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 병-의원 제로섬게임서 이삭줍기 해낼까?
- 김정주
- 2014-05-22 06:14:59
-
가
- 가
- 가
- 가
- 가
- 가
- 수가협상 쟁점과 과제[4] 신용카드·폐업률·조제료 근거가 핵심
- PR
- 약국경영 스트레스 팡팡!! 약사님, 매월 쏟아지는 1000만원 상품에 도전하세요!
- 팜스타클럽

재정운영위원회에서 벤딩을 정하고 건보공단에서 배분하는 방식은 소극적 의미의 총액제라 할 수 있다. 이런 '소프트 캡(Soft Cap)' 방식의 수가협상에서 처방 의존도가 높은 약국의 생존방식은 타 유형들과 사뭇 다를 수 밖에 없다.
지난해 협상 당시, 약사회는 합의 시한에 임박할 때까지 의사협회와 병원협회가 벌이는 치열한 '제로섬 게임' 사이에서 하마터면 '지분'을 적게 받을 뻔했었다.
약사회는 협상 막판에 접어들어 2.7% 수준의 인상률을 제안받고 건보공단과 치열한 샅바싸움을 벌였다. 그러던 중 갑자기 상황이 반전됐다. 의협이 협상 순번상 약사회보다 앞서서 공단과 협상을 벌이다가 2.9% 제안에 만족하지 못하고 문을 박차고 나온 것이다.
공단은 의협과의 협상이 결렬될 것이라고 결론 내리고 다른 유형에 각각 '+α'를 분배했다. 약사회는 이렇게 올해 수가분 660억원을 공단으로부터 성공적으로 받아냈다.
협상시한을 불과 한시간도 채 남겨두지 않고 일어난 일이었으니, 약사회 조찬휘 회장이 건보공단 김종대 이사장 앞에서 "수가협상 때가 오면 피가 말라 죽겠다"고 하소연 한 게 결코 과장은 아닌 셈이다.
5개 유형 중에서 약국의 추가재정 비중은 정확히 중간 수준이지만 절대 비중을 차지하는 병원과 의원에 비하면 4~5배 가까이 벌어진다.
그만큼 약사회는 건보공단과 의·병협의 속내를 빨리 읽어내는 작업을 먼저 하는 것이 협상의 절반이라고 해도 과하지 않다.
사상 최대 건강보험 재정 흑자가 예측되는 이번 협상에서도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지 않고 '이삭줍기' 방법으로 실리를 챙기기 위해서는 최대한 정보를 끌어모으는 것이 관건인 것이다.

현장지표에서 이 경향이 두드러지게 보이는 항목은 카드수수료와 폐업률 증가, 조제료 감소다. 달리 말하면, 약사회가 협상 테이블에서 쟁점화시킬 수 있는 최대 화두인 셈이다.
신용카드 사용률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지만 수수료 보전분은 단 한 차례도 조정되지 않았다.
지난 20일 오후, 첫 협상을 마치고 나온 박영달 보험위원은 "약값 마진이 없는 건보제도 안에서 카드수수료를 공급자인 약국이 부담하려면, 최소한 수가에 카드 이용 추세를 정확히 반영해줘야 한다고 공단에 요구했다"고 밝혔다.
경영이 악화되면서 약국 폐업률이 높아지고 있는 경향도 약사회가 내놓고 있는 주력 카드 중 하나다.
서울 지역 약국만 보더라도 4곳 중 1곳이 불과 3년을 버티지 못하고 폐업하고 있었다. 이런 악재들은 결국 조제행위료 감소로 이어졌다.
유형별 수가협상이 시작된 2008년도에는 10.3% 비중이었지만 불과 7년 만에 8.6%로 뚝 떨어진 것이다.
건보공단이 진행한 자체 연구에서도 약국은 4.85% 인상요인이 있는 것으로 나왔다.
약국 현장에서 벌어지는 비관적 경향은 역설적으로 약사회 협상력을 배가시키는 데 한 몫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약사회 부대조건의 이슈는 단연 2012년 협상 당시 약사회가 먼저 제안했던 '대체조제 20배 끌어올리기'다.
당시 대체조제율이 0.088%에 불과해서 20배를 끌어올리더라도 1.76% 수준이어서 약국도 별 부담은 없는 조건이었다.
게다가 심사평가원에서 정기적으로 내놓은 대체조제 인센티브 약제 목록도 계속해서 늘어나기 때문에 약국은 '꿩 먹고 알 먹는다'는 셈법이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대체조제율은 전국 약국 평균이 불과 1.14배 그치고 말았다. 달성 실패다. 만약 부대조건에 페널티가 전제됐다면, 약속대로 이번 협상에서 약사회의 부담은 하나 더 늘어났을 것이다.
다만 공단도 약국이 부대조건을 성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후방지원을 약속했지만 딱히 노력하지 않았다는 점, 그간 평가를 할 때 성과보다는 이행 과정상 노력이나 성의 등을 관례적으로 봐왔다는 점은 약사회로선 상쇄할 수 있는 대목이다.
처방 의존도가 절대적인 약국 유형은 건보공단으로부터 만족스러운 '파이'를 얻어내기 위한 묘수로 부대조건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건보공단은 통상 협력과 인식 공감을 주목적으로 하는 공동연구와 그 외 유형별 특성을 반영한 부대조건을 내걸었다.
그러나 지나치게 협상의 윤활유 용도로만 취급한다는 재정운영위원회나 가입자단체들의 비판에 직면했던 작년 사례를 미뤄보아, 앞으로의 부대조건 '매력지수'가 달리 평가될 가능성도 예측해볼 수 있다.
공단 제안에 앞서 약사회가 부대조건을 선제적이고 공격적으로 제안하되, 현재 건보제도 경향을 현실적으로 반영한다면, 충분히 공단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공단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재정절감이나 금연, 비만 등 예방적 사업처럼 장기과제로 끌고 갈 수 있는 공동 아이템을 포괄적으로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관련기사
-
7천억대 인상분 나누기…매력적 부대조건이 변수
2014-05-19 06:14:59
-
보험자는 병원이든 의원이든 한 곳 먼저 챙긴다
2014-05-20 06:14:59
-
노인 보장성 강화로 견제…찬밥신세라 서럽다
2014-05-21 06:14:59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
오늘의 TOP 10
- 1"1원 인하 품목 수두룩"…약가인하 리스트 보니 '한숨만'
- 2대체조제 통보 시스템, 전담조직 구축...내년 1월 임시오픈
- 3케이캡, 물질특허 방어...제네릭, 펠루비·듀카브 분쟁 승전보
- 4알지노믹스 '따따블' 뒤엔 확약 방패…해제 땐 양날의 검
- 5다케다, 보신티 재허가…종근당, TZD+SGLT2 승인
- 6우수과제 9곳 공개…KDDF, 2단계 '완주형 신약' 시동
- 7트루셋 재심사 만료에 본격 경쟁...후발약 '로디엔셋' 등재
- 8유나이티드, 영리한 자사주 활용법…2세 지배력 강화
- 9"아뎀파스, PDE5i 반응 불충분 환자에 효과적 대안"
- 10[데스크 시선] 18년 간 품어온 경제성평가에 대한 고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