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인의 눈 브라운 아이즈 제일 어려워"
- 이혜경
- 2014-12-29 12:2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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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사야? 간호사야? 그럼 뭐야-9] '인공 눈' 그리는 의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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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미국의안협회(ASO:American Society of Ocularists) 정회원으로 선출된 삼성서울병원 안과검사실 박종연 수석. 그는 의안사다.
박 수석은 시카고 ASO 추계학회 마지막 세션에서 국내 의안 제작 기법과 정교하고 완벽한 의안 제작 과정을 소개하면서, 참가한 300여 명의 세계 각국 전문가들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1957년 설립된 비영리 국제전문교육기관인 ASO. 안과의사, 의안사, 의안제조사 등 600여 명의 회원들로 구성돼 있지만, 한국인으로 ASO 정회원은 박 수석이 처음이다.
정회원 선출 소식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학회에서 처음 들었다는 박 수석. 그는 국내 안과교수 2인, ASO 전 회장 1인, 미국 교육의사한 2인 등 2명의 안과의사와 3명의 미국 교육의안사 등 총 5명이 인정한 의안사다.

박 수석은 치기공사였다. 치기공학과를 졸업하고 소위 잘나가는 치기공사로 일해왔다. 그러던 중 1987년, 서울대병원 안과검사실 인턴으로 일하고 있던 지인 소개로 기술직 인턴을 추천했다.
서울대병원 안과 기술직 인턴사원으로 일하다, 1990년도 초에 인천의료원으로 근무지를 옮겼다. 삼성서울병원과 인연이 닿은 것은 그로부터 3년 후다.
삼성서울병원 개원 멤버로 1994년 안과 기술직으로 발령 났으며, 얼마 전까지 안과검사실을 책임지는 안과검사실장을 맡은 바 있다. 지금은 수석으로 의안을 제작하고 연구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치기공사였던 박 수석이 안과 기술직으로 일하다 어떻게 의안사를 하고 있을까. 삼성서울병원 입사 이후부터 의안은 접해왔으나, 직접적인 인연은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내 안과 명의로 유명한 김윤덕 교수가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의안을 병원 안에서 만들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삼성서울병원에는 의안사가 없었고, 의안사를 채용하더라도 1~2년 후 기술을 익히면 병원을 떠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박 수석이 직접 의안제작을 배워야 겠다고 마음을 먹은 것이다.
박 수석은 "의안사를 두고 있던 김안과병원에서 기초를 배우고, 전 미국의안협회장이 있던 몬트리올에서 2년에 걸쳐 한 달씩 2회 간 노하우를 전수받아 왔다"고 회상했다.
그렇게 10년 전 박 수석을 의안사로 삼성서울병원에 의안실이 만들어졌다.

박 수석은 의안사를 '패밀리 테크놀로지(family technology)'라 부른다. 의안사를 둔 국내 병원은 4~5개 정도로, 대부분의 병원은 의안을 외주업체에 맡기고 있다.
외주업체는 의료기기상으로 분류되는데, 이들은 대부분 가업으로 대를 이어 받아 의안을 제작하고 있다.
박 수석은 "의안을 만드는 것은 기술이기 때문에, 눈으로 보고 배우는 것 자체가 노하우를 전수 받는 것"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의안사 업무는 폐쇄적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국 ASO 또한 '누구의 제자'라는 라인이 형성돼 있으며, 최신지견은 서로 발표하고 공유하지만 결정적인 '핵심'은 쉽게 공개하지 않는다는게 박 수석의 설명이다.
그래서일까. 박 수석이 이번 시카고 ASO 추계학회에서 발표한 '한국인 의안 제작과정'은 대히트를 쳤다. 가장 만들기 힘들다는 동양인의 '브라운 아이즈' 제작과정을 빠짐없이 공개하면서, 한국인 첫 ASO 정회원의 실력을 마음 껏 뽐내고 인정 받은 것이다.
박 수석은 "아시아의 브라운 홍체를 만드는 건 까다롭고 어렵다"며 "2007년부터 게스트로서 ASO를 방문했던 사람이 2014년에는 한국인 첫 정회원으로서 마지막 세션에서 발표까지 한 것은 장족의 발전"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브라운 아이즈를 제대로 표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어릴 적부터 취미생활로 했던 그림 그리기 때문이다. 집안의 반대로 미대 진학을 포기하면서, 그림 그리기를 멈췄지만 그의 미술실력이 홍체를 그리는데 있어 탁월한 능력으로 다가온 것이다.
박 수석은 "환자의 눈안에 빛이 비치는 양에 따라 사진 촬영을 해놓고, 중간 색을 찾아 그린다"며 "컬러에 대한 감각이 있기 때문에 표현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그는 미국의안협회처럼 한국에서도 의안협회가 만들어지길 희망하고 있다.
박 수석은 "가끔 정말 엉뚱한 의안을 착용한 환자들을 접하는데, 엉뚱한 의안을 만드는 곳이 있다는 증거"라며 "패밀리 테크놀로지의 한계를 극복하고 서로 배우고,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발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박 수석은 의안 이외에도 의료용 실리콘으로 귀, 코, 팔, 다리, 피부조직 등을 만드는 기술을 연마하고 있다. 눈 뿐 만 아니라 다른 조직도 만들어 사람들에게 새 희망을 주고 싶기 때문이다.
박 수석은 "나를 의안사의 길로 이끌어준 김윤덕 교수를 보면서 '죽을 때까지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일하고 싶다'고 다짐했다"며 "최고의 테크닉을 연마해서, 내 기술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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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 온 의사출신 병원 코디네이터
2014-12-22 12: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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