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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전자처방전 도입 논의 미룰 이유없다[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정부는 논의가 중단된 ‘안전한 전자처방 협의체’를 하루빨리 재가동해야 한다. 비대면진료 제도화가 시대의 흐름이라면 전자처방전 체계 구축은 더 이상 미루지 말아야 할 숙제다. 전자처방전 체계를 마련하는 일은 처방전의 전달 방식을 전자적으로 전환한다는 의미 뿐만 아니라, 환자 기록의 전자 보관과 건강 기록의 연계 가능성이 열리는 일이다. 이미 해외에선 다양한 방식으로 전자처방전 체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최근 서울시약사회가 주관한 국회 정책토론회에서 김대진 동국대 약대 교수는 미국과 영국, 독일과 호주, 일본의 사례를 소개한 바 있다. 이들 국가에선 정부 주도로 전자처방전을 위한 근거 법률을 마련하고, 표준화와 인증 관리 역할까지 맡고 있다. 정부가 직접 운영하냐, 민간에 위탁 운영을 맡기냐의 차이는 있지만 결국 국가 정책으로 전자처방전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나아가 단순히 처방 전송에 그치지 않고 환자건강기록 서비스를 연계하면서 전자 방식의 이점을 확대해가는 모습이다. 심지어 일부 국가에선 의사, 약사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까지 전자처방전 안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의 상황은 어떤가. 대통령 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를 운영하고, 디지털 인프라와 국민 수용도가 여느 나라 못지않게 높다고 평가되지만 전자처방전만큼은 진전이 없다. 민관 협의체도 작년 이후 논의를 멈춘 실정이다. 결국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은 법률적 근거나 표준화 없이 전자 처방 전송이 이뤄지고 있다. 이미지 처방전이 중개 플랫폼을 통해 전달되고, 플랫폼의 개인 정보 관리에 대한 감독도 문제가 생기면 사후 관리식으로 이뤄지는 중이다. 정부의 표준화와 인증, 보안에 대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아슬아슬한 전자 처방 전송이 계속되는 것이다. 동국대 약대 김대진 교수가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에서 전자처방전과 중앙 서버 관리를 정부가 주도해야 한다는 답변은 압도적이었다. 민간업체들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이유로 정부가 뒷짐을 지고 있는 것이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다는 의미다. 물론 새로운 처방 전송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의료법과 약사법, 개인정보보호법 등 정비해야 할 법률들이 적지 않다. 바코드 표준화부터 운영 관리 기관 지정, 의사단체의 반발까지 풀어야 할 매듭도 많다. 하지만 더 이상 미뤄둘 수만도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전자처방전을 위한 표준화에 의지를 갖고, 필요하다면 인센티브로 이해 관계자들을 설득해가며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2023-07-17 17:24:34정흥준 -
[데스크 시선] 비대면진료, 불편하게 더 불편하게[데일리팜=강신국 기자] "비대면 진료 건수가 줄어야 더 좋은 거 아닌가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이 시작된 지 50여 일이 됐다. 중요 원칙은 의원급 의료기관에 한정해 재진을 원칙으로, 예외적인 초진만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는 게 핵심 골자다. 처방약도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직접 수령이 원칙이다. 예를 들어 만성질환자라면 해당 의료기관에서 해당 질환에 대해 1년 이내에 1회 이상 대면진료 경험이 있다면 비대면 진료가 가능하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청구된 비대면 진료 건수를 확인해 봐야 하지만,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체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초진·재진 구분 없이 적용됐던 한시적 비대면 진료 때와 비교하면 비대면 진료 건수가 확연하게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원격의료산업협의회 따르면 시범사업 이전 17% 정도였던 의료진의 진료 취소율은 40%까지 폭증했고, 특히 소아청소년과 진료 요청 비율은 19.3%였다가 최근 7.3%까지 줄었다. 원산협은 "시범사업 이후 야간·휴일 등 취약 시간대 약 처방이 불가능해져 실효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며 "비대면 진료를 이용한 환자 대다수가 초진에 해당하는 경증 환자였는데, 재진 중심 시범사업으로 인해 이들의 비대면 진료 이용이 불가능해 진 게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상황이 이러니 플랫폼 업체가 고사 위기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업체 입장에서는 막막한 상황이지만 의·약사나 환자 입장에서는 다행이다. 비대면 진료 건수가 줄었다는 것은 일단 복지부 시범사업이 일차적인 성공으로 평가할 수 있다. 대면 진료를 원칙으로 비대면 진료는 보조적인 수단이 됐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는 초진 제한의 힘이다. 특히 재진 환자라도 비대면으로 진료 받았는데 조제약은 약국에서 직접 수령을 해야 한다면 환자 입장에서는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대면 진료를 받고, 인근 약국에서 조제를 받는 기존 방식이 더 편할 수 있다. 이 불편함이 시범사업 하에서 비대면 진료 건수 하락의 원인일 수 있다. 보건의료제도 설계의 근간은 불편함이다. 그래야 안전성이 담보되고 오남용이 줄어든다. 의약분업이 그렇다. 원내진료, 원내조제를 받으면 환자 입장에선 무척 편하다. 그러나 조제는 지역약국을 이용하도록 했다. 약사의 이중 점검으로 약의 오남용이 방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역으로 의약분업은 약국에서 자유롭게 구입할 수 있는 약 상당수가 의사의 처방 없이 살 수 없도록 금지하는 제도였다. 불편하지만 기대효과가 있었다. 약의 오남용 방지와 안전한 투약이 그것이다. 최근 약사회와 약학정보원은 처방전달시스템을 통해 하루 평균 10건이던 비대면 진료 처방 건수가 60건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알린 바 있다. 아쉬운 대목이다. 비대면 진료 처방건수가 더 이상 상승하지 않고 줄어들고 있다는 홍보가 맞는 것 아닐까? 플랫폼과 제휴한 약사회 처방전달시스템이 활성화되지 않는 게 약사들이 더 원하는 방향일 것이다.2023-07-17 16:49:56강신국 -
