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5-12-30 08:22:27 기준
  • AI
  • 수출
  • 청구
  • 임상
  • #정책
  • 약가인하
  • #HT
  • GC
  • 염증
  • #치료제

의·병협, 수가 거부…약사회는 1원 인상 수용

  • 박동준
  • 2007-10-18 06:59:56
  • 공단, 유형별 계약 '절반의 성공'…치과·한방 2%후반 합의

공단-약사회, 1%후반 수가인상 최종 합의

약사회는 17일 유형별 수가계약 만료 2시간을 앞두고 공단과 진행한 최종 협상에서 내년도 환산지수를 1% 후반대에서 인상키로 최종 합의했다.

공단과 약사회가 17일 수가계약 만료를 앞두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도부터 적용되는 위험도 상대가치점수로 인해 약국의 환산지수(상대가치점수당 단가)가 62원에서 협상을 시작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도 약국의 환산지수는 1원이 인상된 63.1원.

당초 약사회와 공단은 같은 날 오후 6시에 진행된 협상에서 별 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계약 결렬 예상도 제기됐지만 협상 막판 양측이 입장 조율을 이뤄내면서 자율계약을 통해 수가결정을 이끌어 낸 것이다.

이번 수가 계약에 대해 약사회와 공단은 양측이 계약 성사를 위해 최대한의 접점을 찾으려는 노력을 지속한 것이 성과를 거뒀다는 공통의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공단과 약사회는 실무진 간의 가계약이 성사되면서 18일 오전 7시로 예정된 공단의 재정운영위원회 추인을 거쳐 향후 양 단체장의 사인으로 수가계약을 최종적으로 마무리하게 된다.

약사회, 명분보다 실리를 취했다

1% 후반대에서 결정된 약국의 수가인상은 명분보다는 실리를 취한 성격이 강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2%에 미치지 못하는 약국의 수가인상폭에 대한 약사 회원들의 불만은 있을 수 있지만 협상 초기 공단이 -0.5의 수가조정안을 제시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약사회의 이번 계약은 무난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17일 오전에는 공단 이평수 상무와 이영민 부회장이 독대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더욱이 공단이 과거 단일수가 계약의 문제점을 유형별 수가계약에서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한 상황에서 약사회 1% 후반대의 수가인상을 이끌어 냈다는 것은 실리를 약사회의 협상 전략이 성공적이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실제로 약사회는 17일 오후 6시 6차 협상 결렬 이후에도 의협과 병협의 협상결과를 예의주시하면서 건강보험 재정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두 단체의 협상 결렬과 동시에 수가 합의를 도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의협, 병협, 약사회 가운데 최소한 한 개 단체와는 계약을 이뤄내야 한다는 공단의 입장을 활용한 것으로 약사회가 의협, 병협의 계약 결렬에 이어 최종 협상을 진행한 것도 이 때문이다.

공단 관계자는 "2%를 넘지 않는 선에서 계약을 체결한 약사회는 실리를 취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약사회도 복지부 건정심으로 수가결정이 넘어갈 경우 협상 과정에서 제시된 인상폭 적용은 무리라는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약사회 집행부 역시 회원들의 설득을 위해 2% 인상폭에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기존 수가 인하에서 1%대로 인상폭을 끌어올렸다는 점을 적극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0.3% 격차 줄이지 못한 공단과 의협 이번 유형별 수가계약에서 가장 큰 아쉬움을 남긴 단체는 소수점 이하의 입장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 채 협상 결렬을 선언한 의협이 될 것을 보인다.

당초 유형별 수가계약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을 예상됐던 의협은 최종적으로 공단이 2.5% 수가인상까지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불과 0.3% 이내의 격차를 좁히지 못한 채 수가결정을 건정심으로 넘기게 됐다.

어두운 표정으로 협상장에 들어서는 의협 전철수 보험부회장
공단과 의협과의 수가협상 결렬은 당초 유형별 계약을 통해 단일수가의 폐해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감의 차이에 기인한 바가 크다.

의협은 과거부터 약사회, 병협 가운데 가장 수가인상 요인이 많았던 것으로 평가 받으면서 유형별 차등수가 적용에 상당한 의욕을 보였지만 공단은 유형별 계약 첫 해부터 협회별로 지나친 차등을 둔다는 것은 무리라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던 것.

실제로 의협 등에서는 이번 수가협상과 관련해 공단이 계약 성사에만 급급한 나머지 건강보험 재정에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은 치과, 한방, 약사회를 계약 파트너로 선택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의협 전철수 보험부회장은 협상 결렬을 선언하면서 "현재 유형별 수가결정 구조는 폭력적이며 반강제인 구조로 자율계약의 의미를 상실하고 있다"며 "공급자간의 분열을 조장해서 이득을 얻는 것은 정당한 정책수단이 아니다"고 비판한 바 있다.

공단-병협, 협상시작부터 입장 차이

의협에 앞서 수가 자율계약 결렬을 선언한 병협은 협상 초기부터 공단과는 상당한 인식 차이를 보이면서 수가 인상폭에서도 가장 큰 격차를 확인했다.

