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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 행복 전하는 약사 DJ가 꿈"

  • 이현주
  • 2008-04-07 06:44:17
  • 관악FM '쾌지나 청춘' 진행자 이인순 약사

'살면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사랑을 다 주는 사람이다. 살면서 축복받는 사람은 베품의 미덕을 아는 사람이다...(중략)...안녕하세요? 행복한 라디오, 쾌지나 청춘 DJ 이인순입니다.'

관악FM 100.3MHZ를 통해 월~토까지 새벽 6시부터 1시간동안 방송되는 '행복한 라디오 쾌지나 청춘'의 목요일 진행을 맡고 있는 DJ는 일흔의 이인순 약사(이대약대·70)다.

관악노인종합복지관이 관악FM의 주파수를 빌려 방송하는 이 프로그램은 DJ부터 엔지니어링까지 모든 공정을 노인들이 도맡아 제작하는 라디오 방송이며 이 약사는 목요일 '의약정보'코너를 통해 청취자들을 만나고 있다.

이 약사가 DJ로 변신한 계기는 음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관악복지관에서 합창동아리 활동을 하던 와중에 방송반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도전하게 된 것이 지난달부터 소출력이지만 정식 주파수를 타게 됐다.

"30여년간 해온 약국을 건강상의 이유로 그만두고 상실감과 우울증에 시달릴 때 관악복지관 합창동아리를 들게 됐어요. 작년추석에는 백화점 앞에서 공연도 했었어요. 그러던 와중에 복지관에서 방송반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지원하게 됐어요."

원고작성부터 음악선곡까지 PD와 DJ, 2인1조가 모든 방송을 책임진다.

"물론 지도해주는 국장님과 PD님들이 계시죠. 그래도 저희 방송반 멤버가 주체가 돼 방송을 만들어가고 있어요. 테마를 정해 요일별로 방송을 하는데 저는 약사 경력을 십분 살려 의약정보코너를 맡았어요. 제 파트너는 박기용씨인데 호흡이 너무 잘 맞아요."

인터뷰하는 동안 이 약사는 가방에 든 손 때묻은 수첩 몇 권과 병원 대기실에서 볼 수 있는 질병에 대한 상식을 적어놓은 팜플렛을 꺼내 든다.

"개인적으로 류마티스관절염, 디스크 등의 병을 앓았어요. 그래서 병원을 자주 찾게됐죠. 그때마다 대기실에서 가져온 팜플렛안의 내용들이 원고로 재탄생하고 있어요. 게스트로 의사를 섭외해 직접 건강에 대한 얘기를 나눠보고 싶은데 이달 중순께는 가능할 것 같아요."

이 약사는 일흔의 여느 할머니들과 다르게 GOD의 '어머님께', 슈퍼주니어의 '로꾸꺼' 등 젊음세대의 음악도 꿰뚫고 있다. 때문에 손자들과 대화도 잘 통하고 마음까지 젊어졌다.

일상생활에서 크게 달라진 점은 메모하는 습관이 생긴 것이다. 좋은 글귀, 좋은 가사를 접할 때면 어김없이 수첩을 펼친다. 심지어 지하철 출입구에 붙어있는 시 앞에서도 발걸음을 멈춰선다.

"처음에는 무작정 적기 시작했어요. 노래 가사도 적고, 시도 적고 마음에 드는 글귀는 모두 적었죠. 이것들이 원고 쓰는데 무척 도움이 됐어요. 이제는 오프닝과 클로징 멘트를 염두해 두고 분리해서 메모하는 요령도 생겼어요."

일주일 하루, 한 시간 방송이지만 이 약사는 이를 위해 6일을 꼬박 준비한다. 건강을 염려하는 자녀들의 걱정을 알지만 자신의 방송으로 남에게 행복을 줄 수 있다는데 보람을 느낀다.

"방송을 하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바뀌었어요. 자연의 변화와 사소한 일상 하나하나까지 멘트로 연결되죠. 주름은 늘지만 마음의 나이는 젊어졌어요. 다른 사람들이 나를 봤을때 건강하고 곱게 늙었다라는 인상을 주고 싶은데 이 일이 가능하게 해줄 것 같아요."

건강과 행복을 전하는 방송을 하고 싶다는 이 약사는 인터뷰 말미에 '노인들이 준비하고, 노인이 즐길 수 있는 노인을 위한 방송'이 많이 생기도록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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