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정보, 환자가 많이 알수록 좋다?
- 데일리팜
- 2016-06-08 12:14:52
-
가
- 가
- 가
- 가
- 가
- 가
- 박성호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 강사
- PR
- 잘 나가는 약국은 매달 보는 신제품 정보 ‘팜노트’
- 팜스타클럽

이야기를 들어보니, 얼마 전 감기몸살로 인한 두통 때문에 병원을 다녀왔는데, 약국에서 받은 약 중에 두통에 잘 듣는 약이 있더라는 것이었다.
'네가 약사도 아닌데 그걸 어떻게 아느냐'고 반문했더니 요즘은 약의 효능에 대해서 다 설명을 해 준댄다. 예전에는 안 알려줬는데 요즘은 '서비스가 좋아졌다'면서 친구는 껄껄댔다.
이게 무슨 소린가? 싶어서 다음 날 자주 가는 약국을 찾았다. 친구 사이라고 해도 의사나 약사가 아닌 한 자기가 먹는 약이라고 함부로 건네서는 안 되는 거 아니냐고 물었더니 약사는 '당연하다'고 수긍했다.
그럼 환자에게 약의 효능 같은 정보를 함부로 알려줘서는 안 되는 게 아니냐고 했더니 이번에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최근 법이 그렇게 바뀌었다고 했다. 환자에게 약의 효능에 관련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영미권에서 'Need-to-Know'라는 개념이 있다. 주어진 지위나 권한에 따라서 '필요한 만큼'의 정보만 제공한다는 개념이다. 주로 국방이나 외교 쪽에서 활용되는 용어인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아무에게나 정보를 제공하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거나 심지어는 악용될 우려마저 있기에 채택하는 원칙이다.
쉽게 생각하자면 아이에게 칼이나 성냥 따위를 들려주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 지각이 있는 성인이라면 그런 물건을 들고 있다고 해서 쉽게 상처를 입거나 어딘가 일부러 불을 내지는 않겠지만, 아이의 경우에는 그런 분별력이 없으니 주지 않는 것이다. 약에 대한 정보 역시 마찬가지다. 아마도 약사들은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이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약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가지고 있는지 쉽게 상상하지 못할 것이다. 예전에 처방받았던 약 중 남은 것을 묵혀두었다가 몇 개월 혹은 몇 년 뒤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때 다시 꺼내서 먹는다거나, 혹은 자신과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고 '생각되는'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자기가 먹는 약을 권하는 일 따위는 흔히 벌어지는 일이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약사들은 기겁할지도 모르겠지만, 의약 분야와 별 관계가 없는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흔히 벌어지는 일이다.
이런 일반인들에게 약의 효능에 대한 정보를 원하는 만큼 제공한다? 그야말로 일반인들더러 의약법 위반을 저지르라고 정부에서 등 떠미는 꼴이다.
약이라는 게 얼마나 민감한 물건인지, 그래서 외견상 비슷해 보이는 증상이라도 환자에 따라 섬세하게 진단하고 다르게 처방해야 하는지 일반인들은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약에 대한 정보를 고스란히 쥐어준다는 것은, 필요할 때면 언제든지 주변 사람에게 '불법적인' 의약 제공 행위를 하라고 부추기는 것과 진배없다.
'병은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라는 말이 있다. 원래는 의약분업과 관련하여 나온 문구이지만, 다르게 본다면 그만큼 약 조제와 처방이란 의약 관계자들에게 맡겨야 하는 분야라는 의미이기도 할 것이다.
환자는 전문가들의 진단과 처방에 철저하게 따라서 약을 복용할 때에만 안전한 치료 효과를 보장받을 수 있다. 그러하기에 환자에게 약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란 Need-to-Know의 관점에서는 제공될 필요가 없는, 아니 제공되지 말아야 하는 항목에 해당한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 단편적으로 얻은 약 관련 정보를 바탕으로 주변 사람에게 잘못된 의료를 행할 때, 그것이 낳을 부수적인 피해는 상상 이상일 것이다. 아이 손에 성냥을 쥐어주자고 등을 떠밀고 있는 해당 관련 법안은 하루 속히 폐기돼야 한다고 본다.
- 익명 댓글
- 실명 댓글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오늘의 TOP 10
- 1"혁신형제약 인증 받아야 하는데"…약가 개편 시간차 어쩌나
- 2남인순 국회 부의장 됐다…혁신제약 우대·제한적 성분명 탄력
- 3항히스타민제·코세척제 판매 '쑥'…매출 지각변동
- 4매출 2배·영업익 6배…격차 더 벌어지는 보툴리눔 라이벌
- 5파마리서치, 리쥬란 유럽시장 확대 속도…후발 공세 대응
- 6노보 노디스크, 차세대 '주 1회' 당뇨신약 국내서도 임상
- 7미등재 신약 약가유연계약 시 '실제가' 약평위 평가액 기준
- 8"파킨슨병과 다른데"…MSA, 희귀신경질환 관리 사각지대
- 9제네릭 약가 산정률 45%…혁신형·준혁신형·수급안정, 약가우대
- 10유산균 약국 상담 치트키 공개…"온라인 세미나 신청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