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보다 힘이 앞서는 의협
- 정웅종
- 2005-06-20 06: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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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절차주의가 발달하기 전까지 우리사회를 단적으로 설명해주는 말이 있었다.
'법보다 주먹이 먼저다'라는 말이 그것이다. 법치주의 국가에서 타협과 대화라는 합리성보다 완력과 권력이라는 현실성이 앞선 것을 빗댄 말이다.
지난 17일 약대6년제 전환을 위한 공청회장에 의사협회와 전공의협의회 100여명이 난입해 공청회를 무산시킨 것은 우리사회가 여전히 '말이 안통하면 힘을 쓰는 사회'라는 것을 재확인 시켜주는 좋은 사례다.
얼마 전 국회에서는 이와 유사한 일이 벌어졌었다. 부당청구와 이른바 '나이롱환자'가 많은 자보·산재에 대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 심사평가를 일원화하는 공청회장에 산재환자들이 들이닥쳐 무산시킨 일이 있다.
이들은 명분 없는 '반대구호'만을 외치며 국회의원들의 설득과 대화를 거절했다.
이번 의협의 공청회 난입사건과 산재환자의 그것이 뭐가 다를까. 다른 점이라면 의협은 의사라는 권위와 권력을 가진 반면 산재환자는 우리사회의 대표적인 약자에 속한다는 점이다.
그나마 사회적 약자가 '주먹부터' 쓴다면 일말의 이해라도 얻지만 사회적 강자가 그럴 경우에는 여론의 비난만 일 뿐이다.
정작 법과 원칙을 내세워야 할 의사단체가 국민 설득보다는 원초적인 힘에 의존해 사태를 해결하려는 자세가 정당한지에 대해서는 삼척동자도 알 일이다.
의협은 이번 공청회 무산으로 작은 것을 얻고 큰 것을 잃었다.
얻은 것은 공청회 무산으로 속 시원해할지 모를 의사 회원들의 일시적인 갈채다. 그러나 잃은 것은 한의계와의 감기환자, IMS 다툼에 이어 약계와의 갈등으로 인한 '집단이기주의'라는 사회적 각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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