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정보 분석해 건강관리 하는 시대
- 데일리팜
- 2013-02-21 06:3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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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도선 교수(울산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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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학에서는 사람들의 체질을 태양인,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 등으로 구분해 약을 써 왔다. 서양의학은 이제까지 체중에 따라 복용량을 조절할 뿐, 체질에 따라 약을 다르게 쓰는 개념은 없었다. 체질을 구분하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체질을 생명과학 용어로 말하면 유전정보다. 사람의 유전정보는 46개 염색체 DNA에 들어있다. 정확히 말하면 60억 개 DNA 염기의 배열순서에 암호화되어있다. ‘유전’이라는 말이 상징하듯이 유전정보는 온전히 부모로부터 받는다. 한 사람의 유전정보는 난자와 정자가 만나 한 생명이 수태되는 순간에 결정되어 평생토록 변치 않는다. 수태될 때 난자로부터 온 DNA와 정자로부터 온 DNA가 섞이는 과정에서 다양한 조합이 일어나기 때문에 형제들의 유전정보도 조금 다르다.
사람들의 염색체 DNA의 염기배열은 99.5%정도는 모든 사람들이 다 같고 약 0.5%는 개인마다 차이가 난다. 이 차이가 체질을 결정하고 성별, 피부색, 머리카락, 눈동자 등의 외양, 그리고 유전병 여부, 취약한 질병, 약물에 대한 반응 등, 모든 ‘개인적 특성’을 결정한다. 만일 유전정보의 0.5% 차이를 분석해 취약한 질병을 미리 알 수 있다면 건강관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어떤 약물에는 효과가 있고 어떤 약물에는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을 나타낼 것이라는 것을 예측해 질병의 치료에 응용할 수 있다.
이런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과학자들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상당한 난관이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유전형질(특정 유전자의 DNA 배열)이 어떤 표현형질(당뇨병 취약 등)과 관련이 있는가를 알아내려면 통계처리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데이터를 축적해야 한다. 유전형질을 정확히 분석하려면 유전체를 분석해야 하는데,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되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유전체 전체를 분석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우므로, 대안으로 스닙(SNP) 즉 단일염기다형성(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을 분석하는 방법이 개발되었다. 스닙은 60억 개의 유전체 염기배열에서 사람들 사이에 염기 한 개가 차이가 나는 부위들을 말하는 데 지난 십여 년간 수백만 개 이상의 스닙이 발견되었다. 흔히 1백만 개의 스닙을 한 개의 DNA 칩으로 분석한다. 스닙 분석은 매우 간편하지만 그 한계 또한 분명하다. 전체 유전체(60억 개 염기)의 불과 0.017%(1백만 개)만을 분석하는 것이어서 정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 한계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는 유전형질 분석에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지난 수년간 스닙을 이용해 유전형질과 표현형질의 상관관계를 알아내기 위해 많은 연구가 진행되었다. 예를 들어 스닙과 당뇨병, 심혈관질환, 대장암, 유방암 등의 질병의 발병 가능성에 대해 수십만 명의 데이터를 축적해 분석하는 것이다. 약물 반응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었는데, 심혈관질환 치료제, 우울증 치료제, 에이즈 치료제 등 장기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약물, 혹은 항암제 등 세포독성이 큰 약물이 주요 연구 대상이다.
스닙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전체 유전체를 분석하고자 하는 연구도 매우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수백만 달러에 달하던 유전체 분석 비용이 지금은 수천 달러까지 내려갔기 때문에 앞으로 수년 이내에 전체 유전체 분석을 하는 경우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이에 따라 정확한 유전형질 데이터가 축적되면 머지않아 표현형질과의 관계도 훨씬 자세히 밝혀지게 될 것이다. 이는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서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획기적인 변화를 불러오게 될 것이다. 체질을 분석해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관리하는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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