐 아니라 신약 옵션이 제한적인 위암에서도 엔허투는 환자에게 오아시스 같은 존재다. 엔허투 빠른 급여를 위한 다이이찌산쿄의 의지도 꽤나 컸다. 약가를 전 세계 최저가 수준으로 제시하고 추가적인 위험분담계약을 고려하는 등 여러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자들은 엔허투의 빠른 급여 등재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 대한 국민동의청원은 지난 2월 5만명의 동의를 얻을 만큼 지지가 컸다. 보건당국도 여론을 의식한 듯 엔허투의 급여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암질심 첫 탈락 때도 급여기준 미설정이 아닌 재심의로 결론 낸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국내에서 신약이 급여 등재되기까지 걸리는 기간을 고려하면 엔허투의 급여 진행 속도는 빠른 편에 속한다. 현재 엔허투는 재심의 끝에 암질환심의위원회를 통과하고 경제성평가 심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언제 막바지 단계인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 상정될 수 있을 지 미지수다. 환자들은 애타게 약평위 상정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약 두 달 뒤면 엔허투가 국내 허가된 지 1년이 된다. 약평위를 통과한 뒤에도 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가협상,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거쳐야 급여 등재를 위한 모든 절차가 마무리된다. 연말이면 엔허투가 글로벌에서 첫 출시 후 한국에서 급여까지 걸리는 기간이 48개월로 OECD 국가 평균 45개월을 넘기게 된다. 엔허투에 대한 환자들의 기다림이 너무 길어지지 않길 바란다.2023-07-28 06:17:04정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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