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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바이오벤처 투자 제약사의 고심

[데일리팜=이석준 기자] 상당수의 제약사들이 유망 바이오벤처에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거금을 들여 지분을 사들이는 경우도 있다. 일부는 최대주주가 되고 일부는 5% 이상 지분을 보유하며, 경영에 참여한다. 향후 R&D 성과를 공유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기대감 이면에는 고심도 존재한다. 먼저 투자 벤처의 잦은 자금조달이다.

벤처 파이프라인은 대부분 임상 초기 단계다. 향후 임상 과정에서 비용 확보가 필수적이다. 다만 고정 매출이 있는 벤처는 드물다.

이에 임상이 진전될수록 급전이 필요하다. 상장 벤처는 외부 자금 조달에 기댄다. 유상증자, 전환사채(CB) 등이 대표적이다. 신주를 발행해 자금을 수혈하는 방식이다.

유동성 확보를 통한 임상 순항은 벤처 투자 제약사도 원하는 바다. 다만 잦은 자금조달로 신주가 늘면서 제약사의 벤처 지분율이 희석된다는 점은 고민이다. 특히 사전통보 없는 자금조달은 경영 계획에 차질이 생긴다고 하소연한다.

"과거 A벤처 5% 넘게 투자를 했다. 그런데 A벤처의 잇단 자금조달로 3% 후반까지 지분율이 희석됐다. 또 A벤처의 잦은 조달은 시장에 유동성 압박 시그널을 보내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특히 사전예고 없는 자금조달로 경영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계속 지분을 들고 있을지 고민이 된다." A제약사 오너의 한숨 섞인 말이다.

투자 벤처의 상장 전 임상 계획이 현재와 괴리가 큰 경우도 제약사의 고심이다. 이 경우 주가 하락으로 지분 가치가 떨어질 수 있어서다.

상장 5년차인 티움바이오의 경우 대부분 파이프라인이 당초 계획했던 임상 단계와 기술이전 등이 이뤄지지 않았다.

상장 후 누적 순손실은 1000억원이 넘었다. 회사는 2019년말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2022년부터 순이익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3년에는 541억원 순이익을 점쳤다. 다만 현실은 적자지속이다. 영업수익(매출액)도 마찬가지다. 2023년 815억원을 전망했지만 실제는 49억원에 그쳤다. 그 사이 티움바이오 시가총액은 3년 6개월만에 4분의 1토막 났다.

이에 일부 제약사는 투자 벤처 지분을 빼고 있다. 투자 벤처의 잦은 자금조달과 상장 전 투자 계획과 괴리가 커서다. 실제 D사와 W사는 투자 벤처 원금을 회수한 나머지 지분만 남겨놨고 또 다른 D사는 최근 2분기 전량을 장내서 팔았다.

물론 제약사의 벤처 투자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다. 벤처의 R&D 기대감에 투자했기 때문이다. 다만 벤처의 자세도 생각해봐야 한다. 잦은 자금조달을 무조건 임상 순항을 위한 필요조건으로 항변해서는 안된다. 적어도 자금조달 전 지분 투자 파트너에게는 사전고지를 할 필요가 있다.

또 상장 전 장밋빛 미래를 점쳤던 벤처의 경우 현실과 큰 괴리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다. 임상이라는 성격상 딜레이가 다반사가 아니냐는 대응은 투자자를 무시하는 태도다.

잦은 자금조달과 상장 전 계획과 동떨어진 벤처가 많아지면서 이들에 투자한 제약사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이런 경우가 많아질 경우 자칫 제약사의 자금력과 벤처의 기술력의 만나는 선순환 구조도 무너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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