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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부터 '풀미칸' 증산...사용량 늘어 약가인하 '우려'[데일리팜=이혜경 기자] "국가필수의약품의 완성은 약가여야 한다. 마음껏 만들 수 있도록 경제적인 약가가 뒷받침돼야 한다."지난 2016년 마련된 국필약은 코로나19를 겪고서야 제대로 된 정비가 이뤄졌다. 지난 2022년 제2차 국가필수의약품 안정공급 종합대책을 통해 지정해제 근거가 마련됐고, 지난해에는 다빈도 소아용 의약품이 국필약으로 지정됐다.하지만, 국필약 지정만으로는 의료현장에서 발생하는 품절문제를 해소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당장 최근까지만 해도 국필약으로 지정된 분만유도제 '옥시토신'의 공급중단 보고가 이슈가 됐다.가장 큰 원인은 원료수급에 있었지만, 국필약이자 퇴장방지의약품에 해당하는 옥시토신 제제가 문제가 되면서 '약가'에서 원인을 찾는 분위기다.국필약으로 지정되면 복지부장관과 식약처장은 행정적‧재정적‧기술적 지원을 할 수 있다.식약처는 행정지원을 위해 허가지원(자료 면제, 안전규칙 개정) 뿐 아니라 채산성이 안 맞는 품목에 대해 주문생산 중이며(답손 정 등), 해외의존도가 높은 원료에 대해 국산원료 및 완제 기술 개발 지원을 위해 50억원을 들여 연구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복지부는 약가적정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국필약으로 지정되기 앞서 약가인상이 이뤄졌던 아세트아미노펜을 들 수 있다.하지만 여전히 국필 제도가 식약처와 복지부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려면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는 지적이다.김유미 식약처 차장이 풀미칸 증산 현장인 건일제약을 방문한 모습.10월부터 증산 들어갔지만...사용량 늘까 걱정=지난해 국필약으로 지정된 미분화부데소니드 성분으로, 건일제약이 '풀미칸'을 생산하고 있다.풀미칸은 지난해 11월 29일 국필약으로 지정되면서 약가가 946원에서 1121원으로 인상됐다. 약가인상 분을 생산라인에 투자하면서 지난 10월부터 1, 2호기 동시 가동이 가능해졌다.풀미칸 약가인상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금 50억원 정도를 시설에 투자하면서 1호기 1000만, 2호기 2000만 등 총 3000만의 앰플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1호기 생산라인 낙후로 가동이 멈출 수 있을 것을 감안하면 내년 풀미칸 생산량은 최대 200만앰플로 올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나게 된다.문제는 수요가 늘어나고, 국필약으로 지정되면서 생산량이 증가할 수 밖에 없는데 여전히 사용량약가연동제(PVA)로 인한 약가인하를 걱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업계 관계자는 "풀미칸은 증산이 확정됐고, 100% PV협상 대상"이라며 "이를 대비해 건일바이오팜으로 같은 성분의 약을 추가 허가 받은 것으로 안다"고 언급했다.지난 9월 26일 건일바이오팜의 '풀미큐어분무용현탁액(미분화부데소니드)'의 허가가 이뤄졌는데, 정부가 국필약에 대한 PV협상 여부를 명확하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어 대비책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국필약 지정으로 약가인상된 부분을 생산설비에 투자하면서 생산이 늘게 됐는데, 이로 인한 사용량 증가로 다시 약가인하가 이뤄지는 현상이 발생할 우려가 남은 것이다.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필이나 퇴장방지약은 복지부, 식약처가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하는데 따로 노는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다"며 "국필 지정이 문제가 아니라 관리 시스템 마련이 더 중요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아세트아미노펜 자급화 개발을 하고 있는 엠에프씨.APP 원료 자급화 성공...개발은 아직=복지부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수급 불안을 우려, 2022년 12월부터 아세트아미노펜650mg 18개 품목의 상한금액을 최대 76.5%, 90원까지 인상했다. 하지만 지난 4월부터 70원으로 하향 조정되는 등 약가 인상과 인하를 반복하고 있다.아세트아미노펜의 경우 원료 수입 의존도가 100%로, 국내에서 당장 합성이 어려워 품귀현상을 겪었다.하지만 국내에서 원료 생산 기술을 개발하면서, 앞으로 아세트아미노펜의 수급 불안정이 해소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아세트아미노펜 역시 지난해 11월 국필약으로 신규 지정됐다. 이후 국가필수의약품 안정공급 관리 연구사업대상으로 선정해 국산화를 위한 생산공정 관리기술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지난해 원료 생산 기술 개발 업체로 선정된 곳은 엠에프씨와 코아팜바이오다. 이들은 내년 4월 DMF(원료의약품 등록 제도) 등록을 목표로 원료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최근 복지부는 국산원료의약품을 쓴 국가필수의약품의 약가를 최대 약 27%까지 추가적으로 우대(가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업계는 이같은 국산 원료 약가 우대 정책이 실효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속적이고, 더 추가해 나가야 한다고 말한다.황성관 엠에프씨 대표는 "의약품 원료를 국내서 개발하더라도 해외 저가 원료로 인해 채산성을 확보하기 어렵고 실제 생산으로 이어지기까지 애로사항이 있다"며 "국산 원료를 사용한 의약품을 지원하는 정책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2024-11-15 18:53:42이혜경 -
소아약 국가필수약 추가지정 임박...다음 품목은?[데일리팜=이혜경 기자] 조만간 국가필수의약품이 신규 지정될 전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국필약 지정에서 제외된 품목을 중심으로 추가 지정을 검토하고 있다. 이르면 이달 말 신규 목록 지정이 이뤄진다.아직까지 추가 지정 품목이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지만, 지난해에 이어 다빈도 소아용 의약품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지난해부터 국내 도입 목소리가 높은 임신중절약 '미프지미소'는 여전히 검토 논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관련 단체의 요청이 있을 경우 향후 논의 선상에 올라갈 가능성은 남아 있다.국가필수의약품 지정 제도는 2016년 12월 도입됐다. 우리나라 국필약은 약사법 제2조 제19호에 따라 '질병관리, 방사능 방재 등 보건의료상 필수적이나 시장기능만으로는 안정적 공급이 어려운 의약품으로서 복지부장관과 식약처장이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협의해 지정하는 의약품'으로 정의된다.쉽게 말하면 '국가가 필요로 하는 약'으로 국내에서 허가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국방부, 행정안전부, 질병관리청 등이 필요로 하는 감염병, 테러, 방사능 유출 등을 대비한 치료제 등이 포함된 것도 이 때문이다.그동안에는 약사법에 국필약 지정해제 근거가 없다보니, 추가적으로 관리해야만 하는 품목수만 늘어나는 등의 문제점이 있었다. 국필약 지정 재평가가 필요했고, 지난 2022년 2월 '제2차 국필 안정공급 종합대책'이 마련되면서 신규 지정 및 해제 근거가 마련됐다.식약처 관계자는 "2022년을 기점으로 국필약 지정해제의 근거가 마련됐다"며 "1년 동안 해제 품목 정비를 진행했고, 2023년 신규 지정 품목과 함께 해제 품목이 공개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정부는 메르스,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대유행을 연속으로 겪으면서 감염병 예방용 백신 및 치료제 등 핵심 품목의 안정적 공급망 확보의 중요성을 인식했다.지난해 의약품 수급불안정 대응 민·관협의체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된 감기약, 항생제, 소아의약품 등이 국필약 지정 품목으로 논의된 이유다. 소아용 의약품 국필 지정=소아 의약품은 장기 사용으로 안정성이 확보된 제품이 다수이나, 보험약가가 저렴하고 소아 등이 사용하니 용이한 시럽제, 패취제 등 제형이 한정적이다.제조 수입업체의 선호도가 낮아 공급량 감소, 공급중단이 자주 발생할 수 밖에 없다.이 같은 상황을 인식하고 식약처는 지난 2023년 11월 29일 아세트아미노펜 등 소아 환자에게 필수적으로 사용되나 대체할 수 있는 의약품(성분, 제형 등)이 제한적인 소아용 의약품 6종 7개품목이 국가필수의약품에 신규 지정했다.지난해 지정된 소아용 의약품은 '미분화부데소니드 흡입액', '세프포독심프로세틸 시럽제', '아세트아미노펜 정제‧시럽제', '툴로부테롤 경피흡수제', '페노바르비탈 주사제', '포도당‧염화나트륨‧시트르산칼륨수화물‧시트르산나트륨수화물 액제' 등으로 약사법 제2조19호에 따라 질병 관리 등 보건 의료상 필수적이나 시장 기능만으로는 안정적 공급이 어려운 국가필수의약품으로 봤다.약사법 시행령 제38조9조에 따르면 국가필수의약품 안정공급협의회에서는 국필약 지정 및 지정해제를 논의할 수 있다. 이 협의회는 연 1회 개최되며, 여기에서 신규 지정 및 해제 품목이 결정된다.