[박정관의 생각] DT시대 약국 운명은 소비자가 결정한다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은 무엇이고, 요즘 사회를 왜 디지털 전환 시대라고 할까? 간단하게 디지털 전환이란 '디지털 기술이 사회 전반에 적용되면서 전통적인 사회 구조가 변화되어 가는 것' 정도로 이해할 수 있겠다. 디지털 전환 시대의 특징은 크게 사회 구조 표준 변경과 권력의 이동으로 정리된다. 사회 구조 표준 변경이란, 산업과 문화, 금융 등 각 분야에서 사회 전반적인 전통 구조가 디지털에 의해 과거 표준이 파괴되고 새로운 표준으로 재구성되는 상황을 말한다. 여기에서 표준이라 함은 사용자가 50%를 넘어가는 경우를 말한다. 권력 체계에도 큰 변화가 나타난다. 과거에는 생산자 중심 경제로 정보의 독점과 비대칭으로 정부나 단체, 공급자 등 기존 전통적 권력에 의해 문화와 표준이 정해지던 시대에서 이제는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술 활용 및 정보의 공유화로 인해 '소비자, 고객이 문화와 표준을 만들어가는 시대'이다. 이미 많은 산업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으로 실질적인 변화(파괴와 재구성)가 진행되고 있다. 사회 구조 표준이 변경된 사례를 알아보겠다. 은행은 온라인 뱅킹, 모바일 앱 및 디지털 결제 솔루션이 인기를 얻으며 고객에게 편리하고 접근 가능한 뱅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오프라인 지점 폐쇄와 인력 감소로 이어졌으며, 지난 10년 사이 국내 은행 지점 수가 1/4 가량 줄었다. 최근 정부에서는 은행의 점포 폐쇄 관련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나서고 있지만, 점포 수는 계속해서 줄어드는 추세다. 그러면서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은행의 역할이 바뀔 수 밖에 없고, 은행권은 새로운 방식의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은행권에서 일어난 패러다임 시프트다. 쿠팡과 같은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다양한 상품과 편리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며 유통업계에 혁명을 일으켜, 온라인 쇼핑의 성장은 소비자 행동의 변화를 가져왔으며, 많은 사람들이 실제 매장을 방문하는 것보다 온라인 구매를 선호하게 됐다. 게다가 디지털 서비스는 택시 서비스를 포함한 전통 산업까지 위기에 빠뜨렸다. 요즘은 카카오 T 같은 앱을 활용하지 않고는 택시를 잡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지 않은가. 은행 업무의 표준은 '모바일 뱅킹'으로 옮아가고 있으며 미디어 쪽에서는 TV라는 플랫폼에서 '스마트폰'으로 급속히 이전하고 있고, 또 출판 만화 시대에서 스마트폰 위의 웹툰 시대로 문명의 교체가 시작됐다. 이와 같이 이미 디지털에 의해 사회 전통 구조가 바뀌 사례가 주변에 너무 많다. 다만 보수적인 국내 약국 사회는 아직 디지털화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2009년 3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립된 운송 네트워크 회사인 '우버(Uber)'는 소비자에 의한 권력의 이동의 대표적인 예다. 우버가 혁신적인 서비스를 선보였을 때 옐로캡을 비롯한 기존 택시 업계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서비스 금지 소송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2014년 연방대법원은 우버가 소비자 입장에서 적법하고 필요한 혁신 서비스라는 점을 인정하며 우버의 손을 들어줬다. 자살과 파업 등 사회적 파장이 있었지만 소비자들은 우버의 편리함과 경제성을 받아들여 택시 업계에 큰 혼란을 일으켰다. 이 사례는 소비자의 선택이 어떻게 전통 산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이렇듯 소비자가 이끌어내는 패러다임 시프트는 약국이라고 해서 피해가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약사 사회는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듯 하다. 새로운 것을 수용하고 또 받아들이는데 진전이 거의 없다. 나는 이 기회를 빌어 약사 사회에서 변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또 변화할 것을 촉구한다. 미래의 약사 사회가 이러한 상황에 대한 대비와 적응의 부재로 인해 퇴행하고 고립된다면, 과연 그 책임은 누가 져야 할까? 폴 도허티, 제임스 윌슨 공저 '휴먼+머신(AI 시대의 업무를 새롭게 상상하다)'에서는 휴먼과 머신의 공생관계를 위해 비즈니스 대전환의 세번째 물결(The Third wave of business transformation)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기계는 세상을 점령하지 않고 일터에서 인간을 필요 없는 존재로 전락시키지 않는다. 비즈니스 프로세스가 대전환을 맞이하는 오늘날 AI 시스템은 인간을 전체 대체하기 보다는 인간의 스킬을 강화하고 인간과 협업하여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생산성을 내고 있다"고 서술돼 있다. 미래는 기계(AI)와 인간이 더욱 공존하면서 살아간다. 기계(AI)가 잘하는 것과 인간이 잘하는 것이 있다. 그 사이 교집합, 즉 중간지대에서 인간과 기술의 조화로움을 찾아가는 것, 인간과 기계(AI)가 서로 보완하고 협업하여 새로운 유형의 비즈니스를 해야 된다고 한다. 휴먼과 머신의 공생관계를 잘하는 기업이 성공한다는 것이다. 내 나름대로 미래 약국의 업무를 새롭게 상상해보았다. 현재 약국에서 행해지는 단순 반복적인 업무 수행이나 대용량 데이터 분석과 같은 일은 AI 등 기계에게 맡기고 애매한 정보처리, 불만족 고객응대나 복잡한 상담처리 등을 약사들이 함으로써, 고객만족도와 신뢰도를 높이고 나아가 개인이나 가족들의 건강관리를 통해 최고의 건강 컨설턴트 약사가 되어야 할 것이다. 또다시 강조하지만 디지털 전환시대의 변화에 약사 사회가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결국 소외될 수 밖에 없다. 중국, 일본, 미국 사례를 통해 약사 역할이 단순 판매와 조제에만 그칠 수도 있고, 디지털 기술을 통해 약사 역할을 더욱 확장, 확대될 수도 있다고 누누이 얘기했다. 