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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작아도 특허도전 타깃…제네릭사, 틈새공략 활발

  • 김진구
  • 2024-02-26 06:18:21
  • 유한 '페노웰'에 3개사 회피도전…작년 매출 27억 그쳐
  • 최근 1년 새 100억 내외 제품 8개 타깃…2021·2022년 각 3개와 대조

[데일리팜=김진구 기자] 과거 국내제약사들의 특허 도전은 대체로 다국적제약사의 블록버스터 제품을 타깃으로 한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선 연 매출액 100억원 내외 제품을 타깃으로 하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는 양상이다.

대형 제품에 대한 무더기 특허 도전과 이에 따른 대규모 제네릭 동시 발매로 시장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한 국내제약사들이 틈새시장의 공략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특허타깃 '페노웰정' 작년 매출 27억…다산제약 등 3개사 도전장

2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제네릭사의 특허 도전 타깃이 된 제품은 당뇨병 치료제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피마사르탄)’, 알레르기비염 치료제 ‘씨투스(프란루카스트)’, 고지혈증 치료제 ‘페노웰(페노피브레이트)’ 등 4개다.

이 가운데 지난해부터 특허 도전이 이어지고 있는 자디앙을 제외하면 카나브와 씨투스, 페노웰이 새로운 특허 도전 대상이 된 상황이다. 3개 제품 모두 특허권자가 국내제약사다. 카나브는 보령의 간판 제품이다. 씨투스는 삼아제약이 제제특허를, 페노웰은 유한양행과 애드파마가 제제특허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최근 몇년 간 국내사를 타깃으로 한 특허 도전이 늘어나는 양상인데, 이러한 추세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흥미로운 점은 페노웰에 대한 특허 도전이다. 다산제약과 제뉴원사이언스, 제뉴파마가 올해 1월 12일 이후로 유한양행·애드파마를 상대로 제제특허에 대한 소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을 잇달아 청구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페노웰의 경우 지난해 매출이 27억원에 그친다. 2022년 10억원 대비 큰 폭으로 늘긴 했지만, 특허 타깃이 되기엔 매출 규모가 크지 않다는 평가다.

유한양행 페노웰정 특허 등재 현황(자료 식품의약품안전처).
유한양행은 기존 페노피브레이트 성분 제제 대비 복용편의성을 높인 페노웰정을 개발했다. 기존 제제는 빈속에서는 흡수가 덜 될 수 있어 식후 즉시 투여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으며, 유한양행의 기존 품목인 '페노픽정'도 마찬가지였다.

유한양행은 이러한 불편을 개선하기 위해 페노피브레이트의 생체이용률을 개선하는 기술을 적용, 페노웰정 145mg을 개발했다. 페노웰정은 기존 제품과는 달리 식사와 상관없이 복용할 수 있다.

작년 100억 내외 제품 특허타깃 7개…2021·2022년 각 3개와 대조

범위를 확장하면 연 매출 100억원 내외 제품이 특허도전의 타깃이 된 사례는 최근 1년 새 더욱 두드러진다. 2023년의 경우 ‘맥시제식주’, ‘오페브연질캡슐’, ‘렌비마캡슐’, ‘디쿠아스에스 점안액’, ‘칸데암로정’, ‘레볼레이드정’, ‘크레온캡슐’ 등 7개 제품이 이런 사례에 해당한다.

맥시제식주 제품사진.
맥시제식주는 뉴질랜드 AFT파마슈티컬스가 개발했고, 국내에선 경보제약이 독점 개발·판매권을 확보했다. 2022년 4월 발매돼 그해 말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2023년 매출은 141억원으로, JW생명과학 등 특허도전 업체들이 심판을 청구한 작년 9월 시점엔 누적 매출이 90억원에 그쳤다.

베링거인겔하임의 특발성폐섬유증 치료제 오페브연질캡슐은 작년 매출이 57억원이다. 2022년 56억원에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여기엔 영진약품이 단독으로 소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을 청구하며 도전 중이다.