지난해 협의회에서는 소아용 의약품 6종 성분(7개 품목)을 신규 지정하고, 기존 국필약 중 66종 성분(70개 품목) 해제해 총 408종 성분(448개 품목)을 지정했다.국필약으로 처음 지정된 소아용 의약품은 의료현장에서 수요·공급이 불안정해 국가 차원의 안정적인 공급 등 관리체계 마련을 요청한 의약품이다.소아용 의약품 국가필수약 지정은 식약처, 복지부, 관련 협회로 구성·운영 중인 의약품 수급 불안정 대응 민관협의체에서 발표한 대책의 일환으로 소아청소년학회 등 전문가 단체의 의견, 임상 현장의 요청 반영했다.미프지미소 국필약 지정 요구 목소리=제약업계에 따르면 이번 국필약 신규 지정 목록은 지난해와 많이 차이는 나지 않을 전망이다.국필약이 국가에서 필요로 하는 약에서 국민들이 필요로 하는 약으로 확대되다 보니, 소아용의약품을 시작으로 다양한 의약품으로 확대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국필약으로 지정되면 채산성 등을 이유로 공급이 중단된 의약품에 생산비를 지원하거나 최소 생산량보다 국내 수요가 적은 희귀질환치료제의 경우 생산 전량을 정부가 구매하는 등의 지원이 이뤄지기 때문이다.다만, 현재 국필약 목록 449개 품목 중 22.7% 수준인 102개 품목이 국내에서 허가 받지 않은 점을 고려, 지난 4년 동안 국내 허가 허들을 넘지 못하고 있는 임신중절약 '미프지미소'를 국필약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관계자는 "현대약품이 미프진 허가신청을 철회한 이후 국내 도입이 중단된 상태"라며 "식약처는 민간회사의 허가신청을 기다리지 말고 국필약으로 지정·비축해 사용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밝혔다.세계보건기구(WHO)는 핵심 필수 의약품으로 유산유도제를 지정하고 있고, 주요 선진국을 포함한 95개 국가에서는 유산유도제를 허가, 사용을 보장할 수 있도록 권고하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결국 지난해와 올해 2차례에 걸쳐 다빈도 필수 의약품을 지정했다면, 앞으로는 국내 허가가 어려워 국민들이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의약품 역시 국필약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것이다.이와 관련 식약처 관계자는 "국필약의 경우 관계부처, 의료현장, 협회 등의 요청이 있을 경우 안건이 논의된다"며 "미프지미소의 경우 건약 뿐 아니라 다양한 의료현장의 합의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한편 ▲보건의료의 필수성이 충분하지 않고, 공급이 불안정하지 않은 경우 ▲최근 5년간 공급·사용 이력이 없는 경우 ▲다수의 허가된 품목이 있어 공급이 불안정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 ▲새로운 의약품 사용으로 더 이상 의료현장에서 사용하지 않을 경우에 해당하면 국필약에서 지정이 해제된다.2024-11-15 18:49:15이혜경 -
'24시간 연중무휴' 요건 무너지면 상비약 슈퍼로 나간다[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안전상비의약품 품목 재정비·확대와 맞물린 또 다른 쌍두마차는 안전상비약 취급요건 완화다.상비약 취급요건 완화는 코로나19 이후부터 줄곧 제기돼 왔다. 코로나19로 인해 24시 운영을 포기하는 편의점 업소가 속출하고, 최저임금 등 인건비 인상으로 일부 점포에서는 일정 시간 이후에는 무인으로 점포를 운영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실제 대한약사회에 따르면 24시간 연중무휴를 준수하지 않거나, 상비약을 판매하지 않는 사례가 1000여개소를 점검한 결과 8.7%에 달했다. 10곳 중 1곳은 법을 위반하고 있는 것이다. 1번에 2개 이상 동일 제품 판매 등을 모두 차치하고 단순히 24시간 연중무휴라는 범위를 벗어나는 사례가 10건 중 1건에 달한다는 얘기다.문제는 취급요건을 완화해 달라는 목소리가 이어지면서 정부까지 상비약 취급요건 완화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다.◆중기부 이어 규개위까지 팔걷은 상비약 취급완화= 정부는 24시간 연중무휴 운영이라는 안전상비약 취급요건에 대해 완화를 권고했다.지난달 27일 규제개혁위원회는 '24년 재검토 기한 도래 규제심사안을 심의·의결하고 191건의 규제정비를 위한 개선권고를 한 데 이어 추가검토가 필요한 사항에 대해 부대권고 했다고 밝혔다. 상비약 취급완화가 부대권고에 해당한다.규개위는 "약국 외 편의점 등에서 안전상비약을 판매하기 위한 법률상 요건인 '24시간 연중무휴' 기준에 대해 지역별 여건을 고려해 개선방안을 검토하라"고 권고했다.국무조정실은 규제개혁위원회가 권고한 사항에 대해 각 부처의 후속조치 추진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정부업무평가(규제개혁 부문)에도 반영한다는 계획이다.중소벤처기업부와 옴부즈만지원단이 '규제뽀개기'의 일환으로 추진했던 상비약 판매자 등록 요건 완화. 앞서 중소벤처기업부와 옴부즈만지원단도 '규제뽀개기'의 일환으로 상비약 취급요건 완화를 시도한 바 있다. 중기부는 '안전상비의약품 판매자로 등록하려는 자는 24시간 연중무휴 점포를 갖춘 자'로 제한한 약사법 제44조의2 제1항을 일부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유일호 규제개혁위원장은 "규제는 공익을 위해 불가피하게 국민과 기업의 자율과 권리를 제한하는 만큼 꼭 필요한 사항에 대해 합리적으로 설계돼야 한다"며 "규제를 만들 때 위원회가 엄격히 심사하나 제도 시행 전에는 알기 어려운 부작용이나 기술발전·환경변화 등이 지속 발생하는 만큼 이미 만든 규제도 주기적으로 현장 작동 여부를 점검해 입법 목적에 맞게 정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24시간 연중무휴 완화하면 1만5천곳 확대"= 24시간 연중무휴라는 취급요건이 완화되면 1만5000여곳의 편의점에서 안전상비의약품 취급이 가능하다는 게 관련 업계 주장이다.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전국 편의점 수는 5월 말 기준 5만5580곳으로, 이 가운데 79%인 4만4075곳이 상비약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24시간 연중무휴 규제만 풀려도 1만5505곳의 편의점에서 추가로 상비약 판매가 가능하다는 것이다.여기에 안전상비의약품까지 확대되면 매출에도 플러스가 된다는 것.한 보건의료전문가는 "안전상비의약품 제도가 실시됐다고 하더라도 코로나19 전까지는 편의점들도 특수를 누리지 못했다. 우선 상비약을 편의점에서 판매한다는 데 대한 인식이 부족했고, 약국 대비 정수가 적고 가격이 비싸 실효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타이레놀을 비롯해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등까지 판매하면서 소비자는 물론 점주들 인식도 달라졌다"고 말했다.식약처에서 코로나 예방백신 접종 이후 타이레놀을 복용하라고 지명하면서, 편의점 타이레놀 매출이 급격히 뛰기 시작했고 현재까지도 소비자들 인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약국 대비 마진율이 떨어지지만 편의점주로서는 취급에 대한 메리트가 확실한 셈이다.이 전문가는 "여기에 제약사들마저 편의점과 손을 잡고 다양한 건기식과 숙취해소제 등을 내놓으면서 '약은 약국에서'라는 공식이 일부 깨지고 있다"면서 "안전상비약이라는 잘못된 명칭으로 약국을 나간 품목들을 위시해 지속적인 요구가 빗발치지 않을까 싶다"고 우려했다.◆온리 편의점? 와이낫 슈퍼마켓?= 24시간 연중무휴 요건이 완화되면 편의점 이외 유통업계에서도 상비약을 판매하겠다는 움직임이 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편의점은 물론 일반 슈퍼마켓에서도 상비약을 취급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왜 이런 시나리오가 가능한 걸까. 약사법을 보면 이해가 된다.안전상비의약품 판매자 등록과 관련한 약사법 제44조. 24시간 연중무휴 점포를 갖춘 자로서 지역 주민의 이용 편리성, 위해의약품의 회수 용이성 등을 고려해 등록기준을 갖추도록 하고 있다. 의약품 판매부터 상비약 판매자 등록, 판매자 교육, 판매자 준수사항, 판매자 지위 승계 등이 담긴 약사법 제44조 어디에도 '편의점'이라는 말이 언급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단지 약사법 제44조의2 제1항에는 '24시간 연중무휴 점포를 갖춘 자로서 지역 주민의 이용 편리성, 위해의약품의 회수 용이성 등을 고려하여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등록기준을 갖추어야 한다'고만 명시돼 있을 뿐이다.복지부령에는 ▲통계법 제22조에 따라 통계청장이 고시하는 한국표준산업분류에 따른 소매업 ▲24시간 연중무휴 점포 ▲안전상비약 판매자 교육 수료 ▲국제표준바코드를 이용해 위해 의약품 판매를 차단할 수 있는 시스템 구비 등의 조건을 갖춰야 한다고 명시돼 있어, POS를 설치하고 24시간 연중무휴 운영이 가능한 편의점으로 귀결되지만 방점은 '이용 편리성'과 '위해의약품의 회수 용이성'이다.업계 정통한 관계자는 "약사법 내에 편의점이라는 단서조항이 붙지 않는다. 다만 이용 편리성과 위해의약품의 회수 용이성을 고려해 편의점에서 판매하도록 합의가 이뤄졌던 것"이라며 "편의점의 경우 POS를 사용하고 있다 보니 위해의약품 발생 등에 대처가 용이하다는 게 당시 판단이었다. 하지만 POS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24시간 연중무휴라는 요건이 완화된다면 편의점 업계 뿐만 아니라 다른 유통업계에서도 상비약을 취급하겠다는 목소리를 낼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약사회 주변 관계자는 "상비약에 대한 여론이 심상치 않다. 최악의 경우 품목 확대와 취급 요건 완화 중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까지 가게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상비약 관련 이슈가 뜨거운 감자가 되기 전 약사회 차원의 대관과 논리 마련 등이 반드시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2024-11-07 11:38:17강혜경 -