대한민국의 약사들도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고객과 더 잘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약사의 역할을 더욱 확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식해야 한다. 디지털을 통해 고객들과 소통하고 나아가 복약순응도를 높이고, 다제약물 관리 등을 통해 약사 역할을 확대함으로 궁극적으로 고객이 건강한 삶을 유지하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하여 약국과 약사는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심어주어야 한다. 소비자(고객)이 약국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우리 약사들의 행동과 실천을 통해서다. 디지털 기술 수용, 변화에 대한 긍정적인 대응, 능동적 구현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물론 내 생각과 다른 생각을 가진 분들도 많을 것이다. 문제는 약사 사회에서 수용하지 않고 막겠다고 해서 디지털 전환시대가 오지 않느냐는 것이다. 많은 약사들이 디지털로 가는 시대는 수용하면서, 또 일부 약사들은 디지털화를 최대한 늦추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 사이에, 앞서 언급한 D사와 같은 약배달 앱 회사에 약사들의 역할이 점점 빼앗기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이 기고를 싣는 동안 댓글을 달아주시고 관심을 가져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2023년 3월 17일, 미국 약국의 미래에 대한 맥킨지(McKinsey & Company) 보고서를 번역하여 두 편에 걸쳐 추가 기고하고자 한다. 이 보고서는 우리나라 약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으며, 참고자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변화는 필연적이며, 그것은 생각보다 더욱 빨리 다가올 것이다. 지금도 변화는 일어나고 있다. 우리가 느끼지 못할 뿐이고, 관심을 갖지 않을 뿐이다.2023-07-17 11:46:03데일리팜 -
[기자의 눈] 미국까지 소문난 'K-바이오 고평가'[데일리팜=황진중 기자] 14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코리아(BIX2023)'에서는 미국 벤처캐피탈(VC) 관계자들을 초청해 우리나라 바이오기업에 미국 VC들이 투자하지 않는 이유를 들어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세션 주제는 '미국 VC들이 말한다, 한국 바이오기업에 왜 투자 안해요'였다. 세션에 참가한 미국 VC는 노보홀딩스, 비보캐피탈, 버텍스벤처스, 멘로벤처스, 프레지어라이프사이언스 등이다. 세션에 참여한 발표자들은 크게 2가지 부분에서 의견을 모았다. 하나는 국내 바이오기업들의 과학 연구 수준이 미국이나 유럽 등에 견줄만 하다는 의견이다. 다른 하나는 유사한 파이프라인을 개발하는 해외 경쟁사에 비해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고평가 됐다는 지적이다. 발표자들이 국내 과학 연구 수준의 잠재력 등을 치켜세운 것은 뒤에 나올 쓴소리에 대한 공감대를 이끌어내기 위한 언술로 보였다. 영미권 일각에서 조언이나 충고를 들을 때 '그러나(But)' 이전에 나온 달콤한 말은 무시하는 것이 좋다는 얘기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VC 관계자들의 말을 요약하면 '한국 바이오기업들의 과학 연구 수준은 잠재력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렇게까지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수준인지는 잘 모르겠다'였다. 세션에 참여한 한 미국 VC 관계자는 "한국 바이오기업들은 과학에 질에 있어서 혁신 수준이 상당히 높았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볼 수 있는 연구와 유사한 것으로 보였다"면서 "그러나 파이프라인 개발 단계나 보유 자산 등으로 이뤄지는 기업 가치평가에 있어서 미국과 유럽의 기업보다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을 볼 수 있다. 2년 전을 보면 미국 바이오기업보다 한국 바이오기업의 기업가치가 3배 더 높았다"고 말했다. 국가나 업계마다 기업 가치평가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가이드라인이 있다. 대부분의 투자자는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선에서 수익을 더 얻을 수 있는 관점으로 가치평가를 진행한다. VC 입장에서는 투자금 회수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다소 인정하기 어려운 기준이 적용될 수 있다.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기업에 대한 가치평가를 진행할 때 VC는 미래 어떤 시점까지 기업이 얻는 수익을 계산하고, 여기에 이자율과 물가상승률 등을 적용해 기업가치를 평가한다. 다만 바이오기업은 당장 수익을 내는 것이 어려우므로 가치평가를 할 때 가치평가자의 편견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한계가 있다. 국내 바이오기업의 가치가 고평가 됐다는 말을 듣는 것은 이 편견이 차지하는 부분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높게 평가됐다는 의견에 이어 더 쓴소리가 나왔다. 대부분 기본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문제는 미국 VC 관계자들이 지적한 내용을 국내 바이오기업 관계자나 국내 VC 관계자들도 알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VC 관계자들은 가치고평가에 대한 의견을 제기한 후 기업설명회(IR) 방식과 투자자와의 소통 등에서 국내 바이오기업들은 아쉬움이 있다고 의견을 제기했다. VC 관계자들이 너무 많은 기업의 소개를 듣는 만큼 일단 눈에 띄기 위해서 핵심을 짧고 간결하게 압축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투자자도 사람이므로 IR 시 자사 기술에 대한 자연스럽고 매력적인 이야기를 덧붙이면 관심을 더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말도 나왔다. 투자금에 대한 말은 더 직설적이었다. 