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저지 원정시위대와 함께 한 열하루"
- 최은택
- 2006-06-19 08:5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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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아라 약사(건약 정책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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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협상에 반대하는 원정시위대와 함께 미국으로 날아간 강아라(31·이대95) 약사. 그는 비행기에 오를 때까지도 FTA협상에 대해 반대해야 하는 쟁점인지, 아니면 협상을 통해 실리를 챙겨야 하는 것인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지난 3일부터 열하루 동안 원정시위대와 함께 반대시위를 벌이면서, 왜 FTA에 반대해야 하는 지를 명확히 알게 됐다. FTA 협상의제들은 공산품뿐만 아니라 농산물, 지적재산권, 서비스, 의약품, 보건의료를 망라하는 것들로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어느 것 하나 동떨어지지 않은 것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협상장에 들어서는 한국 대표단들에게 한국 국민의 삶을 가지고 미국과 협약을 체결하라고 동의해 준 사람들은 많지 않아 보였다.
“한 농민이 협상장 앞에서 대표단들을 향해 외쳤어요. '너희들이 땅을 갈아 보았느냐. 흙과 함께 하는 고단함을 아느냐. 무엇을 안다고 한국 농촌을 팔아넘기려 하느냐.' 농민들은 논밭을 흥정대상으로 삼아 다른 것으로 바꿔오라고 동의해 준 적이 없었던 거죠.”
강 약사는 그렇게 협상대표단과 원정시위대를 구성하고 있는 노동자, 농민, 시민단체 활동가 사이에 드리워진 이물스런 거리감을 새삼 확인했다고 한다.
원정시위대와 함께 하기 위해 모여든 한인들은 그에게 또 다른 얘기를 들려줬다. 나이가 든 가난한 미국 사람들은 치아가 없는 사람들이 많은데, 공보험보다 민간보험을 중심으로 건강보험체계가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이 의료기관에 접근하기가 너무 어렵기 탓이란다.
1.5세대 이민자인 한 동포도 “미국에서 살다보니 한국의 건강보험체계가 너무 부럽다. 얘기를 들어보니 보장성만 좀더 확대하면 전 세계에서 보기 드문 의료선진국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런데 왜 FTA 협상을 자청해 서민들의 건강권을 스스로 포기하려 하느냐”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번 협상을 통해 미국식 의료체계를 받아들인다면, 결국 평범한 사람들의 의료접근권은 미국처럼 제한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덧붙였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체결이후 피폐해진 멕시코의 상황을 전해 준 중남미 시민사회단체 관계자의 연대 메시지에서도 자국 산업이 오히려 피폐해지고, 부의 양극화가 심화돼 평범한 사람들의 삶이 나락으로 떨어졌다는 증언이 잇따라 나왔다.
강 약사는 “한국정부는 이번 협상을 통해 미국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야 하고, 그것이 전체 국민들에게도 이롭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정부의 청사진은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사탕 발린 얘기’에 불과하다는 것을 새삼 재확인했습니다”라고 전했다.
무엇보다 지난 2년 동안 준비했다는 협상이 국민들을 배제한 채 밀실에서 진행돼 왔다는 점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강 약사는 생각한다.
인천행 비행기에 오르면서 가득했던 먹구름이 한 순간에 걷힌 듯이 결론은 분명해 졌다. '협상이 아니라 저지, 반대 밖에 없다.'
강 약사는 이번 원정시위 보고서를 조만간 정리해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정책국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한다. “의료, 의약품, 건강보험제도는 협상 대상이 돼서는 안된다.” 강아라 약사는 소위 ‘운동권’이었던 적이 없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대학 시절 서울 가리봉에 위치한 ‘사랑마을’에서 교육 시민운동에 잠깐 참여했던 것이 전부라고 한다. ‘사랑마을’은 대안학교를 지향하는 청소년 문화교육 공동체였지만, 끝내 학교로 나아가지 못하고 중도에 문을 닫았다. 강 약사는 졸업 이후 지금까지 줄곧 약국에서 근무약사로 일해 왔다. 그러나 약사신분으로 사회에서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의 문을 노크했고, 어느덧 3년이 지났다. 그는 이번 원정시위에서 이른바 ‘국제연대’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았다고 한다. 자본과 시장은 하루가 다르게 하나로 통합된다. FTA는 바로 자본과 시장의 세계화를 이끌고 있는 척후병과 다름 아니다. 따라서 FTA에 반대하는 각국의 반 세계화 운동도 네트워크를 이뤄야 한다는 점을 새삼 실감한 것이다. 강 약사는 앞으로 시간이 허락한다면 건약 활동과 연계한 국제연대 활동에 매진하고 싶다고 전했다.
"국제연대의 중요성 새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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