편의점약 확대 심상치 않은 여론...2품목 취소가 빌미2012년 11월 14일 보건복지부 보도자료 내용 일부.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2012년 11월 14일 복지부 의약품정책과가 내놓은 보도자료 내용 일부다. 안전상비의약품이라는 이름으로 허용된 약국외 판매가 12년째 약사사회 발목을 잡고 있다.야간이나 휴일에 겪던 의약품 구입 불편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라던 복지부 기대와 달리, 편의점 업계와 국회 등에서의 품목확대, 취급요건 완화 목소리는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24시간 연중무휴라는 필수조건 마저도 유예할 필요가 있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문제는 복지부 마저 국회와 시민단체 드라이브에 '의정갈등 종식 후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예고하면서, 내년에는 상비약 관련 이슈가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13개에서 11개로…품목수 축소" 국감서 질타= 상비약 문제는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피해갈 수 없는 이슈가 됐다.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김국일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을 향해 "약사법이 안전상비약을 20개 품목까지 지정할 수 있게 규정했지만 지금까지 13개 품목으로 유지되고 있고, 이 중 2개 품목이 취소됐다"면서 현행 11개에서 더 확대할 계획이 있는지, 지사제·제산제 등을 늘려달라는 민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어린이용타이레놀80mg과 타이레놀160mg이 생산중단되며 13개에서 11개로 판매품목이 줄어들었다.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도 안전상비약 제도 도입 후 지정품목이 13개로 제한된 데다 일부 품목에서 생산중단이 발생한 것을 들어 향후 대체 품목 지정과 확대 계획이 있는지를 질의했다.이에 복지부는 "의정갈등 상황 지속으로 사회적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기 어렵다"며 "의정갈등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안전상비약 대체 품목과 확대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품목 확대 논의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게 복지부 측 입장이다.한 술 더 떠 안전상비약 시민네트워크 등은 "지난 1년 동안 다섯 차례 서면, 온라인을 통한 민원제기에 복지부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만 하고 있다. 복지부가 말하는 사회적 합의에 국민의 목소리는 포함되지 않는 거냐"면서 "의료대란과 응급실 뺑뺑이 논란, 문 닫은 약국, 해열제 품절 등의 위협 속에서 그나마 국민이 기댈 수 있는 안전상비약까지 방치한다는 것은 정부의 업무 태만"이라며 복지부를 압박하는 분위기다.◆'20품목 이내'의 함정, 품목 확대 빌미되나= 국회의원과 시민단체의 주장이 틀렸다고만 볼 수는 없다.약사법 제44조의2 제1항을 보면 '일반의약품 중 주로 가벼운 증상에 시급하게 사용하며 환자 스스로 판단하여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해당 품목의 성분, 부작용, 함량, 제형, 인지도, 구매의 편의성 등을 고려하여 20개 품목 이내의 범위에서 정함'이라고 못박혀 있기 때문이다.여기에 어린이용타이레놀80mg과 타이레놀정160mg 생산중단도 빌미를 줬다.▲해열진통제-①타이레놀정500mg(8정) ②타이레놀정160mg(8정) ③어린이용타이레놀정80mg(10정) ④어린이타이레놀현탁액(100ml) ⑤어린이부루펜시럽(80ml) ▲감기약-⑥판콜에이내복액(30mlx3병) ⑦판피린티정(3정) ▲소화제-⑧베아제정(3정) ⑨닥터베아제정(3정) ⑩훼스탈플러스정(6정) ⑪훼스탈골드정(6정) ▲파스-⑫제일쿨파프(4매) ⑬신신파스아렉스(4매)로 출발했던 안전상비의약품 품목이 두 품목의 생산중단으로 공란이 됐기 때문이다.때문에 품목 재지정과 함께 소비자들의 요구가 큰 품목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약사회 주변 관계자는 "국회와 시민단체의 주장이 억지라고만은 할 수 없다. 2012년 이후 10년 넘게 품목이 유지돼 있고, 이 가운데 일부는 생산중단이 됐기 때문에 이참에 품목 재지정과 함께 품목을 확대해야 한다는 게 시민단체와 편의점업계 측 입장"이라며 "수면 아래서 군불을 떼던 것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 관심"이라고 말했다.◆자해에 표결 직전까지 갔던 품목 확대, 제산제·지사제 '솔솔'= 상비약 확대 움직임은 비단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7년에는 표결 직전까지 갔다가 약사회 측 대표인사의 자해시도가 빚어졌으며, 2018년에도 겔포스와 스멕타에 대한 상비약 지정 움직임이 있었다.편의점 판매약 폐지를 주장한 약사회. 작년 10월에도 복지부가 시민단체, 의대·약대 교수, 변호사 등 전문가를 위원으로 하는 안전상비약 품목조정 자문위원회 구성을 위해 관련 기관·단체에 위원 추천받으며 품목 확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쟁점은 표결 직전까지 갔던 품목들이 또 다시 거론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사제, 제산제, 항히스타민제, 화상연고 4가지 효능군을 추가로 지정해 새롭게 재정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해열제, 감기약, 소화제, 파스로 정해진 4개 효능군이 최대 8개 효능군까지 확대된다면 약사회는 물론 약사사회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시민단체는 연내 심위위원회 구성을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대한약사회는 판매자 등록기준 및 준수사항에 대한 위반율과 위반정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품목 확대는 물론, 안전상비의약품 제도 전면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약사회는 "2년간 전국 1000여개 안전상비약 판매업소를 대상으로 판매자 등록기준 및 준수사항 이행여부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한 결과, '22년 95.7%(957개소), '23년 97.1%(988개소)가 최소 1건 이상 규정을 위반하고 있음이 확인됐다"며 "판매자 교육 역시 판매자 등록 전 1회 4시간의 교육을 받는 것에 그치고 있어 지속적인 안전성 확보 및 품질관리가 곤란하다"고 지적했다.특히 안전상비약 판매에 다수를 차지하는 아르바이트 판매자의 경우 73.1%가 관련 교육을 받은 경험이 전무하다는 지적이다.약사회는 또 "'16~'18년 안전상비약 추가 지정을 추진했던 지사제 스멕타현탁액의 경우 불과 1년 뒤인 '19년 만2세 미만·임부 금기 성분(디옥타헤드랄스멕타이트 단일제)이 확인됐다"며 "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도외시하고 경제·산업적 논리에 따라 졸속적인 상비약 품목 지정을 추진해 왔음을 드러내는 반증"이라고 꼬집었다.이어 "상비약 판매자에 대한 교육을 정기적(연 1회 등)으로 의무화하고, 점주 뿐만 아니라 종업원 또한 교육 이수를 의무화해야 하며 24시간 시간 미충족 등 등록기준 및 준수사항 미충족 업소를 등록 취소토록 행정지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비전문가에 의해 관리되는 안전상비약 제도를 전면 재검토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약사단체 한 전문가는 "그동안 수차례 회의해 온 내용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보니 바로 품목지정이라는 본론으로 들어갈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의정갈등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시점이라고 못이 박힌 만큼, 내년 정도부터는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이 전문가는 "시민단체와 편의점업계가 이토록 상비약 품목 확대에 목을 매는 이유는 약국외 판매를 이뤘다는 상징성 때문"이라며 "10여년 전 이룬 약국외 판매를 넘어 또 다른 성과를 내야 한다는 것이 아마도 그들이 추구하는 목적일 것이고, 여기에 편의점업계가 편승하는 모습이다. 제약업계도 표정관리를 하고 있지만 상비약 품목 지정에 대한 관심이 큰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또 다른 전문가는 "운영시간 미준수, 사용상의 주의사항 미게첨 등은 논의의 주요사안이 아니다. 2012년 지정 이후 재평가나 재심의 등이 없었다는 게 관건"이라며 "시민들의 편의성을 도모해야 한다는 주장에 맞서 공공심야약국 운영 실적 등을 비롯한 약사회의 논리 개발과 준비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망했다.2024-11-05 17:29:16강혜경 -
