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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오머

약값 적정화 방안 지키고 특허부문 내줬다

  • 홍대업
  • 2007-04-02 13:05:00
  • 한-미, 2일 의약품 분야 종지부...국회 비준 '험로' 예상

지난해 2월부터 시작된 한미FTA협상이 2일 오후 최종 타결됐다.
한미FTA 협상이 2일 오후 최종 타결됐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달 26일부터 시작된 통상장관급회담의 마지막날인 31일 협상시한을 넘겨 두차례에 걸쳐 시한을 연기하는 등 진통을 겪은 뒤 이날 오후 최종 의약품 및 의료기기 분야를 비롯한 17개 분과에서 협상의 종지부를 찍은 것.

이에 따라 한미 정상이나 통상장관의 서명작업과 국회 비준절차만을 남겨두게 됐다.

신약최저가 보장 불수용-의약품 특허·허가연계 일부수용

이날 회담에서 의약품 분야의 마지막 쟁점이었던 신약의 최저가 보장, 의약품 허가와 특허연계 등도 합의점을 찾았다.

신약최저가 보장은 '불가'쪽으로, 의약품 허가 및 특허연계는 일부 수용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미국이 강하게 요구했던 신약의 최저가 보장과 관련 우리측은 실질적으로 약제비 적정화방안의 핵심인 약가협상제도의 근본 취지를 약화시켜 국민 의료비와 건강보험 재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고, 이를 미국이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지난 8차 협상까지 단일보험자인 건강보험공단과 약가협상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불확실성의 문제를 제기하며, 신약에 대해 선진 7개국 약가 수준의 최저가격 보장을 요구해왔다.

한미는 또 의약품 허가와 특허연계에 대해서도 팽팽한 줄다리기를 했으나, 결국 중간지점에서 합의점을 찾았다.

미국은 당초 특허기간 중 특허를 침해한 제네릭 의약품이 시장에 출시되지 않도록 제네릭 업자가 원개발자와 특허침해 소송을 진행하는 경우 식약청의 허가절차가 자동 정지되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우리측은 제도 수용시 국내업계에 미칠 부정적 영향과 함께 산업발전을 위해 특허는 존중돼야 한다는 주장을 포괄적으로 고려, 특허침해 억제책을 강구하는 선에서 마침표를 찍었다.

향후 설치될 의약품·의료기기 위원회에서 세부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특허권자의 소송이 제기될 경우 일정기간 허가절차가 정지되도록 하는 방안이 채택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미국의 경우 현재 해치-왁스만(Hatch-Waxman)법을 통해 30개월 동안 허가절차가 정지되도록 하고 있지만, 이번 협상에서는 그 기간을 단축하는 수준에서 정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약제비 적정화 방안 사수...품목허가시 제출자료 5년간 보호

이와 함께 한미 양국은 약제비 적정화 방안과 관련 제네릭 의약품의 약가협상제 도입과 물가인상에 연동한 약가인상, 약물경제성평가 도입연기, 등재와 급여의 분리, 특허만료 오리지널 의약품 약가 20% 인하 등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제도의 투명성과 관련해서는 독립적 이의신청 절차는 미국의 요구를 일부 수용키로 했지만, 원심번복은 할 수 없도록 했다.

또, 리베이트 등 비윤리적 영업관행 근절, TV 등 전문약 광고 및 인터넷 포털을 통한 정보제공 이외의 제약사 홈페이지를 통한 정보제공, 의약품·의료기기 위원회 설립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모았다.

의약품 지재권 관련 사항에 대해서도 품목허가 절차로 인한 특허기간 연장은 특허법에 이미 반영돼 있는 만큼 수용키로 합의했으며, 제3국의 품목허가 절차와 관련된 요구는 미측이 요구를 철회했다.

품목허가시 제출된 자료보호와 관련해서도 미국은 최소한 5년간 타인이 원용해 허가를 받지 못하도록 보호해줄 것을 요구했으며, 우리측은 1995년 도입된 재심사 제도를 통해 품목허가시 제출된 자료를 6년간 이미 보호해주고 있는 만큼 이를 수용키로 했다.

특히 유사의약품(similar product)을 포함한 신약의 자료독점권도 인정해 주기로 했으며, 강제실시권 발동제한과 관련해서는 미국측이 요구를 철회했다.

GMP·GLP 및 제네릭 허가-의·약사 등 전문직도 상호인정

국내 산업발전을 위한 기반조성과 관련 의약품 등에 관한 GMP·GLP 및 제네릭 의약품 허가의 상호인정을 위한 협력요구를 미국측이 수용키로 했으며, 이를 구체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기술작업반을 양국한 합의해 설치키로 했다.

그동안 미국이 의약품에 대해 상호인정을 협의한 상대국으로는 EU를 제외하고는 한국이 유일하다고 복지부는 설명했다.

아울러 한미간 의사 및 간호사, 약사 등 전문직 상호인정에 대해 합의했으며, 추후 별도의 협의체를 구성해 상호인정 분야와 방안을 마련키로 합의했다.

그러나, 한의사 자격은 한미간 교육과정 및 자격취득 과정이 상이한 만큼 상호인정을 하지 않기로 했다.

미국은 의약품 및 의료기기 등 보건상품의 즉각적 관세인하를 요구했지만, 우리측은 품목별 민감성을 감안해 업계와의 협의를 통해 수입원자재의 경우 조기에 관세를 철폐하는데 동의했다.

반면 수입증가로 인해 산업피해가 예상되는 품목에 대해서는 '가급적 장기(10년) 유예기간'을 확보했다.

9월경 국회비준 요청 예상...비준안 통과, 험로 예고

정부 관계자는 “신약의 최저가보장은 국내 약가정책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만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강하게 전달했고, 이를 미국이 수용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특허 및 허가연계 문제도 미국의 자동허가정지 시스템이 국내 법체계상 맞지 않아 특허권자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대안을 강구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날 FTA가 최종 합의됨에 따라 6월말까지 한미 정상이나 통상장관의 서명이 이뤄지고, 정부는 국회에 비준동의안을 요청하게 된다.

비준안 처리시한은 따로 규정돼 있지 않지만, 한·칠레FTA는 양국간 서명에서 비준요청까지 4개월이 걸렸으며, 국회 통과까지는 2년이 걸렸다.

따라서 국내의 경우 적어도 9월 정기국회에 비준요청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만, 올해말 대통령선거와 내년 4월 총선이 예정돼 있어 비준안이 통과되기까지는 적어도 내년 5월말 18대 국회 원구성이 끝나는 시점을 넘겨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국회에서 한미FTA 협상에 대한 논란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그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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