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작가와 약사, 둘 다 매력적인 일이죠"
- 한승우
- 2007-05-23 18:13:02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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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대약대 1학년 홍지현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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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나이에 신춘문예에 당선됐다는 사실과 함께 전공이 '약학'이란 것 때문에 스포트라이트를 한껏 받은 지현 학생을 화창한 봄날, 성균관대학교 자연과학캠퍼스에서 만나봤다.
지현 학생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느낀 가장 강력한 그녀의 이미지는 '스폰지'였다.
각기 다른 사람들의 모습에서 그들의 삶을 반추해보는 것이 즐겁다고 말하는 그녀.
지현 학생은 일상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을 자신의 머릿속에 집어넣으며 또다른 이야기들을 재생산하는 재미에 푹 빠져 있었다.
그래서인지 지현 학생은 사람들이 자신을 '어린나이에 신춘문예에 당선된 천재 약학생'이라고 규정짓는 것에 대해 손사레를 쳤다.
삶 가운데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배울 것 투성이라는 지현 학생은 "아직은 많은 것을 보고, 듣고, 사람들을 만나고, 연극을 보는 것이 즐거울 뿐"이라고 말한다.
"천재라니요. 운이 좋았던 것 뿐이에요. 남들과 다르다면 단지 나 아닌 다른 '사람'에 대한 관심이 크다는 것. 그리고 연극을 정말 많이 좋아한다는 것이죠."
하지만 지현학생의 20년 인생여정은 분명 남들과 다르다. 16세에 고졸검정고시에 합격할 때까지 아주대 과학영재교육센터에서 특별수업을 받았고, 중학교 1학년 때는 한국수학올림피아드에서 장려상을 받기도 했다.
그녀를 대서특필한 한 언론에서는 이과와 문과 모두에 재능이 탁월한 지현 학생을 두고 '다중지능의 천재 소녀'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현 학생의 생활을 엿보면, 단순히 '머리가 좋아서' 약대에 들어가고, 신춘문예에 등단한 것만은 아니다.
그도 그럴것이 지현학생이 한 달에 관람하는 연극 편수는 평균 12여편에 이른다. 지난 1년간 150여편의 연극을 봤단다.
지현 학생의 다이어리를 살짝 엿보니 한 주간에 봐야할 연극 편수가 빼곡히 적혀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만큼에 놀라울 정도로 집중력을 발휘하고, 노력하게 된다는 지현 학생의 말에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지현학생이 쓴 '변기'는 150여편의 연극을 보고 습작으로 썼던 3편 중 하나다. 연극에 매력을 느낀 뒤 일년만에 완성한 것. 신을 '변기'에 비유해 사람들이 믿고 있는 '신'에 대한 본질이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고 있다.
"사람들이 자신들의 입맛에 맛게 사물에 '이름'을 붙였을 때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 같아요. 그 이름이 가져오는 선입견과 권위의식 등이 본질을 헤할 수 있다는 것을 담아내는 것이죠."
대화가 무르익을 무렵, 지현 학생 느끼는 약학의 매력에 대해 물었다. 역시, 이에 답변도 '연극적'으로 말한다.
"사람이 어떤 환경 변화에 따라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고, 나빠지기도 하잖아요. 그런데 '약'이란게 참 작아요. 이 작은 물질이 사람 몸 속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는 아직 잘 모르지만, 이때문에 사람 상태가 좋아지기하고 나빠지기도 한다는게 신기하고 재밌어요. 약의 매력에 점점 빠져들고 있어요"
인터뷰가 진행되는 중간에 지현학생은 간절한 눈빛으로 "곧 쪽지시험이 시작된다"며 "마지막으로 공부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학기, 연극 때문에 학교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란다.
총총 걸음으로 도서관으로 향하는 지현 학생의 뒷모습에서 한국 약계를 또다른 분야에서 빛낼 인재가 커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앞으로 정말 좋은 극작가가 되고 싶어요. 제가 갖고 있는 생각과 이야기들을 무대에서 직접 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흥분되는 일이에요. 그 전에 물론, 좋은 약사가 돼야겠죠. 둘 다 놓치고 싶지 않은 매력적인 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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