속출하는 약대생 자퇴...의대 이어 약대증원 우려감[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자퇴·휴학생 급증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약대들은 중도이탈을 줄이기 위해 여러 방법들을 고민하고 있지만 의대열풍 앞에서 속수무책이다.1학년 자퇴 시 등록금을 돌려주지 않거나, 신입생은 휴학을 금지하는 대학들도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지방 약대 A교수는 “약대들은 전부 문제를 공감하고 있지만, 입학을 하면서부터 결심을 한 학생들을 무슨 수로 막겠나. 조금이라도 자퇴를 줄여보려는 노력이 전부”라며 “신입생은 휴학을 못하게 하는 대학도 있지만 그래도 막을 수 없다. 등록금을 내고 입시를 준비한다”고 했다.A교수는 “학생들의 결정도 있지만 부모들의 열망도 있다. 의대 열풍이 꺾이지 않는 한 한동안은 자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각 약대가 내놓을 수 있는 대책에는 한계가 있지만 그럼에도 학생들의 이탈을 줄여보고자 머리를 맞대고 있다.한국약학교육협의회도 산하에 있는 약학교육협력단을 통해 약대생 중도이탈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나영화 약교협 이사장도 산하 협력단을 통해 수급에 미칠 연구 등을 검토하고 있다. 나영화 약교협 이사장은 “약대, 약사에 대한 선호도는 있지만 동시에 의대에 대한 미련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이다. 현재 약대 1학년 과정은 교양과목 중심으로 이뤄져 있는데 약사로서의 흥미를 얻기 위한 과목들을 1학년 과정에 보완하는 방법도 고민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어 나 이사장은 “약대 자퇴는 전반적인 문제지만 이탈이 많은 대학도 있고, 상대적으로 적은 대학도 있다. 이탈이 적은 대학에는 어떤 이유가 있었던 건지 살펴보고 있다”면서 “약대 교육과정에서 약사 진로에 대한 확신을 심어줄 수 있다면 자퇴를 막을 순 없지만 조금은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전국 약대들은 PEET 선발로 운영하지 않던 일반편입 모집을 작년부터 다시 시작했다. 편입 시험 준비부터 선발 후 교육까지 새로운 숙제를 떠안게 된 것이다.자퇴로 인한 충원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 때문에 작년 일반편입을 신설하지 않았던 약대들도 올해는 속속 모집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나 이사장은 “작년과 비교해 올해 일반편입 모집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모집인원이 늘어나면 서류평가로 선발했던 학교들도 필기시험 도입을 고민하게 될 것이다. 시험 출제를 준비하는 교수들은 입시 시험이라 상당한 중압감을 느끼고 있다”며 “그나마 다행인 건 서서히 예측 가능한 숫자로 안정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자퇴생이 급격하게 늘거나, 줄지 않으면 그나마 대비가 가능해진다”고 말했다.“약대 충원 예외적용에 교육부 난색...약사수급 선제적 연구 필요”약사 인력은 정부 정책에 의해 조절되고 있기 때문에 1~2학년뿐만 아니라 3~6학년의 자퇴에 따른 결원도 충원할 수 있도록 예외 적용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약교협 차원에서 교육부에 요청을 하기도 했으나, 특정 대학만을 배려할 수는 없다는 취지의 답이 돌아왔다.2022년 전국 약대생 206명이 자퇴하면서 약대들은 작년 일반편입 모집을 시작했다. 학사편입까지 고려하면 전국서 144명을 뽑았다. 즉, 자퇴 결원 중 약 60명은 모집되지 않았다. 나영화 이사장은 “이 추세대로라면 의사는 늘어나는데 약사는 줄어드는 것이다. 약사 인력 수급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선제적인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약교협 내부적으로 진행 중인 연구 과제에 자퇴에 따른 약사 수급 관련 내용도 추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약사, 약대 관련 단체들이 함께 논의를 해야 할 문제라는 점도 강조했다. 나 이사장은 “약사회와 약평원, 약학회 단체장들이 한 번 만남을 갖기로 했다. 여러 이슈에 대한 교류가 이뤄질 자리인데 이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의대 증원에 대한 찬반 공방도 충분한 근거를 기반으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국민 설득에 실패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따라서 약사 수급 인력 추계는 선제적인 연구를 통해 대응 논리를 만들어 둘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의사 늘어나면 의대열풍 식을지도...약사회 “영향 지켜보며 대응”약사단체도 반복되는 약대 자퇴 문제에 대해서는 인지하고 있었다. 다만 의대증원이 미칠 영향과 약대 수능입학 전환이 자리를 잡는 걸 지켜보며 대응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의대증원이 재논의 될 가능성이 있어 섣불리 영향을 예단하기 힘들고, 의사 배출 증가에 따라 오히려 의대열풍이 식을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약사회 관계자는 “의사 배출이 늘어나면 처우에 대한 변동도 있을 것이다. 자연스럽게 의대열풍이 사그라질 수 있다”면서 “또 의대증원을 내년에는 재검토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약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이 관계자는 “수능 입학 세대가 약대 6학년까지 자리 잡을 때까지의 두고 볼 필요가 있다. 전문약사 제도로 약사의 위상이 올라가고, 직능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면서 “자퇴 숫자로만 약사 수급을 판단할 것은 아니고 체계적으로 대응을 준비하겠다”고 전했다.2024-10-28 19:49:29정흥준 -
떠나는 약대생들...이러다가 약사배출 300명 준다[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의대 증원에 따른 나비효과가 약사 인력 수급 추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통6년제 수능 입학 전환 후 약대생들의 휴학·자퇴가 늘어나는 추세인데, 여기에 의대 증원이 기름을 붓고 있기 때문이다.의사 배출은 늘어나는 반면, 약사 배출 수가 줄어드는 상황이 생기면 수년 뒤에는 약대에도 증원 바람이 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약대 자퇴생을 모두 편입모집으로 충원하면 되지 않겠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문제가 간단하지 않다. 1~2학년 자퇴생은 대학으로부터 일반편입 모집 인원을 배정받아 충원할 수 있지만 3학년부터 6학년까지는 해당되지 않기 때문이다.일반편입도 학교 본부가 단과대에 배정하기 때문에 일부 약대는 100% 충원이 이뤄지지 않고, 학사편입은 입학정원의 약 5% 비율로 모집해 결원을 채우기에는 한계가 있다. 자퇴에 따른 졸업생 감소가 불가피해졌다는 뜻이다.전국 약대 자퇴생은 재작년 처음으로 연 200명을 넘겼고 작년에는 300명에 육박하며 증가하는 추세다. 현재 6년제 약대는 1~3학년이 수능, 4~6학년이 PEET 시험으로 선발된 학생이다. 수능 전환 이후 의대 재도전으로 약대 자퇴생이 급증했기 때문에 4년 뒤부터는 입학정원 대비 졸업생이 크게 줄어든다는 전망이 가능하다.전국 약대 자퇴생은 2021년 8명에서 2022년 206명으로 급증했고, 그 이후로도 증가세에 있다. 만약 수능으로 입학한 학생이 1~6학년을 모두 채운다면 어떻게 될까. 졸업 전까지 의대 진학을 매년 도전하는 학생들이 생긴다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자퇴와 충원을 반복하며 졸업생 부족 현상이 자리 잡게 될 수 있다.약대생 5명 중 1명은 떠났거나 떠날 준비...휴학 10%, 자퇴 10%전국 약대생 1~2학년의 휴학과 자퇴 비율을 보면 심각성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한국약학교육협의회가 조사한 이탈현황에 따르면 선발 인원 중 11%가 자퇴를, 10%가 휴학을 하고 있다. 정원 외 포함 입학인원 1900여명 중 400여명이 휴학 또는 자퇴를 한 셈이다.1학년도 별반 다르지 않다. 정시를 앞두고 있어 의대 입시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휴학이 약 18%, 자퇴가 1%로 집계됐다. 휴학을 하지 않고 입시를 준비하는 이른바 ‘숨은 반수생’을 고려하면 1학년에서도 5명 중 1명 이상은 약대를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할 수 있다.약대 학장 중심으로 운영되는 약교협이 학생들의 이탈 현황까지 조사하며 머리를 맞대고 있다는 건 그만큼 문제가 심각하다는 걸 의미한다.나영화 약교협 이사장은 “2학년 휴학에는 군 입학 등의 다른 이유도 포함될 수 있다. 하지만 그 비율은 아주 적고 대부분이 1학년 때에 이어 2학년 때도 수능을 봐서 재도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나 이사장은 “휴학 없이 학교를 다니면서 수능을 준비하는 반수생까지 생각하면 그 숫자는 더 많다. 그나마 다행인 건 의대 증원으로 올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예상이 있었지만 작년과 비슷한 숫자다”라고 했다.다만 의대 증원으로 작년 대비 올해 의대 문턱이 낮아졌기 때문에 약대 자퇴생 숫자는 섣불리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전국 약대 1~2학년 약 20%가 휴학과 자퇴를 하고 있다. 자료제공 약학교육협의회. 