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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메드

한미FTA와 미국의 어깃장

  • 홍대업
  • 2006-07-18 06:25:40

의약품 분야와 관련된 한미 FTA 제2차 협상은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별 성과가 없었다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억지 때문이다.

미국은 제2차 협상 전체가 의약품 분야에 있어 한국이 포지티브 리스트 시스템으로 전환하려 하고 있고, 이것이 미국 등 외국의 신약에 대한 차별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지난 14일 웬디 커틀러 미 수석대표의 기자회견 내용은 아무래도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커틀러 수석대표는 “우리는 서울에 도착하고 나서 한국이 포지티브 리스트로 전환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고, 협상 직전에 이를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다. 지난 5월3일 약제비 적정화 방안이 발표된 직후 복지부가 다국적의약산업협회 및 한국제약협회, 의약계, 외국공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도 설명이 있었다.

이 자리에는 미국 대사관 경제공사가 참여했고, 그는 “미국 정부를 대표해서 이 자리에 왔고, 포지티브 리스트 방식을 재고해달라”는 압력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미국 정부를 대표해서 ‘약제비 적정화 방안 설명회’에 참석했던 대사관 관계자가 있었고, 이미 지난 6월 미국에서 열린 1차 협상에서도 이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있었다.

그런데도, 이번 2차 협상에서 별다른 진전이 없었던 이유가 포지티브 리스트 때문이고, 이를 서울에 도착해서야 알게 됐다는 커틀러 수석대표의 발언은 모순이다.

한마디로 미국이란 초강대국이 한국이란 약소국에 대해 어깃장을 놓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미국은 물론 OECD 국가의 80% 이상이 포지티브 방식을 택하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에게만 포지티브 대신 현재의 네거티브 방식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복지부는 16일 포지티브 방식에 대한 설명자료를 대대적으로 배포했다. 이미 지난 2003년부터 이같은 논의가 진행돼왔고, 올해초 대통령 업무보고 자료에는 물론 올해 3월에도 이같은 뜻을 미상공회의소 등에 표명한 바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신약을 차별하기 위해 제도를 도입하려는 것이 아니라 국내 약제비 증가를 잡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태복 전 복지부장관도 지난 15일 C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포지티브 방식의 전환은 한국 정부의 고유권한이지, 미국이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소득은 선진국의 1/3이나 1/4밖에 안되는데, 그네들의 약값 평균을 물고 있으니 얼마니 비싸게 약값을 지불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정부는 복지부의 약가정책에 힘을 실어줘야 할 것이다. 미국의 억지 주장에 고개를 끄덕이거나 협상타결을 위해 포지티브 방식을 희생양으로 삼아서도 안 된다.

한미FTA가 슈퍼헤비급과 플라이급의 협상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정 안되면 ‘결렬’이라는 카드도 준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경제, 군사, 문화 식민지에 이어 의약품 식민지라는 멍에를 한거풀 더 쓰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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