미국 VC 관계자들은 이번 투자 시기에 얼마가 필요하고, 투자금을 어디에 어떻게 쓸 것인지 정확하게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투자금을 활용해 어떤 부가가치를 만들어내고 이후 또 어떤 시점에 어느 정도의 추가 투자를 유치할 것인지 등도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투자자들이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는 자금회수(엑시트) 방법을 제안하는 것도 투자유치에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행사에 앞서 한 국내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오픈이노베이션 IR 행사 등을 진행해보면 아쉽지만 성의가 없는 IR을 하는 바이오기업들도 여전히 많다"면서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서 어느 정도는 포장하는 것도 실력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국내 바이오 생태계가 R&D 성과와 사업을 이어나가는 데 필요한 투자유치 전략 등의 실력을 갖출 때까지 더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거품 논란에도 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가 크게 늘었다. 대부분은 국내 바이오기업이 차세대 약물을 허가받거나 코로나19 치료제, 백신을 개발해 팬데믹을 극복하면서 수익도 창출하기를 기대했다. 바이오 업종에 대한 벤처 투자가 크게 늘어난 후 2년이 지났음에도 성과는 여전히 미미하다. 아무리 신약개발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고 해도 거품 수준의 투자금을 유치한 기업들이 그 돈을 다 어디에 사용했는지 의문이다. 한 번의 거품은 업종이 성장하기 위해 불가결하다고 한다. 국내 바이오 업종에 또 한 번 거품이 끼기 전에 견고한 바이오 생태계에서 한 역할을 맡고 있는 미국 VC의 쓴소리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2023-07-17 06:17:54황진중 -
[기자의 눈] 렉라자 무상공급과 R&D 선순환[데일리팜=정새임 기자] 유한양행이 EGFR 표적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에 대한 파격적인 동정적 사용승인 프로그램(EAP)을 발표했다. 1차 치료 급여가 이뤄질 때까지 환자에게 약을 무상으로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EGFR 변이가 있다고 진단된 새로운 비소세포폐암 환자라면 누구나 렉라자를 공짜로 쓸 수 있다. 렉라자의 한 달 약값은 약 600만원. 일년이면 7200만원이다. 10명만 지원해도 1년에 7억2000만원을 회사가 부담해야 한다. 물론 렉라자의 1차 급여가 1년을 넘길 것으로 생각되진 않는다. 기간을 6개월로 잡아도 적은 금액이 절대 아니다. 유한양행은 제공하는 규모에 제한을 걸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얼마나 많은 지원금이 투입될 지 예측하기도 어렵다. 제약사들이 가끔 자사 신약에 대해 EAP를 진행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렇게 광범위한 환자를 대상으로 완전한 무상공급을 한 적은 유한양행이 처음이다. 유한양행도 얻는 부분이 있다. 렉라자를 무상 공급함으로써 방대한 리얼월드 데이터를 쌓을 수 있다. 후발 주자인 렉라자는 타그리소와 동등한 위치에 서기 위해 좋은 데이터를 최대한 많이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 타그리소의 강점은 오랜 기간 글로벌에서 1차 치료제로 쓰이면서 임상뿐 아니라 리얼월드에서도 고무적인 데이터를 쌓았다는 점이다. 아직 국내에서 허가가 유일한 렉라자가 넘볼 수 없는 영역이다. 대신 렉라자는 한국인 데이터에 힘을 주고 있다. 한국인에서의 확실한 효과를 입증해 국내 의료진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무엇보다 환자와 의료진 입장에서 제약사의 치료제 무상공급은 더 없이 환영할 부분이다. 국내에서는 오랜 기간 3세대 약제가 1차 치료 급여에 오르지 못했다. 뇌 전이 등에 우수한 효과를 보이는 3세대를 처음부터 쓰려면 약값 전체를 부담해야 했다. 의료진도 3세대 약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환자에게도 선뜻 약제를 권하기 어려운 현실이었다. 일각에서는 경쟁사를 의식한 행보라는 의견도 나온다. 설령 그렇다 한들 공정거래법에 저촉되지 않는 선이라면 문제될 것이 없다. 정부 입장에서도 국가 재정이 부담해야 할 부분을 기꺼이 민간기업이 부담해 준다니 더없이 좋은 일일 테다. 이번 결정은 국산 신약 개발 지원이 만들어낸 선순환 효과로 볼 수 있다. 렉라자 개발 당시 정부는 유한양행에 초기 임상 비용을 지원했다. 이를 기반으로 유한양행은 얀센에 렉라자를 기술수출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계약금 550억원, 최대 1조4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대형 딜이었다. 현재 얀센은 자사 신약과 렉라자를 병용하는 임상연구를 활발히 진행 중이다. 정부는 국산 신약에 대한 정책적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렉라자는 첫 허가와 급여 등재가 초고속으로 이뤄졌다. 항암제의 가장 높은 산으로 꼽히는 암질환심의위원회를 42일 만에 통과했고, 약가협상도 빠르게 진행되며 6개월 만에 급여 등재에 성공했다. 이번 1차 치료 적응증 확대 역시 약 3개월 만에 이뤄졌다. 코로나19 치료제와 거의 비슷한 속도라 볼 수 있다. 유한양행은 환자 무상 지원이라는 결과로 답했다. 국산 신약 개발 지원은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을 일으켜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목표도 있지만, 국내 환자에게 필요한 약을 저렴하게 공급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그런 점에서 렉라자는 정부와 민간 기업이 함께 만든 최고의 사례임이 틀림없다. 향후에도 제2, 제3의 렉라자가 나올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하길 기대한다.2023-07-13 06:16:19정새임 -