무엇보다 문제는 2학년 휴학생들이 의대 진학에 성공한 뒤 3학년으로 자퇴를 할 경우 일반편입 모집으로 충원이 불가하다는 점이다.나 이사장은 “일반편입은 1~2학년 공석을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3학년은 대상이 되지 않는다. 만약 2학년 학생들이 내년 초 입시 결과에 따라 자퇴를 확정하면 이들은 3학년이 되기 때문에 일반편입으로 뽑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이어 “학사편입은 인원 제한이 많기 때문에 규모가 있는 대학들도 모집 숫자가 많지 않다. 결국 나간 학생들을 채울 수 없게 된다는 게 문제”라며 “약사는 보건의료인력으로서 수급 정책에 따라 입학정원을 결정한 것인데, 예정 대비 적게 배출될 때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일반편입 모집도 학교에 따라서는 자퇴 결원을 100% 채우지 못하기 때문에 확정적인 배출 감소 숫자가 어느 정도 규모에서 자리 잡을 것인지가 관건이다.정부 보건의료인력 수급 추계위 출범...의사·간호사 다음은 약사 정부는 올해 의사와 간호사 인력 수급 추계위원회 구성을 시작으로 약사와 한의사, 치과의사 등 직종별 추계위를 설치한다.추계위는 수급추계 모형, 변수, 데이터 등 추계방식을 결정하고, 추계 결과와 정책 제안을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 보고하는 역할을 맡는다.약대는 지난 2020년 전북대와 제주대 약대 신설로 비교적 증원이 최근에 이뤄진 바 있다. 일각에서 약대 증원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안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그렇다면 만약 두 대학 입학정원인 60명을 넘어서는 졸업생 부족 현상이 자리 잡는다면 어떨까. 정부의 의대 증원 2000명이라는 급진적 인력 수급 정책을 생각하면 약대에도 증원 바람이 불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약사회 관계자는 “우리도 정부 수급 추계위에 위원을 추천했다. 약사 인력은 이미 포화이고 약국도 충분히 있다. 약사 인력 논의에는 의료접근성 평가도 이뤄져야 한다”면서 “향후 약사 추계위에서 어떤 의제가 정해질지 두고 봐야 한다. 또 정부 의대증원 정책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불확실하기 때문에 여파를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2024-10-28 17:52:22정흥준 -
의약품 품절 대란발 필수약 성분명처방 추진될까?[데일리팜=이혜경 기자] 의약품 수급불안정 해결을 위한 대책 마련 요구가 국회에서 나오면서 구체적으로 실효성 있는 방안이 마련될지 관심이 모아진다.정부는 코로나19 환자 확산으로 지난 2022년부터 12월부터 수급불안정 민관협의체를 구성·운영 중이지만, 성분명처방, 국제일반명(INN) 등의 제도를 도입하지 않으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의약품 수급 대란을 해소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현재 운영 중인 민관협의체의 경우 대한약사회가 현장에서 공급부족 의약품에 대한 점검을 요청해야 열리는 방식으로, 제대로 된 제도 도입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수 없다는 지적이다.이미 국회에서는 대체조제 활성화를 담은 약사법을 발의하고 국내 성분명처방 도입을 위한 시동을 걸고 있는 만큼, 23일 끝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가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보건복지부는 국감 후속조치로 대체조제 활성화, 민관협의체 법제화, 약가 인상 등 다양한 방안 마련을 약속했고, 식품의약품안전처도 복지부와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만큼 적극적인 후속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성분명처방 위한 입법 움직임국가필수의약품 뿐 아니라 지속적으로 감기약, 소아약 등의 수급 불안정이 3년간 지속되면서 국회에서는 성분명처방이 도입돼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서영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개국약사 30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의약품 수급불안정 대책으로 1951명(63%)가 성분명처방을 꼽았다.하지만 성분명처방은 2000년 의약분업 도입 이후부터 의사와 약사의 첨예한 대립으로 정부가 나서 주도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해묵은 과제 중 하나다.정부 관계자 누구 하나라도 성분명처방 도입을 언급하면 의사 단체의 거센 항의를 받기 때문이다.서영석 의원이 개국약사 3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 결과. 지난해 국감까지만 해도 성분명처방 적극 도입 의사를 밝혔던 오유경 식약처장은 의사단체로부터 뭇매를 맞고 올해 국감에서는 "주무부처인 복지부의 요청이 있으면 협조하겠다"면서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주무부처인 복지부 역시 공식적인 성분명처방 도입 의사를 밝히지는 않고 있다.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성분명 처방은 굉장히 그동안 논의도 많았지만 해결되지 않은 상태"라며 "우선 대체조제를 활성화하고 그 다음에 근본적인 대책을 만들기 위해 이런 거버넌스의 법제화, 모니터링, 약가 인상 등 여러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데 조만간 확정하겠다"고 밝혔다.성분명처방의 전제조건으로 대체조제 활성화를 언급했는데, 이와 관련해서는 이미 22대 국회에서 입법발의가 이뤄지고 있다.지난 8월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에 이어 10월 24일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 또한 대체조제를 활성화하는 내용을 담은 약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현행법상 약사는 처방전에 기재된 의약품을 식약처가 생물학적동등성이 있다고 인정한 품목으로 대체조제할 수 있으나, 환자에게 그 사실을 알리고 처방전을 발행한 의사에게 1일(부득이한 경우 3일) 내 통보해야 한다.약사법 개정안은 처방전 상 의약품을 다른 품목으로 바꿔 조제하는 것을 '동일성분조제'라고 부르고, 통보방식을 전화·팩스, 컴퓨터 통신에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시스템을 이용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이 같은 방식은 사후통보로 인한 의사, 약사 사이의 불필요한 오해와 불신을 해소하기 위함인데, 복지부는 대체조제 활성화가 선행돼야 성분명처방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제네릭 처방, 국민 인식도 전환에 INN 도입 목소리대체조제 활성화와 더불어 언급되는 제도는 국제일반명(INN, International Nonpropietary Names)이다.WHO가 1950년 세계보건회의결의안을 근거로 INN의 최초 확립 후, 같은 해 의약 물질 일반명 리스트를 발표했으며, 현재 약 9500개 INN이 리스트로 등재돼 쓰이고 있다.국내에서는 급여의약품의 10% 정도가 INN을 사용하고 있으며, 생동성이 입증된 의약품의 성분명처방을 위해서는 함께 도입이 논의돼야 하는 제도 중 하나로 지목된다.박혜경 차의과대학 임상약학대학원 교수가 국민 10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코로나19 당시 성분명, 제품명을 구분하지 못해 발생한 타이레놀 품절대란과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미인지, 불신 해소를 위한 방안으로 INN 도입을 언급하기도 한다.의약품 수급불안정 해소를 위해 감기약, 소아약 등에 한정해 성분명처방을 시범적으로 도입하자는 의견에 맞물려 제네릭에 대한 국민 인식도 개선을 위해 INN이 함께 시행돼야 한다는 것이다.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은 식약처 국감에서 "의약품 수급 대란, 약국 뺑뺑이 오류를 다시 범하지 않도록 INN 도입, 성분명처방 등 제도적 유인장치가 필요하다"며 "제네릭 대체조제 활성를 위한 제도를 검토할 단계"라고 지적했다.특히 INN 도입은 의약분업 당시 의·약·정 약사법 개정안 합의사항 범위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현실적으로 적용 가능한 제도라는 데 힘이 실리고 있다.2000년 의약분업 당시 의·약·정은 대체조제 금지(사전동의, 사후통보 범위 명시), 의사의 처방의약품 선정권(처방약 목록 지역약사회 제출) 등을 합의했다.성분명처방 도입의 필요성이 대두될 때마다 의료계는 당시 합의사항을 강조할 정도다.하지만 INN은 의사의 처방권을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의약품의 안전성과 효과를 보장할 수 있다는 이유로 성분명처방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국가필수약 확대, 약가인상...채산성 높여 수급불안정 해소식약처가 수급불안정 의약품의 경우 위탁제조, 행정지원, 긴급도입 등의 지원을 진행하고 있지만 채산성 해결을 위해서는 약가인상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올해 국감에서 강조됐다.