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채용
정보
    [기자의 눈] 시범사업 안에는 처방전 관리가 빠져있다
    기사입력 : 23.05.29 05:50:13
    0
    플친추가




    [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처방전 전달은 환자가 지정한 약국으로 팩스·이메일 등을 보내도록 한다.’

    정부가 지난 17일 밝힌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추진방안’에 담긴 내용이다. 시범사업 중 의료기관이 발행한 처방전을 약국으로 전송하는 방식을 명시한 건데, 현재도 적용 중인 한시적 모델에서 단 1보도 진전되지 않았다.

    한시적 허용 모델이 적용되는 지난 3년 간 약사사회는 끊임없이 민간 플랫폼과 팩스, 이메일을 통해 환자와 약국에 전달되는 사본 형태 처방전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 왔지만 정부는 유독 이 부분에 대해서는 눈을 감았다.

    역시나 이번 시범사업 추진안 어디에서도 비대면 진료에 따른 처방전 전송, 관리에 대한 안전장치는 찾아볼 수 없다. 이쯤 되면 무관심을 넘어 외면이라는 표현이 맞을 듯 하다.

    그렇다면 사본 형태의 처방전이 각종 민간 플랫폼을 통해 환자에 전달되고, 약국으로 팩스, 이메일로 전송되는 현 상황은 안전한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환자의 주민등록번호부터 질병, 처방 내역까지 각종 개인정보가 명시된 처방전은 전송, 처리, 관리까지 의료법과 약사법에 명시될 정도로 그간 중차대하게 관리돼 왔던 부분이다.

    사본 형태로 별다른 장치 없이 전달되는 처방전은 환자의 개인정보 유출, 위·변조에 대한 위험성은 물론이고 현행 법을 위반하는 내용이 적지 않다.

    우선 현행 의료법에서 사본 처방전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 처방전이 교부가 아닌 ‘전송’ 형태로 전달될 경우 전자처방전만을 인정하는 것으로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 3년의 한시적 모델을 넘어 앞으로 시행될 시범사업에서도 법으로 인정되지 않는 사본 형태 처방전이 무분별하게 전달될 상황에 대한 제한 장치를 마련하지 않았다.

    더불어 감염병관리법이 적용되는 예외가 아닌 상황에서의 처방전이 이메일과 팩스로 약국에 전달되고, 제3자인 민간 플랫폼에 전달되는 현 상황이 인정될 수 있을지, 나아가 이들 플랫폼에서 구현되고 저장되는 환자용 처방전은 제대로 관리는 되고 있는 건지 의문투성이지만, 정부는 답이 없다.

    이 가운데 최근 개인정보위원회는 월간 사용자수 상위 5개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환자의 주민등록번호 및 계좌번호 등 개인정보를 암호화하지 않는 등 안전조치가 미흡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이번 조사로 일부 플랫폼에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시정조치를 내리는 한편, 플랫폼이 처방전을 약국으로 전송한 후에는 주민등록번호를 가림처리(마스킹)하고, 유효기간이 경과한 처방전은 즉시 파기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개선권고를 의결하기도 했다. 플랫폼의 환자 개인정보, 처방전 관리의 허술함이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엔데믹 시대, 비대면 진료는 이제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됐다. 이제라도 정부는 제도화를 앞둔 비대면 진료에서 법의 테두리 안에서 안전하게 처방전이 전송, 관리될 수 있는 제도, 시스템 마련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적어도 환자와 의·약사가 안심하고 처방전을 전송하고 전송받을 수 있는 환경은 마련돼야 하지 않겠나.
    김지은 기자(bob83@dailypharm.com)
    글자크기 설정
    가나다라마바사
    가나다라마바사
    가나다라마바사
    0/300
     
    메일보내기
    기사제목 : [기자의 눈] 시범사업 안에는 처방전 관리가 빠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