병상 증가 등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병원계의 급여비 비중에 대해 공단은 건강보험 재정에서 전부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인 반면 병협은 과잉경쟁에 따른 결과일 뿐이라는 주장을 견지해 왔다.

이로 인해 공단은 협상 막판까지 1%대 수가인상을 제안했지만 병협은 최소한 물가인상률을 반영한 2%중반 이상의 수가인상은 필요하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계약이 성사되지 못한 것이다.

건강보험 재정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병협이 2% 중반 이상의 수가인상폭을 가져갈 경우 재정운영위원회가 평균 2% 수가인상(재정 3,100억 수준)을 범위로 제시한 상황에서 타 단체의 수가를 깎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것이 공단 협상팀의 주장이다.

하지만 병협은 상당한 수가인상 요인을 포기했음에도 불구하고 물가인상률도 반영되지 못한 수가인상폭 조차 수용하지 못한 공단의 협상태도에 상당한 불만을 제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병협 박상근 보험위원장은 "최소한 물가인상률만이라도 반영해 줄 것을 공단에 요청했지만 요지부동의 자세를 일관했다"며 "협회의 연구결과를 무시하고 공단의 입장을 수용해야 하는 상황은 정당한 1:1계약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치과·한방, 2%후반 인상으로 수가계약 체결

의협, 병협 등과 달리 건강보험 진료비 재정의 15% 내외를 차지하는 치협과 한의협은 처음으로 실시되는 유형별 수가협상을 상당히 순조롭게 마무리 지었다.

본격 협상이 진행되면서 협상 테이블에는 계산기가 함께 준비됐다
특히 치협은 기존에 알려진 것과 달리 2% 후반대 수가인상으로 이미 계약 만료 4일 전에 수가 합의를 이뤄내면서 유형별 수가계약의 최대 수혜자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고 있는 상황이다.

건강보험 재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은 단체부터 협상을 풀어나가려 했던 공단측과 지난해 인상폭에 비해 0.5% 정도 인상된 수가를 받을 수 있다는 협회의 입장이 맞아떨어지면서 협상이 쉽게 풀릴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치과·한방 등의 2% 후반대 수가계약은 타 단체의 수가인상폭 역시 2%후반을 넘을 수 없다는 마지노선을 제시하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공단 관계자는 "수가인상 요인이 가장 많았던 치과 등이 2% 후반에서 수가계약을 한 상황에서 의협의 수가인상폭이 이와 유사한 수준으로 결정될 수는 없었다"고 협상 배경을 설명했다.

공단 "유형별 계약,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

올해 처음으로 진행된 유형별 수가협상에서 약사회, 한의협, 치협 등과 계약을 성사시킨 공단 협상전략은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의료계 최대 단체인 의협, 병협 등과 계약을 성사시키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공단 협상팀의 아쉬움을 넘어 유형별 계약의 의미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 있는 빌미를 남기고 있다.

공단 협상팀을 이끈 이평수 상무가 수가계약을 위한 생각에 잠겨있다
공단 재정운영위원회가 정한 한정된 범위 내에서 최대한의 인상폭을 적용한 공단 협상팀의 노력을 무시할 수 없지만 협상 결렬 시 건정심으로 갈 수 밖에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는 의료계의 입장은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공단 역시 이러한 비판을 의식하면서도 유형별 계약 초기부터 차등 수가의 폭을 크게 지정할 경우 협상 자체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건강보험 재정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의협과 병협의 계약 불발은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면서도 "유형별 수가협상이 처음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특히 의협과 수가계약을 이루지 못한 것은 상당히 아쉬울 수 밖에 없다"며 "건정심에서 나올 수 있는 수가인상폭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실리를 취하지 않은 것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의협·병협, 건정심에서 힘겨운 싸움 예상

수가 자율계약 만료일인 17일까지 공단과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의협과 병협은 오는 23일로 예정된 복지부 건정심에서 내년도 수가결정을 위한 힘겨운 싸움을 진행해야 한다.

이미 공단이 가입자 단체의 의견을 반영해 협상과정에서 제시된 수치보다 더 낮은 인상폭이 건정심에서 나올 수 있다는 점을 협회에 제시했다는 점은 의협·병협의 험난한 수가결정 과정을 보여준다 하겠다.

하지만 의협과 병협 역시 이를 의식하면서도 수가인상의 당위성 확보를 통해 최대한의 인상폭을 이끌어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의협 관계자는 "협회도 건정심으로 수가결정을 넘기고 싶지도 않고 큰 기대를 하지도 않고 있다"면서도 "공급자를 압박하는 현재 수가결정 구조를 일방적으로 수용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병협 관계자 역시 "공급자를 옭아매는 현재의 수가결정 구조에서 계약이 순조롭게 이뤄질 수는 없다"며 "우선 건정심에 대한 철저한 준비를 해야하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 해주세요.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