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5-12-23 03:06:12 기준
  • 규제
  • AI
  • #데일리팜
  • 약국 약사
  • 인수
  • 허가
  • #수가
  • 의약품
  • GC
  • #제품

"보여줄 실력 못되지만 열정은 우리가 최고"

  • 이탁순
  • 2011-09-08 06:34:42
  • 식약청 밴드동아리 '비투'의 서세은 씨

식약청이 충북 오송으로 내려오면서 먼 거리만큼 직원들의 피로도도 증가하고 있다.

직원 절반이 서울에서 출퇴근한다는 통계에서 알 수 있듯이 버스 또는 기차에서 휴식시간의 대부분을 할애한다.

출퇴근 시간이 길어지니 하루 일과는 집과 직장으로 단조로워져 운동과 취미시간은 꿈도 못 꾼다.

의약품품질과에서 GMP와 국제조화 업무를 맡고 있는 서세은(28) 씨도 처음에는 원거리 출퇴근이 익숙치 않았다.

하지만 다소 시간이 지나면서 "이제는 괜찮아요"라고 그는 말한다. 무엇보다 서 주무관에게 고단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는 일이 최근 생겼기 때문이다.

지난달 11일 식약청은 신규 임용자를 위한 환영행사를 가졌다. 오송에서 맞는 첫 신입직원이었다. 이들은 오송이전으로 인력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무려 28: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됐다.

공직생활 첫 발을 뗀 이들 앞에서 공교롭게도 첫 무대를 가진 선배들도 있었다. 바로 식약청 록밴드 동아리 '비투'였다.

서 주무관은 비투에서 건반을 치고 있다. 그는 "첫 인사를 가진 신입직원보다 우리 비투 멤버들이 더 떨었던 것 같다. 실수도 많이 했는데, 의외로 호응이 좋아서 기분이 좋았다"고 첫 무대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사실 비투는 식약청에서는 꽤 오랜 전통의 동아리다. 밴드이름 비투는 과거 녹번동 식약청사가 불광역 2번 출구(B(불광동)two(2번출구))에 위치하고 있다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하지만 오송으로 이전한 지금은 날비(飛)자를 써서 처음과는 밴드명의 의미가 달라졌다고 소개한다.

"녹번동에 있을 때는 일반 연습실을 빌려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모일 기회가 있었지만, 오송에 내려와서는 그런 공간조차 없어 건반을 잡을 일이 없었다"고 당시 어려움을 전했다.

하지만 최근 오송청사에 방음이 되는 동아리방이 마련돼 멤버들이 다시 모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 사이 동아리 회원은 밴드 2개를 만들 수 있을 정도로 늘어났다.

연습실이 생기고 멤버들이 늘면서 비투는 첫 공연을 위한 연습에 매진할 수 있었다. 그는 "처음에는 파트별로 딱 한명씩만 있어서 출장이 있거나 일이 바빠서 한명이라도 빠지면 합주가 안 됐다. 하지만 지금은 인원수가 많이 늘어 첫 공연도 가능했다"고 설명한다.

서 씨가 속한 식약청 밴드동아리 '비투'의 첫 공연모습.
서 주무관이 건반을 본격적으로 잡은 건 원광대약대 재학시절 역시 밴드 동아리에 가입하고 나서다. 그전까지 그는 어릴 때 피아노학원에서 체르니를 배운 게 전부였다.

하지만 밴드 동아리에 들고 나서부터 재즈 피아노 학원에 다녔고, 그때부터 실력이 붙었다고 한다.

그는 그러나 "아직은 누구한테 보여줄만한 실력은 아니다"며 "우리 밴드가 아직은 그야말로 '아마추어' 수준"이라며 겸손을 떤다.

그러면서 "밴드 활동을 하며, 직장 생활의 또다른 즐거움을 찾았다. 밴드 내에서는 직렬, 직책 등의 구분 없이 서로를 존중해 주는 분위기이다. 상급자라고 해서 특별 대우는 없다"며 현 밴드에 대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서 주무관은 "비록 이번 신규자 환영회가 첫 공연이었지만, 앞으로 조금씩 활동을 늘려 나갈 생각이다. 공연도 자주 하겠다"며 앞으로 활발한 활동을 예고했다.

서 씨와 밴드의 바람대로 비(飛)투가 오송에서 훨훨 날기를 기대해본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 해주세요.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