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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의 눈] 물밑거래 병원지원금 압박할 입법 필요하다
    기사입력 : 23.07.21 05:5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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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신규 개설을 앞둔 병·의원과 약국 간 처방전 몰아주기나 특정 의약품 처방을 약속하는 대신 금품을 주고 받는 병원지원금 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통과를 눈앞에 두고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병·의원, 약국 개설을 완료한 의·약사가 아닌 '개설하려는 자' 즉, 개설예정자 간 금품 수수 정황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하는 것은 모호성이 해소되지 않아 위험하고, 과잉 행정 측면이 있다는 일부 법사위원들의 우려를 완벽히 해소하지 못한 영향이다.

    병원지원금 처벌 법안의 입법 성공 여부는 다음 법제사법위 전체회의 심사 결과에 따라 좌우되는 처지가 됐지만,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법사위 심사장에서 내보인 병원지원금 입법 필요성에 대한 이해도는 인상 깊었다.

    박민수 차관은 실제 의료현장에서 의사와 약사, 브로커 간 병원지원금이 어떻게 오고 가는지, 왜 개설자를 넘어 개설예정자를 처벌 할 수 있게 약사법을 개정해야 하는지 명료하게 설명했다.

    박 차관은 현행법으로는 개설예정자 간 금품 수수 정황이 확인되더라도 처벌할 수 없고, 이에 의사가 브로커를 통해 자신이 개설할 의료기관에 대한 인테리어 비용 등 리베이트를 약사에게 전가하고 있으므로 개설하려는 자까지도 처벌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변했다.

    특히 의사와 약사가 갑을 관계가 형성돼 사실상 약사는 의사에게 금품을 강제로 요구받는 상황에 처해 있고, 이는 결국 의약분업 원칙을 훼손하고 과잉의료·처방을 촉발하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인식도 내비쳤다.

    약사가 지불한 병원지원금을 수수한 의사는 해당 약사가 개설한 약국으로 처방전이 유입될 수 있도록 편법 처방을 계속하면서 의사와 약사 간 담합으로 상호 이익을 챙기는 문제를 입법으로 해소해야 한다는 게 박 차관의 법제사법위 심사 당일 태도였다.

    이 같은 설명에 다수 법제사법위원들은 수긍했다. 의료기관과 약국 개설이 완료된 이후 처벌을 하면 이미 부당행위가 모두 이뤄진 후라서 실익이 없다는 데 법사위원들이 공감을 표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해당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의사와 약사, 브로커 간 암암리에 처방전 프리미엄을 주고 받는 불법 지원금 관행이 사라지기 어렵거나, 적발이 힘들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럼에도 개설예정자에 대한 처벌 규정을 약사법에 분명히 하고, 내부고발자 감경 조항을 통해 의·약사·브로커 간 유착을 끊어낼 법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성은 크다.

    국민 건강권과 의약품 선택권 침해 문제,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 누수 문제를 조금이라도 해결할 수 있다면 국회와 정부는 과감한 규제와 입법에 뜻을 모으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

    지금처럼 의료기관이 약국에 처방전을 몰아주는 대신 금품을 공공연히 제공받는 비정상적인 현실을 개선 노력 없이 방치해선 안 된다.

    법안에 반대한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법리적인 관점에서 "개설예정자 간 담합을 이유로 처벌하는 입법은 행정편의적 발상이자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의료기관과 약국 개설을 끝마친 의·약사들이 처방전 발급을 대가로 뒷돈을 주고 받는 불법이 해마다 적발되는 현실에서 법률가적 관점으로만 문제를 바라보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현행 의료법과 약사법이 의료기관과 약국 간 담합과 환자 유인행위에 대해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것에 비춰볼 때 사실상 리베이트에 해당하는 병원지원금 관행을 위축시키고 물밑에서 이뤄지는 암거래가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도록 법으로 환경을 마련해야 할 때다.

    앞서 20대 국회에서 약사 출신 김순례 의원이 발의한 법안 역시도 의료기관과 약국 개설 예정자에 대한 처벌 조항은 삭제된 채 입법이 이뤄졌었다. 내부고발자 조항 역시 함께 삭제됐다.

    다행히도 21대 국회에서 문제 심각성을 파악하고 있는 약사 출신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과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병원지원금 근절 법안을 재차 발의했고, 가까스로 법사위 통과 기로에 서게 됐다.

    만약 다음 법사위 회의에서 법안이 부결되거나 재차 계속심사 판정을 받을 경우 의원·약국 부동산 현장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는 병원지원금을 법으로 근절할 수 있는 길은 멀어지게 된다. 내년 4월로 예정된 총선 직후 구성될 22대 국회에서나 같은 법안이 발의될 수 있는 데다, 이번 국회처럼 상임위를 수월하게 통과할 수 있을지 여부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병원지원금 근절 법안은 비록 실제 불법 억지력이 다소 미흡하고, 선언적 입법에 그칠 우려가 있다손 치더라도 이번 국회에서 입법이 완료돼야 한다. 의사 갑질에 기인해 약사가 금품을 지급하고 처방전을 몰아 조제하는 불법성에 대해 완벽한 이해도를 보인 박 차관이 일부 국회 반대를 설득해 차기 법사위에서 약사법 개정안이 입법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전할 수 있길 기대한다.
    이정환 기자(junghwanss@dailyphar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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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 힘 병원지원금을 적극적으로 옹호
      "유상범 의원"은 이에대한 범죄구성을 인정하지 않고 리베이트를 매우 옹호하는 등 행정편의적이고 굉장히 위험한 발상을 하는 논란의 인물.
      23.07.21 08: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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