[기자의 눈] 명분·실리 다잃은 약사회 비대면 진료 전략[데일리팜=강혜경 기자] 6월 1일 시행된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의 계도기간이 벌써 절반 가량 됐다. 계도기간이라는 이유로 지침을 위반하는 각종 사례가 속출하면서 정부가 '계도기간 내라도 행정처분이 가능하다'는 지침을 뒤늦게 밝혔고, 늦은 감은 있지만 이달 들어 표면적으로는 비대면 진료가 안정화 단계가 접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비대면 진료에 대한 사용자들의 관심 내지 이용률이 떨어졌고, 초진 불가라는 원칙을 지키는 의사들이 늘어남에 따라 성사되는 비대면 진료 건수 역시 종전 대비 대폭 줄었다는 게 여러 플랫폼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하지만 최근 빚어지고 있는 일련의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을 보며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바로 비대면 진료, 약 배달에 대한 대한약사회의 제스처다.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최종안이 발표된 지난 5월 30일로 돌아가 보자. 최광훈 대한약사회장은 "정부가 시범사업 추진을 확정, 최종 발표한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우선 1인 시위는 거두지만 이것이 끝은 아니다. 시범사업 추진 상황을 계속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반대 입장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시범사업을 강행하는 상황에서 아무 준비 없이 회원 약사들의 피해를 지켜볼 수만은 없었다"며 "여러 복안을 준비했고, 정부와의 지속적인 논의 과정도 거쳤다"며 "약사회는 회원 권익을 최우선에 두고 일하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협의를 진행하며 회원 약국에 더 좋은 환경이 마련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기자간담회를 자처했다. 공적전달시스템(PPDS)과 관련해서는 "다른 보건의료 단체들과의 공조 범위를 벗어나려는 것이 아닌, 약사 회원 권익 보호를 위한 수단이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 앞으로도 의약단체와 플랫폼 대응에 공조해 나가겠다"며 가입을 독려했다. 'PPDS만 가입하면 개별 플랫폼에 가입할 필요 없이 환자가 약국을 지정해 보낸 비대면 방식의 처방전이 자동으로 약국에 전달된다'고 홍보한 결과 1만3000개 약국이 PPDS에 가입했고 현재 일부 약국이 관련 처방을 수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의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이 유감이다. 회원들의 피해를 지켜볼 수 없어 복안 중 PPDS를 가동하게 됐다. 의약단체와 공조하며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을 예의주시하겠다'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PPDS와 민간 플랫폼인 굿닥 연동 첫 날 발행된 처방은 10여건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지침을 준수하다 보니 비대면 진료 요청 건수 자체가 1/10로 줄었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었다. 하지만 일주일 뒤인 10일 대한약사회는 "10건 정도에 그쳤던 처방전달 건수가 일주일 사이 6배 성장한 60건 이상까지 도달했다"며 "이는 비대면 진료 플랫폼과 처방전달시스템의 연동이 성공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약사회는 '순항'이라는 표현까지 쓰며 처방전달시스템이 단순 비대면 진료 처방전 전달 기능을 넘어 민간 플랫폼의 처방의약품 배송 중단 유도와 같은 효과를 이끌어 내고 있다고 공식화했다. 30개가 넘는 플랫폼이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는 가운데, 고작 1곳과 연계해 약국으로 처방전이 전달되는 시스템을 놓고 약사회가 자화자찬하자 회원들의 반감 역시 커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굿닥 이외에 다른 플랫폼은 미동 조차 없는 상황이다. 약사회가 민간 플랫폼을 홍보해 주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면치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여기에 대한약사회가 의협, 치협 등과의 공조 체계인 올바른플랫폼연대(이하 올플연)에서 탈퇴하자 일선 약사들 역시 약사회의 의중을 알기 어렵다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올플연은 '약사회가 PPDS를 만들고 민간 플랫폼을 연동시키는 형태로 간 이 구조는 올플연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올플연이 갖고 있는 기본 원칙을 벗어난 것이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약사회는 어떤 명분과 어떤 실리를 얻었나. PPDS를 켜둬야 한다는 안내에 대다수 약국이 일주일 간 허탕을 치고 있다. 여전히 민간 플랫폼을 통한 선 넘는 진료와 약 배달이 이뤄지고 있다. PPDS가 회원 약국에 어떤 피해를 막아줬으며, 어떻게 권익을 지키는 역할을 하고 있는지 약사회의 설명이 필요하다.2023-07-11 15:36:21강혜경 -
[데스크시선] 소모적 톡신 행정소송 멈춰야[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예견된 결과였다. 메디톡스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법정 공방이 메디톡스의 승리로 정리됐다. 지난 6일 대전지법 행정3부는 메디톡스가 대전식약청장을 상대로 청구한 제조판매중지명령 등 취소청구소송과 품목허가취소 처분 취소청구를 받아들였다.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은 간접수출이 약사법 위반이라는 식약처의 논리가 무너진 순간이다. 식약처는 국내 무역업체를 통해 보툴리눔 톡신 제품을 수출한 경우 수출이 아니라 국내 판매라는 입장이다. 국가출하승인 등 약사법이 규정하는 제반 규제를 준수해야 하며 이에 따라 간접수출 방식으로 보툴리눔 톡신 제품을 수출해온 국내 기업에 회수폐기명령, 품목허가취소, 판매업무정지, 전공정업무정지 등의 엄중한 처분을 내렸다. 이렇게 메디톡스& 8729;제테마& 8729;파마리서치바이오& 8729;한국비엔씨& 8729;한국비엠아이& 8729;휴젤& 8729;휴온스바이오파마 등 국내 보툴리눔 톡신 기업 7곳은 국내 보건당국의 희생양이 됐다. 결국 부당한 처분이라는 언론과 기업의 지적이 맞았다. 간접수출은 대외무역관리규정에도 인정하고 있는 무역 방식으로서 국내 무역업체를 통해 의약품이 수출되더라도 해당 의약품은 수출용 의약품으로 보아 약사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 중, 중소기업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내외이며, 간접수출 비중은 40%대에 달한다. 간접수출이 차지하는 수출기여도가 직접수출과 별반 다르지 않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수출지원정책에서 간접수출과 직접수출을 동일하게 대우하는 제도를 정비하기도 했다. 정부의 간접수출의 중요성 재인식과 지원에 대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으로 해석된다. 