신풍제약의 칸데사르탄+암로디핀 조합의 고혈압 복합제 칸데암로는 현대약품과 알리코제약, 마더스제약, 명문제약의 특허 도전을 받고 있다. 칸데암로의 매출은 2022년과 지난해 각각 28억원을 기록했다.

씨엠지제약이 작년 초 도전장을 낸 애보트의 췌장효소제 크레온캡슐의 매출은 2022년 15억원, 2023년 22억원에 그친다. 씨엠지제약은 지난해 12월 이 특허분쟁에서 승리하며 제네릭 발매의 길을 열었다. 씨엠지제약이 제네릭 품목허가를 받을 경우 단독으로 제네릭을 발매할 수 있다.

이밖에 태준제약이 단독 도전 중인 산텐의 디쿠아스에스 점안액의 매출은 2022년 118억·2023년 120억원이다. 에자이의 간암 치료제 렌비마에는 보령이 단독으로 도전 중이다. 매출은 2022년 136억, 202년 103억원이다. 한국팜비오와 SK플라즈마가 도전 중인 노바티스의 재생불량성 빈혈 치료제 레볼레이드는 2022년과 2023년에 각각 86억·9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21·2022년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2021년의 경우 연매출 100억원 내외 제품을 타깃으로 한 특허 도전이 3건에 그쳤다. 현대약품 엘라원정, 한미약품 몬테리진캡슐, 종근당 에소듀오정 등이다. 이들의 2020년 매출은 엘라원정 33억원, 몬테리진캡슐 69억원, 에소듀오 91억원이다.

2022년엔 3개 제품이 타깃이 됐다. 삼천당제약 오라팡정, 유한양행 레코미드서방정, 한국룬드벡 브린텔릭스정 등이다. 이들의 2021년 매출은 오라팡정 60억원, 레코미드서방정 41억원, 브린텔릭스정 99억원이다.

'무더기 도전→동시다발 제네릭 발매' 대신 '단독 도전·발매' 전략 확대

제약업계에선 특허도전 업체들의 틈새시장 공략 시도가 많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서의 특허 도전은 연 매출 500억원 이상 대형 제품을 타깃으로 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최근 제네릭사의 특허 도전을 받고 있는 자디앙, 트라젠타, 케이캡, 엔트레스토, 듀카브 등이 대표적이다.

오리지널 제품 하나만으로 연 500억원 이상 시장이 형성된 상황에서 관련 특허를 극복하고 제네릭을 조기에 발매해 시장 점유율을 차츰 늘려간다는 게 특허도전 업체들의 전략이었다.

문제는 연 500억원 이상 제품에 대한 특허도전이 무더기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적게는 30개, 많게는 80개 이상 업체가 동시다발로 특허심판을 청구하고 제네릭 시장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이로 인해 특허 분쟁에서 승리한 상당수 업체가 정작 제네릭 발매 이후로는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지난해 제네릭 시장이 개방된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 다파글리플로진, DPP-4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 시타글립틴 사례가 대표적이다.

포시가(좌), 자누비아 제품사진. 지난해 두 제품의 특허 만료 이후로 제네릭이 대거 발매됐다.
각 계열 1위 제품의 물질특허가 작년 4월과 9월 연달아 만료됐다. 나머지 특허를 극복한 60~80여개 업체가 동시다발로 시장에 진입했다.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서 출혈경쟁이 발생했고, 이 가운데 지난해 10억원 이상 매출을 기록한 업체는 10곳 이내에 그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다른 제네릭사들이 큰 관심을 갖지 않는 100억원 내외 품목에 대한 특허 도전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100억원 내외 제품을 타깃으로 특허 도전에 나서는 업체 수가 대부분 5곳 미만이라는 점도 이러한 분석에 힘을 싣는다. 실제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특허 타깃이 된 8개 제품 중 5곳 이상 제네릭사가 심판을 청구한 사례는 맥시제식주 하나 뿐이다. 맥시제식주에는 JW생명과학을 비롯한 22개 업체가 각각 도전장을 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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