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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약국 177일, 국민과 함께한 시간"

  • 강신국
  • 2011-01-13 06:30:18
  • 김유곤 약사(부천 바른손약국)

"저녁 10시부터 자정까지 감기약, 근육통약, 몸살약, 파스 등 고객 12명에게 5만3000원 매출, 새벽 4시부터 6시까지 빈혈약 매출 3만원..."

일반약 슈퍼판매로 떠들썩한 요즘, 경기 부천시 바른손약국의 김유곤 약사(51·중앙대 약대)가 기록한 심야응급약국 운영 일지다.

매일 꼬박꼬박 기록한 일지 작성도 177일째를 맞아다. 심야응급약국 시범사업이 주춤하고 있는 가운데 김 약사의 심야응급약국은 아직도 불을 밝히며 지역주민을 위해 봉사하고 있다.

바른손약국은 밤 10시부터 익일 새벽 6시까지 심야응급약국 체제로 운영된다.

특히 일반약 슈퍼판매 논란에 휩싸인 약사사회에 김 약사의 심야약국 운영은 가뭄에 단비다.

"국민들은 일반약 슈퍼판매를 원하는 게 아니에요. 국민과 함께하는 약국을 원하는 것이지요."

부천시민에게 심야응급약국에 대해 입소문이 났다는 김 약사는 타 지역에 사는 주민에게 심야시간 약에 대해 문의를 받는 사례도 늘었다고 한다.

"심야응급약국 하면 적자가 난다, 몸이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 많이 있지요. 그러나 주간에 약국을 운영하듯이 심야응급약국을 운영하면 힘든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방법론과 마인드만 바꾸면 크게 힘들지 않아요."

김 약사는 새벽 6시에 출근해 밤 12시에 퇴근하는 시민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뿌듯하다며 밤에도 약국을 운영해 고맙다는 지역주민을 만나면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바른손약국에 방문한 김상희 의원과 한일룡 부천시약사회장
그러나 아직 심야응급약국의 존재를 모르는 약사도 많다고 한다. 늦은 시간 약국에 불이 켜있는 것을 보고 화투치고 노름한다고 생각하는 주민도 있다는 것이다.

김 약사는 분업 이후 처방전을 따라 약국 입지가 재편되면서 지역민과 멀어진 약국 현실이 슈퍼판매 논란의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심야시간 주민들을 만나보면 약을 슈퍼에서 팔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경우는 많지 않아요. 약은 약국에서 팔아야 한다고 말하는 주민이 더 많지요. 슈퍼판매 논란의 핵심은 약국의 역할이에요. 분업 이후 국민 속으로 다가가는 약국 만들기에 실패한 것이지요."

김 약사는 당번약국 활성화를 제안했다. 반회를 가동해 순번제로 밤 12까지만 약국을 운영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조건이 있다. 월요일은 항상 A약국, 화요일은 항상 B약국이 운영하는 방법으로 지역 주민에게 다가가야 한다는 것이다.

심야응급약국 운영을 앞으로도 계속하겠다는 김 약사는 약국과 약사의 역할이 무엇인지 알게됐다며 새벽에도 불을 밝히며 시민과 함께하는 약국이 무엇인지를 보여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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