식약처의 무리한 행정처분으로 희생양이 된 보툴리눔 톡신 업체들은 기업 가치가 손상되고 주가가 하락하는 등 치명적인 손실을 입었다. 이에 수반되는 비용까지 피해는 눈덩이처럼 늘어났고,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애초에 잘못 끼워진 단추였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지금이라도 명예에 치명상을 입은 톡신 산업을 정상 궤도에 올려 놓기 위해서는 식약처의 행정소송 취하가 시급하다. 코로나19를 거치며 K-바이오의 글로벌 위상은 한층 높아졌다. 반면 이번 톡신사태를 대하는 식약처의 시대착오적인 이중잣대로 산업 성장을 저해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국가적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도 모자랄 판에 수출로 국위선양에 나서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발목을 잡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6월 20일·26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컨퍼런스센터에서 기업인 간담회, 마포구 상장회사회관에서 중견기업인 간담회를 갖고 '기업활동의 걸림돌 제거 등 경제규제 혁신에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추 부총리는 "기업의 발목을 잡는 규제를 제거하고 길을 넓히는 게 정부의 역할이다"며 "실제로 뛰고 성과를 내는 건 기업이 해야 할 부분이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성과를 내기도 전에 발목을 잡힌다면 뛰고 달릴 수 있겠나. 보건당국은 이번 판결이 주는 의미를 깊게 새겨 소모적인 행정소송을 즉각 멈춰야 한다. 산업통상자원부, 한국무역협회,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서울남부지방법원, 서울서부지검, 대법원 등 식약처를 제외한 모든 단체와 정부기관이 간접수출을 수출로 인정하고 있다. 만약 식약처가 이번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경우, 고법·대법까지 21번의 똑같은 소송을 진행하는 '세기의 삽질' 소송이 예상된다. 이제 그만 행정 착오를 인정하고,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려 놓을 때다.2023-07-11 06:00:30노병철 -
[기자의 눈] 젬백스의 임상결과에 대한 재해석[데일리팜=이석준 기자] 젬백스앤카앨은 지난 7일 GV1001의 전립선비대증 3상 결과를 공시했다. 해당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도 곧이어 배포했다. 보도자료 제목은 ▲젬백스, 전립선비대증 3상 임상시험 결과 공개, 부제는 ▲대조약물, 프로스카정과 유사한 효능 ▲국제발기능지수(IIER) 대조약물보다 긍정적, 안전성도 확인이다. 금요일 오후 6시를 넘긴 일명 '올빼미 공시'와 보도자료. 언뜻 제목과 부제만 보면 '젬백스의 전립선비대증 GV1001의 임상 결과가 좋게 나왔구나'라는 생각을 갖기에 충분한 작명 센스다. 내용을 보니 생각과 달랐다. 이런 저런 내용이 담겨있었지만 핵심은 단 한 줄이었다. 바로 '전립선증상점수(IPSS)의 변화량에 대한 대조군 대비 시험군의 우월성은 입증하지 못했다'라는 문장이다. 다만 보도자료 대부분은 ▲대조약 프로스카의 부작용은 어떻고 ▲국제발기능지수(IIER)에서 프로스카군이 더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고 ▲임상 디자인은 만족시키지 못했지만 약의 효능과 안전성은 확인했고 ▲상업화 가능성을 발견했다 등으로 희망적인 메시지로 채워졌다. 그려려니 했다. 실패라는 단어는 사용하지 않았지만 우월성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어서다. 일부 표현에 대한 아쉬움은 있었지만 회사 입장을 생각하면 그럴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월요일(10일) 오전 보도자료를 접하고 든 생각은 달랐다. 여기에는 3상 우월성 확보 실패라는 내용은 단 한 줄도 들어가 있지 않았다. 젬백스는 월요일 장 시작 전에 또 다른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동일한 임상 결과를 담았지만 제목과 부제는 앞선 보도자료에 비해 한층 희망적으로 변했다. 제목 ▲젬백스,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3상 결과 효능/안전성 확인, 부제는 ▲전립선치료제 시장 확대 가능성에 고무다. 내용은 더욱 발전(?)했다. 3상에서 대조군 대비 치료 효과가 유사하게 나타났고 국제발기능지수(IIER)은 더 좋게 나왔다. 약물 안전성도 확인했다. 전문가 코멘트도 실으며 "3상 결과는 긍정적이며 부작용에 대해 더 확실히 입증할 수 있다면 전립선비대증 신약 시장 확대는 물론 치료제 시장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말이다. 3상 실패에도 게임체인저라는 단어까지 나왔다. 그리고 나머지는 GV1001의 전립선비대증 외에 알츠하이머, 진행성핵상마비(PSP) 임상 진행 현황 및 경쟁력에 대한 내용이 보도자료 절반 정도를 차지했다. 어떻게 봐야 할까. 여기까지가 젬백스가 GV1001 전립선비대증 3상 우월성 입증 실패 임상 결과를 다루는 자세다. 젬백스의 주장도 틀린 말은 아니다. 다만 상업화 가능성을 언급하려면 일단 임상에서 성공이 우선이다. 어려운 디자인이어서 1차 평가지표를 충족하지 못했지만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했다는 말은 핑계다. 업계는 이를 명확히 '실패'라고 지칭한다. 모든 임상에서 성공과 실패의 기준은 1차 평가지표의 충족(성공)이냐 미충족(실패)이냐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국내 바이오벤처의 신약 개발 도전에 찬물을 붓자는 건 아니다. GV1001의 치매치료 적응증은 계열사 삼성제약과도 개발하고 있다. 물론 응원한다. 다만 임상 데이터를 공유하는 과정은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 특히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표현에 신중해야 한다.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임상 결과를 오히려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해 상업화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표현하는 것은 문제의 여지가 있다. 회사 입장에서는 투자자에게 희망을 줘야겠지만 그렇다면 애초에 임상 디자인을 프로스카와 전립선비대증치료는 비열등성, 부작용과 국제발기능지수는 우월성을 설계해 '성공'했어야 했다. 임상은 결과로 성공을 보여줄 뿐 가능성만으로 성공을 논하는 지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끝으로 한마디. '투자판단 관련 주요 경영사항'이라면 공시와 보도자료는 장 중에 공유하고 시장의 판단에 맡기는 게 좋아 보인다. 장 종료 후나 장 시작 전의 자료배포는 시장 판단보다는 회사 의도를 알리기 위한 임시방편에 불과하다.2023-07-11 06:00:20이석준 -