특히 국가필수약 가운데 25%가 수급불안정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채산성 문제는 제약업계 뿐 아니라 식약처, 복지부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가 지난해 공급중단 의약품의 수급 상황을 모니터링 한 결과 ▲국내외 제조원 문제 105건(24.3%) ▲수요증가 92건(21.3%) ▲채산성 문제 64건(14.8%) ▲원료 공급불안 63건(14.6%) ▲행정상 문제 57건(13.2%) 등의 순으로 보고됐다.국가필수약은 민관협의체를 통해 종합대책 수립, 소아약 국가필수약 지정을 위한 기준 개선, 지정 및 해제 등이 논의된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은 "어린이 필수의약품에 관련 최근 공급 부족 사태가 지속되면서 어린이들에게 필수 의약품 조차 제때 공급되지 않고 있다"며 "지난해와 올해 1분기 어린이 의약품 수급 동향을 분석한 결과 일부 필수 의약품이 매우 불안정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우려했다.식약처는 "코로나 등 감염병으로 인한 수요 증가와 생산비용 상승에 따른 채산성 악화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국가필약 공급망 불안이 심화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약가 인상 등 수급불안정 의약품 대응 민관협의체를 통해 복지부와 공동 대응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한편 최근에는 수급 불안을 우려, 항암제의 약가인상이 이뤄지면서 공급안정에 따른 약가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복지부는 최근 보령 '이피에스'의 보험상한가를 8062원에서 1만3600원으로 68.3% 인상했으며, '보령에피루비신염산염10mg/5ml'의 약가는 9557원에서 1만4336원, '보령에피루비신염산염50mg/25ml'은 4만2489원에서 6만3734원으로 각 50%씩 인상했다.이번 약가인상은 원가보전을 통한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다.정부는 채산성을 이유로 원가보전 차원의 약가인상은 퇴장방지의약품에 적용하고 있는데, 최근 수급 불균형 문제가 이슈로 떠오르면서 감기약에 이어 항암제까지 이례적으로 약가인상을 진행했다. 또한 국산 원료로 허가받은 국가필수의약품에 대해서는 약가를 우대하는 내용을 담은 개정안도 행정예고한 상태다.2024-10-28 15:28:56이혜경 -
국감 이펙트…비대면 플랫폼·위고비 처방 규제 시동[데일리팜=이정환 기자] 비대면진료는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논란 한 축을 차지했다. 신종 리베이트 창구로 악용되거나 환자의 약국 선택에 개입해 처방전 담합 가능성을 키우는 등 비대면진료 중개 플랫폼의 편법성 경영이 골칫거리로 지적되면서다. 이에 정부는 해결책 마련을 예고했다.인기 비만신약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 역시 비대면진료를 통로로 정상체중 소비자에게 무분별하게 처방되며 부작용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비판이 나온다.위고비는 한 달 짜리 자가주사펜 1개가 출하 가격 37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50만원~80만원이란 가격에도 처방·조제를 위한 소비자 대기줄이 늘면서 비대면진료 처방 불가약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국회는 27일 보건복지부 등 소관부처를 향해 올해 국감 지적 사항에 대한 후속 조치를 촉구할 방침이다.국민 건강과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보건의료분야 구멍들을 메꾸기 위한 정부 행정을 독려하고 입법을 지원한다는 의지다. 이에 정부의 후속 조치에 관심이 모아진다.플랫폼 일탈 경영, 비대면진료 법제화 필요성 키워윤석열 정부는 지난 2020년 2월 코로나19 펜데믹 확산 저지를 이유로 한시적 비대면진료를 허용한 이후 지난해 6월 위드 코로나 선언을 기점으로 비대면진료를 시범사업 전환해 시행 중이다.의료법 개정 없이 보건의료기본법을 근거로 한 비대면진료는 제대로 된 허용 범위나 대상, 시행 의료기관·약국 규제 기준, 중개 플랫폼 규제 기준 등 기본적인 제도 골격조차 갖추지 못해 임시방편이란 비판을 받는다.의료기관·약국이 정부가 만든 시범사업 가이드라인을 위반하거나 중개 플랫폼이 경영수익 창출을 타깃으로 현행법 위반 우려가 있는 서비스를 운영해도 불법 여부를 판단하거나 규제할 수 없는 이유다.결국 문제는 터졌다. 국내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유한 비대면진료 플랫폼 닥터나우가 자체적으로 의약품 도매상을 설립, 약국 계약을 체결하고 제휴 약국 우대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현행법 위반 여부를 따져묻기 모호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일단 복지부는 플랫폼이 특정 조건을 내세워 약국 계약을 체결하는 행위나 제휴 약국을 플랫폼 내에서 비대면진료 이용 소비자에게 눈에 띄게 광고·홍보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가이드라인 개정에 나선다는 방침이다.국감에서 닥터나우 등 플랫폼 일탈 경영을 지적한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시범사업 가이드라인 개정 여부를 지속 확인하는 동시에 가이드라인을 위반한 의료기관이나 약국, 플랫폼은 시범사업에서 배제해 더 이상 비대면진료를 할 수 없도록 촉구할 계획이다.플랫폼 무법지대, 약 배송·비대면진료 법제화 충격파중개 플랫폼 일탈 경영의 규제 불가능성이 국감 지적되면서 비대면진료 정식 제도화를 위한 의료법 개정과 비대면진료 후 처방약 배송 허용 범위를 둘러싼 논의도 활발해지게 됐다.국감 당시 증인 신분으로 출석한 닥터나우 정진웅 대표이사가 의약품 도매상 비진약품을 자회사 설립해 약을 약국 유통하고 제휴 약국에 '조제확실' 등 홍보 문구를 표시한 이유에 대해 "비대면진료 후 처방약 배송이 되지 않아 불가피했다"고 주장하면서다.과거 코로나19 심각 단계 당시 닥터나우는 정부 지침에 따라 처방약 배달 서비스를 진행했었다. 이미 여당과 여당, 정부는 비대면진료 시행을 뒷받침하기 위한 입법이 미비하다는 데 지난 21대 국회 때부터 공감대를 형성한 상태다.그럼에도 여-야-정 간 입법 방향성이 합치하지 않으면서 의료법 개정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중개 플랫폼의 공정거래법 위반, 약사법 위반 논란 해소 필요성이 커진 만큼 국회와 정부는 의료법 개정을 통해 비대면진료와 중개 플랫폼 전반에 대한 정의에서부터 합법·불법 여부를 판가름 할 세부 조항을 만드는데 시동을 걸게 됐다.특히 비대면진료와 법제화와 함께 비대면진료 후 약국으로 처방전을 전송하는 방식과 함께 처방약 배송 기준에 대한 제도화도 함께 논의될 가능성이 커졌다.환자가 비대면진료를 받은 뒤 처방약을 조제·수령할 약국이 없어 애를 먹는 일명 '약국 뺑뺑이'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으로부터 국회와 정부 모두 자유롭기 힘들기 때문이다.또 의료법 개정안에는 플랫폼이 제휴 약국을 애플리케이션에서 소비자 노출할 수 있는 기준과 규제 조항 등이 포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닥터나우의 제휴 약국 제공 서비스를 광고·홍보 행위로 판단해 금지시킬 법적 근거 마련이 필요하다는 얘기다.복지부는 "현행 약사법 시행규칙 제44조는 약국개설자가 소비자·환자 등 유치를 위해 호객·유인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중"이라며 "플랫폼 같은 새로운 형태 서비스가 환자의 약국 선택을 제한하지 않게 약사법 개정 등 제도개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비만약 위고비, 비대면진료 처방 금지약 지정될까비대면 진료 논란은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가 개발해 이달 15일부터 국내 시장에 출시한 위고비로 번지고 있다.유명 인플루언서 등이 미용 목적으로 위고비 구매 후기를 온라인 게시하는가 하면 소비자들의 위고비 해외 직구, 나아가 비대면진료를 매개로 한 묻지마 처방 행태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우리나라에서 위고비는 체중을 키의 제곱을 나눈 값인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인 성인 비만 환자 또는 이상 혈당증이나 제2형 당뇨병, 고혈압 등 체중 관련 동반 질환이 있으면서 초기 BMI가 27 이상인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 치료에만 처방해야 한다.이번 국감에서 백혜련 민주당 의원,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 등은 비대면료 플랫폼이 위고비 등 비만약을 앞세워 홍보하고, 소비자는 21초만에 별다른 진료나 본인 확인 절차 없이 위고비를 처방받을 수 있는 문제를 직격했다.키 170cm, 체중 60kg인 정상인도 언제든 비대면진료로 위고비를 꼼수 처방받을 수 있는 현실을 즉각 시정하란 요구다. 실제 대한비만학회도 위고비의 체중 감량 효과와 비례해 구토와 설사, 췌장염, 저혈당증, 당뇨병성 망막병증 악화 등 부작용을 우려하며 허가 기준에 부합한 환자만 처방받을 필요성을 촉구한 상태다. 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앞서 사후피임약이 비대면진료 처방 금지 대상으로 지정된 사례 등을 검토하고 전문가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위고비 등 비만약의 비대면진료 처방을 금지할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복지부는 "위고비 불법 판매량과 오남용 정도 등을 모니터링 중"이라며 "비만학회 등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2024-10-27 12:04:17이정환 -