[박정관의 생각] 비대면진료 법제화, 뭘 준비해야 할까코로나19 대유행 이전에도 이미 대부분의 OECD 국가에서 비대면 진료를 어느 정도 허용했지만 초기에는 이용률이 미미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촉발된 위기는 국가적 차원과 개인 차원에서 비대면 진료에 대한 관심을 크게 높였다. 관련 수가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등 국가 차원의 지원책이 시행되면서 비대면 진료는 더욱 크게 확대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 의료 활동 중 비대면 진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코로나19 정점 이후 비대면 진료 이용률이 3%미만으로 거의 미미하다고 한다. 우리나라 또한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도 전화 진료나 비대면 진료 앱을 통한 진료건수가 전체 진료건수의 3%를 넘지 못했다. 이 건수 역시 분석해보면, 만성질환 리필 처방이나 문진이 가능한 일반 감기 등 가벼운 질환, 탈모 비만 사후피임약 등 비급여 의약품 질환에 국한돼 있고, 여기서 전화(팩스) 처방을 통한 리필 처방을 제외하면, 실제 약 0.5% 정도만이 비대면 진료 앱을 통해 이뤄졌다는 계산이 나온다. 6월 27일자 기고문 5편 중, 2020년 2월부터 2022년 말까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비대면 진료 건수는 총 3661만 건이다. 하지만 이 수치를 자세히 보면, 같은 기간 동안 발행된 약 14억 건의 처방전 추정치의 약 2.6%에 불과하다. 3661만건 이라는 수치 또한 코로나19 관련 질환을 대상으로 실시된 재택치료 및 리필처방 2925만건이 포함된 수치라고 한다. 이에 따라 종합병원과 대학병원 전화(팩스) 처방을 제외한 736만건(총 처방건수의 0.5%에 해당) 정도가 비대면 진료(배달) 앱을 통한 처방으로 볼 수 있으며, 대부분 감기와 같은 일반 질병(상비약 구입 목적일 가능성이 높음), 비만, 탈모 등의 비급여 처방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통계는 실제 비대면 진료가 법제화 되더라도, 비대면 진료가 활성화되기는 어렵다고 보여주고 있다. 기본적으로 비대면 진료를 통한 처방은 앞으로도 일반 감기와 같은 가벼운 질환이나 탈모 비만 사후피임약 등 비급여 의약품 질환과 만성질환의 리필 처방에 주로 적용될 것이다. 많은 분들이 이런 맥락에서 비대면 진료가 활성화되지 않는다면 이에 따른 '비대면 투약' 또한 활성화는 힘들 것이라고 짐작할 것 같다. 하지만 외국의 사례를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비대면 진료는 활성화되지 않더라도 비대면 투약은 점점 활성화되는 해외 사례들을 볼 수 있다. 병의원과 약국을 이용하는 고객(환자)들의 생각은 진료와 치료는 병의원을 방문해서 받고, 조제·투약·복약지도는 집에서 받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약 1400만건 비대면 투약을 받은 상당수의 개인들이 민간 플랫폼을 선택한 것이 비대면 진료 자체 때문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들 선택의 주된 이유는 약국을 방문할 필요 없이 집에서 약을 배달 받을 수 있는 편리함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 점을 간파한 닥터나우의 브랜드명과 슬로건은 '배달약국'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약사사회에서 비대면 투약(배달)을 반대함으로써 소비자들은 닥터나우와 같은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선택했다. 서비스의 편리함은 소비자의 행동 변화로 이어졌고, 편리함에 대한 익숙함은 이전으로 되돌아가기 어렵게 만든다. 따라서 편리함을 경험한 소비자들은 앞으로도 계속 배달 앱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약사들은 소비자들의 행동패턴을 잘 분석하여 비대면 진료와 비대면 투약의 차이를 인식해야 한다. 비대면 진료는 활성화 되기 어려울 수 있지만, 닥터나우처럼 약배달 서비스는 편의성을 제공하여 많은 고객들이 집에서 약을 받기를 원한다면, 향후 약국에서도 이러한 접근 방식으로 고객 경험을 향상하고 충족시켜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비대면 진료의 파급력은 실제 병의원보다 약국 영역이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된다. 약사회는 복약지도 부실, 약배달 관련 변질변패 오염 등의 안전문제, 약물 오남용, 개인정보 유출 등으로 비대면 투약에 대한 문제점 만을 계속 부각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는 기술적 솔루션과 제도적 개선을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기존 약국 대면 서비스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보다 정확하고, 상세한 정보'로 복약지도를 개선하고 환자를 보다 효과적으로 추적하고 관리함으로 복약지도 및 오남용 등 후속 관리를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고 본다. 약배달로 인한 변질변패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약품만 보관·취급할 수 있는 창고 시설 등 HW를 충족하는 업체를 선정하여 의약품을 안전하게 공급하는데 초점을 맞춘 후, 의약품 취급에 대한 포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교육을 이수한 직원에게만 의약품 전달 권한을 부여하는 등의 SW를 갖춰 약전달(배달)에 대한 안전성을 확보하면 될 것이다. 개인정보 유출의 위험성은 결국 정보를 독점한 플랫폼과 같은 다면 플랫폼을 지양하고, 개별 약국이 개별 단면 플랫폼을 통해 약을 전달하고 직접 소통함으로써 해당 약국에서 고객에 대한 정보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비대면 투약(배달)에 대한 반대 프레임과 무조건적인 플랫폼 반대, 처방전 전송시스템과 표준화에 대한 미흡한 준비 등은 고객들의 니즈를 맞추지 못해 다양한 왜곡 현상으로 이어졌다. 이를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이 요약할 수 있다. 1. 다면 플랫폼인 배달 앱 업체 성행 2. 