1인업체 참여와 교육...갈길 먼 CSO신고제 연착륙[데일리팜=김진구·손형민 기자] 현장에 많은 혼란을 안기면서 CSO 신고제가 시행됐지만 제약바이오업계 일각에선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가도 나온다.제도의 핵심 당사자인 CSO들의 제도 이해도가 낮기 때문이다. 일선 업체들 사이에선 제도가 시행됐음에도 제품설명회나 견본품 제공 등을 두고 여전히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CSO들의 실무적인 고민을 해결해줄 교육 프로그램도 여전히 마련되지 않았다.제도 자체의 근본적인 한계도 지적된다. 이 제도의 핵심은 CSO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 불법 리베이트 제공의 고리를 끊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선 현장의 계약 관계는 제약사와 CSO들 간에 위탁-재위탁 등으로 매우 복잡하게 얽히고설켜 있다. 불법 리베이트가 발생하더라도 정확히 솎아내기가 힘들다는 의미다.1인 CSO 업체들의 미온적인 제도 참여도 문제로 지적된다. 상당수 1인 CSO들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거나 절차가 복잡하다는 이유로 신고에 나서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선 제도 시행과 관련한 정부의 더욱 적극적인 안내와 홍보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제도 시행됐지만 여전히 모르겠다"…정부 설명회 요구 목소리↑CSO 신고제에 대해 제약바이오업계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다. 사각지대에 있던 CSO를 법 테두리 안에 줄 경우 중장기적으로 불법 리베이트 제공 관행이 줄어들 것이란 이유에서다.다만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새로 시행된 제도에 대한 CSO 업계 전반의 이해도가 낮기 때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신고를 마치긴 했지만 ▲교육 ▲위탁계약서 작성 ▲재위탁 알림 ▲지출보고서 작성·보관 의무에 대해서 어렴풋이 알 뿐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일례로 CSO의 견본품 제공이 가능한지, 가능하다면 허용 범위는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다는 식이다. 교육 의무가 1년 연기됐다고 하는데, 신고 시점부터 1년을 세는지 아니면 해가 바뀌면서 1년을 세는지도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설왕설래가 한창이다.이 연장선상에서 교육에 대한 불만도 터져 나온다. 시행규칙 공포가 늦어지는 과정에서 교육 의무가 1년 유예되긴 했지만,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교육을 위임한다는 것만 정해졌을 뿐 여전히 구체적인 커리큘럼이나 일정·대상이 정해지지 않았다. 일선 CSO들의 제도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가 낮은 상황에서 제약바이오협회에 위임한 교육이 해결책이 될 수 있지만, 아직 교육 프로그램이 완성되지 않아 답답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한 CSO 관계자는 “신고를 위해 2시간짜리 온라인 교육을 듣긴 했지만 사실 들으나마나한 내용이었다”며 “제도가 시행됐는데도 아직 체계가 갖춰지지 않은 게 안타깝다. 그러면서 CSO들에게는 신고와 지출보고서·위탁계약서 작성 의무만 강요한다”고 꼬집었다.교육을 담당하는 제약바이오협회 측은 “내년 초에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며 “CSO들이 제도에 대한 실무적인 이해도가 낮은 것으로 알고 있다. 교육에는 실무적인 내용이 주로 담길 것”이라고 말했다.사정이 이렇다보니 정부의 제도 설명회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는 이달 2일 CSO 신고제 제도 설명회를 진행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엔 시행규칙 개정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아 일선 CSO들의 질문에 명확한 답을 주지 못했다. 오히려 CSO들은 혼란만 더 커진 채로 신고제 시행을 맞이해야 했다.서울의 한 CSO 관계자는 "당시 설명회를 듣긴 했지만 업계 질문에 제대로 된 답변은 거의 없었다"며 "오히려 이제 시행규칙이 확정됐으니 지금이라도 설명회를 개최하고 답변해야 하는 거 아니냐. 하다못해 주요 민원이나 질문에 대한 질의응답집이라도 배포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김성수 한국CSO협회장은 "CSO 신고제는 이해할 수준의 제도가 아니다. 제도의 당위성은 인정하지만,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이 제도를 홍보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제도가 시행되면 알아서 지킬 것이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 이 제도가 실제 제약영업 현장에 제대로 정착할 수 있도록 로드맵을 그렸으면 한다"고 조언했다.'1인 CSO'의 태생적 문제…신고 안하나 못하나제약업계에선 CSO 신고제가 제대로 자리잡기 위한 선결 조건으로 '신고율'을 꼽는다. 제도의 취지가 CSO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것인 만큼, 최대한 많은 CSO가 신고를 해야 법의 사각지대도 해소되는 셈이다. 반대로 CSO들의 신고가 저조할 경우 지금과 같은 불법 리베이트 행태가 사라지지 않을 우려가 있다.이를 위해 복지부는 제약사에 모든 CSO와의 위탁계약서를 각각 확보하고 해당 업체들을 관리·감독하도록 의무를 부여했다. 또한 CSO들에게는 미신고 시 영업중단을 내릴 수 있다고 엄포했다. 이러한 조치에도 일부 CSO들은 신고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CMR'이라 불리는 1인 기업 형태의 CSO들의 신고가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대부분 위탁-재위탁 계약에서 말단에 위치하고 있다.대다수 1인 CSO는 사업자 등록 없이 프리랜서로 활동한다. 문제는 CSO 신고 자체가 법인의 자격이 있어야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CSO 신고를 위한 서류로 사업자등록증과 법인 인감증명서 등을 요구한다.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많은 1인 CSO들은 신고를 위해 법인 사업자 등록부터 해야 하는 상황이다.또한 상당수 1인 CSO가 판촉·영업뿐 아니라 다른 업무를 병행하고 있어, 신고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도 전해진다. 미신고에 대한 처벌 규정만 있을 뿐 신고를 유인하는 정책적 도구가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실제 직원 80명 규모의 중견 CSO 관계자는 "1인 CSO 30여명으로 구성된 모바일 단체 대화방에 참여하고 있는데, 21일까지 신고를 했다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며 "심지어 본인은 신고 대상이 아니라거나 꼭 신고해야 하냐는 반응이 대부분"이라고 전했다.또 다른 CSO 관계자는 "소규모 CSO나 프리랜서 등은 고령자가 많고 기반이 전혀 잡혀있지 않다. CSO 신고제 자체도 통보하듯 시행돼 안타깝다"며 "이대로면 상당수 업체가 제품 회수를 당하거나 업무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이와 관련 복지부 관계자는 "지자체에서 이제 막 신고를 받기 시작했다. 신고 수리에 3일이 걸리기 때문에 현재로선 얼마나 많은 CSO가 신고했는지 알 수 없다"며 "자체적으로는 전국에 CSO가 1만여곳이 있을 것으로 추산한다. 여기에 1인 CSO를 포함하면 이보다 많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얽히고설킨 판촉 계약들…불법 리베이트만 솎아낼 수 있나일각에선 제도 자체의 한계도 지적한다. 얽히고 설킨 위탁-재위탁 계약 관계에서 불법 리베이트만 솎아내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정부는 제약사로부터 위탁 혹은 재위탁을 받은 업체가 리베이트를 제공할 경우, 이를 제공한 CSO뿐 아니라 제약사까지 관리·감독 의무 미이행으로 처벌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불법 리베이트 제공 사실은 CSO가 작성한 지출보고서와 제약사·CSO간 위탁계약서로 파악할 수 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그러나 업계에선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일선 현장의 판촉·영업 계약의 경우 다양한 계약당사자들 사이에 매우 복잡하게 체결돼 있어 정부 구상대로 상황을 들여다보고 처벌하기엔 어려움이 따를 것이란 비판이다.예를 들어 A라는 CSO가 있다면 이 업체는 B제약사뿐 아니라 C제약사, D제약사들과 동시다발로 계약을 체결한다. 재위탁 단계로 내려가면 계약 관계는 더욱 복잡해진다. 한 CSO가 다른 여러 CSO들과 다수 계약을 체결하고, 이들은 다시 재위탁을 통해 판촉·영업 업무를 맡긴다. 더구나 판촉·영업 계약과 함께 도매·유통 계약을 체결하는 사례도 빈번하기 때문에 계약 구조를 일목요연하게 파악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이렇게 계약이 그물망처럼 체결된 상황이라면 특정 CSO의 불법 리베이트 제공 사실이 적발됐다고 하더라도, 그 책임을 계약 관계에 있는 모든 제약사와 CSO에 물을 수 없다. 제약사의 특정 품목이 리베이트 제공 대상으로 적발됐을 때도 마찬가지다. CSO가 자체적으로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했는지, 제약사가 지시했는지, 중간 CSO가 압박했는지 정확한 사실 관계 파악이 불가능하다.제약사의 관리·감독 의무도 애매모호한 것은 마찬가지다. 어느 정도로 관리·감독을 해야 할지, 했다면 어떻게 증명해야할지 방법이 마땅찮다. 한 CSO 관계자는 "과거 리베이트 사건에서 제약사가 '특정 직원의 일탈행위'였다며 처벌망을 빠져나간 것과 같은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며 "제약사의 꼬리자르기가 특정 직원에서 특정 CSO로 옮겨오는 것뿐"이라고 우려했다.2024-10-23 06:20:48김진구·손형민 -
지자체별 신고일정·서류 제각각…CSO 업체들 대혼란[데일리팜=김진구·손형민 기자] "다른 지자체는 16일에 의약품 판촉영업자(이하 CSO) 신고 접수를 받았다는데 왜 우리 쪽은 18일 이후에 가능하다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접수 서류도 계속 바뀌어서 정확히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혼란스럽습니다."(서울 강남구 소재 B업체 관계자)"CSO들로부터 문의 전화가 쏟아졌습니다. 그러나 지침이 나오지 않아 명확한 답변이 불가능했습니다. 그러다 법 시행일이 매우 임박한 시점에서야 지침이 나왔고, 촉박하게 접수를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경기도 안양시 소재 보건소 담당자)CSO 신고제가 지난 19일 시행됐다. 그러나 시행규칙 공포가 늦어지면서 일선 CSO와 도매업체들은 시행이 매우 임박한 시점까지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었다.CSO들의 신고 접수를 받는 지자체 보건소 측도 마찬가지였다. 보건복지부의 공식 업무 협조가 늦어지면서 명확한 접수 일정 안내가 불가능했다. 지자체별로 법 시행 전인 16일부터 법 시행 이후인 21일까지 접수 일정에 차이가 발생한 이유다.접수를 위해 필요한 서류도 시시각각 변했다. 처음엔 사업자등록증과 신고자의 건강진단서, 의약품 판촉영업자 신고요건 점검표만 있으면 된다고 했다. 접수가 임박하자 법인 인감증명서와 등기부등본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안내를 받았다. 여기에 돌연 한국제약바이오협회의 2시간 교육 이수 확인증이 추가됐다. 지자체에 따라선 체납증명서를 요구한 곳도 있었다.지자체 보건소마다 접수 일정 제각각…"문의해도 모른다 답변뿐"경기도 안양시에 위치한 A업체는 직원 6인 규모의 작은 CSO다. 이 회사 대표 이모씨는 18일 오전 10시 CSO 신고를 위해 부랴부랴 만안구 보건소를 찾았다. 전날 저녁 드디어 'CSO 신고가 가능하다'는 연락을 받았기 때문이다.법 시행이 19일이기 때문에 신고가 가능한 날짜는 18일 하루뿐이었다. 더구나 시행 당일인 19일은 토요일이라 신고가 불가능했다. 이씨는 이날 다른 일정이 있었지만 불가피하게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신고 자체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준비해간 서류를 제출하고 몇몇 곳에 서명을 하는 데 10분 남짓이었다. 수수료 1만원을 내고 돌아오자 그의 손에 종이 한 장이 남았다. 서류엔 '의약품 판촉영업자 신고서 접수증'이라고 적혀 있다.이 한 장의 접수증을 얻기 위해 지난 한 달여간 전전긍긍해야 했다. 언제 신고가 가능한지, 신고를 하려면 어떤 서류를 준비해야 하는지 구청과 보건소 심지어 복지부에도 문의했다. 그러나 어느 한 곳도 속 시원히 얘기해주지 않았다. 모두 시행규칙이 나오지 않아 확답할 수 없다는 답변뿐이었다.경기도 안양시의 한 CSO 업체 대표가 18일 만안구 보건소를 찾아 신고 접수를 하고 있다(좌). 접수가 마무리된 후 보건소로부터 접수증을 받았다. 더 혼란스러운 건 다른 지역 CSO들은 이미 신고 접수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그는 "경기도의 다른 보건소에선 지난 16일에 이미 접수를 받았다고 하더라"며 "해당 업체들에게 물어서 신고 접수를 준비해야 했다"고 토로했다.이씨는 "답답하다. 제도 시행을 이틀 앞둔 시점까지 정확한 신고 절차와 일정이 정해지지 않는 게 말이 되냐"며 "이렇게 졸속으로 시작한 제도가 얼마나 효과적일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그는 "법 시행이 토요일인 것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신고를 해야 하는데 주말이라 접수는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법 시행일을 정하면서 달력 한 번 보지 않은 거냐"고 분통을 터뜨렸다.일련의 상황이 답답한 것은 보건소 측도 마찬가지다. 신고 접수를 받고 싶어도 명확한 지침이 내려오지 않았다. 수없이 걸려오는 문의 전화에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답변하는 수밖에 없었다.명확한 지침이 내려온 것은 16일 오후였다. 복지부 담당자의 교육이 진행됐다. 구비 서류와 접수 일정이 이날 대부분 확정됐다. 그제야 접수 일정을 18일로 확정할 수 있었다.만안구 보건소 관계자는 "우리도 답답했다. CSO들의 문의 전화가 쏟아졌지만 지침이 내려오지 않아 안내가 불가능했다"며 "복지부는 법제처와 협의가 늦어지고 있다고 했다. 다양한 정책을 복지부와 협조하고 있지만, 이렇게 빠듯하게 일정이 정해진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시시각각 변하는 접수 서류…"리스크 감수하고 제도 시행 이후 신고할 수밖에"CSO들은 신고 서류를 준비하는 데도 적잖은 혼란을 겪었다.무슨 서류를 준비해야할지 몰라 수시로 문의했지만, 마찬가지로 명확한 답변은 돌아오지 않았다. 기존에 알려진 ▲사업자 등록증 ▲등록자의 건강진단서 ▲의약품 판촉영업자 신고서 ▲신고요건 점검표 ▲인감도장 등을 구비한 채로 기약 없이 기다려야 했다.제도 시행일이 가까워지면서 구비해야 하는 서류가 갑자기 늘었다. 돌연 한국제약바이오협회의 2시간짜리 동영상 교육을 듣고 확인증을 첨부하라고 안내했다. 여기에 ▲법인등기부등본 ▲인감증명서 ▲위임장 ▲대리인 신분증을 추가로 요구했다.서울 강남구 보건소는 각각 지난 17일과 21일 각각 홈페이지를 통해 CSO 신고 접수를 위한 구비서류를 안내했다. 17일 안내(위)와 비교해 21일 안내에서 구비서류가 추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뒤늦게 정보를 확인한 CSO 관계자들은 부랴부랴 서류를 발급받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대부분 보건소를 방문한 시점에야 미비한 서류를 확인했다. 급히 구청을 찾아 필요 서류를 추가로 발급받는 등 불편을 겪었다.사정이 이렇다보니, 아예 위험을 감수하고 제도 시행일 이후에 신고 접수하는 업체도 있었다.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직원 80명 규모의 B업체는 21일 오전 보건소를 찾았다. B업체 측은 19일 이후로는 미신고 CSO들의 판촉·영업 활동이 불법으로 간주되지만, 이러한 리스크를 감수하고서라도 정확한 신고를 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이 업체 관계자는 "16일 강남구 보건소와 연락이 닿았을 때 18일에 예비접수가 가능할 수도 있고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모호한 답변을 들었다"며 "보건소 담당자와 지속적으로 연락하기가 어려웠다. 더구나 요구 서류도 시시각각 바뀌었다. 정확한 신고를 위해 제도 시행 이후인 21일에 서류 접수를 진행했다"고 말했다.16일부터 21일까지 보건소마다 접수 일정 달라…"서류 작업에 업무 마비"실제 데일리팜 확인 결과 각 지자체마다 접수 일정과 구비 서류가 제각각인 것으로 나타났다.서울 도봉구의 경우 16일부터 CSO 신고 접수가 가능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경기 안산시 단원구와 인천 계양구의 경우 17일에, 경기 안양시 만안구는 18일에 각각 접수를 받았다. 서울 강남구의 경우 18일에 예비 접수를 받고 21일부터 정식 접수를 받기로 했다.접수 서류도 지자체마다 달랐다. 인천의 한 보건소는 다른 곳과 달리 체납확인서를 요구하기도 했다. 신고 접수를 위해 보건소를 방문한 업체 관계자는 다시 구청을 찾아 체납확인서를 발급받아야 했다.우여곡절 끝에 접수를 완료했지만, CSO들의 신고는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이들이 받은 것은 신고증이 아닌 접수증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앞으로 보건소가 접수받은 서류를 전산 입력하면, 개별 안내를 받은 뒤 다시 한 번 보건소를 찾아 신고증을 받아야 한다.서울 강남구 보건소는 21일 건물 1층에 별도 창구를 마련하고 CSO들의 신고 접수 업무를 진행했다. 한 CSO 관계자는 "전국 모든 보건소마다 말이 다 달랐다. 법 시행일(19일)이 휴일인 탓에 18일에 문의가 빗발친 것으로 보인다. 보건소 관계자와 통화 연결이 힘들었다"고 말했다.다른 CSO 관계자는 "중소형 업체뿐 아니라 비교적 규모가 큰 업체에서도 엄청난 서류작업이 요구된다. 서류 접수 담당 전문직원이 필요할 정도"라며 "향후 전산시스템도 도입할 정도로 걱정이 많다"라고 토로했다.다만 대부분 보건소들의 경우 우려와 달리 한꺼번에 많은 접수 인원이 몰리진 않았다. 접수 절차가 10분 이내로 짧게 끝났기 때문이다. 보건소들도 별도의 창구를 마련해 접수를 받는 등 조치했다. 강남구 보건소는 CSO들이 대거 몰릴 것을 대비해 1층에 별도 공간을 마련하고 접수를 받았다.2024-10-22 06:20:32김진구·손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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