감기 등 경미한 질환에 대해 비대면 진료 앱을 통해 집에서 편안하게 상비약으로 비축 3. 창고형 의약품 배달전문 약국 등장 4. 종로 대형약국 등을 통한 일반의약품 구매대행(으로 매출 쏠림현상) 5. 비대면 진료(배달) 앱 업체가 고객의 조제 및 의료 정보 소유권을 획득하여 상업적 활용 가능성 및 비윤리적인 맞춤 처방에 대한 우려 6. 비대면 진료(배달) 앱 업체나 의료기관이 처방전 전달시스템을 주도함으로 인한 약국의 종속화 7. 처방전 전달 비용을 약국이 지불하는 불공정성과 수익의 일부를 의료기관에도 배분하는 부당함 미국이나 일본과 같은 사례를 통해 디지털 기술을 통해 약국이 고객에게 보다 편리하고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약국 신뢰도가 올라가고 더불어 약국이 활성화 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현재 약사 사회는 비대면 투약(배달)은 반대하지만 성분명 처방은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고객의 입장에서 보면 모순되는 논리다. 현 상황에서 비대면 투약(배달)은 병원 앞 문전약국을 이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동네로 가면 해당 약이 없다!), 상품명 처방이 하등 고객에게 불편함을 주지 않는다. 오히려 의료진에 대한 신뢰가 더 큰 상황에서 고객들은 동일 성분의 대체약으로 바꾸어 조제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비대면 투약으로 인해 문전약국이 아닌 동네 단골약국을 이용하게 되면, 이는 당연히 대체조제 활성화를 유발하고 이는 궁극적으로 성분명 처방의 토대를 마련할 것이다. 또한 이러한 상황은 약사들이 약의 전문가로써 고객들에게 인정받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과거와 달리, 지금은 권력의 주체가 국가나 정부, 기업이 아니라 소비자다! 세상은 소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소비자(고객)가 원하는 서비스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개발해야 한다. 따라서 약사의 역할을 더욱 확대하고 진화하는 소비자의 니즈에 부응하기 위한 발판으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각종 서비스나 컨텐츠를 개발해 나나 내 가족의 건강지킴이로서 약국이나 약사들이 고객들에게 선택됐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2023-07-10 16:04:21데일리팜 -
[기자의 눈] 정부, 급여재평가 '말바꾸기' 논란 책임져야[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정부가 새로 마련한 급여재평가 방법의 적용 시점을 두고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는 모습이다. 논란의 발단은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5월 30일 보건복지부는 2023년 제9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급여재평가 추진계획'을 보고했다. 여기서 정부는 급여재평가의 새로운 평가방법을 공개했다. 현행 평가방법과 비교해 일부 내용이 바뀌었다. 1차 평가는 '의학적 권고'라는 단어로, 2차 평가는 '임상효과성'이란 단어로 각각 대체됐다. 또 의학적 권고를 평가할 땐 문헌의 질적 수준을 고려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새로운 평가항목으로 '사회적 요구도'가 추가됐다. 논란이 되는 것은 새 평가방법의 적용 시점이다. 정부는 "올해 급여재평가부터 새 평가방법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약업계에선 정부가 말을 바꿨다는 비판이 꾸준히 쏟아진다. 기존에는 내년부터 적용한다고 누누이 밝혀왔으나, 건정심 보고 이후 '올해 적용'으로 시점이 앞당겨졌다는 비판이다. 실제 지난 4월 열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간담회에선 정부가 '새 평가방법을 올해 적용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선 제약사들의 개별 문의에서도 정부는 '새 평가방법의 올해 적용은 없다'고 답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결과적으로 올해 급여재평가 대상인 히알루론산 점안제 등 6개 성분(2개는 임상재평가 실패로 제외)은 졸지에 새 방법으로 평가받게 됐다. 정부 안내에 맞춰 급여재평가 자료를 제출한 제약사 입장에선 황당할 따름이다. 마치 수능시험을 치렀는데 성적표가 나오기 직전에 채점 방식이 바뀐 꼴이다. 특히 문제가 되는 부분은 사회적 요구도 항목이다. 의료적 요소, 사회적 요소, 재정적 요소 등을 종합 검토하도록 함으로써 사실상 정부 입맛에 맞게 급여재평가 결과를 도출할 수 있게 됐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앞서 기사회생한 '고덱스'나 '이모튼' 사례도 새 평가방법을 적용할 경우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비판도 나온다. 정부는 말이 바뀐 게 아니라는 입장이다. 지난달 27일 비공개로 열린 급여재평가 설명회에서 심평원 측은 "기존 평가방법을 명확히 했을 뿐, 내용이 바뀌진 않았다"며 "평가 결과 역시 기존과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러한 해명에도 제약업계의 비판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약 2주가 지난 시점에서 오히려 비판의 강도는 더욱 세지는 양상이다. 몇몇 업체를 중심으로 법적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정부의 '평가 결과가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대해서도 안이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채점 방식이 바뀌어 한두 문제가 오답처리 된다고 하더라도 공부를 잘 하던 학생은 예전처럼 고득점을 하지 않겠냐는 수준의 해명으로 들리기 때문이다. '말 바꾸기' 논란에 대해 정부는 입장을 명확히 해야 한다. 말이 바뀐 것은 맞지만 사실은 바뀐 게 아니라 구체화됐을 뿐이라는 납득할 수 없는 해명은 마치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는 과거 한 발언을 연상케 할 뿐이다. 논란이 해소되지 않은 채로 진행된 급여재평가 결과를 과연 제약업계는 받아들일 수 있을까. 엉터리 해명으로 당장의 논란을 어물쩍 넘어간다고 한들, 올 연말엔 더욱 큰 논란과 마주할 수밖에 없음을 정부는 명심해야 한다.2023-07-10 06:15:14김진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